전주의 티켓다방녀
- 작성일 201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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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여행을 마친 난 바로 케이티엑스를 타고 집으로 올라갈까 하다가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분명 다리에 무리가 올 것 같아서 중간 지점인 전주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이참에 일반 비빔밥과 전주의 전통 있는 비빔밥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도 한번 알아보고 싶었다.
역에서 뻐스를 타고 시내에 내린 난 몇 군데의 모텔을 돌아다녀본 뒤 아트모텔에 들어갔다. 하루에 3만 원으로 개중에 저렴하면서 시설도 나쁘지 않은 곳이었다. 열쇠를 받아서 2층으로 올라간 뒤 214라고 쓰인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모텔방을 들어갈 때면 항상 그랬듯 매춘의 욕구가 확 치밀었다. 깊은 고독감을 느끼게 하는 폐쇄된 좁은 공간, 왠지 모르게 음침해 보이는 모든 것들. 하지만 난 어제 매춘 실패 후 이번 여행은 그냥 매춘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 짓기로 결심했기에 마음을 진정시키고 안으로 들어갔다. 배낭을 현관 가까이에 있는 가구 옆에 놓고 일단 좀 쉬기 위해 가구 맞은편에 있는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오후의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갈색풍의 방, 킹싸이즈 침대와 그 위에 덮힌 자줏빛의 얇은 싸구려 침대보 같은 이불, 그 옆에 담배 냄새에 오래 찌든 듯한 피씨방 느낌의 컴퓨터, 갈색의 동그랗고 낮은 아담한 탁자와 의자 두 개, 연한 갈색의 커튼, 가로세로 50쎈티미터 정도의 창문, 침대 아래쪽엔 정수기, 가로 1미터 50쎈티미터 정도 길이의 갈색가구, 그 위에 텔레비전과 꽤 큰 직사각형의 거울과 다방 이름이 몇 개 적힌 곽티슈, 햇살 때문인지 음침한 분위기는 별로 안 났지만 왠지 멕시코의 한적한 마을에 있는 다소 오래된 여관처럼 황량한 분위기가 났다.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고독감이 확 밀려왔다. 난 앞으로의 여행일정을 짜기 위해 손목시계를 봤다. 3시 20분, 난 체력이 약해서 매일 낮 2시부터 3시까지 낮잠을 잤는데 낮잠시간은 이미 지나버렸다. 좋은 컨디션으로 밤까지 보내려면 낮잠을 자야 했으나 지금 자면 시간이 늦어서 분명 밤에 잠을 잘 못 잘 터였다. 흠… 애매한 상황… 전주에는 내일 오전까지만 있을 꺼기 때문에 빨리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좀 쉴까… 바로 나갈까… 매사에 계획적인 난 행동방향이 잘 안 정해지자 살짝 짜증이 났다. 그러던 중 아까 대충 보고 넘긴 곽티슈에 신경이 가기 시작했다. 몇 개의 다방 이름과 번호가 노란색 바탕에 빨간 글씨로 매우 눈에 띄게 써 있었던 곽티슈, 처음에 볼 땐 단순히 다방 광고로 생각했는데 왠지 느낌이 야릇했다. 아냐아냐, 넌 지금 바빠. 야한 생각은 집에 갈 때까지 안하기로 했잖아. 이러다 여행에 차질만 생긴다고. 하지만 난 본능적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고 결국 곽티슈 앞으로 다가갔다. 한쪽 면에 네모 반듯한 6개의 칸 안에 광고돼 있는 6개의 다방. 여대생, 누드, 왕가슴, 뽕, 꽃뱀, 비키니. 이름들 하고는… 쌍팔년도도 아니고 뽕, 꽃뱀이 뭐냐… 근데 혹시 이거 티켓다방인가? 그럴 리가… 티켓다방을 이렇게 대놓고 광고한단 말야? 담양에서처럼 몰래 장사하는 게 직업 특성상 맞는 거 아닌가? 음… 근데 티켓다방이든 아니든 나랑은 상관없잖아. 난 어서 여행일정을 짜고 오늘 하루를 알차게 보내야 돼. 매춘생각은 그만. 난 일단 역에서 가져온 팸플릿을 보며 다시 여행계획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몇 분 뒤, 하지만 왠지 전주에는 비빔밥 먹는 거 외에는 딱히 할 게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노란색 바탕에 붉은 색 글씨의 잔상…. 난 결국 티켓다방인지 아닌지 확인이나 해보잔 생각에 뽕다방에 전화를 걸었다. 가장 촌스러운 이름이긴 했지만 왠지 뽕다방에는 뿅가게 하는 아가씨들이 있을 것 같았다.
“네, 뽕다방입니다.”
20대의 젊은 아가씨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티켓 끊어요?”
“아가씨랑 만나서 직접 얘기해보세요.”
여자는 담양녀처럼 놀라지 않고 아주 덤덤하게 말했다. 아가씨랑 만나서 얘기를 하라, 담양녀도 이 말을 했었는데 아무래도 여기는 티켓다방이 맞는 것 같았다. 전화 걸 때만 해도 매춘 생각은 없었는데 티켓다방이라는 걸 알게 되자 갑자기 매춘의 욕구가 불끈 솟아올랐다.
“혹시 거기… 시간제로 하나요?”
난 우선 여기도 담양과 같은 이상한 방식으로 장사를 하는지 알고 싶었다.
“네? 시간제요?”
“아니, 제가 어제 담양에 있었는데… 거기는 기본 3시간에 9만원을 내고… 하려면 또 추가로 돈을 내고 그러더라고요. 여기도 그런가 해서요.”
“…아뇨, 여기는 그렇게 안 해요.”
여자는 무슨 말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암튼 그런 건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안 한다는 걸 보니 여기는 티켓다방이 분명한 것 같았다.
“…지금 아가씨 보내줄 수 있어요?”
왠지 모르게 끌리는 다방여자, 한 번은 먹어봐야 할 것 같았다. 만약 매춘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지며 찻값을 대신할 자신도 있었다.
“네.”
“여기 시내에 있는 아트모텔인데 아세요?”
“네. 몇 호세요?”
“214호요.”
“차는 뭐로 하시겠어요?”
“음… 둥굴레차 같은 거 있어요?”
“네.”
“그거로 할께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예쁜 아가씨로 보내주세요.”
난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젊고 가슴이랑 엉덩이가 예쁜 아가씨로 보내달라고 말을 하려다가 번화한 시내, 대놓고 장사하는 티켓다방, 젊은 아가씨의 목소리 등에 믿음이 가서 그냥 가장 심플한 요구를 했다.
“네.”
전화를 끊고 난 두근대는 마음으로 침대에 누워 아가씨를 기다렸다. 이후에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똑똑.”
15분쯤 지났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바로 어제 이런 경험을 해서인지 아님 이젠 정말 매춘이 익숙해져서 그런지 별로 긴장이 되지 않았다. 자지도 꼴리지 않았다. 그냥 누군가의 평범한 방문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반복된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았다.
“네.”
난 침대에서 내려와 현관으로 가면서 말했다. 문을 열자 아주 미인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만난 창녀들 중에서 가장 예쁜 얼굴의 여자가 서 있었다. 적당히 예쁜 얼굴, 세 보이진 않지만 좀 어두운 인상, 깻잎 머리, 조금 꾸민 대학교 2학년 같은 옷차림, 나보다 약간 작은 160쎈티미터 정도의 키. 오… 좋아… 내 인생에도 드디어 이런 여자가 등장하는군!
“들어오세요.”
마음이 편해진 난 집에서도 안하는 말을 여자에게 했다. 이곳의 주인은 나라는 걸 각인시켜 매춘에서 아주 중요한 분위기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속셈도 있었다.
“여기 앉으세요.”
난 방안에 들어온 여자에게 탁자 안쪽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침대로 유인하고 싶었으나 이미 의자가 마련되어 있고, 순간 어제 진을 좀 뺐더니 오늘은 좀 편하게 가고 싶었다. 여자는 옅은 분홍색의 꽤 큰 핸드백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의자에 앉았다. 난 여자가 앉는 걸 보고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여자는 내가 앉자 말없이 핸드백에서 커피잔과 보온병 등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제 핸드백이 왜 그렇게 큰지 알 것 같았다.
“전 안 마셔도 되니깐 아가씨 꺼만 타세요.”
“네?… 그래도 가져온 건데 한 잔 하세요.”
난 어차피 마시지도 않을 꺼 어제처럼 완강히 거절을 하려다가 순간 굳이 그렇게 까다롭게 굴 필요가 있나하는 생각에, 가져온 성의를 봐서라도 받기만이라도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이번에는 가만히 있기로 했다. 여자가 차를 따르는 동안 잠시의 공백이 생겼고 난 이때 담양에서 했던 것처럼 여자의 모습을 자세히 한 번 살펴보고 싶었다. 담양에서 매춘을 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시각적으로 내가 먹을 몸뚱이에 관한 이미지들이 구체적으로 들어오자 그 상황을 즐기는 정도가 분명 예전보다 높아진 걸 느꼈었다. 하지만 특별한 행동도 아니고 바로 어제 해봤던 건데도 그 행동은 쉽게 되지가 않았다. 아무리 창녀라 하더라도 한 인격체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오직 들끓는 성적욕망에 의해서만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건 너무 음흉한 짓 같았다. 그러한 행동을 하면 꼭 사악한 마귀가 될 것만 같았다. 난 강압적인 섹스가 아닌 이상 모든 섹스문제에는 기본적으로 윤리가 개입될 수 없고, 항상 섹스예찬, 변태예찬을 하며 성적으로 보통 남자들보다 훨씬 개방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정도에 윤리적 구속을 당하다니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난 아무래도 쑥맥인 것 같았다. 하지만 난 이 단계를 극복해야 했다. 남자가 여자를, 그것도 창녀를 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잠시 뒤의 섹스를 만족스럽게 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단계를 거쳐야 했다. 난 아직 조금의 시간이 남았을 때 마치 적진에 돌격하는 심정으로 눈을 정면에 앉은 창녀의 몸에 고정시키고 몸 전체를 지긋이 바라보기 시작했다. 깔끔한 깻잎 머리, 쌍꺼풀수술을 한 듯한 큰 눈, 붙인 듯한 긴 속눈썹, 파우더를 많이 발라 하얀 얼굴, 핑크색 입술, 적당한 코, 의외로 조금 큰 머리, 전형적인 예쁘장한 날라리 여고생의 얼굴이었다. 또 뽕브라를 찼는지는 모르겠으나 적당한 크기의 가슴, 면소재의 아주 얇은 흰색 겉옷, 가슴 쪽에 영문자가 찍혀 있는 흰색 반팔티, 못 생기지는 않은 것 같은 손,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은 손톱, 하체는 탁자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다. 아래로 살짝 볼까 하다가 말았다. 이쪽 애들은 대체로 싼티나거나 후줄근한 느낌이 나는데 얘는 그런 느낌이 나지 않았다. 뭔가 그쪽 느낌이 아니었다. 잽싸게 몸을 훑어봤을 때 여자는 두 잔의 차를 다 따랐고 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한 번 하는데… 얼마에요?”
“15만 원이요.”
“15만 원이요? 한 번 하는데 15만 원은 너무 비싼데… 창녀촌 같은 데서는 7만 원이면 하는데….”
담양에서의 경험으로 대충 이 정도일 꺼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5년 전에 부른 콜걸 아줌마도 14만 원인가 했다. 하지만 흥정을 대비해 일부러 엄살을 부렸다.
“그럼 거기 가서 하세요. 걔네랑 저희랑은 달라요.”
여자는 살짝 짜증을 내며 말했다. 똑같이 몸 팔면서 자신을 우월한 위치에 놓는, 자기 일에 자부심마저 느끼는 듯한 태도, 순간 얘가 왜 싼티 나는 다방녀들의 트레이드마크인 보자기꾸러미를 안 가지고 다니고 외모도 평범한 젊은 여자처럼 하고 다니는지 알 것 같았다. 자신이 창녀라는 데에 수치심을 느끼지만 개중에 고급인력이라는 자부심으로 억지 위안을 삼으려는 심각한 자기모순에 빠져 있었다. 놀고 있네. 그리고 저 싸가지 없는 말투,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싸가지 없는 말투! 이 개 같은 년이 어디다 대고 그 따위 말을 지껄여! 말에 극도로 민감한 난 갑자기 분노로 온몸이 뒤덮혔고 이 따위 년 하고는 더 이상 상종을 하기가 싫었다. 지금 섹스가 하고 싶어서 미칠 지경도 아니고, 정 하고 싶으면 다른 애 부르면 될 터였다. 난 잠시 침묵했다.
“그럼… 시간은 어떻게 돼요?”
난 정말 이대로 이 년과 빠이빠이를 하려다가 다소 독특한 형태의 티켓다방이라는 곳은 대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지에 대한 궁금증을 참기 힘들어 하든 안하든 일단 좀 알고 가잔 생각에 애써 화를 억누르며 물었다.
“1시간이요. …보통 40분이면 끝내요.”
역시 일반적인 콜걸의 시간은 1시간이었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담양도 가격은 이 정도일 텐데 그럼 담양이 더 좋은 거잖아? 3시간 만지작만지작하고 1시간 섹스하고. 참… 역시 사람은 알아야 해. 근데 쓸데없이 40분은 왜 말하는 거야? 예전에 그 아줌마도 이 말 했던 것 같은데. 돈은 좆나게 뜯어내면서 좆물도 빨리 싸라고? 죽을래?
“그니깐, 정해진 시간은 총 1시간이라는 거죠?”
“…네.”
1대1 무승부. 얘네들한테는 약간의 틈도 줘선 안 됐다. 씨발 것들.
여자와 몇 마디 더 하고나자 난 아까의 분노가 거의 사그라진 걸 느낄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싸가지가 없는 애는 아닌 것 같았다. 단지 아까는 얘가 아주 민감해하는 문제여서 순간 신경질적으로 나온 것 같았다. 난 다시 얘랑 섹스하고 싶은 욕구가 서서히 치밀기 시작했다.
“근데 아까 기본 3시간에… 시간제에… 그건 무슨 말이에요?
여자는 갑자기 격양된 어조로 물었다.
“아… 여기 오기 전에 담양에 며칠 있었는데 티켓다방 아가씨를 불렀더니, 기본 3시간에 9만 원인데 그거는 그냥 얘기하고 술 마시고 그런 거고, 한 번 하려면 거기서 또 추가로 돈을 내야 한대요. 그래서 거기서 안하고 여기 와서 전화한거죠.”
“여기는 그런 거 없어요.”
여자는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1시간 동안 하면 한 번만 할 수 있는 거에요 아님….”
“한 번 하면 끝이죠.”
