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락담 아이들 + 김민정 소설집 '홍보용 소설'
- 작성일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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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임 일정 ♦
ㅇ 수다팀 이름: 사그락담 아이들
ㅇ 수다 진행 날짜 / 시간 / 장소: 1차 - 2017. 10. 26. / 오후 7시 / 1-5 교실 // 2차 - 2017. 10. 29. / 오전 11시 / 1-5 교실 및 표선고등학교 교정, 표선면 일대
ㅇ 수다 참가 인원 및 명단(전체): 총 7명(김수미(교사), 강나연, 강다영, 변효정, 서영주, 장지영, 최술혜)
ㅇ 수다 원작 작품: 김민정 소설집 '홍보용 소설'
♦ 1차 수다 ♦
- 사정이 있었던 변효정, 서영주 학생을 제외한 5명이 모여 2차 문학 수다의 형식을 논의하였습니다.
∘ 교사: 오늘은 사정상 다 모이지 못했으니 우선 다 모일 수 있는 일요일에 어떻게 문학 수다를 진행할 건지 이야기해 보자.
∘ 지영: 선생님, 우리 1학기 때 독서 토론반에서 했던 형식이 좋을 것 같아요. 각자 궁금한 점 2가지, 인상 깊었던 구절을 찾고 그 이유를 이야기하는 방식이 부담 없고 좋았어요.
∘ 나연: 그럼 우선 단편 소설마다 궁금한 점과 인상 깊었던 구절을 찾고, 총 8개의 소설 중에 특히 같이 이야기해 보고 싶었던 소설을 2개 정도 선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교사: 시간이 허락하면 다 의논해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정 안 되면 일요일에 다시 만날 때는 우리끼리 몇 작품을 골라서 이야기해 보자.
∘ 다영: 우리가 이 '문학 수다' 프로그램을 신청했을 때 시사탐구 동아리로서 시사와 문학을 접목시켜 보겠다고 했었으니, 하나의 작품을 선정해서 사회 현안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 교사: 그러면 어떤 작품이 가장 좋을까? 읽었을 때 흥미가 있었던 작품을 선정해도 좋지만, 지금 가장 문제되는 사회 현안이 잘 드러난 작품을 선정한다면 더 의미가 있겠지?
∘ 지영: 저는 「죽은 개의 식사 시간」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특히 뜰채로 구더기와 지방 덩어리를 건져내는 장면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뭐랄까, 처음 보는 신선한 느낌?
∘ 술혜: 맞아요. 아무도 모르게 죽어버린 사람들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본 적이 있어요. 조사하기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지영이처럼 그 장면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이제까지 읽어본 책에서 그런 장면을 묘사하는 걸 처음 봤어요.
∘ 교사: 현대의 '고독사' 문제가 심각하긴 하지. 최근 여러 가지 이유로 '고독사'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그런 경우 시체를 처리하고 그 집안을 정리하는 사람들을 '특수 청소부'라고 한단다. 들어봤니?
∘ 전원: '고독사'는 들어봤지만, '특수 청소부'라는 단어는 처음 들어 봤어요.
∘ 교사: 그럼 「죽은 개의 식사 시간」으로 정할까? 선생님이 책을 나눠주고 중간 중간에 어떤 소설들이 재밌었냐고 너희들에게 물어봤을 때는 「라지 조지」나 「안젤라가 있던 자리」, 「그 남자의 임신」도 상당히 흥미로워 했던 것 같은데.
∘ 나연: 그렇지만 솔직히 그 작품들은 내용적으로 흥미로웠던 거라 시사 현안과 연결 짓기에는 「죽은 개의 식사 시간」이 가장 적합할 것 같아요. 「라지 조지」는 관련 현안이라고 할 만한 걸 조사하기가 어려워요.
∘ 술혜: 「안젤라가 있던 자리」나 「그 남자의 임신」은 다문화나 국제 결혼 관련 문제를 다루면 될 것 같긴 한데… 「죽은 개의 식사 시간」이 좀 더 직접적으로 사회 현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 같아서 이게 더 좋을 것 같네요.
∘ 다영: 「죽은 개의 식사 시간」의 주인공이 '조선족'이기 때문에, 조선족 문제와도 바로 연결할 수 있어서 이 소설이 가장 적합할 것 같아요.
