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무염시태*
- 작성일 201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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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 MARIA GRATIA PLENA
성총을 가득ㅎ이 닙으신 마리아여 네게 하례하나이다.*
주여 주의 은혜로 인덕원역 밤거리 십자가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십자가 꽃 아래로 검은 빛깔 빨간 빛깔 카프리 모텔도 한창입니다.
뿌리 뽑힌 봉두난발의 사람이 카프리 모텔에 들어갑니다.
그의 가슴에는 아주 먼 옛날부터 바싹 메마른 돌멩이가 자랐습니다.
한 때 윤동주의 시를 읽었을 수도 있는 메마른 돌멩이의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짧고 참혹한 성교를 합니다.
그 성교가 참혹해서 즐거웠을지도 모릅니다만 그 시간은
아무튼 죄가 없는 사람을 처음으로 잉태한 시간이었고
저녁 9시 뉴스의 앵커가 먼 바다에서
순한 여자이름의 태풍이 올라온다고 말하는 저녁이었고
21세기 처연한 우리들의 자본주의가 즐겁게 자기 복제하는 시간입니다.
주석 : 성무무염시태
*AVE MARIA GRATIA PLENA
성총을 가득ㅎ이 닙으신 마리아여 네게 하례하나이다.* 부분은
명동성당 후원 성모마리아상에 적혀있는 문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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