여자는 당연한 걸 묻는다는 듯이 말했다. 그럴 꺼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말을 한 내 의도는 섹스시간은 1시간이라는 걸 여자에게 분명히 각인시키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난 이 대화에 만족했다. 더 이상 할 얘기는 없었고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때였다. 1시간에 15만 원, 예쁘장한 외모, 여자는 괜찮긴 하나 이렇게 비싼 돈을 주고 섹스를 해야 할지… 이 돈이면 창녀촌에서 2번은, 어쩌면 3번까지 할 수도 있는 돈이었다… 게다가 지금껏 그랬듯 이번에도 돈에 비해 너무 맛없는 섹스가 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창녀촌에 가서 하려면 이동 시간 포함해서 3시간은 허비해야 할 터고, 밥도 사 먹고 해야 할 텐데 그렇게 따지만 많이 비싼 건 아니었다. 느낌상 티켓다방은 아무 데서나 접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이때가 아니면 언제 다방년을 따먹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이젠 나도 맛있는 섹스를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근 10년의 맛없는 섹스 말고 오감이 충족되는 맛있는 섹스가 하고 싶었다. 분명 그런 섹스가 있을 터였다. 흠… 할까 말까… 할까 말까… 그래, 하는 거야! 오늘 드디어 섹스의 한을 푸는 거야! 결국 난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럼 1시간에 한 번 하는데 15만 원이요?”
“네.”
“좀 깎아 주면 안 돼요? 돈이 별로 없어서….”
기대는 안 했지만 혹시 몰랐다.
“그럼 2만 원 깎아드릴게요. 13만 원.”
망설임 없이 깎아 주는 걸 보니 2만 원 할인은 이곳의 관례인 것 같았다. 역시 물건 살 땐 반드시 흥정을 해봐야 했다. 예스!
“13만 원… 네.”
난 마음을 굳히고 의자에서 일어나 가방 쪽으로 걸어갔다. 지갑을 꺼내 미리 준비해둔 15만 원에서 2만 원을 남기고 돈을 다 꺼낸 다음 다시 세어봤다. 정확히 13만 원, 난 돈을 들고 다시 의자로 향했다.
“긴 시간이요.”
내가 의자에 앉을 때 여자가 휴대전화에 대고 말했다. 긴 시간… 여자는 다방에 전화를 한 듯했고 티켓을 긴 시간으로 표현하는 듯했다. 창녀촌에서 섹스는 연애로, 다방에서 티켓은 긴 시간으로, 이쪽 애들은 자신들의 일을 미화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돈을 건네자 여자는 천천히 세어봤다. 얼굴에 미안하긴 하지만 꼭 이렇게 해야 한다는 듯한 표정이 희미하게 엿보이는 듯했다.
“할 때… 만지고 빨고… 그래도 돼요?”
난 여자가 액수를 확인하고 지갑에 돈을 넣을 때 물었다. 여자친구든 창녀든 지금껏 섹스를 한 대부분의 여자들이 이상하게 보지를 못 빨게 해서 괜히 보지빨기에 한이 맺힌 난 꼭 보지가 빨고 싶었는데, 돈을 받은 직후인 이 타이밍에 이런 요구를 하면 여자가 거부를 했을 때 내가 다시 환불을 원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꺼란 불안함에 여자가 긍정의 대답을 할 확률이 높을 것 같았다. 당당하게, 오해가 없도록 보지라는 직접적인 단어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괜히 날 변태로 볼까 두려워 하지 못했다. 보지는 표준언데… 흠….
“콘돔은 껴야 돼요.”
여자는 갑자기 당황하는 듯한 표정을 잠시 짓더니 궁지에 몰린 쥐가 겁먹은 목소리로 항복을 외치듯 말했다. 뭔 말이지? 누가 콘돔 안 낀다고 했나? 아무래도 여자는 내 말 속에서 너무 많은 걸 생각한 것 같았다. 그리고 만난 이후 처음으로 보인 약한 모습, 원래대로라면 같잖은 도도함이 깨져버린 데에 대한 통쾌한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당연히 콘돔 껴야죠.”
난 어색한 분위기를 마무리 짓기 위해 대충 적당한 말을 내뱉었다. 이제 모든 준비과정이 끝났으니 실전에 들어가야 할 때였다. 근데 시작을 하려고 하자 순간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 지 난감했다. 예전 같으면 바로 침대로 올라가 여자를 불렀겠지만 이번에는 예전과 다른 뭔가 느긋하게 전체를 즐기는 섹스가 하고 싶었다. 그래야만 조금이라도 만족스런 섹스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떡하지…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 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아… 처음 섹스하는 애송이도 아니고… 젠장! 결국 난 일어서서 옷부터 벗기로 했다. 원래는 긴장감을 좀 형성하는 게 섹스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옷도 천천히 벗을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일단 뭔가를 하며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난 의자 뒤로 나와서 부자연스럽게 바지를 벗었다. 그리고 양말을 벗었다. 남은 건 반팔티와 사각팬티, 이것도 벗을까 하다가 그러면 예전처럼 맛없는 섹스가 될 것 같아서 그만 뒀다. 옷을 몇 개 벗으며 잠시 시간을 벌었지만 난 여전히 이 상황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할 지 가닥이 잡히지 않았다. 더 이상 할 게 없는 난 하릴 없이 돌아섰던 몸을 비스듬히 여자에게로 향했다. 행동노선이 정해지지 않아 마음속이 불안한 나, 여자와 눈을 맞출 수 없었다. 자신감 없는 모습,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20살 때까지의 병신 같은 모습, 순간 분노가 확 치솟았다.
“씻으세요.”
그때 여자가 일어서며 말했다. 휴… 쌍방의 역동적인 관계, 이제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젯밤에 샤워해서 냄새 안 날 텐데….”
난 겨드랑이에 코를 갖다 대며 말했다. 피부가 건조해서 불필요한 샤워는 하기 싫었고, 샤워를 하면 옷을 다 벗어야 하는데 그러면 계획에 차질이 생길 터였다.
“아니 더러… 워서 그런 게 아니고요… 그래도 하려면 좀 씻어야 하니깐 대충 씻으세요.”
여자는 혹시라도 내가 불쾌하게 받아들일까봐 조심스러워하며 말하는 것 같았다. 난 뭐든지 형식적인 불필요한 행위를 싫어해서, 아까 일 때문에 가뜩이나 기분도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데 창녀의 명령에 휘둘리기 싫어서, 이러다 또 맛없는 섹스가 될까봐 불안한 마음에 완강히 거부를 하려다가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손, 발, 자지는 닦는 게 예의일 것 같아서 찜찜하긴 하지만 그녀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여기서 옷을 벗을까 화장실 가서 옷을 벗을까 하다가 이왕 벗기로 한 거 그냥 여기서 옷을 벗기로 했다. 윗도리를 벗고 팬티도 벗었다. 대낮에 낯선 여자 앞에 자지를 훌렁 내놓고 나체로 있는 나, 어떤 쑥스러움이나 묘한 감정도 들지 않았다. 그저 인간이 인간을 마주하고 있을 때의 평범한 느낌이었다. 여자 또한 내 몸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순간 문명과 인간에 대한 한 줄기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난 욕실에 들어가서 벽에 붙어있는 샤워기를 튼 다음 고양이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몸통에는 물을 묻히지 않고 겨드랑이와 자지와 똥구멍과 발에만 물을 묻힌 뒤 비누칠해서 물로 닦아냈다. 그리고 욕실에 구비된 3장의 수건 중에서 집에서 쓰는 크기의 가장 작은 흰 수건으로 몸을 닦기 시작했다. 그때, 허리를 숙여 하체를 닦는데 벌거벗은 몸뚱이 하나가 욕실에 들어오는 게 보였다. 영화 속 한 장면과도 같은 실오라기도 걸치지 않은 젊은 여자의 나체. 하지만 난 그걸 본 순간 기분이 좋기는커녕 오히려 불편한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다. 최근 몇 년 딸딸이를 칠 때마다 야동을 봤는데 어느 날 문득 정작 흥분이 되는 건 벗은 몸보다는 야시시하게 가린 몸이고, 한 편의 야동을 제대로 흥분하며 보기 위해선 초반에 옷을 입은 상태의 여자의 모습을 충분히 시각적으로 담아둬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다. 섹스는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걸 몰랐던 옛날에는 항상 뭔가 많이 부족한 느낌의 어설픈 섹스만 했던 거였다. 근데 나는 그렇다 치더라도 여자가 시작도 하기 전에 알몸을 보여주다니, 또 다시 맛없는 섹스의 재탕이 될 것 같은 불쾌한 불안감이 밀려왔다. 여자는 들어오더니 세면대에 놓인 일회용 칫솔에 치약을 짜서 거울 앞에 서서 이를 닦기 시작했다. 근 1년 만에 접하는 여자의 벗은 몸, 그 흥분되는 육체, 흠… 하지만 난 애써 눈길을 다른 데로 돌린 채 몸의 물기를 마저 닦아냈다. 지금 알몸을 봐버리면 긴장감이 사라져서 이따 분명 맛없는 섹스가 될 터였다. 물기를 다 닦고 몸을 똑바로 세우자 앞에 싱싱한 알몸의 여자 뒷모습이 보이고 벽에 붙은 거울로는 알몸의 여자 앞모습과 그 뒤에 서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거울 속에 비치는 알몸의 여자, 좁은 공간에서 환한 조명을 받으며 알몸으로 서 있는 낯선 두 남녀, 살면서 아주 가끔씩 겪는 이 진귀한 풍경, 눈길을 안 주려고 해도 자꾸만 눈길이 가고 흥분을 안 하려고 해도 자꾸만 흥분이 되려고 했다. 아….
“뭐하세요?”
여자는 뒤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나를 향해 이를 닦으며 말했다.
“그냥요….”
뒤에 좀 서 있으면 안 되냐? 씨발 좆나 까칠하긴. 아까 얘랑 끝내 버렸어야 하는 건데 괜히 했나…. 흠… 어떡하지…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으려면 이대로 그냥 나가야 하는데… 여자도 내가 나가길 원하는 것 같고… 근데 그러면 내가 여자의 명령에 휘둘리는 것 같잖아… 난 더 이상 씨발 창녀들한테 휘둘리기 싫단 말야!… 아냐… 객기 부려서 좋을 꺼 없어… 여자는 별 생각 없이 말한 건데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인 걸 수도 있고… 이따 거사를 치러야 하는데 자꾸 이렇게 날카로워지는 거 좋지 않아… 그래… 그냥 나가자… 아냐아냐…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 너무 아까운 것 같아… 지금 이 느낌 뭔가 평범하지 않아… 자지에서 신호가 와! 난 뒤에서 여자를 와락 안으며 격정적으로 한 손으론 가슴을, 한 손으론 보지를 만지고 싶은 욕구가 불끈 치솟았다. 하지만, 난 오늘 반드시 성공적인 섹스를 해야 한다는 강한 일념으로 간신히 욕정을 억눌렀고, 대신 왼손을 여자의 골반 위에 올려 살며시 쓰다듬었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이따 먹어줄게… 조금만 기다려…. 난 마지막으로 자지를 여자의 엉덩이 사이에 살짝 비비며 나갈까 하다가 참고 또 참으며 그냥 밖으로 나왔다.
방으로 돌아온 난 어떤 상황으로 여자를 맞을지 생각했다. 의자에 앉아있을지, 침대에 앉아있을지 아님 누워있을지. 또 옷은 입을지 말지. 잘 해보려고 하니깐 별 게 다 신경 쓰였다. 신혼부부들이 첫날밤에 고민하는 게 이런 게 아닌가 싶었다. 결국 난 반팔티와 팬티만 입고 침대에 누워있기로 했다.
여자는 생각보다 금방 나왔다. 물소리로 봐서 이 닦은 뒤 보지와 손발 정도만 닦은 듯했고, 역시 섹스 전 씻는 행위는 청결보다는 스스로에게 자신은 깨끗한 섹스를 한다는 합리화를 하기 위한 형식적 의식 같았다. 흥미로운 여자였다. 여자는 방으로 들어오더니 드라이기를 켰다. 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느낌상 보지털을 말리는 것 같았다. 괜히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드라이기를 다 사용한 여자는 형광등을 끄고 커튼을 친 다음 침대로 다가왔다. 어두워진 실내… 안 돼! 이번 섹스에서 시각적 활동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담당할 텐데 실내가 어두우면 그런 걸 전혀 할 수 없을 터였다!
“너무 어두운데!….”
난 내게로 걸어오는 여자를 향해 급히 상체를 일으키며 말했다.
“네?”
“불도 끄고 커튼도 치면 너무 어두워서요. 그래도 불빛이 조금은 있어야….”
여자들은 창녀든 뭐든 대부분 어두운 데서 섹스하는 걸 좋아했기에 과연 이 의견을 여자가 받아들일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여자가 설령 탐탁지 않게 생각하더라도 난 반드시 이 주장을 밀고 나갈 생각이었다. 필승! 다행히 여자는 내 말을 듣고 다시 커튼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더니 오른손으로 커튼을 잡고 살짝 젖혔다. 휴… 이렇게 첫 고비를 넘기는군… 오!… 근데 순간 생각지도 못한 수확을 얻게 됐다. 햇살이 매우 강해서 커튼을 조금만 젖혔는데도 방안은 내가 원했던 것 이상으로 매우 환했고 여자는 그 상황에 대해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는 거였다. 요년 까칠한 듯하면서도 성격이 꽤 괜찮네. 후훗. 여자는 커튼을 손보고 다시 침대로 다가왔고 난 여자의 벗은 몸을 보지 않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여자가 옆으로 오면 이번에는 옷을 입어달라고 부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꾸 부탁하기가 미안하기도 하고 아까의 상한 기분이 아직도 남아있어 짜증나기도 했지만 이번 섹스는 내 인생에서 매우 중요했기에 용기를 내야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여자는 내 쪽으로 오더니 내 옆에 앉거나 앞에 서지 않고 바로 침대 위로 올라가 버렸다. 그러더니 이불까지 덮고 누워버리는 거였다. 젠장! 어떡하지? 이렇게 되면 부탁하기가 진짜 미안해지는데… 만약 여자가 거절하면 어떡하지? 실랑이하면 감정 상해서 절대 맛있는 섹스가 안 될 텐데… 방 환한 걸로 만족할까? 흠… 아냐아냐, 난 이번에 반드시 맛있는 섹스를 해야 돼! 더 이상의 맛없는 섹스는 있을 수 없어!
“저… 옷 좀 입어주실래요?”
“네?”
여자는 약간 당황하는 듯했다. 나 같은 요구를 하는 사람들이 좀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적은 것 같았다.
“처음에 옷 입은 채 하고 싶어서요.”
여자는 어리둥절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한 표정을 지었지만 다행히 내 요구를 들어주려는 듯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침대 밖으로 나오더니 팬티부터 하나씩 옷을 입기 시작했다. 휴… 그래, 잘하고 있어. 이렇게 하는 거야. 오늘은 분명 예전과 다른 날이 될꺼야. 아자아자! 난 이번에도 여자의 몸을 쳐다보지 않았다.
“전부 다 입어요?”
“네?”
무슨 일인가 해서 고개를 들자 여자가 브래지어와 치마차림으로 물었다.
“옷 입고 하면 옷이 구겨져서요. 위에는 반팔티만 입을게요.”
여자는 미안한 듯 얼굴을 좀 찡그리며 말했다.
“옷 구겨지게 안 할껀… 알았어요.”
다 차려 입은 완벽한 모습을 원했지만 겉옷 하나 안 입는 거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았다. 그리고 비록 자신이 몸을 팔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반듯한 모습을 보이고픈, 그렇게 인식되고픈 마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음…. 근데 엄지발가락이 발과 연결된 곳의 측면 뼈가 나이 든 여자처럼 굉장히 많이 튀어나왔네… 아주 흉한데….
