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 작성일 2015-11-27
- 좋아요 0
- 댓글수 1
- 조회수 281
너구리가 굴속으로 들어간다
개구리가 땅속으로 들어간다
구렁이가 땅속으로 들어간다
다람쥐가 굴속으로 들어간다
나는 집안으로 들어간다
저마다의 굴속에서 몸을 잔뜩 웅크린 동물들
외부의 침입자들로부터 그 틀을 견고하게 막아뒀다
그리고 기나긴 잠에 든다
나는 내 집안에서 몸을 잔뜩 웅크린다
내집 대문을 닫고
현관문을 닫고
방문을 닫고서
창문도 닫고서
좁은 골방에 얕게 드러누운채 얕은 숨만 헐떡이는 내 갸녀린 생
깊은 산골같은집에서의 낮과밤이 교차하고
내 야트막한 숨이 그렇게 매일 생과 사를 넘나든다
댓글신고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본문보기설정
배경 컬러
글꼴선택
글자 크기
줄간격
글을 보는 형태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