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우수작(2014.11.1~11.30) 4편 및 월간 우수작
- 작성일 201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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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우수작(2014.11.1~11.30) 4편 및 월간 우수작
주간 우수작
박완서, 「어머니의 生」
케르겔렌군도, 「특별한 선물」
둠벙에빠진달, 「아내의 넋두리」
벨., 「木柱 이야기」
월간 우수작
둠벙에빠진달, 「아내의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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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님의 「어머니의 生」은 김장을 담그는 풍경이 정겹고 활기찹니다. 100포기나 되는 많은 양의 김장을 하게 된 사연은 고스란히 어머니의 삶과 이어져 있네요. 고단한 삶의 이면에는 오히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웃고 떠들고 함께 일하며 나누는 어떤 정이 있습니다. 첫 문단은 없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를 증명하기 위해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껴넣을 필요는 없는 듯하고요. 어머니의 살아온 일생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게르겔렌군도님은 주로 분석적인 비평을 써오셨는데, 이번에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산문의 향기를 느끼게 됩니다. 걷기에 대한 어떤 철학적 사유보다도 삶의 경험에서 닿아 있는 성찰이 우선 반갑습니다. 구체적이기에 오히려 더 공감의 폭이 넓어진 듯합니다.
둠벙에빠진달님의 「아내의 넋두리」는 작은 반전이 매력적인 글입니다. 근래에 자주 떠올리게 되는 인간의 자존감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네요. 1인칭 화자의 주관적인 시선이 갖는 한계를 아내의 글을 아로새기는 구성으로 잘 극복하고 있습니다.
벨.님의 글은 구성과 주제, 표현 등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안정적입니다. 노동 가치가 사라진 시대에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새겨보게 됩니다. 생생한 경험담이 삶의 중요한 가치 하나를 수면 위로 떠올리고 있습니다. 이야기란 바로 이런 것이지요.
산문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읽어보면 대체로 어린 시절의 가난과 가족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듯합니다. 자신이 살아온 경험이 그만큼 중요한 글감이 되지요. 잘 다듬어진 문장과 표현, 적절한 구성, 그에 알맞게 실려 있는 주제는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도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적지 않은 분량의 글을 읽을 때 남다른 것이 없다면 글을 읽는 수고가 헛될 수도 있지요. 남다른 것, 생각해볼 만한 어떤 것, 이런 글을 매만지는 데 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였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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