“여기 앉으세요.”
난 옷을 다 입은 여자에게 옆자리를 손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침대 위에 눕힐까 하다가 왠지 항상 여자가 누우면 그 순간부터 섹스가 꼬이기 시작하는 것 같아서 다른 방법을 시도해봤다. 여자는 내 오른쪽에 와서 앉았다. 드디어 시작, 두근두근, 잘해야 할 텐데. 난 예전처럼 손을 바로 사용하지 않고 일단 이 상황을 눈으로 인식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바로 몸을 움직이며 만지는 데 급급했더니 이상하게 눈을 감고 있는 것도 아닌데 시각적으로 들어오는 건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았다. 이번엔 절대 그래선 안 됐다. 고개를 살짝 돌려 옆을 보니 한 여자가 있었다. 흰 티와 계단처럼 층층이 나뉘어진 옅은 분홍색 치마를 입고 어색한 듯 정면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여자, 순간 여자친구와 단둘이 방 안에 있을 때가 생각나면서 풋풋한 설렘이 밀려왔다. 그래, 역시 섹스할 때는 초반에 이런 과정이 필요했어. 눈도장을 한 번 찍은 난 이제 서서히 터치를 해볼까 생각했다. 난 기본적으로 성격이 매우 급했다. 하지만 왠지 아직은 너무 이른 것 같았다. 어떤 막연한 불안감 같은 게 날 조심스럽게 했다. 난 여유를 갖고 조금만 더 여자의 몸을 살펴보기로 했다. 적당한 높이에 적당한 크기로 튀어나와 있는 가슴, 보기에 좋았다. 난 가슴 작은 애들이 정말 싫었다. 그리고 낯선 여자의 가슴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침을 흘리며 똑바로 볼 수 있다는 거 은근히 자극적이었다. 다음은 하체… 치마 아래로 반쯤 드러난 허벅지, 몸에 비해 살짝 통통했다. 근데 평소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데서 이런 광경을 접했다면 상당히 흥분됐을 텐데 그다지 흥분이 되지 않았다. 가까이에서 보자 피부가 매끄러워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그냥 살덩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순간 상황성과 이미지가 개입되지 않은 몸은 그냥 살덩이에 불과한 듯한 생각이 들었다. 이제 관찰은 충분히 한 것 같았다. 더 이상은 여자도 불편해할 것 같았다. 조급한 난 바로 치마 속에 손을 넣을까 했다. 보지가 만지고 싶었다. 오… 보지보지… 하지만 방금 전에 체험했듯 한 단계 한 단계 착실히 밑작업을 하는 게 흥분의 질을 높이는 것 같아서 욕정을 추스르며 위에서부터 훑어내리기로 했다. 난 이왕 하는 거 최대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손가락등으로 목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오… 나의 여인이여… 하지만 영화에서는 배우가 이 동작을 취할 때 굉장히 느끼는 것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별 느낌이 들지 않았다. 잘하고 있는 건지…. 그대로 손을 내려 왼쪽 어깨를 쓰다듬었다. 좁고 순한 느낌… 난 여자의 어깨를 만질 때 내가 만지는 대상이 여자라는 느낌을 분명히 받곤 했었다. 다음은 등? 음… 별 느낌 없을 것 같았다. 난 손을 내려 가슴 위쪽을 쓰다듬었다. 스윽스윽… 가슴아, 가슴아, 내 사랑 가슴아, 드디어 널 만질 시간이 왔구나. 근데 가슴을 만지려고 하자 갑자기 왠지 내가 이 여자를 성희롱하는 것처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돈 주고 산 창녀의 가슴을 만지는 게 아닌 옆에 앉은 낯선 여자의 가슴을 일방적으로 만지는 듯한. 또 난 오른손으로 여자를 만지고 있었는데 가슴을 주무르려면 여자가 오른쪽에 있었기 때문에 왼손을 써야 제대로 주무를 수 있었고, 그러면 지금의 속도와 움직임에 변동이 생기면서 감정선이 흐트러질 것 같았다. 흠… 난 매우 가슴이 만지고 싶었지만 맛있는 섹스를 하기 위해 일단 꾹 참기로 했다. 대신 손가락등으로 여자의 가슴을 위아래로 살며시 쓰다듬었다. 스윽스윽… 스윽스윽… 오? 만져지는 촉감은 없었지만 감질맛 나는 게 느낌이 꽤 괜찮았다. 요런 게 있었군… 오… 아무래도 오늘 섹스에 대해 많은 걸 배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 손을 내려 치마 밑의 허벅지에 올려놨다. 스윽스윽… 스윽스윽… 꿈 같은 치마 입은 여자의 허벅지 만지기… 흠… 근데 별 다른 쾌감이 오지 않았다. 피부도 별로였다. 일상에서 이런 행동을 했다면 매우 짜릿했을 텐데… 아마도 금기禁忌성이 빠져서 그런 것 같았다. 복잡한 섹스…. 하지만 치마를 이대로 끝낼 순 없었다. 뭔가 아쉬웠다. 뭐지… 음… 맞다! 치마 올리기! 난 땅속에 묻어놓고 깜빡 잊었던 장난감이 생각나기라도 한듯 들뜬 마음으로 치마 밑단을 잡고 몰래 훔쳐보기라도 하듯 천천히 걷어 올렸다. 스으윽… 점점 더 드러나는 허벅지… 아까와 똑같은 허벅지였지만 드러난 면적이 많아지자 살짝 흥분이 됐다. 그래, 이런 걸 해야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섹스환타지들. 이봐 아가씨, 혹시 부끄러워? 설레? 이런 분위기 맘에 좀 드나? 후훗. 난 치마를 올리다가 팬티가 보일 것 같을 때 손을 멈췄다. 보일락 말락한 경계, 인간을 자극하는 ‘경계’, 생각만큼 흥분되지는 않았지만 귀중한 광경이기에 잠시 가만히 바라봤다. 몇 초 뒤 난 다시 치마를 올리기 시작했다. 스으윽… 팬티가 보였다. 보지를 언덕 모양으로 동그랗게 감싸고 있는 민무늬 빨간 팬티. 하지만 팬티를 보자 팬티를 보기 전보다 흥분의 정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것 같았다. 우선 중국에서 2년 살 때 중국여자들의 후줄근한 빨간 팬티를 너무 많이 봐서 빨간 팬티에 대한 느낌이 좋지 않았고, 보지를 동그랗게 감싸고 있는 팬티의 모양을 보자 야한 느낌과는 거리가 먼 형상 같았다. 항상 여자 팬티 한 번 보려고 짧은 치마 입은 여자가 계단 올라갈 때, 앉아 있을 때 그렇게 눈을 굴렸었건만… 적잖은 실망감과 허탈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난 팬티에 대한 환타지를 이렇게 끝내기엔 너무 아쉬웠다. 뭔가 다른 거 없을까… 흠… 난 여자의 팬티를 살짝만 보이게 한 다음 상체를 세워 뒤로 약간 젖히며 여자를 전체적으로 바라봤다. 한 여자가 허벅지를 훤히 내놓고 팬티까지 살짝 보이며 앉아 있었다. 좆나 까져보이기도 하고 능욕을 당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음, 괜찮군. 보는 구도에 따라 이렇게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니, 왜 사진이나 영화 찍을 때 앵글이 중요한 지 알 것 같았다. 난 여자가 이 포즈에 불쾌감을 표시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아주 잠시만 바라본 뒤 서둘러 치마를 내려 옷매무새를 다듬어줬다.
이제 시각적 활동은 정말 충분히 한 것 같으니 손을 치마 속에 넣어 보지를 더듬고 싶었다. 마치 스위치를 눌러 형광등을 켰다 껐다 하는 것처럼 여자의 육체를 손쉽게 단번에 정복해버리는 보지만지기. 하지만 방금 전에 밑에서부터 하나씩 하나씩 단계를 밟아보니 그렇게 하면 바로 끝을 보게 돼서 앞으로도 해야 할 게 적잖이 남아 있는 애무의 과정들이 다 지루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아… 멀고도 험한 길… 섹스 한 번 하기 힘들군… 보지~ 오! 나의 보지여~ 결국 난 보지는 좀 더 후에 건들기로 하고 이제 여자를 눕혀서 맛보기로 했다. 근데 여자를 눕히려고 여자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순간, 중요한 단계를 빼먹을 뻔 했다는 걸 알게 됐다. 바로 뒤에서 만지기. 그동안은 분명히 인지를 못했었는데 가끔 뒤에서 여자를 만질 때면 다른 자세보다 느낌이 훨씬 좋았던 것 같았다. 특히 가슴을 만질 때 그랬던 것 같았다. 난 어깨에 올린 손을 내리며 여자의 뒤로 가서 앉았다. 자, 이제 만져볼까… 근데 뭔가 자세가 불편했다.
“뒤로 조금만 올라오세요.”
“네?”
여자는 내가 지금까지 경험해온 남자들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섹스를 해서 그런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다리 올리고 침대 안으로 좀 올라오세요.”
여자는 순순히 침대 안으로 좀 들어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여자가 내 말을 잘 따라줘서 참 다행이었다.
“네, 됐어요.”
난 여자 뒤에 다리를 브이자로 벌리고 앉았다. 등지고 가깝게 앉아 있는 여자, 순간 애무하기에 참 편한 자세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우선 가슴이 만지고 싶었다. 아까부터 너무 오래 기다렸고 뒤에서 포근히 감싸 쥐면 기분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그럼 드디어 가슴을… 하지만 난 조금만 더 참기로 했다. 잠시 애무를 해보니 아무래도 섹스를 할 땐 보일 듯 말 듯, 줄 듯 말 듯하며 애간장을 태워야 그 맛이 최고조로 오르는 것 같았다. 게다가 어제 담양에서 이미 짜릿하게 왕가슴을 맛봤기 때문에 신중하지 않으면 실망감만 들 터였다. 맛있는 섹스를 향한 뜨거운 집념! 결국 난 가슴은 잠시 제쳐두고 포옹을 먼저 하기로 했다. 아까 나란히 앉았을 때 느꼈던 풋풋한 기분이 흥분에 상당히 도움이 됐기 때문이었다. 난 몸을 앞으로 당겨 여자와의 간격을 좁힌 뒤 팔을 앞으로 둘러 여자를 살며시 껴안았다. 음… 온 가슴으로 느껴지는 사람의 느낌… 타인과 맞닿아 있을 때 느껴지는 깊은 내면에서부터 올라오는 심리적 안정감… 음… 오랜만에 이런 포근한 느낌을 받아본 난 기분이 너무 좋았다. 가슴 만지기 전에 포옹을 한 건 정말 잘한 일 같았다. 그리고 타인과의 신체접촉에 매우 미숙한 나에게 매춘은 이런 측면에서 참 긍정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난 이 상황을 좀 더 만끽하고 싶어 팔에 힘을 주어 여자를 꼬옥 안았다. 여자가 내가 자신을 아낀다고 생각해 나를 호의적으로 대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갈 길이 멀었기 때문에 여자의 호의적인 태도는 반드시 필요했다.
“아!….”
근데 신기하게 여자를 꼬옥 껴안자 갑자기 뱃속이 뜨거워지면서 오랜 갈증에 시달려온 듯한 욕정의 야수가 확 치솟아 오르는 게 느껴졌다. 그리움과 욕정의 혼재, 타인에 대한 그리움과 욕정은 같은 성질의 것이었던가?… 역시 사람은 섹스를 하고 살아야 돼… 난 최근 몇 년 너무 섹스를 안 했어… 아… 좋다…. 발동이 걸린 난 때가 왔음을 느꼈고 조심스럽게 양손을 여자의 가슴 위로 올렸다. 오… 오… 드디어 공들인 대가를 맛보는구나… 어제처럼 왕가슴도 아니고 옷 위로 만지는 거라 별로 물컹한 느낌도 들지 않지만 이미지작업을 충분히 해줬더니 느낌은 상당히 충만하네… 여자친구의 가슴을 처음 만질 때 드는 듯한 이 기분… 주물럭주물럭… 사랑해….
“반팔 벗으세요.”
서서히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한 난 가슴에서 손을 떼며 여자에게 나직이 말했다. 여자는 반팔을 벗어서 의자 위에 올려놓고 다시 침대 위로 올라와 아까처럼 등을 지고 앉았다. 난 막 달아오른 흥분이 식어 감정의 맥이 끊길까봐 서둘러 여자를 안으려고 했다. 오… 내사랑…. 하지만 여자는 윗옷을 벗었고 정석대로 한다면 이 모습을 눈으로 담아둬야 했다. 이미지작업은 매우 중요했다. 흠… 난 다시 성급함을 달래고 잠시 여자의 뒷모습을 감상하기로 했다. 처음 봤을 때 흰 티 안에서 은은히 붉은 빛을 발하던 빨간 브래지어, 적당히 가녀린 느낌의 뒤태. 브래지어는 빨간색이어서 별로였지만 작고 가녀린 어깨와 등은 느낌이 괜찮았다. 뒤는 아무 것도 없는 평면이지만 왠지 앞면보다 더 여자의 이미지를 잘 표현하는 듯한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등… 난 이번에도 시각적 활동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자!
난 양 손을 들어 여자의 양 어깨를 쓰다듬었다. 어느덧 이러한 밑에서부터 올라가는 애무가 익숙해지고 있었다. 가녀린 어깨… 순간 여자는 참 연약한 존재고 이래서 남자들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이어 손을 내려 팔을 쓰다듬었다. 부들부들… 어? 허벅지와는 다르게 피부가 좋았다. 손바닥에 닿는 부드러운 살갗의 느낌… 음… 좋은데…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살갗이 닿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구나… 이 간단한 진리를 이제야 알게 되다니… 사람 만나는 걸 피곤하게 생각하는 나에게 한줄기 진리의 빛이 스치고 지나간 듯했다. 살갗접촉의 맛을 알게 된 난 이 기분을 좀 더 깊게 느끼고 싶었다. 옷을 벗고 포옹을 하면 아까보다 훨씬 기분 좋은 포옹이 될 것 같았다. 난 윗도리를 벗고 뒤에서 여자를 꼬옥 안았다.
“아!….”
순간 기분이 너무 좋아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몸으로 느끼는 이 부드러움! 이 따스함! 손으로 느낄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아… 아….”
기분이 너무 좋았다. 후끈 달아오른 난 여자의 귓가에 뜨거운 입김을 내뿜으며 다소 격정적으로 몸 이곳저곳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지어내는 동작이 아닌 정말 영화 속에서 흥분한 두 남녀가 혼미한 정신으로 서로의 몸을 더듬 듯이 느껴서 자동적으로 나오는 몸짓이었다.
“좋다… 아… 진짜 너무 좋다….”
난 여자의 몸을 계속 만지며 귓가에 속삭였다. 굳이 말을 할 필요는 없었지만 난 너 때문에 기분이 매우 좋고, 나에게 이런 행복을 안겨주는 넌 참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오… 내사랑… 오… 고마워… 사랑해…. 근데 이 말을 하고 잠시 후, 난 갑자기 서운한 마음이 밀려왔다. 딱히 대꾸할 만한 말이 없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는 나의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는데 그러자 괜히 내 진심어린 마음이 짓밟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에게 이 여자는 어느덧 단순한 창녀가 아닌 애인 같은 존재가 돼버린 듯했다.