∘ 교사: 그러면 총 8개의 작품 중 「죽은 개의 식사 시간」을 사회 현안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보는 작품으로 선정하자. 고독사, 특수 청소부, 조선족 등을 키워드로 해서 각자 조사를 해 오고, 소설로 사회 현안을 접했을 때와 각종 뉴스나 다큐 등에서 그것을 접했을 때의 본인이 각자 느낀 차이점도 생각해 보렴. 더불어서 마지막 단편인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을 읽고, 거기에 나타난 소설가 김은정의 모습과 연관지어서 현대 사회에서 소설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더 좋고!
∘ 지영: 선생님! 사실 첫 번째 단편과 마지막 단편은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어요. 해설을 읽어봐도 감을 잡기 어려웠구요.
∘ 교사: 잠깐 설명을 하자면, 첫 번째 단편인 「홍보용 소설」을 읽어보면 데뷔작 말고는 이렇다할 대표작이 없는 작가 김은정이 이미지 컨설턴트를 만나잖니? 그리고 그 소설이 끝나면 그 김은정의 데뷔작이라고 했던 「안젤라가 있던 자리」를 비롯해서 작가 김은정이 쭉 써온 소설인 듯한 여러 단편들이 이어지고, 마지막으로는 김은정의 자전적인 이야기인 듯 보이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이 이어지지.
∘ 지영: 효정이랑 이야기해 봤던 내용인데 맞았네요! 액자 소설 같은 느낌! 그런데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이해가 안 돼요. 김은정이 되게 잘 사는 사람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리고 마지막 단편은 왜 이게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이라는 건지…
∘ 교사: 그래, 정말 잘 사는 강남 여자 '김은정'이 조선족 등 여러 소외 계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잖아? 그럼 그런 잘 사는
작가가 소외 계층을 다루는 게 가능할까? 아니, 근데 꼭 겪어봐야만 아나? 사실 내가 솔로여도 친한 친구가 남자친구와 관련된 이야기를 상담해 오면 얼마든지 상담해 줄 수 있잖아?
∘ 나연: 비유가 정말 적절하네요. 바로 딱! 와 닿아요.
∘ 교사: 그래? 잘 이해가 된다니 다행이네. 그런 내용이 바로 첫 번째 단편에 실려 있었지. 고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 우리는 지금 정해져 있는 정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을 다음 시간에 서로 공유하면서 이야기해 나갈 거니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봐도 괜찮아.
∘ 지영: 알겠습니다!
∘ 교사: 오늘 내용은 단체 카톡방에 정리해서 공지로 올려둘게.
♦ 2차 수다 ♦
- 전원이 모여 각자 생각해 온 기록을 펼치고, 말 그대로 '문학 수다'를 떠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교사가 개입하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데에 방해가 될까봐 교사는 최소한으로 개입하며 서기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 교사: 좋아. 오늘은 선생님이 너희들의 자유로운 문학 수다를 위해 서기를 담당할 테니, 진행은 너희가 알아서 해봐~
∘ 지영: 그럼 제가 진행할까요?
∘ 전원: 좋아~ 찬성~!
∘ 지영: 우선 각자 책에 실린 단편 소설들을 읽고 궁금했던 점들을 이야기해 보자. 책에 실린 순서대로, 그리고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되 비슷한 질문들은 엮어서 같이 진행하면 될 것 같아.
< 1. 「홍보용 소설」 수다 떨기 >
∘ 영주: 우선 나는 왜 데뷔작 이후에 작가가 이렇다할 소설을 더 쓰지 못한건지가 궁금했어.
∘ 효정, 지영: 데뷔작 이후 작품들을 더 쓰기는 했지만 일단 ‘나’를 만나러 온 이유는 대표작이 데뷔작밖에 없으니 다른 소설들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더 유명해지고 싶어서 온 거 아니었어?
∘ 영주: (책을 찾아봄) 아, 그렇네. 내가 순간 이해를 잘못 했나봐. 소설은 계속 더 쓰고 있었어. 그럼, 35쪽에 나와 있는 '불행을 자랑하고 싶다'라는 말의 의미는 어떤 거야? 잘 와닿지가 않네.
∘ 지영: ‘불행을 자랑하고 싶은 그녀’라는 구절은 일단 이미지 컨설턴트인 ‘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구절 아닌가?
∘ 교사: 그렇긴 한데 영주는 일단 ‘불행을 자랑하고 싶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가 안 된다는 것 같아.
∘ 영주: 네, 맞아요.
∘ 효정: 불행이 많아야 쓸 거리가 많아져서? 작가가 자기 후배한테 넌 니 가족사만 써도 하나의 소설이 되겠다고 부러워했던 장면이 있었잖아.
