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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미니 시리즈」

  • 작성일 2015-08-26
  • 조회수 3,195


오은, 「미니 시리즈」





느닷없이 접촉사고
느닷없이 삼각관계
느닷없이 시기질투
느닷없이 풍전등화
느닷없이 수호천사
느닷없이 재벌2세
느닷없이 신데렐라
느닷없이 승승장구
느닷없이 이복형재
느닷없이 행방불명
느닷없이 폐암진단
느닷없이 양심고백
느닷없이 눈물바다
느닷없이 무사귀환
느닷없이 갈등해소
느닷없이 해피엔딩


16부작이 끝났습니다
꿈 깰 시간입니다





시 ㆍ낭송_ 오은 - 1982년생. 2002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로봇과 서사를 다룬 책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색과 그림을 다룬 책 『너랑 나랑 노랑』을 썼다.



배달하며

활자로 보았을 때와, 낭송으로 들었을 때 매우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시이다. 소음과 속도에 지쳐 집으로 돌아와 산만한 노동자로 TV 앞에 멍하니 앉아 말도 안 되는 미니 시리즈를 멍하니 보고 있는 모습이 바로 우리의 자화상이다.
엉성하고 부실한 카오스! 그런데 뜻밖에도 이 미니 시리즈가 우리의 삶과 가장 많이 닮아 있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기승전결도, 극적 전환도 없이 느닷없는 악다구니와 느닷없는 필연과 상황 돌출……. 어쩌면 가장 리얼한 삶의 묘사가 아닐까 싶다.

문학집배원 문정희



▶ 출전_『호텔 타셀의 돼지들』(민음사)

▶ 음악_ 심태한

▶ 애니메이션_ 강성진

▶ 프로듀서_ 김태형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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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건

  • 조강현 10922

    이 시는 처음 볼때부터 끌렸다. 행마다 느닷없이가 반복되어서 눈에 확 띠었고 운율을 만든점에서 정말 참신한 현대 시라는것을 느꼈다. '미니 시리즈' 는 우리가 티비를 키고 드라마를 볼때 마다 반복되는 뜬금 없는 소재들이 보인다. 정말로 느닷없이 접촉사고가 일어나고 삼각관계나 시기질투가 일어나는 등 아무런 개연성 없는 드라마들이 많다. 16부작에 담는 어이없고도 반복되는 소재들. 그러나 우리는 이 소재들을 보며 욕하기도 하지만 거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더 빠져들곤 한다. 이는 반복되는 일상속에 지친, 우리에게 한번쯤은 일어났으면 하거나 일어날법한 상황들을 드라마를 보면서라도 표현하고 싶은것이 아닐까. 하지만 시인은 그 일들은 결국 16부작 드라마에서나 일어나며 꿈에서 깨어 다시 현실로 돌아오라고 한다. 그래도 현실에 지친 우리들은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들을 풀어내는 드라마를 우리는 언젠가는 또 보고 빠져들것이다.

    • 2018-05-29 15:37:59
    조강현 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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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엠스타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 2015-08-26 22:18:32
    포엠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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