“피부 좋네요.”
난 말을 하면 감정이 분산돼 흥분이 식을까봐 가만히 있으려다가 괜한 오기가 생겨 한 마디 더 내뱉었다. 이번에는 대꾸가 쉬울 듯한 말을 건넸다.
“이거 나빠진 건데….”
오케이, 여자가 내 말에 대꾸를 하자 기분이 좋았다.
“이게 나빠진 거에요?”
난 이미 흥분이 가라앉기 시작해서 더 이상의 대화는 금해야 했지만 내사랑과 좀 더 교감이 하고 싶어서 대담한 거래를 했다.
“네. 몸에 물이 자주 닿으니깐….”
아… 몸을 팔면 보지뿐만 아니라 피부도 나빠지는구나…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이 없구나… 하긴 나도 건강해지려고 이 악물고 매일 등산한 지 7개월이나 됐는데….
난 이제 가슴을 공략하기로 했다. 의외로 섹스할 때 가슴을 만질 때 큰 쾌감이 오지 않는 경우가 적잖이 있었던 것 같아서 최대한 그 느낌을 크게 받기 위해 방금 전 몸 만질 때 가슴을 만지지 않았었다. 조급한 성격인 나에겐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난 여자를 껴안은 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양 손을 천천히 가슴 위로 올려 살며시 주물렀다. 주물럭주물럭… 오… 하지만 아까 옷 위로 만질 때보다는 더 가슴 느낌이 났지만 예상했던 대로 짜릿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냥 브래지어의 폭신한 느낌만 났다. 난 이 불필요한 행위를 더 이상 해야 할 필요를 못 느꼈고 이제 손을 브래지어 안으로 넣어 진짜 가슴을 만져야 할 때가 왔음을 감지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젖탱이를 만지게 되다니, 벌써부터 감동이 밀려오려고 했다. 자, 그럼 손을… 아냐아냐, 난 마지막으로 한 단계만 더 거치기로 했다. 가슴을 만졌을 때 별다른 쾌감을 못 느낀다면 정말 슬픈 일이 될 터였다. 맛있는 섹스를 향한 눈물 겨운 노력! 난 왼손을 여자의 배 위에 올리고 오른손은 왼쪽 가슴의 브래지어가 덮여있지 않은 위쪽으로 가져갔다. 위아래로 스윽스윽… 가슴의 물컹한 느낌이 살짝 났다. 이제 곧 너의 가슴을 만질꺼야. 넌 내게 정복되는 거라고. 설레? 남자에게 처음 가슴을 허락했을 때가 생각나려고 하진 않아? 내가 설레는 것처럼 너도 일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 상황에 몰입해봐. 자, 간다… 난 가슴 언저리를 맴돌던 손을 브래지어 안으로 쑤욱 밀어넣었다.
“아… 아… 좋아… 너무 좋아… 아….”
손 안에 꼭 들어맞는 적당한 크기의 가슴, 앙증맞은 젖꼭지, 브래지어 속에 숨겨놓고 잘 숙성시킨 듯한 보드라움, 물컹물컹, 역시 가슴은 상체를 세우고 만져야 느낌이 제대로 났다. 난 이것도 모르고 항상 여자를 눕혀서 반쪽짜리 가슴을 만졌으니… 주물럭주물럭… 오… 좋아좋아… 이 좋은 걸 황금 같은 젊은 시기에 거의 만지지 못하고 살다니 세상에 이런 비극이… 주물럭주물럭… 아… 아… 한 달에 한 번만이라도 이렇게 가슴을 만질 수 있다면 참 행복할 텐데… 주물럭주물럭….
“아… 좋다… 깜찍한 젖꼭지… 가슴 느낌이 너무 좋은데요….”
진심이긴 했지만 아부성 멘트를 한 번 더 날려줬다. 점점 가까워지는 보지빨기, 근 10년 동안 한이 맺힌 그 보지빨기를 아무런 제약 없이 양껏 할 수 있으려면 최대한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했다. 그리고 좆나 느끼며 여자 귓가에 속삭이는 이 행위, 처음에는 변태 느낌이 많이 나는 것 같아서 조심스러웠는데 몇 번 해보니 해방감 같은 게 들면서 상당히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예전에 미국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섹스할 때 서로 거친 욕설을 해야 흥분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이제 그 기분을 대충 알 것 같았다. 이번에 여자는 대꾸를 하지 않았지만 마땅히 대꾸할 말이 없어서 안 한 걸 알기에 상관없었다.
가슴을 만져 한껏 흥분이 된 난 바로 연속기로 들어가 브래지어를 훌렁 벗기고 가슴을 입으로 빨고 싶었다. 젖꼭지를 입에 물고 며칠 굶은 놈마냥 정신없이 빨고 싶었다. 젖꼭지! 젖탱이! 냠냠쪽쪽! 하지만 그러면 또 너무 성급한 애무가 될 것 같았다. 난 침을 꿀꺽 삼키며 욕정을 달랜 뒤 다음으로 뭘 할까 생각했다. 안 만진 오른쪽 가슴 만지기? 아쉬운 감이 있긴 하지만 왠지 무의미할 것 같았다. 브래지어 벗기기? 아직은 시기가 아닌 것 같았다. 브래지어를 벗기는 순간 가슴에서 받을 수 있는 자극들이 많이 감소될 것 같았다. 음… 맞다, 치마가 있었지? 난 양 손을 내려 여자의 허벅지 위에 올렸다. 스윽스윽… 손을 치마 속으로 넣어 보지 바로 앞까지 스윽스윽… 하지만 역시 이건 아까와 마찬가지로 별 느낌이 없었다. 뭔가가 부족했다. 이대로 바로 보지를 더듬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음… 그 순간, 난 시각적 즐거움이 가미되면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리 앞으로 펴고 뒤로 기대세요.”
여자는 천천히 다리를 앞으로 펴며 다음 동작은 뭔지 잘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반쯤 돌려 날 바라봤다.
“그냥 몸을 뒤로 젖혀서 저한테 기대세요.”
난 여자의 양 어깨를 잡고 나한테 비스듬히 기대도록 하며 말했다.
“네, 됐어요. 다리는 조금 벌리고요.”
여자의 앞모습이 시야에 훤히 들어오자 뭔가 막혔던 게 탁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섹스에서 시각적 활동은 매우 중요한 듯했다. 난 다시 오른손을 허벅지 위로 가져갔다. 그리고 왼손은 오른쪽 브래지어 안으로 넣어 가슴을 주물렀다. 만지작만지작… 잠깐, 근데 이 자세 너무 불편해서 감정이입이 안됐다. 갈비뼈가 훤히 보일 정도로 앙상한 내가 여자의 몸을 지탱하고 있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젠장.
“잠깐만요, 자세가 불편해서….”
난 여자를 앞으로 일으키며 말했다. 흠… 어떻게 해야 하나… 너무 자주 자세 바꿔서 여자 귀찮겠네….
“그냥 뒤돌아서 앉으세요.”
딱히 할 만한 게 떠오르지 않는 난 정면에서 애무 좀 하고 앉아서 하는 애무는 끝내기로 했다. 여자는 몸을 돌려 나를 마주보며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난 다리를 어떻게 하는 게 애무하기에 좋을 지 생각하다가 같이 책상다리를 하고 마주 앉는 게 제일 나을 것 같아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정면에서 날 바라보며 가깝게 앉아 있는 낯선 여자, 왠지 모르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람으로 느껴졌고 좀 부담스러운 감도 있는 것 같았다. 특히 시선처리가 그랬다. 아마 여자도 같은 느낌을 받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어색한 두 남녀. 하지만 난 이 정도 난관에 후퇴할 순 없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여자의 몸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윗옷을 벗고 빨간 브래지어를 하고 있는 상체, 층층이 치마를 입고 앉아있는 하체, 내게 바쳐진 제물, 내 삶 속의 드문 광경, 음…. 난 가슴을 어떤 식으로 요리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한 번 오른쪽 브래지어의 어깨끈을 어깨 아래로 살짝 내려 봤다. 스윽… 오… 브래지어끈 하나 내렸는데 느낌이 상당히 달랐다. 야시시한 느낌… 영화 속에서 이런 모습을 괜히 연출하는 게 아니었다. 난 경계가 허술해진 오른쪽 가슴을 좀 더 공략하고 싶어서 왼손으로 오른쪽 브래지어를 천천히 내려 봤다. 마치 자목련 꽃잎을 하나 떼어내듯… 스윽… 오… 하얀 젖가슴이 연한 갈색의 젖꼭지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의 가슴, 항상 꿈에 그리는 여자의 가슴, 가짜가 아닌 진짜 가슴, 1년 만에 본 여자의 가슴, 널 기억할게. 난 그 상태에서 오른쪽 검지손가락등으로 여자의 젖꼭지를 살살 문질렀다. 발기돼 있지 않은 젖꼭지, 이 정도 했으면 창녀도 흥분할 만한데… 정말 흥분이 안 된 건지 발기만 안 된 건지… 나만 여자를 사랑하는 것 같자 순간 자존심이 상했다. 몇 번 문지르자 젖꼭지가 봉긋 솟아올랐고, 난 오른손을 내리고 왼손을 브래지어 안으로 넣어 가슴을 주물렀다. 주물럭주물럭… 주물럭주물럭… 아… 내사랑… 가슴 좋아… 아가씨, 이렇게 마주보고 앉아서 남자가 가슴 주무르니깐 어때? 기분 이상해? 부끄러워? 보지에 물 좀 고여? 두고 봐, 내가 널 흥분시키고 말테니… 주물럭주물럭… 아… 좋다… 난 가슴에서 손을 빼고 양 손을 천천히 허벅지를 타고 치마 속으로 넣었다. 스윽스윽… 드디어 보지와 만날 시간… 근데, 거리가 좀 먼 것 같았다. 가슴 만질 때도 먼 감이 있었다. 너무 많은 요구를 하는 것 같아 미안했지만 최고의 만족을 얻기 위해 난 또 자세 교정을 부탁했다.
“다리 좀 세워 봐요. 이렇게 벌리고.”
난 무릎을 세우고 앉는 자세를 여자에게 보이며 말했다. 여자는 곧 내 모습대로 다리 모양을 바꿨다.
“조금 더 벌리고, 손은 여기 짚고요.”
난 여자의 세운 다리를 넉넉히 벌린 뒤 여자의 양 손은 엉덩이 약간 뒤쪽의 침대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갑자기 의도하지 않게 연출된 ‘덮쳐줘’자세, 너무 느릿느릿 진행되는 과정이 참기 힘들어 순간 확 덮쳐버리고 싶었지만 꾸욱 참았다. 이따 널 맛있게 먹어줄게. 난 다리를 펴서 여자의 접어서 세운 양 다리 사이에 하나씩 넣고 몸을 조금 앞으로 당겨 앉았다. 마치 새 둥지 안의 알처럼 수북한 치맛자락에 가려져 있는 보지, 양 옆의 훤히 드러난 허벅지, 음… 그림이 상당히 야릇했다. 수고스러워도 자세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초 작업을 마친 난 겸허한 마음으로 오른손을 치마 속으로 넣었다. 바로 팬티에 감싸인 보지가 만져졌다. 오… 스윽스윽… 나의 보지… 예상대로 이건 단지 팬티를 만지는 거라 직접적인 쾌감은 거의 없었지만 오랜 기다림 뒤의 만남이라 그런지 느낌은 상당히 충만했다. 그리고 이 자세에서 보지를 더듬으니깐 왠지 여자를 성희롱하는 것 같은 느낌이 났다. 마치 포악한 남자가 여자를 잔뜩 겁줘 꼼짝 못하게 한 뒤 보지를 살살 더듬는 듯한. 예전 같았으면 남자들의 여자에 대한 횡포를 매우 싫어해서 이런 느낌이 불편했을 텐데 아까 변태스러움을 좀 즐겼더니 이 느낌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넌 내게 바쳐진 제물… 난 너를 약탈한다… 오… 보지보지… 꼴랑꼴랑… 난 보지를 더듬으면서 여자의 얼굴이 보고 싶어졌다.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때 여자와 눈을 마주치면 이 음흉한 분위기가 좀 더 상승될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난 차마 고개를 들어 여자의 얼굴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왠지 그렇게 하면 꼭 죄인이 될 것만 같았다. 왜 이런 죄의식에 시달려야 할까… 난 아무런 잘못도 한 게 없는데… 벗어버리고 싶다 이 올가미…. 결국 난 여자의 얼굴을 쳐다보는 건 포기하고 오른손을 잠시 거둔 뒤 왼손으로 가운데 치맛자락을 천천히 올렸다. 스윽… 빨간 팬티가 살짝 보였다. 치마 입은 여자에게서 항상 보고 싶었던 이 모습, 귀중한 광경, 좀 더 올려보고 싶었으나 흥분이 떨어질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 그럼 이제 이 자세에서 할 껀 다 끝난 건가… 보지 냄새 맡기? 팬티 벗기기? 아직은 아니었다. 그것들은 잠시 후에 할 것들이었다. 이 자극적인 자세를 이대로 끝내긴 뭔가 아쉬운데…. 그때 난 거의 본능적으로 오른손을 내 팬티 가운데로 가져가 자지를 만졌다. 수줍은 듯 붉어진 얼굴을 살짝 내밀고 있는 빨간 팬티를 바라보며 꼴란 자지를 주물럭주물럭… 오… 개변태가 되고 싶어… 개변태… 오… 느낌 좋은데… 넌 나한테 능욕당하고 있는 거야… 오… 얼굴 보고 싶어… 얼굴… 볼까 말까… 볼까 말까… 여자가 날 혐오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어떡하지… 두려운데… 에잇! 난 순간 용기를 불끈 내어 여자의 얼굴을 스치듯 한 번 쳐다봤다.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그냥 무덤덤하게 내 눈도 손도 아닌 가슴 정도에 시선을 두고 있었던 것 같았다. 거봐, 별 일 없잖아. 이런 것도 못하고 바보 같은 놈!
이제 앉아서 하는 애무는 충분히 한 것 같았다. 기나긴 애무의 여정, 섹스 한 번 하기 힘들군.
“이쪽으로 엎드리세요.”