∘ 지영: 25쪽에 나온 「오늘의 봉봉초콜릿」의 한 구절을 보면, ‘불행은 타인의 인정에서 비롯된다.’라고 하잖아. 그럼 ‘불행을 자랑하고 싶다’는 건 작가가 자신 역시 불행한 사람이라는 것을 타인을 통해 인정받고 싶다는 의미 아닐까?
∘ 효정: 난 이 장면 되게 찔리더라. 행복과 불행 모두를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나로 생각해 왔었거든.
∘ 영주: 그렇다면 이미지 컨설턴트인 ‘나’는 왜 자신 말고는 이 소설을 읽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길 바라는 거지? 그건 타인의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니라 망하길 바라는 거 아냐?
∘ 효정: 아, 26쪽까지 다시 한 번 지영이가 짚어준 「오늘의 봉봉초콜릿」 을 쭉 읽어보니까 이해가 되네. 남들이 보기에는 더없이 행복하지만 소설가인 ‘김은정’ 자신은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그 불행을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어. 그걸 '자랑하고 싶다'고 표현한 게 아닐까? 난 그거랑 비슷한 질문이 있었는데, '풍요 속 빈곤'의 의미를 다 같이 한 번 이야기해 보고 싶었어.
∘ 나연: 집안은 풍족하지만, 마음이 빈곤해서 '풍요 속 빈곤'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 같아.
∘ 다영: 그걸 여기서는 '결핍이 없을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 제 결핍이에요.'라고 김은정이 표현하고 있는 거구.
∘ 지영: 나도 사실 비슷한 질문이 있었어. 나 혼자 읽었을 때는 왜 ‘김은정’이 불행을 지향하는 지가 잘 이해가지 않더라구.
∘ 교사: 지금 너희들 대화를 계속 들어보니, 첫 번째 소설 내용을 어느 정도 감은 잡고 있는 것 같은데 완전히 이해가 되었던 건 아닌 거 같네. 내가 끼어들면 답을 알려줘 버리는 것 같아서 얘기하지 않고 있었는데… 다들 한 번 36쪽을 다시 봐 줄래? 거기 보면 '영혼의 아픔이 물질의 궁핍함보다 덜 고통스럽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문장 보이니?
∘ 전원: 네.
∘ 교사: 그래, 우리가 일반적으로 '불행'이라고 하면 '물질적'으로 부족하거나 빈곤한 상황들을 떠올리곤 하지. 근데 이 김은정은 꼭 그런 것만이 불행이 아님을 보여주고 싶은 거야. 왜? 자신은 사실 남들이 보기에는 돈도 많고 걱정할 것 없어 보이는 여자거든. 근데 그런 김은정도 불행이 있다는 걸 보면 사람들은 '아, '행복'은 물질이 아닌 다른 것에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겠니? 그런 의미에서 이미지 컨설턴트인 '나' 역시 그녀의 소설이 많이 읽히지 않아야 여전히 김은정이 불행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성공하길 바라면서도 '그녀의 불행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나는 이 소설을 읽은 사람이 나 말고는 단 한 명도 없길 기도했다.'라는 아이러니가 생겨나는 거구.
∘ 영주: 분명 똑같은 말이 써져 있는 것 같은데 우리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또 선생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되네요.
∘ 지영: 나는 자이언티의 「노래」 라는 노래가 생각나.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하는 가사 있잖아.
∘ 다영: 아~ 그 노래! 알지! 근데 음원 차트 1위하지 않았나? 아이러니 하네.
∘ 효정: 선생님, 인상 깊었던 구절도 같이 말해도 되나요? 저는 27~28쪽에서 이미지 컨설턴트인 '나'가 전 남자친구에게
했던 말들을 보며 되게 심란했어요. 자신의 환경을 탓하는 태도, 그리고 슬프게도 남자친구를 몰아가는 부분들. 마냥 여자를 탓할 수는 없더라고. 다들 이 부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 영주: 보면 남자친구도 지지 않고 '예쁜 얼굴' 역시 물려받은 것 아니냐면서 반격하잖아.
∘ 나연: 맞아. 책에 보면 자기가 예쁘다고 하는 순간이 있었어.
∘ 지영: 근데 이 이미지 컨설턴트가 소설에서 하는 역할이 뭘까?
∘ 효정: 그, 있잖아! 속미인곡의 여인1처럼 내용이 이어지게 하는.
∘ 교사: 그래, 작가 김은정과 이미지 컨설턴트가 만나지 않았다면 우리가 김은정의 이력을 좀 더 자세히 알기가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 앞으로는 궁금한 점, 인상깊었던 장면들을 같이 이야기해 나가보자.
