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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역사

  • 작성일 2015-06-13
  • 조회수 278

기억의 눈가는 주름지다.
그래서 아가들은 웃음을 지어도
부푼 볼만 하얗다.

걸음마를 떼고, 말을 알아들어
꺼멓게 미간을 찌푸려 본 적이
있은 다음에야 기억은 자리를 잡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주름은 번식하다가,
잠깐 멈춘다. 그게 기억의 한계고, 다시 말해
전성기이다.
물론 힘든 일을 많이 해온 사람은 예외다.
담배 연기 자욱한 추억이 겹겹이 칼질을
해놨을 거니까. 그런 경우엔 좀 부자연스럽다.

나이가 들어 눈가가 자글자글해지면
주름이 서로들 겹쳐서 어디에 기억이 얹혔는지를 찾을 수 없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경우엔 피부병이 아니라 정신병이라고들 한다.

살다보면 쏜살 같은 세치혀에
베이기도 하고,
억지로 웃는 무거운 미소가
이마를 짓이겨 놓기도 한다.
상처의 기억. 그건 깊기도 하다.

우리가 움직이면 파도처럼
일렁이기도 하고, 일그러지기도 하고
비를 맞으면
숨이 막혀 기억을 토해내기도 한다. 그때처럼.

-우리 그때 좋았잖아.
너한텐 아니었어?-

기억에 흰 머리가 났었다.
주름에 기억이 얹힌다는 증거.
지금은 까맣게 포장된 젊은이의 새치.
돌아보면 그 때 주름이 많아지긴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