난 여자에게 침대 가운데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얼마 전에 야동에서 엎드린 자세에서 팬티 보는 장면이 꽤 괜찮았던 것 같아서 눕기 전에 그 모습이 보고 싶었다. 여자는 화장이 망가질까봐 걱정이 됐는지 양 팔을 반 접어 세워서 상체를 들어올린 채 침대에 배를 깔고 엎드렸다. 난 여자의 발 밑쪽에 앉아 여자의 자태를 지긋이 감상했다. 앞모습을 볼 때는 여자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초조해하며 허둥지둥 봤었는데 여자의 시선이 사라지자 마음 편히 볼 수 있었다. 브래지어와 치마를 입고 침대 위에 엎드려 있는 여자, 음… 크게 자극적이진 않았지만 훔쳐보기, 살살 벗겨 먹기 등의 야릇한 이미지들이 떠오르면서 느낌이 괜찮았다. 시각적 활동, 귀찮긴 하지만 하면 할수록 운동 전에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처럼 그 중요성과 필요성이 피부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감상을 마친 난 여자의 왼쪽 다리 아래쪽을 오른손으로 천천히 쓰다듬었다. 스윽… 스윽… 오른쪽 다리… 스윽… 스윽… 별 다른 흥분은 되지 않았지만 최대한 느끼려고 노력했다. 현실 속에서 금기된 낯선 여자의 다리 더듬기… 오…. 종아리 부분의 터치를 마친 난 여자의 다리를 벌려 그 사이에 들어가 앉았다. 양 손으로 여자의 양 허벅지를 위아래로 쓰다듬었다. 오… 앞부분보다 부드러운 뒷살결… 종아리보다 금기성이 강한 허벅지… 가장 은밀한 허벅지 안쪽도 스윽스윽… 오… 낯선 여자의 몸을 더듬고 있는 남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엎드려서 잡지를 보는 것 같은 여자… 이 평범한 풍경이 왜 일상에선 제한되는 걸까…. 난 그대로 손을 치마 속으로 넣어 엉덩이를 향할까 하다가 양 손을 치마 위에 올렸다. 겉에서 먼저 만져주는 게 순서일 것 같았다. 손아귀에 힘을 좀 주며 엉덩이를 주물렀다. 주물럭주물럭… 오… 이게 얼마 만에 만져보는 여자의 엉덩이냐… 이런 건 수시로 만져줘야 하는데… 오… 여자들아 이런 건 공유 좀 하자…. 하지만 여자가 엎드려 있고 풍성한 치마 위로 만지는 거라 엉덩이의 직접적인 느낌은 거의 전해지지 않았다. 난 진짜 엉덩이를 만지기 위해 양 손을 치마 속으로 스윽 집어넣었다. 혹시 납작한 엉덩이라 만져지는 게 없으면 어떡하나 상당한 불안감이 밀려왔다. 난 납작한 엉덩이를 혐오했다. 물렁… 물렁… 오… 여자가 볼륨 있는 몸은 아니어서 사실 거의 기대를 안 했는데 의외로 만져지는 게 꽤 있었다. 얘는 글래머는 아니더라도 모양과 크기가 다 적당히 구비된 착한 몸이었다. 순간 아까 여자의 싸가지 없는 말투 때문에 계속 몸 안에 잔잔히 남아 있던 분노가 싹 사라지면서 사랑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주물럭주물럭… 오… 물렁물렁… 엉덩이… 내 엉덩이… 깜찍한 년… 고마워… 사랑해…. 난 내가 주무르는 엉덩이가 보고 싶어서 주무름을 멈추고 양 손으로 치마를 천천히 위로 올렸다. 스윽… 오… 수박 속처럼 새빨간 엉덩이 두 짝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의 치마를 훌러덩 까버린 나, 갑자기 내 위대함이 느껴졌다. 두 손을 새빨간 엉덩이 위에 올려 다시 주물럭거렸다. 주물럭주물럭… 오… 씨발 난 여자 엉덩이를 만지고 있어… 오… 난 네 엉덩이를 만지고 있어… 길거리의 예쁘장한 여자 중 한 명인 네 엉덩이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다고… 오… 좋아좋아… 팬티 벗기고 싶다… 팬티 벗길 때의 그 야릇한 느낌을 느끼고 싶어… 그 안에 숨겨진 엉덩이도 보고 싶어…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냐… 오… 주물럭주물럭… 난 여자의 몸 위로 올라가 몸을 포갰다. 팬티를 좀 내려 빳빳한 자지를 꺼낸 뒤 여자 엉덩이에 대고 사알살 비볐다. 오… 조금 있으면 넌 나한테 먹힐꺼야… 널 먹어버릴꺼야… 스윽스윽… 좋냐? 자지 느낌 받으니깐 꼴리냐? 난 몸을 조금 아래로 내려 자지를 보지 밑에 대고 비볐다. 스윽스윽… 오… 오… 이렇게만 하는데도 꼭 여자는 먹고 있는 기분이 드네… 오… 좋아… 내사랑… 오….
“옆으로 누워 봐요.”
난 여자의 왼쪽으로 내려오며 말했다. 여자가 상체를 올리고 있자 위에 엎드려 있기가 불편했다.
“이쪽으로.”
여자의 오른쪽 어깨를 잡고 내 쪽으로 살짝 당기며 덧붙여 말했다. 난 팬티를 벗고 몸을 일으켜 여자 뒤에 앉아서 옆으로 누운 여자의 몸을 감상했다. 은은하게 야한 느낌, 지금까지 본 모습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다시 한 번 섹스의 세계는 참 드넓다는 걸, 인간의 섹스는 결코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난 오른손으로 여자의 다리를 쓰다듬었다. 종아리… 스윽스윽… 허벅지… 스윽스윽… 느낌상 이 자세가 다리를 쓰다듬기에는 가장 좋은 것 같았다. 치마를 위로 걷어 올렸다. 아까 본 빨간 엉덩이, 하지만 이렇게 보니깐 아까보다 탐스럽게 보이는 것 같았다. 오른손으로 여자의 엉덩이를 만졌다. 주물럭주물럭… 오… 주물럭주물럭… 오… 엎드렸을 때보다 물컹하게 만져지는 느낌이 훨씬 컸다. 오… 엉덩이… 물컹물컹… 난 여자 뒤에 몸을 밀착시키며 옆으로 누웠다. 자지를 여자 엉덩이 가운데 아래쪽에 비비고 오른손으로 여자의 왼쪽 가슴을 브래지어 속으로 만졌다. 주물럭주물럭… 스윽스윽… 오… 자지가 쩌릿쩌릿… 이따가 삽입했을 때 이 자세가 나와야 하는데… 조루증 극복할 수 있을까….
“뒤로 누우세요.”
난 상체를 일으켜 앉으며 말했다. 드디어 보지빨기 이전의 모든 관람과 애무의 과정이 끝났다. 맛있는 섹스를 향한 일념 하나로 생전 처음 해보는 이 기나긴 여정을 훌륭히 수행해내다니, 보지 빠는 거에 한이 맺혔으면서 아직까지 보지를 빨지 않고 참아내다니 스스로가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래, 넌 할 수 있어. 넌 인생도 바꿨잖아. 난 뒤로 누운 여자의 아래쪽에 앉아 치마 끝자락을 바라봤다. 보일락 말락한 경계, 최후의 음미, 음… 난 여자의 다리를 적당히 벌리고 그 사이에 앉았다. 치마를 천천히 올리자 빨간 팬티가 드러났다. 음… 이제 이 모습도 마지막… 난 오른손으로 팬티 아래 부분을 쓰다듬었다. 스윽스윽… 드디어 보지를 맛볼 시간… 스윽스윽… 갈라진 곳으로 짐작되는 데에서 손가락에 힘을 좀 주며 위아래로 비볐다. 스윽… 스윽… 어때? 좋아? 스윽스윽… 보지물 좀 싸봐… 팬티 젖는 거 보고 싶어… 스윽스윽… 열려라 보지… 열려라 보지…. 하지만 보지가 열리지도 팬티가 젖지도 않았다. 너 정말 흥분 안 되는 거야? 음… 그래, 한 번 두고 보자. 난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코를 보지에 살짝 갖다 댔다. 음식 먹기 전에 냄새를 맡아보듯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이리 오너라 나의 보지~ 흠~ 향긋한 섬유유연제 냄새가 났다. 혹시 놓친 냄새가 있을 지도 모르니 다시 한 번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흠~ 냄새는 똑같았다. 아까 샤워하고 나서 잠시 여자의 팬티 냄새를 맡아봤었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아쉬웠다. 이따 진짜 보지 냄새를 맡을 때도 이런 역겨운 향만 나면 어떡하지… 그건 대재앙인데…. 난 여자의 양 다리를 접어서 위로 젖힌 뒤 침대 위에 엎드려 다시 코를 보지에 대고 뜨거운 콧김을 내뿜었다. 흐… 좋아? 보지싸우나 하는 거 같지? 흐… 어때? 이제 보지가 좀 움찔움찔하는 거 같아? 흐…. 난 자연스럽게 보지에 입을 살며시 맞췄다. 쪽… 쪽… 음… 보지에 원을 그리며 쪽… 쪽… 음…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이따 보지 빨 때 나한테 잘해줘야 해, 알았지? 쪽… 쪽… 사랑해….
난 몸을 일으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드디어 팬티를 벗겨야 할 때가 왔다. 코앞에 다가온 보지빨기, 긴장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난 팬티를 바라보며 어떻게 벗길지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팬티를 한 번에 다 벗겨버렸었는데 그건 좀 성급한 행동 같았다. 그 사이에 분명 흥을 돋우는 단계가 한두 개 정도 있을 터였다. 생각 같아선 팬티를 확 벗기고 보지를 덥석 물고 싶지만… 음… 맞다, 보지털. 난 여자의 다리를 내려 11자로 놓고 그 위에 다리를 벌려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상체를 숙여 팬티의 양 옆 상단에 양 손가락 끝을 걸었다. 다리가 불편해서 웬만해선 다리 굽히는 자세를 안 하려고 했는데 이 상황에선 이렇게 안 하면 제대로 된 맛을 느끼지 못할 것 같았다. 난 팬티를 잡고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스으윽… 두근두근… 이게 얼마 만에 벗겨보는 팬티냐… 오… 보지털이 보였다. 이름이 좆나 야한 ‘보지털’. 난 팬티를 반쯤 내리다가 본능적으로 멈춰야 겠다고 생각하고 손을 멈췄다. 그리고 야시시하게 드러난 보지털을 가만히 바라봤다. 시커멓고 빳빳한… 마치 정글처럼 강인한 느낌… 아가씨, 이렇게 보니깐 부끄럽지? 내가 꼭 아가씨 몸을 야금야금 훔쳐 먹는 거 같지? 나 지금 아가씨 보지털 보고 있어. 팬티 속에 꼭꼭 숨겨둔 보지털, 후훗. 난 오른손으로 보지털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음… 보지털… 스윽… 스윽…. 하지만 지금껏 그랬듯 보지털을 만지는 데에서 흥분이 되진 않았다. 이건 그냥 빳빳한 털일 뿐이었다. 아마도 여자의 몸에서 이미지성이 가장 강한 부위가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냄새는 한 번 맡아줘야 할 것 같아서 코를 보지털에 가까이 댔다. 개가 킁킁 대며 이게 뭔가 하며 냄새를 맡듯 냄새를 맡았다. 흐음… 흐음… 별다른 냄새는 나지 않았다.
드디어 다가온 결전의 순간, 과연 보지빨기를 잘 해낼 수 있을까…. 난 다시 팬티의 양 옆을 잡고 천천히 밑으로 내렸다. 스윽… 오… 모습을 다 드러낸 보지털, 하지만 예상대로 보지는 보이지 않았다. 불과 1, 2년 전까지만 해도 실제로든 야동으로든 보지를 제대로 본 적이 거의 없어서 팬티를 벗기면 바로 입 찢어진 보지가 보이는 줄 알았다. 난 팬티를 써먹을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써먹기 위해 보지 조금 아래까지만 팬티를 내렸다. 내리다만 팬티, 무방비상태의 보지, 음… 좋기 한데 뭔가 2% 부족했다. 난 그 모습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상체를 세우고 여자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바라봤다. 브래지어, 걷어 올려진 치마, 허벅지에 걸쳐진 팬티, 오… 그림이 아주 좋았다. 야한 잡지나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약탈당하는 여자의 모습이었다. 역시 그림은 넓게 봐야 했다. 난 마음을 가다듬고 오른손을 팬티와 보지 사이에 넣었다. 스윽… 보지가 만져졌다. 내사랑… 드디어 만났구나… 손바닥으로 마치 머리를 쓰다듬듯 보지털과 보지를 같이 쓰다듬었다. 스윽스윽… 오… 스윽스윽… 속수무책인 팬티… 너의 여왕을 내가 희롱한다… 보이느냐 나의 이 검은 손길이…. 자칫 싱거울 뻔한 터치가 팬티 때문에 다소 자극이 되는 것 같았다. 점점 섹스에 감이 생기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자는 전혀 흥분을 하지 않았는지 보지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보지를 굳게 다물고 있었다. 손가락을 조금 넣어서 입구를 살살 문지르면 열릴 것 같았지만 창녀들은 대체로 보지에 손 넣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아서 쉽사리 손을 놀릴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관문이 바로 앞이라 신중해야 했다.
이제 드디어 보지를 빨 시간이었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불안감이 밀려왔다. 만에 하나 여자가 보지 빠는 걸 거부하면 어떡하지?… 처음에 보지 빨아도 되냐고 정확히 물어볼 껄 뭉뚱그려서 물어본 게 후회됐다. 난 여자의 왼쪽으로 내려와 팬티를 벗기기 위해 양 손을 팬티 양 옆에 댔다. 보지를 빨기 전에 보지의 생김새를 눈으로 한 번 보고 싶은데… 작년에 중국 국경에서 한 번 보긴 했지만 대충 봐서 정확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아… 좆나 보지 보고 싶은데… 근데 창녀들 보지 보는 거 싫어하는 것 같던데… 어떻게 해야 순조롭게 보지를 볼 수 있을까… 스윽… 아! 팬티! 난 보지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떠올랐고 팬티를 조금 내리다가 여자의 양 다리를 접어서 위로 들어올렸다. 그리고 다시 여자 아래로 몸을 옮긴 후 침대 위에 엎드렸다. 보지, 그 위에 천막처럼 쳐져 있는 팬티, 이렇게 하면 여자의 시선이 차단돼서 눈치를 보지 않고 잠시 동안 편하게 보지를 볼 수 있을 터였다. 팬티가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은 몰랐다. 팬티 만세!
“다리 이렇게 좀 잡고 있어 봐요.”
