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소재와 주제를 구분하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 작성자 김중일
- 작성일 201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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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7,240
먼저 국어사전을 찾아보겠습니다.^^
소재는 예술 작품에서 지은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기 위해 선택하는 재료. 주제는 예술 작품에서 지은이가 나타내고자 하는 기본적인 사상. 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보겠습니다.
“요즘 학생들의 의식과 사고방식을 소재로 글을 써라”, 라고 할 때, <요즘 학생들의 의식과 사고방식>은 소재인가? 그럼 주제는 뭔가?... 헷갈리시지요?^^
<요즘 학생들의 의식과 사고방식>이란 말은, 그 자체로 주제도 소재도 아닌 글의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작가는 생각을 더 구체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생각하는 요즘 학생들의 의식과 사고 방식에 대해,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일단, 긍적적인가?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요즘 학생들이 갖고 있는 사고 방식 중에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어떤 ‘사건’이나 ‘사물’을 통해 쓸 것인가?
이를테면, 요즘 일부 학생들에게 나타는 비인간적 폭력성을 주제로, 이를 표현할 수 있도록, 일진, 따돌림, 구타, 상납, 자살 등의 소재로 쓸 수 있겠지요? 소재는 주제를 독자에게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유무형의 재료들. 즉 사물이나 구체적 사건들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 아직 애매하시나요?
그렇다면 소재와 주제를 편의상 이렇게 한번 나눠보는게 어떨까요?
1)무엇을 쓸 것인가 : 주제
⇒작가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가
2)어떻게 쓸 것인가 : 소재(그리고 형식)
⇒전달하고 하는 메시지를 위해 어떠한 인물과 사물과 사건들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 소재를 어떤 형식으로 형상화할 것인가.
질문자께서 예를 들어주셨던, <엄마의 소중함>에 대해서 쓰는 경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러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세요.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이미 무엇은 나왔습니다. “엄마의 소중함”입니다. 주제겠지요. 그럼 소재는 무엇입니까? 그 “소중함”을 문학적 형상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 속에 등장하는 주요한 인물과 사물들입니다.
만약 엄마가 많이 아프셔서 병원에 계시고, 아버지와 단둘이 지내고 있는 사건을 가정해 본다면, 어머니가 냉장고에 붙여놓은 포스트잇의 글자들 어머니가 사용했던 물건들에서부터, 혼자 회사 다니시랴, 자식들을 챙기시랴, 집안 일 하시랴 고군분투 중인 “아버지”까지도 어머니의 부재를 통한 “어머니의 소중함” 상기시키는 소재가 됩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소중함”을 드러내기 위한 가장 커다란 소재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어머니” 그 자체입니다. ^^ 어떻게 혹시 더 헷갈리시나요?
그렇다면 제가 진짜 드리고 싶은 말을 하겠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시인의 시 중에 사물 연작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목이 이렇다고 합시다. <사물A> <사물B>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 이 시들은 해당 사물에 대해 시적 혹은 철학적 탐구를 하는 관념시입니다. 이런 경우 그 사물이 만약 “나무”라고 한다면 어떻습니까? 그 “나무”는 그 글의 가장 큰 “소재”이자 동시에 “주제”이기도 합니다.
제가 알기로 많은 기성 작가들이 소설을 쓰고 시를 쓸 때, 처음부터 주제와 소재를 명확히 구분하고 쓰기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윤곽은 있겠지만요. 무엇보다 훌륭한 작품은 주제와 소재가, 즉 무엇을 쓸 것인가와 그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가 한 몸처럼 어우러진 경우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예를 들겠습니다.
저는 주제와 소재를, 한 그루의 “사과나무”로 빗대서 말하고 싶습니다.
한 편의 소설을 사과나무라고 한다면, 그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소재이고 “나무”는 주제입니까? 굳이 말하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사과”가 아니라면 굳이 “나무”는 사과나무일 필요도, 사과나무일 수도 없습니다. 이렇듯 소재(구체적인 사건과 풍경과 인물과 사물) 등으로 인해 주제가 완성되고 심지어 결정되기도 합니다. 반드시 주제가 먼저오고, 소재는 주제를 위해 뒤따라오는 것만은 아닌듯합니다. 그 둘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합니다.
아시다시피 주제는 작가의 세계관에 의해 주로 결정됩니다. 소재는 작가의 일상 속의 사건, 사물들에 의해 주로 선택됩니다. 많은 생각을 통해 생각의 크기를 키우시면 쓰고 싶은 주제가 많아집니다. 그러기위해 일상 속에서 많은 경험을 능동적으로 꾸준히 하셔야합니다. 소재 또한 그 일상의 경험 속에서 채집됩니다. 소재와 주제는 그렇게 동시에 작가에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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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소설을 쓰고 있는데요, 요즘 문제에 부딪혀서요.
소재와 주제를 구분하기가 너무 힘이 드네요.
예를 들어서 '엄마의 소중함'에 대해 쓰고 싶으면
이건 소재인가요? 아님 주제인가요?
그렇지않으면 소재가 되냐 주제가 되냐는
글을 쓰는 작가에게 달린 건가요?
그리고 어떤 주어진 시제에 대해 쓸때, 이 소재와 주제가 명확하게
개념이 정해지지 않으니까 내용을 구상하기에
자꾸 멈칫하는것 같아요. 아님 아예 이렇게 소재와 주제를
따로 너무 구분하려는 것 자체가 별로 무의미한 건가요?
설명 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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