< 2. 「안젤라가 있던 자리」 수다 떨기 >
∘ 효정: 제일 궁금했던 거! 왜 필리핀 ‘안젤라’는 ‘나’에게 쌀쌀맞게 굴었을까?
∘ 술혜: 아, 우리 안젤라가 둘이라 헷갈리니까 필리핀 '안젤라'와 '나'로 구분하자.
∘ 나연: 일단은 처음 보는 사람이니까 낯을 가려서?
∘ 다영: 단순히 낯 가리는 건 아닌 거 같은데.
∘ 영주: '나'가 봉사하는 사람이잖아. 필리핀 ‘안젤라’가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도와주며 느끼는 ‘나’의 우월감을 직감적으로 알아챈 거 아닐까?
∘ 효정: '나'가 그 우월감을 드러낸 부분은, 자신이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을 때 자신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있는 사람을 위로하며 위선적인 마음을 갖는 현실을 콕 집어 말해준 것 같아.
∘ 술혜: 그걸 직감적으로 알아챌 수 있을까? 단 며칠 만에? 원래 필리핀 '안젤라'의 성격이 쌀쌀 맞아서 그런 건 아니고?
∘ 효정: 자기 고향에서 봉사하는 사람한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왜 '나'를 좋게 보지 못했던 건지가 정말 궁금해.
∘ 지영: 그러게, 나라면 필리핀 '안젤라'를 쫓아내 버렸을 것 같은데. 주인공이 마지막에 집을 나가는 장면이 인상 깊더라.
∘ 효정: 나는 ‘나’처럼 언젠가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것이 무너지게 될 그 순간이 떠올라서 두려웠어.
∘ 술혜: 나는 오빠가 왜 안 들어오는지가 궁금했어! 오랜만에 돌아온 동생이 궁금하지도 않나?
∘ 전원: 바람난 거 아냐?!
∘ 영주: 새언니는 눈치채고 있는 것 같아.
∘ 지영: 혹시 필리핀 ‘안젤라’랑 바람? 난 자꾸 필리핀 '안젤라'가 어떤 흑막을 갖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
∘ 전원: 으악~!!!!!!!!
∘ 효정: 그럼 이건 어때? 필리핀 ‘안젤라’가 사람의 정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것은 사악한 것인가, 아님 정당한 생계의 수단으로 봐야 하는가?
∘ 다영: 사악한 거지. 어느 정도 돈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새언니한테 돈 협상하는 걸 보니 이런 적이 한두 번도 아닌
것 같고.
∘ 나연: 필리핀 ‘안젤라’ 너무 나빠.
∘ 지영: 그리고 느낌이 완전 쎄하지 않아? 아무리 태어날 때부터 애랑 같이 지냈다고 해도 애가 너무 맹목적으로 필리핀 '안젤라'를 따라.
∘ 영주: 엄마보다 필리핀 ‘안젤라’와 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거 아냐?
∘ 다영: 근데 필리핀 '안젤라'가 냉장고 문 열 때 너무 소름 돋았어. 가만히 서서. 애도 그걸 똑같이 따라하고.
∘ 효정: 엄마를 따라하고 싶은 애기의 마음은 아니었을까?
∘ 나연: 상상하니까 소름돋아.
∘ 영주: ‘안젤라’ 이름이 겹치는 것도 복선 같아.
∘ 나연: 오빠가 일부러 이름이 같은 사람으로 구한 거 아냐?
∘ 전원: 으. 설마!
∘ 다영: 그리고 엄마가 새언니한테 모피코트를 줬는데 왜 그걸 필리핀 ‘안젤라’가 입고 있지?
∘ 영주: 또 경비 아저씨가 필리핀 ‘안젤라’를 되게 반겨주잖아. 되게 수상하지 않아?
∘ 지영: 또 안주인처럼 행세한다는 말도 있고.
∘ 효정: 나는 그냥 새언니가 옷을 너무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생각했어.
∘ 전원: 우리 너무 막장으로 달려가는 듯…
∘ 교사: 확실히 이 소설을 너희가 재밌게 읽었다는 것, 이게 훨씬 이해가 잘 되었다는 거 알겠네. 아까보다 대화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어. 다만 선생님은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자리가 없다'라고 이야기했던 부분을 좀 생각해 주면 좋을 것 같아. 사실 이 집에서 안주인은 필리핀 '안젤라'가 아닌 오빠나 새언니여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외부에서 온 이방인이라는게 미묘하단 말이지. 더군다나 오빠의 동생인 '나'마저 밀어내버리잖아. 아이러니하지 않니?