난 여자가 이제 내가 보지를 공략하려는 줄 알고 당연히 다리를 들어 올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일부러 그러는 건지 몰라서 그러는 건지 자꾸 다리가 내려오려고 하길래 말했다. 여자는 귀찮은 듯 대충 다리를 잡았다. 눈앞에 놓인 보지… 너무나 보고 싶었던 보지… 음… 난 숨을 죽이며 보지를 바라봤다. 근데 그 순간, 몸속 깊은 곳에서 어떤 짜증이 확 밀려왔다. 뭘까… 이 짜증… 음… 거리! 보지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작년에 본 중국 여자애의 보지도 너무 가까이에서 봐서 보지의 생김새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었다. 어떡하지… 빨리 보지를 빨지 않으면 여자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제지를 가할지도 몰라… 그러면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기회마저 날아가 버릴 수도 있어… 안 돼… 안 돼… 에잇! 반복적인 실수를 굉장히 싫어하는 난, 더 이상 후회스런 섹스를 하고 싶지 않은 난 머릿속으로 진저리를 치며 몸을 약간 침대 아래쪽으로 내렸다. 그리고 여자가 이상한 낌새를 채지 않게 잽싸게 오른손가락으로 보지 앞을 쓰다듬었다. 스윽스윽… 스윽스윽…. 다행히 여자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휴… 그래 잘하고 있어…. 난 보지를 보기 위해 손을 보지 오른쪽으로 옮겼다. 정면에 모습을 드러낸 보지… 음… 우리 몸의 일반적인 피부와 달리 매끄럽거나 탱탱한 느낌이 아닌… 쭈글쭈글하고 후줄근한 느낌이 나는… 다소 코끼리 피부 같은 느낌의 조금도 야함이 느껴지지 않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는 보지 겉면… 아… 보지의 겉모습은 실상 이렇구나… 이게 겉모습이구나… 중국 여자애도 보지를 다물고 있었는데 여자들은 평소에 이렇게 보지를 다물고 있구나… 그런 거구나…. 난 생물도감을 보며 지식을 쌓듯 보지의 겉면에 대해 이해를 해나갔다. 몇 초간 그렇게 유심히 본 뒤 다시 보지 앞을 쓰다듬었다. 잠시 안심을 시킨 뒤 이제 안을 보기 위해 양 손가락 끝을 보지의 찢어진 곳 양 옆에 놓고 원을 그리며 쓰다듬었다. 스윽… 스윽… 그러면서 바깥쪽으로 조금씩 당겼다. 스윽스윽… 스윽스윽… 주우욱… 오… 포스트잇을 뗄 때의 느낌처럼 두툼한 살덩이가 위에서부터 입을 헤- 하고 벌렸다. 야동에서 보던 그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속이 붉은 것! 그토록 보고 싶었던 보지의 모습! 오… 난 보지 주위를 쓰다듬으며 보지의 전체적인 모습을 차분히 바라봤다. 겉은 어둡고 안은 불그스름한 바깥 입술, 분홍색에 가까운 붉은 빛의 울퉁불퉁 굴곡진 내부, 겉과 달리 소라의 살처럼 연하게 생긴 살, 안쪽의 엄지손가락 둘레 정도의 에일리언 입속의 또 다른 작은 입처럼 다소 요상하게 생긴 구멍, 음… 보지가 이렇게 생겼었군… 이런 구조 이런 색깔… 저 구멍이 바로 자지가 들어가는 구멍이군… 생각보다 꽤 아래에 있네… 근데 왠지 야동에서 봤던 보지들과는 좀 다르게 생긴 듯하네… 보지도 남자들 자지처럼 다 조금씩 생김새가 다른 듯… 막상 보니 별 것도 아닌데 괜히 여자들이 안 보여줘서 한이나 맺히고 참… 아가씨 고마워… 한 풀어줘서…. 난 조금 더 보고 싶었지만 아가씨가 제지를 가할까봐, 이제 가장 중요한 보지를 빨 시간인데 이 일에 무슨 문제라도 생길까봐 관찰을 서둘러 마무리 짓고 얼굴을 보지에 천천히 갖다 댔다.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흠… 다시 한 번 흠… 아… 이 묘한 시큼한 냄새… 제 3세계로 안내하는 듯한 이 냄새… 예전에는 처음 섹스한 여자친구가 자궁이 안 좋아서 그런지 보지에서 이 냄새가 마치 전장에 진동하는 피비린내처럼 너무 역하게 나서 싫었었는데 이젠 이 냄새가 너무 좋았다. 너무 강하지만 않는다면 정말 자극적인 냄새였다… 흠… 아… 근데… 얘 보지냄새가 너무 약한데… 아까 팬티 안쪽의 냄새를 맡고 대충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너무 약해… 음… 보지에서 냄새가 안 나는 걸 손님에 대한 예의로 착각하는 창녀들… 쓸데없이 청결을 강조하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머저리 같은 창녀들! 내가 이 냄새를 얼마나 기다려 왔는데! 짓밟힌 나의 꿈! 난 다음부터는 여자한테 꼭 보지를 물로만 살짝 씻으라고 말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난 맛있는 섹스를 위해 서둘러 분노를 삭인 뒤 보지에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여자에게 내 마음을 전했다. 흐… 내가 지금 얼마나 흥분했는지… 흐…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흐… 야, 기분 좋냐? 뜨거운 바람 부니깐 보지가 벌렁벌렁해? 자, 지금부터 시작이야. 보지야, 널 향해 달려간다. 내 한을 풀어줘. 난 적당히 입을 벌려 보지에 사뿐히 갖다 댔다. 아음… 입을 천천히 다물며 한 입 음미했다. 음… 매끄럽고 촉촉하고… 다시 한 입 아음… 아… 맛있다…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기분… 야동을 보든 주위에서 얘기를 듣든 보지빨기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없는 것 같아서 과연 맛있을 지 의문이 들었었는데 다행히 느낌이 좋았다. 내 취향이었다. 작년에 중국 여자애 보지 빨 때는 그냥 물렁물렁한 거 빤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는데 역시 충실한 애무와 충만한 감정이 뒷받침되니깐 보지맛이 아주 감미로웠다. 온몸이 후끈 달아오른 난 보지를 허겁지겁 빨기 시작했다. 마치 통닭을 정신없이 뜯듯이, 동그란 막대아이스크림을 수루룩수루룩 빨듯이. 음냐음냐… 수루룩수루룩… 씨발 대음순… 질겅질겅… 너덜너덜한 닭벼슬 같이 생겨가지고… 질겅질겅… 요 쫀득쫀득 탱탱한… 혓바닥으로 보지 크게 핥기… 수우욱수우욱… 아… 이 미끌거리는 맛… 수우욱수우욱… 씨발 보지 좋아… 아… 역시 보지는 좆나 맛있는 거였어… 수우욱수우욱… 널 삼켜버릴꺼야… 혀를 구멍 속으로 쑤우욱… 오… 구멍… 보지구멍… 쑤우욱쑤우욱… 오… 흥분돼? 자지 들어가는 느낌이야? 쑤우욱쑤우욱… 죽을 것 같아? 오… 다시 보지대문을 쪼옥쪼옥… 질겅질겅… 아… 씹어먹고 싶다… 쪼옥쪼옥… 입 크게 벌려서 굴착기가 땅 파듯 보지 전체 훑으며 빨기… 아음… 음냐음냐… 아음… 음냐음냐… 씨발 보지… 이 촉촉하면서 미끌거리는 느낌… 시큼한 냄새… 음습한 동굴에서 누더기 옷을 입고 질펀하게 섹스하는 듯한… 추한 듯하면서도 아주 자극적이야… 인간의 본성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수우욱… 수우욱….
다행히 여자는 내가 보지를 빠는 동안 몸을 뒤틀거나 그만 빨라는 말을 하며 제지를 가하지 않았다. 보지맛은 정말 꿀맛이었다. 하지만 여한이 남지 않을 만큼 신나게 한 번 빨자 이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큰 흥분이 오지 않았다. 더 이상의 애무는 시간낭비일 것 같았다. 다리가 침대 밖으로 나와 다리를 접어올리고 있었더니 다리에도 무리가 오는 것 같았다. 난 마음을 가다듬고 마지막으로 혀를 보지구멍 속으로 깊게 몇 차례 쑤셔 넣었다. 쑤욱쑤욱쑤욱… 혀를 빼고 사랑을 듬뿍 담아 보지에 가볍게 키스를 2번 했다. 쪽… 쪽… 고마웠어 보지야… 사랑해….
난 몸을 일으켜 여자 아래쪽에 앉았다. 드디어 대장정을 마치고 마지막 단계인 삽입을 해야 할 때였다. 항상 매춘을 할 때면 자지를 넣자마자 급흥분돼서 얼마 못 흔들고 좆물을 싸버리는 나, 지금껏 완벽한 애무를 했는데 여기서 삑사리가 나면 상당한 우울감이 밀려올 것 같았다. 두렵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 난 여자 위로 몸을 숙여 오른손을 브래지어 옆에 대며 말했다.
“잠깐 옆으로 들어봐요.”
여자가 몸을 옆으로 들었고 난 오른손을 브래지어 뒤의 고리부분에 대고 엄지는 바깥으로, 검지와 중지는 안쪽으로 약간 힘을 주어 밀었다. 탁, 브래지어의 고리가 풀렸다. 몇 년 만에 해본 건데도 손의 감각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괜히 우쭐한 마음이 들었다. 브래지어를 벗겨서 옆에 놓고 허벅지에 걸린 팬티도 내려서 벗겼다. 많은 시간을 같이 한 빨간 팬티여 안녕. 근데 팬티를 벗기자 여자는 이제 내가 삽입을 하려는 줄 알고 바로 침대 옆에 놓아둔 콘돔에 손을 뻗더니 포장지를 뜯으려고 했다.
“지금 안 할꺼에요.”
난 삽입 전에 잠시 여자와 포옹을 할 생각이었다.
“알았어요.”
하지만 여자는 이미 포장지를 뜯고 콘돔을 꺼내려 했다.
“아니, 조금 있다가요.”
“알았어요. 일단 끼고요.”
“아니, 지금 알 할 거니깐 조금 있다가요. 조금만 있다가.”
난 그냥 낄까 하다가 기싸움에서 지기 싫어서 계속 밀어붙였다. 여자는 썩 내키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다시 콘돔을 옆에 내려놨다. 아무래도 콘돔 안 끼고 삽입하려는 남자들을 막기 위해서 그런 것 같았다. 창녀들의 생존을 향한 치열한 몸부림이 느껴졌다. 난 몸을 앞으로 숙여 여자 위에 몸을 포갰다. 두 나체의 만남… 아… 온몸으로 느껴지는 이 기분… 부드러운 피부… 아 좋다… 아… 아… 난 빳빳한 자지를 보지 앞에 대고 골반을 천천히 움직였다. 스윽… 스윽… 아… 좋아… 마치 섹스하는 거 같아… 몸은 부들부들… 자지는 꼴려꼴려… 아… 뜨거운 내가슴… 아… 진정 살아 있는 것 같아…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지겨운 현실에만 있었던 것 같아… 가끔씩 이런 숨을 트는 시간이 필요한데… 여자가 필요해… 아… 한껏 흥분이 된 난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여자는 바로 눈치를 채고 콘돔을 집어서 자지 앞에 갖다 댔다.
“잠깐….”
난 오른손을 동그랗게 말아 자지를 앞에서 뒤로 한 번 쓸며 자지털을 뒤로 세심히 넘기며 말했다. 자지털이 너무 무성해서 그냥 콘돔을 끼면 자지털이 그 안에 끼어 삽입할 때 상당한 통증이 밀려왔다. 여자가 콘돔을 자지에 꼈고 난 여자의 다리를 접어서 들어 올린 뒤 다리를 벌리고 보지 가까이 앉았다. 천천히, 천천히 하는 거야. 최대한 안정을 취하며 천천히. 자… 근데 자지를 보지 앞에 대자 여자가 내 자지를 잡고 바로 보지에 넣으려고 했다.
“제가 할께요.”
난 순간 이 년이 내 계획을 다 망치려는 것 같아서 다소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이 씨발년들은 왜 지네가 자지를 넣으려고 하는 거야! 내가 자지도 못 넣는 애야! 난 자지를 잡고 아까 봤던 구멍의 위치를 생각하며 조심스레 보지 아래쪽에 대가리를 댔다. 난 그동안 보지구멍의 위치를 잘 몰라서 항상 근처에서 부비적대다 얼떨결에 자지를 집어넣곤 했었다. 사실 방금 전에 여자가 자지를 넣으려고 할 때 화가 났던 이유에 이러한 자격지심도 있었다. 난 구멍의 정확한 위치를 찾기 위해 여자에게는 삽입 전 비비는 동작으로 느껴지게 하며 자지를 앞으로 조금 밀며 위아래로 살짝살짝 움직였다. 스으윽… 스으윽… 스으윽… 쑤우욱… 오, 대가리를 비비는 도중 자지가 갑자기 구멍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 이게 아닌데… 하지만 순간 당황이 좀 되긴 했지만 다행히 넣자마자 급흥분이 되진 않았다. 휴… 진정해 진정… 지금부터가 시작이야…. 난 최대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가장 자지에 압박이 덜 가는 정자세를 취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여자 위로 몸을 포갰다. 그리고 지금까지 섹스했던 것 중에서 가장 느린 속도로 골반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발 급흥분이 되지 않기를… 스으윽… 스으윽… 스으윽… 그래 잘하고 있어… 안정적이야… 이렇게 가는 거야… 스으윽… 스으윽… 쑤시는 기분은 안 나지만 어쩔 수 없어….
“힘 빼세요.”
난 여자가 왠지 보지를 조이는 것 같아서 왼쪽 골반을 살짝 두드리며 말했다. 이것이 일을 망치려고… 스으윽… 스으윽… 천천히… 먼 길을 가려면 준비과정이 필요해… 스으윽… 스으윽… 아… 천천히 해도 쾌감이 오긴 오네… 아… 좋다… 스으윽… 스으윽… 이번엔 반드시 하고 싶은 체위들을 충분히 하고 말꺼야… 더 이상 조루는 되기 싫어… 스으윽… 아… 좋아….
지루하다 싶을 만큼 정자세를 충분히 하고 나서 난 자세를 바꾸기 위해 천천히 상체를 들어올렸다. 이 자세에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체위는 3개 정도… 어떤 걸 할까… 가장 하고 싶은 건 여자 다리 위로 젖혀서 상체 앞으로 숙이고 보지 쑤시는 건데… 아… 그 자세로 좆나게 보지 쑤시고 싶다… 하지만 그러면 섹스는 거기서 끝이야… 난 급흥분해서 바로 사정을 하고 말꺼야… 그럼 무릎 접어서 들어올린 뒤 무릎 꿇고 앉아 쑤실까?… 아냐… 그것도 위험해… 그 자세들 다 상당히 흥분되는 자세들이야… 아… 조루의 비애…. 결국 난 조임이 상대적으로 약한 다리 펴고 앉아서 하는 자세를 취하기로 했다. 난 삽입을 한 채 아주 천천히 여자의 다리를 접어서 좀 들어 올린 뒤 두 다리를 앞으로 펴고 앉았다. 삽입한 채 자세를 바꾸다가 자지에 압박이 가해지며 급흥분이 되어 자세 바꾸자마자 바로 좆물이 나온 경우가 몇 번 있었기 때문에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여자의 다리를 접어서 다시 침대 위에 내려놓고, 내 몸을 앞으로 좀 당겨 자지와 보지의 간격을 적당히 맞췄다. 난 나체로 누워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골반을 천천히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으윽… 스으윽… 스으윽… 아… 좋다… 침착해… 스으윽… 스으윽… 숨 고르고… 스으윽… 스으윽… 아… 좋다… 스으윽… 스으윽… 보지에 자지를 넣었다 뺐다 하는 이 풍경… 항상 꿈에 그리는 이 풍경…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아주 단조로운 이 풍경… 여자는 무슨 생각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창녀들이 그렇듯 아무 생각 없는 걸까… 나의 정성스런 애무로 의도치 않게 몸이 달궈지자 생각이 많아진 걸까… 아… 좋다… 보지 쑤시기 좋아… 넣었다 뺐다… 넣었다 뺐다… 아…. 계속 마음을 가라앉히고 호흡을 조절했더니 다소 밋밋한 감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흥분이 유지됐다. 이대로만 간다면 성공적인 섹스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역시 뭐든지 노력이 필요했다. 난 자지를 넣었다 뺐다 하며 다음 동작으로 뭘 할까 생각했다. 뒤치기, 다리 위로 젖히고 쑤시기, 옆치기, 옆으로 누워 뒤치기, 엎드려서 뒤치기… 지금 상태가 괜찮긴 하지만 혹시라도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했다. 고민 끝에 난 옆치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2003년에 사귄 여자친구와의 마지막 섹스에서 얼떨결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옆치기를 했었는데 그 자세 상당히 좋았던 것 같았다. 야동에서도 그 자세는 항상 자극적으로 보였었다. 난 옆치기를 하기 전에 일단 자지를 뺐다. 여자의 몸을 틀어야 하기 때문에 자칫 하면 자지에 큰 압박이 가해져 급흥분이 될 수도 있었다.
“옆으로 누워 봐요. 이쪽으로.”
난 여자에게 내 오른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자는 몸을 틀어 왼쪽으로 누웠다. 그 다음엔… 근데 아주 오랜만에 해보는 자세여서 그런지 순간 다리를 어떻게 놔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예전에 했을 때는 여자친구는 침대 가장자리에 눕고 난 한쪽 다리를 침대 바깥으로 빼서 서서 했었다. 야동에서도 다리를 어떻게 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음… 여자의 아래쪽 다리를 다리 사이에 놓고 무릎 꿇고 했었나… 그렇게 하면 무릎에 무리가 올 텐데… 근데 그렇게 안 하면 삽입이 잘 안 될 것 같고…. 난 우선 삽입을 한 후 이후의 자세를 생각하기로 하고 여자의 왼쪽 다리를 일자로 놓고 그 양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왼손으로 오른쪽 다리를 잡아 위로 세우고, 몸을 좀 더 보지 쪽으로 당겨 앉으며 오른손으로 자지를 잡아 보지에 겨냥했다.
“다리 좀 잠깐 잡고 있어 봐요.”
난 구멍의 위치도 잘 모르는데 괜히 불편한 자세로 어설프게 넣다가 뜻하지 않은 봉변을 당할까봐 여자에게 말했다. 여자는 이 자세를 잘 모르는지 귀찮은지 다리를 반 접어 대충 잡았다. 중요한 순간인데 여자가 비협조적인 것 같자 살짝 짜증이 났다. 난 여자가 다리를 잡고 있는 틈을 타 고개를 잠시 아래로 내려 구멍의 위치를 대충 파악한 뒤 왼손을 보지 근처에 댔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자지를 잡고 구멍이 있을 듯한 곳에 자지대가리를 들이댔다. 부비적부비적… 분명 같은 구멍인데 옆으로 넣으려고 하면 마치 전혀 다른 구멍에 넣는 기분이야… 예전에도 이랬었어… 쑤우욱… 그때 자지가 보지 속으로 들어갔다. 오… 넣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지에 상당한 쾌감이 밀려왔다. 진정… 진정… 휴…. 난 내 다리 상태 같은 건 잊어버리고 바로 여자의 다리를 들어 올려서 내 왼쪽 어깨 위에 걸고 아주 천천히 골반을 앞뒤로 움직였다. 스으윽… 스으윽… 아… 진정… 진정… 스으윽… 스으윽… 좋아… 아… 진정… 스으윽… 스으윽… 역시 이 자세가 참 좋구나… 그동안 진짜 해보고 싶었는데 만날 까먹어가지고… 스으윽… 스으윽… 아… 행복해… 여자를 옆으로 따먹는 이맛… 스으윽… 스으윽… 자세가 꼭 그네 타면서 하프를 켜는 것 같네… 아… 좆나 좋다… 스으윽… 스으윽… 흥분해서 그런지 다리도 안 아프네… 스으윽… 스으윽… 이대로 속도 좀 내볼까… 얘 보지 좆나 쑤시고 싶은데… 이 자세라면 사정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 스으윽… 스으윽… 아냐… 난 이번에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체위들을 여러 가지하며 부족함이 없는 섹스를 해내야만 해… 오늘은 반드시 그동안 섹스에 맺혔던 한을 다 풀어버려야 해… 더 이상의 악순환은 안 돼… 스으윽… 스으윽… 아… 좋다… 보지 쑤시는 거 너무 좋아….
옆치기를 충분히 즐긴 난 다음 단계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옆으로 뒤치기를 하기로 했다. 잡고 있던 여자의 다리를 밑으로 내리고 다시 자지를 뺐다. 번거롭더라도 최대한 안전한 방법으로 가야 했다. 여자 뒤에 약간 거리를 두고 자지를 여자 엉덩이 아래쪽으로 대며 옆으로 누웠다. 자지가 길면 아무렇게나 누워도 다 삽입이 가능하지만 난 자지가 작은 편이라 이렇게 해서 삽입을 먼저 확실히 해줘야 했다. 난 오른손으로 여자의 오른쪽 다리를 좀 들어 올리고 왼손으로 자지를 보지 쪽에 조심스럽게 댔다. 예전에 중국 베이징에서 콜걸이랑 섹스할 때 조준을 잘못해서 살짝 항문 쪽으로 자지를 댔더니 창녀가 바로 고개를 돌려 날 아주 불쾌하게 쏘아본 적이 있어서 이렇게 보지가 잘 안 보일 때는 상당히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난 방금 전에 삽입할 때를 생각하며 보지에 자지를 대고 부비적거렸다. 이쯤인 것 같은데… 쑤우욱… 오… 이제 구멍의 위치에 대한 감이 웬만큼 잡혔는지 자지는 금세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마치 오랜 연습 끝에 물구나무서기를 할 수 있게 된 것과 같은 뿌듯함이 들었다. 오케이, 보지 접수! 난 여자의 오른쪽 다리를 내려놓고 몸을 여자의 몸에 밀착시켰다. 왼팔로 머리를 옆으로 받쳐 세우고 오른손으로 여자의 가슴을 만지며 천천히 골반을 움직였다. 스으윽… 아… 스으윽… 아… 좋아… 좋아… 스으윽… 스으윽… 아… 이 자세도 굉장히 오랜만에 해보는 건데 느낌 죽이네… 하길 잘했어… 처음 섹스한 누나랑 이 자세를 했었는데… 뒤치기는 동물 같아서 싫다고 하면서 이렇게 옆으로 뒤치기하는 건 허락했었지… 스으윽… 아… 스으윽… 스으윽… 좋아… 좋아… 스으윽… 아… 좆나 쑤시고 싶다… 스으윽… 침착해… 침착… 스으윽… 스으윽… 아… 마치 따스한 봄날 여자친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듯한 잔잔한 분위기… 스으윽… 스으윽… 곤히 자고 있는 여자친구에게 자지자장가를 들려주는 듯한… 스으윽… 스으윽… 자지에 쩌릿쩌릿 전해지는 우리의 사랑… 스으윽… 스으윽… 아… 이심전심이라 했는데 이 여자도 이런 기분을 느끼고 있을까… 여자와 이 기분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애타게 흘러나오는 신음소리 한 번 들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아무 반응이 없는 그녀… 스으윽… 스으윽… 아… 좋아….
다행히도 섹스는 순조롭게 흘러갔다. 격렬한 맛은 없지만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 하는 것처럼 은은히 즐기는 맛이 있었다. 게다가 벌써 4개째, 대충 3개 정도 하다가 성급히 끝나버렸던 예전과 비교하면 대단한 발전이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이미 성공적인 섹스를 했다고 할 수 있었다. 웬만큼 삽입을 즐긴 난 이제 마지막 체위를 하며 사정을 할까 생각했다. 여자 입에서 아아… 소리가 저절로 나오게 보지를 신나게 쑤시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바깥 세상을 애타게 기다리는 내 불쌍한 좆물. 하지만 아직도 매우 하고 싶은 자세가 3개나 남았는데 그 중에 하나만 하고 끝내버리면 아쉬움이 클 것 같았다. 한을 풀기 위한 강한 집념! 결국 난 남은 것 중에서 가장 흥분이 덜 될 것 같은 정자세에서 다리 올리고 쑤시는 체위를 하기로 했다.
“뒤로 편하게 누우세요.”
난 자지를 빼고 상체를 일으키며 여자에게 말했다. 말하고 나자 왠지 안마사처럼 말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자는 뒤로 누웠고 난 여자 보지 아래쪽에 무릎 꿇고 앉았다. 두 손으로 여자의 양 다리를 접어서 들어 올리며 자지를 보지 앞으로 댔다. 부비적부비적, 이제 정자세에서 보지의 위치가 명확히 파악이 된 난 여유롭게 보지 앞을 훑었다. 쑤우욱… 잠시 쓰다듬다가 보지 아래쪽에 대고 힘을 좀 주자 자지대가리가 보지 속으로 들어갔다. 입 벌린 보지, 따인 보지, 오… 난 이 광경이 마음에 들었고 그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며 자지를 뒤로 살짝 빼서 대가리를 보지 입구에 걸쳤다. 다시 앞으로 살짝 밀어 넣었다. 띵동. 다시 뒤로, 다시 앞으로, 띵동. 소량의 움직임으로 보지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이 동작, 마치 내가 전지전능한 신이 되어 여자의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 같아서 아주 뿌듯했다. 난 자지를 천천히 다 집어넣고 여자의 접힌 양 다리 사이에 양 팔을 하나씩 낀 다음 몸을 앞으로 숙여 바닥을 손으로 짚었다. 아예 여자의 두 다리를 어깨 위에 걸치고 쑤시고 싶었지만 그 자세는 급흥분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난 심호흡을 하며 골반을 천천히 움직였다. 쑤우욱… 쑤우욱… 오… 쑤우욱… 쑤우욱… 오… 죽인다… 죽여… 오… 안 돼… 난 순간 위험을 감지하고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후… 후… 진정해… 진정… 흥분이 좀 가라앉았을 때 천천히 자지를 뺐다. 휴… 천천히 해도 생각했던 것보다 자지에 훨씬 큰 쾌감이 밀려와서 사정을 할 것만 같았다. 이 자세에서 사정을 하고 싶진 않았기에 아쉽지만 이 자세는 그만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뒤돌아서 엎드리세요.”
난 이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여자에게 말했다.
“무릎 꿇고요.”
엎드려 누우려는 여자의 무릎을 톡톡 치며 말했다. 엎드려 누워서 할꺼긴 했지만 자지가 길지 않은 난 우선 엉덩이를 들어 올려야 뒤에서 삽입이 가능했다. 여자는 무릎을 꿇고 두 팔로 상체를 떠받치며 엎드렸다. 속수무책으로 자지의 공격을 받아내야 하는 뒤치기 자세, 흥분을 불러오는 자세, 음… 좋아….
“몸은 아래로 숙이고요.”
난 그 상태로 자지를 꽂으려다가 포르노에서 그 자세에서 머리를 아래로 처박고 있는 게 훨씬 자극적으로 보여서 그 모습이 한 번 보고 싶어 여자의 등 위쪽을 가볍게 누르며 말했다. 어서 보지를 좆나게 쑤시고 싶어 조바심이 났지만 늦을수록 돌아가란 말을 상기시키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여자는 좀 서툰 움직임으로 상체를 아래로 내렸다. 뭔가 창녀 같지 않은, 움직임이 어색한, 아까도 이런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 여자는 왠지 섹스 경험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어리숙한 년. 난 여자 뒤에 무릎을 ㄴ자로 꿇고 앉아 뒤태를 감상했다. 달처럼 높이 솟아오른 엉덩이, 원래보다 1.5배 정도 커 보이는 엉덩이, 다행히 볼륨이 좀 있어 볼 만했다. 2003년에 사귄 여자애의 엉덩이를 이 자세로 한 번 본 적이 있었는데 걔는 몸이 전체적으로 납작해서 엉덩이에서 어떤 감흥도 받을 수 없었다. 시선을 옮겨 등 쪽을 바라봤다. 아래로 수그린 상체, 뭔가에 억눌리고 있는 듯한 모습. 난 뒤로 약간 떨어져서 여자의 머리부터 발까지의 전체적인 모습이 한 번 보고 싶었다. 가까이에서 보니깐 시야가 좁아서 포르노에서 본 그 야한 느낌이 다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불행히 그렇게까지 할 여유는 없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지를 코앞에 두고 이렇게 마지막 여유를 부린 것도 간신히 한 거였다. 게다가 여자는 화장이 지워질까봐 그러는지, 처음 해보는 자세여서 익숙하지 않아서 그러는지 머리 처박고 있는 자세가 영 불편해보였다. 기본기도 안 돼 있고… 짜증나는 년. 결국 난 매우 아쉽긴 했지만 이 자세는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두 손을 양 엉덩이에 하나씩 올려놓았다. 주물럭주물럭… 오… 주물럭주물럭… 오… 예… 포르노에서 이 자세에서 엉덩이를 만질 때 유난히 자극적으로 보였었는데 역시 그 느낌이 맞았어… 주물럭주물럭… 아… 좋아… 엉덩이 좆나 세게 한 번 후려치고 싶다… 돼지 엉덩이 걷어차는 것처럼… 아….
난 마지막 애무를 즐긴 뒤 몸을 앞으로 좀 당기며 자지를 보지 쪽으로 갖다 댔다. 예전에는 이 자세에서 보지가 시야에 들어오지 않아 보지의 위치가 잘 파악이 안 됐었는데 상체를 숙이자 엉덩이의 장막이 좀 걷혀져 보지의 위치가 쉽게 파악됐다. 다음부터는 이 자세할 때 항상 이렇게 상체를 숙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난 보지에 자지를 대고 천천히 앞으로 밀었다. 쑤우욱… 아… 이젠 보지가 완전히 흥분상태에 들어섰는지 구멍에 살짝 대기만 했는데도 자지가 아주 매끄럽게 들어갔다.
“엎드려요. 다리 펴고.”
난 여자의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 난 여자와 함께 자지에 갑자기 압박이 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면서 천천히 침대 위에 엎드렸다. 엎드린 여자, 그 위에 자지를 꽂고 엎드린 남자, 군대 훈련소 시절 어떤 개구쟁이 같이 생긴 남자애가 자기는 이 자세가 제일 좋다고 해서 제대 후에 해봤는데 느낌이 좋아 그 후 마지막 체위는 대체로 이걸로 하고 있었다. 난 여자의 팔을 쓰다듬으며 골반을 천천히 앞뒤로 움직였다. 쑤우욱… 쑤우욱… 아… 자지가 바나나처럼 휘어져서 들어가는 이 느낌… 쑤우욱… 아… 엉덩이쿠션 좋아… 이래서 여자는 엉덩이에 볼륨이 있어야 돼… 쑤우욱쑤우욱… 아… 좋아… 영화 <텔미썸딩>에서 엎드린 여자애 치마 걷어 올리고 팬티 쭉 내리고 바로 뒤에서 쑤시던 그 장면… 바로 이 모습… 아… 아… 오늘 섹스 아주 만족스러워… 쑤우욱… 쑤우욱… 아가씨 사랑해… 아… 쑤욱쑤욱… 아… 그래 가는 거야… 쑤욱쑤욱… 씨발 가는 거야… 쑤시는 거야… 쑤욱쑤욱… 아아… 쑤욱쑤욱… 아아… 보지보지… 엉덩이엉덩이… 쑤욱쑤욱… 쑤욱쑤욱… 아아… 난 널 좆나게 발라먹었어!… 아아아!… 쑤셔쑤셔쑤셔!… 아아아!… 쌀꺼야!… 니 보지에 쌀꺼야!… 쑤욱쑤욱쑤욱!… 아아아!… 쑤욱쑤욱쑤욱!… 아!… 하… 쑤우우우욱… 하… 쑤우우우욱… 하… 쑤우우우욱… 하… 하…. 난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성공적인 사정을 했다. 순간 힘이 쭉 빠졌고 잠시 그대로 여자 위에 엎드려 있기로 했다. 싸가지 없는 년들은 사정 후 바로 자지를 빼려고 하는데 다행히 얘는 그러지 않았다. 사랑스러운 년, 아무래도 얜 싸가지 없는 애는 아닌 것 같았다.
잠시 후, 난 그대로 좀 더 엎드려 있고 싶었지만 여자가 힘들어할 것 같아서 그만 내려오기로 했다. 손으로 콘돔을 잡으며 조심스럽게 자지를 뺐다. 재수 없게 콘돔이 빠져 막판에 에이즈라도 걸리면 내 인생은 끝나는 거였다. 자지를 빼고 왼쪽으로 내려오자 여자는 바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아마도 창녀의 마지막 임무를 행하기 위해 콘돔을 빼주고 자지를 닦아주려는 것 같았다.
“조금만 있다가요, 잠깐만 이렇게 누워있고요.”
난 여자가 상체를 다 일으키기 전에 차분하면서도 황급히 말했다. 마지막으로 여자의 몸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이 여운을 잠시 즐기고 싶었다. 여자는 내 말을 듣더니 탁자 위의 휴대전화를 집어 액정화면을 바라봤다. 시간을 확인한 듯했다. 마침 나도 시간이 궁금했는데 잘 됐다 싶어 물었다.
“몇 시에요?”
“40분 지났어요.”
40분 동안이나 섹스를 하다니… 예전엔 길어야 30분이었던 것 같은데… 근데 시간이 더 흘렀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적게 흘렀네….
“옆에 잠깐만 누워요.”
난 옆 자리를 살며시 두드리며 말했다. 여자는 다행히 나의 끝없는 요구사항에 적응이 됐는지 별로 불편해하는 기색 없이 바로 자리에 누웠다. 착한 것… 고마워 아가씨…. 근데 여자를 만지려고 하자 순간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정 뒤에는 성욕이 바닥나서 여자의 몸을 만져도 전혀 흥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여자의 몸을 만지면 만족스런 식사 후 맛없는 디저트로 입맛을 다 버리는 것처럼 오히려 지금의 충만한 감정을 깨뜨리는 쓸데없는 짓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만지면 이제 또 언제 만질지 모르는 이 귀한 시간을 내버리는 꼴이 될 텐데… 힘이 하나도 없어서 빨리 쉬고 싶은데 마지막까지 이런 고민을 해야 하다니… 젠장… 아… 어떡하지…. 결국 난 여자의 몸은 안 만지기로 했다. 생애 처음 충만한 섹스를 했는데 이걸 마지막에 망칠 순 없었다. 아까워도 참아야 했다.
“옆으로 좀 누울래요? 왼쪽으로.”
난 대신 여자와 살을 맞대며 나란히 옆으로 눕기로 하고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가슴과 보지를 포기한 이상 이 자세가 서로에게 편하기도 하고 분위기도 더 좋을 것 같았다. 여자는 마지막으로 불평 없이 몸을 옆으로 돌렸고 난 여자 뒤에 몸을 밀착시키며 나란히 옆으로 누웠다. 그리고 이렇게만 있으면 왠지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친밀감을 좀 형성하기 위해 오른손을 여자의 오른쪽 어깨 위에 살며시 얹었다. 아… 드디어 모든 게 끝났구나… 노곤하다… 이렇게 알몸으로 둘이 나란히 누워있으니깐 분위기 괜찮네… 마치 한여름 밤에 애인이랑 잔디밭에 누워서 시원한 바람 맞으며 별구경하는 듯한 느낌이야… 아… 좋다…. 힘도 없고 분위기도 좋아서 난 그대로 10분 정도 있기로 했다. 그렇게 섹스를 마무리하고 여자가 잠시 나갈 준비를 하면 딱 1시간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잠시 후, 난 갑자기 이 시간을 이대로 마무리할 수 없다는 오기 같은 게 치솟았다. 난 지금 이 여자를 사랑했다. 섹스의 한을 풀어주고, 섹스를 알게 해 주고, 오랜만에 섹스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 이 여자가 너무나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내 가슴엔 사랑의 꽃이 만개했고 나에게 이 시간은 창녀와 손님의 기계적인 만남이 아닌 아름다운 정서적 교감이었다. 하지만 속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겉으로 봤을 때 여자는 줄곧 무반응이었고 그녀에게 이 시간은 그저 근무시간에 지나지 않았을 터였다. 난 그녀에게 그저 밥벌이 상대일 뿐일 터였다. 내가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난 그저 지나가는 손님일 뿐이라니,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난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었다. 그녀의 손님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려는 경계벽을 깨부수고 그녀 마음 한 구석에 나라는 사람을 분명히 심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5년 만에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 내 여린 마음이 빛 한 번 보지 못하고 짓밟혀버리는 개같은 수모를 겪어야 할 터였다. 아… 깔끔하게 마무리를 할 껀지… 사랑을 위해 오기를 부릴 껀지… 생각하는 거 자체만으로도 매우 피곤한 이 순간… 아…. 결국 난 오기를 부리기로 했다. 휴식을 간절히 필요로 했지만 이건 자존심이 걸린 중요한 문제였다. 난 짧은 시간 내에 강한 걸 날리기 위해선 모성애를 자극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아서 내 건강에 대한 얘기를 하기로 했다. 서른도 안 된 남자가 작년 초부터 1년 사이에 갑자기 60세 노인의 몸처럼 몸이 전체적으로 다 망가진 얘기를 하면 보통 여자라면 분명 마음에 동요가 일 터였다. 난 그로부터 약 5분간 내 몸이 망가져간 과정을 최대한 간략히 요약하여 여자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뒤에서 속삭이기 시작했다.
빠르게 얘기를 마친 난 이제 다 끝났다는 신호로 어깨에서 손을 내리고 침묵을 했다. 괜히 쓸데없는 얘기를 해서 분위기를 망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여자는 내 얘기에 아무런 감정 변화도 일지 않은 것 같았다. 얼마 전부터 최근 몇 년 쓸데없는 말들을 너무 많이 하며, 특히 다른 사람 말은 안 듣고 내 얘기만 너무 많이 하며 산 것 같아서 말수를 좀 줄 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젠 정말로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여자는 약간의 공백을 두고 천천히 일어났다. 난 여자가 내가 말을 멈추면 이 귀찮은 새끼 드디어 끝났구나 하며 바로 일어날 줄 알았는데 의외의 반응이었다. 하마터면 이제 준비해요라고 말할 뻔까지 했다. 그리고 일어나면서도 마치 애인이나 친구에게 미안하지만 나 이제 나가봐야 할 것 같아… 하고 말하는 듯한 표정과 몸짓으로 일어났다. 설마 1시간 동안의 내 피나는 노력이 결국 여자의 마음을 움직인 걸까…. 여자는 일어나서 휴지를 가져와 먼저 자신의 보지를 몇 번 닦더니 내게 다가와 콘돔을 벗기고 자지에 묻은 좆물을 닦아줬다. 섹스가 끝나서 그런지 어떠한 성적인 느낌도 들지 않고 간호사가 간병해주는 듯한 사무적인 느낌이 났다. 여자는 휴지와 콘돔을 휴지통에 버리고 욕실로 들어가 몸을 씻기 시작했다. 여자가 몸을 판 뒤 어떤 표정과 몸짓으로, 어떤 느낌으로 샤워를 할 지 궁금했다. 특히 보지를 닦을 때의 마음이 궁금했다. 샤워하는 모습을 지켜볼까 하다가 이젠 더 이상 어떤 생산적인 행위도 하기 싫어서 그만뒀다.
잠시 후 여자는 욕실에서 나왔고 또 바로 드라이기로 보지털을 말렸다.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알몸으로 서 있는 여자, 드라이기로 보지털 말리는 걸 꼭 머리 말리는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여자, 게다가 뒤돌아서도 아니고 거의 날 정면으로 향하며 보지털을 말리고 있는 여자, 섹스 후라 볼 장 다 봐서 그런지 아까보다 훨씬 자연스런 모습이었다. 마치 내가 보이지 않기라도 하듯 전혀 의식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창녀라 하더라도 남자를 앞에 두고 밝은 곳에서 저렇게 알몸으로 돌아다니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다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보지털을 다 말린 여자는 옷을 놓아둔 의자를 향해 걸어왔다. 알몸으로 정면에서 걸어오는 여자, 난 지금껏 여자의 나체를 정면에서 풀샷으로 본 적이 없었기에 이때다 싶어 여자의 몸을, 하지만 왠지 부끄러움이 들어 시선을 조금 틀어 대각선으로 바라봤다. 예상은 했지만 여자의 몸은 평범했다. 군살 없는 적당한 몸에 가슴이 좀 나오고 보지 쪽에 까만 보지털이 좀 있었다. 보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자의 몸… 사실 다 벗겨놓고 보면 별 거 아닌 여자의 몸… 음… 그런 거야… 역시 가려야 야한 느낌이 나… 툭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쪽의 뼈… 으… 흉해… 이건 더 이상 보지 말자….
여자는 내 앞에 서서 팬티부터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근데 그 순간 내 몸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난 매춘이 좀 익숙해지고 매춘이 뭔지 좀 알게 되면서 매춘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됐다. 매춘은 돈을 주면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그런 단순한 자극적 개념이 아닌 인간사회의 가장 밑바닥을 이해할 수 있는 핵심적 문화현상이었다. 이건 몇 년 전부터 학문의 길로 들어선 나에게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거였고 이러한 생각은 어제 담양녀를 만나고 오늘 전주녀를 만나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그래서 난 아까 사정 후 잠시 침대에 누워있었을 때 매춘에 관한 이런 저런 질문을 하고 싶었었다. 월급부터 시작해서 처음에 매춘은 어떻게 하게 됐는지, 매춘할 때 흥분은 하는지, 이쪽에 한 번 발 들이면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는 있는지 등 구체적인 것들이 알고 싶었다. 하지만 아까 나에겐 사랑이 우선이었다. 난 진정 사랑에 목말라 있었고 이론적인 건 네이버 지식IN을 통해서든 책을 통해서든 추후에도 얼마든지 알 수 있는 거였다. 그래서 이번 섹스는 오로지 감성만으로 도배를 하고 끝내려 했는데 여자가 옷을 입기 시작해 정말 끝이 코앞에 다가오자 참았던 지적욕구가 몸부림을 치는 거였다. 여자는 어느새 브래지어의 고리를 채우고 치마를 집어 들고 있었다. 아… 어떡해… 어떡해… 물어 봐?… 말어?… 물어보고 싶은 거 좆나 많은데… 근데 내 질문이 너무 개인적인 거라 여자가 불쾌해하면 어떡하지… 나 이 여자한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데… 여자에게 이 시간이 아름답게만 기억되길 바라는데… 시간 없어! 빨리 결정해! 빨리!
“이름이 뭐에요?”
입을 열긴 했으나 소심한 난 아무래도 가볍게 시작을 해야 여자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을 것 같아서 첫 질문으로 이름을 물었다. 바보 같은 놈.
“나양이요.”
여자가 치마를 입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다행히 여자는 나와의 사적인 대화를 꺼려하는 것 같진 않았다.
“나, 양, 이요?”
난 이름이 이상해 혹시 잘못 들었나 해서 한 글자씩 끊어 읽으며 되물었다. 운을 뗐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까 하다가 이렇게 된 거 시간도 없는데 그냥 이 흐름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네.”
“나양… 이름이 좀 특이하네요.”
“가게에서 김양, 오양 하는 것처럼 부르는 이름이에요.”
“아… 나양… 그럼 본명은 뭐에요?….”
난 여자한테는 불편해할까봐 본인이 말하기 전에는 사소한 거라도 개인적인 질문을 잘 안 했는데 우리의 아름다운 인연이 앞으로 또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니 이름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았다.
“…민정이요.”
여자는 조금의 틈을 두고 대답했다. 거절당하는 걸 굉장히 두려워하는 난 여자가 말 안 해주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이 됐는데 다행이었다.
“제 사촌동생 이름도 민정인데.”
난 분위기를 좀 밝게 해보려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여자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응대했다. 여자는 이제 옷을 다 입었고 꺼낸 물건들을 가방에 넣기 시작했다. 정말 이별해야 할 시간, 갑자기 슬픈 기운이 엄습했다. 아… 보내기 싫다… 계속 같이 있고 싶다… 사랑해….
“제가 내일 점심쯤에 여기 떠나는데… 그전에 또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사랑해요’나 ‘전화번호 좀 알 수 있을까요’ 같은 말이 하고 싶었으나 차마 그럴 용기는 나지 않았고, 대신 혹시라도 여자의 입에서 밤에 일 끝나고 잠깐 볼까요? 같은 말이 나올까 기대하며 수줍게 말했다. 하지만 여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정말 그녀에게 손님에 지나지 않는 걸까… 내 진심에 조금의 감동도 하지 않은 걸까… 절망감과 패배감이 밀려왔다.
“근무시간은 어떻게 되세요?”
근무시간이나 알자는 생각에, 왠지 내일 시간이 된다면 그녀를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에 물었다.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요.”
아침부터 일을 하는 구나… 관광도시라서 그런가… 하루에 12시간 근무… 힘들겠네….
“그럼 민정씨 또 만나고 싶으면… 전화해서 민정씨 이름 대면 되는 거죠?”
나한테 관심도 없는 사람한테 병신 같이 혼자 목매는 것 같아서 더 이상은 이런 관심 섞인 말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에게 한마디라도 내게 관심을 표하는 말을 듣고 싶어서 최후의 몸부림을 쳤다.
“네.”
약간 감정이 들어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녀의 한마디, 젠장! 여자는 가방을 들고 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제 언제 또 만질 수 있을 지 모르는 가슴과 엉덩이, 난 나한테 관심도 없는 년을 마지막으로 뒤에서 껴안으며 격정적으로 좆나게 만질까 생각했다. 아니면 치마 속에 손을 넣어 음흉하게 엉덩이라도 주물럭주물럭. 하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사랑 마지막까지 애틋하게 지키고 싶었다. 이 애절한 마음, 진정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았다. 나양아, 내가 널 이렇게 아끼고 사랑해. 알고 있니? 여자는 현관에 놓인 신을 신고 문을 열었다.
“갈께요.”
여자가 반쯤 열린 문 옆에 뒤돌아서서 약간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소 큰 머리, 그렇게 예쁘진 않은 얼굴, 매력 없는 인상, 그리고 발 안쪽에 흉측하게 튀어나온 뼈… 순간 ‘사랑해요’나 ‘우리 사귈래요?’ 같은 말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사귀기 전에는 외모를 별로 안 따지는데 사귀는 그 순간부터 외모를 매우 따지는 습성이 있었다.
“네, 잘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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