< 3. 「아야소피아 프로젝트」 수다 떨기 >
∘ 나연: 왜 하필 그 여자를 쫓아와서 끝까지 잡으려고 했을까? 돈 뜯으려고? 몸 팔려고? 여자는 왜 도망갔을까?
∘ 효정: 인신매매 아니었어? 당연히 무서워서 도망갔겠지~
∘ 지영: 그냥 여행 브로커 아니었어? 카탈로그 내밀면서 관광상품을 보여줬잖아.
∘ 다영: 그러기엔 분위기가 미묘하고 강압적이었어서…
∘ 효정: 맞아. 그리고 그 여자가 버스 타고 다른 사람이 내렸을 때! 타깃 변경된 거 맞지?
∘ 지영: 근데 그 여자도 다른 사람 내릴 때 내리지 말라고 해야 하는 거 아냐?
∘ 영주: 그 여자를 제물로 바치고 자기는 살아난 거 아냐?
∘ 효정: 만약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 나연: 솔직히 겁나서 말 못할 것 같은데.
∘ 전원: 공감.
∘ 지영: 읽을 땐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라도 그 상황 속에서는 뭐라고 하지 못했을 것 같아. 버스 기사 아저씨도 한통속인 것 같아서 무서웠어.
∘ 효정: 한편으로는 현대 사회에서 아이가 있는 여성은 직업을 유지하거나 승진하기 힘든 현실을 보여주었는데 해가 갈수록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걸 완화할 방법이 있을지가 고민되더라. 76쪽에 보면 '사람 몸이 열두 개라도 되나요. 탑승 인원이 정해져 있는 엘리베이터에 사람을 계속 밀어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구절이 있는데, 하나뿐인 프로젝트 팀장 자리에서 만삭인 최 과장이 밀려나게 되는 사회 현실을 부정할 수 없어 씁쓸했거든.
< 4. 「죽은 개의 식사 시간」 수다 떨기 >
∘ 다영: 처음 시체를 발견했을 때 발견됐던 강아지 어떻게 된 거지? 죽은 거야?
∘ 효정: 응! 처리하고 왔다고 했어! ‘진봉’은 개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 지영: 자신이랑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
∘ 영주: ‘진봉’이 아빠도 고독사였지?
∘ 지영, 다영: 응. 근데 자기 아빠도 이런 식으로 돌아가셨을 거라고 생각하니 슬퍼했을 것 같아.
∘ 지영: 근데 왜 돌아갈 생각을 안 했지?
∘ 술혜: 불법체류자 아니야? 다시 돌아가기가 힘들지.
∘ 지영: 그래도 어떻게든 나는 찾아갔을 것 같은데. 아빠를 싫어했던 건 아니겠지?
∘ 효정, 나연: 아빠한테 계속 돈 부쳐주지 않았어?
∘ 술혜: 의무적으로 한 거 아니고?
∘ 효정: 근데 현실적으로 시체 처리를 위해 왔다갔다 하는게 좀 힘들지 않나? 가도 이제 남아있는 가족도 없는 거고.
∘ 나연: 혼자 쓸쓸히 죽어갔을 아빠가 불쌍해.
∘ 술혜: 진봉이가 뺨을 맞았을 때! 그때도 너무 불쌍했어!
∘ 전원: 맞아. 너무 슬퍼. 고인의 마지막을 정리해 준 건데 왜 엄한 진봉이한테 화풀이야!
∘ 술혜, 다영: 조선족을 무시한 거지.
∘ 효정: 이 소설을 읽으면서, 조선족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국과 한국 그 어디에서도 쉽지 않고 조선족들의 고달픈 현실적인 삶을 엿보게 된 기분이라 마음이 무거웠어.
< 5. 「그 남자의 임신」 수다 떨기 >
∘ 교사: 이것도 너희가 좋아했던 스토리네. 상상력을 자극하는!
∘ 효정: 둘째 애는 이 남자 주인공 애 맞겠지?
∘ 전원: 맞아. 맞겠지. 설마!
∘ 영주: 근데 여자가 그 전 남자의 아기는 잘 해 주는데 이 둘째 아이는 잘 안 해 주는 것 같아.
∘ 지영: 전 남자의 애 치료비를 지금 남편이 대주는데, 너무한 거 같아.
∘ 영주: 여자는 왜 국제결혼 한 거지? 아이의 치료비를 대야 해서?
∘ 지영: 백혈병 치료비를 대야 해서 그런 거 아닐까?
∘ 나연: 대박이다 정말.
∘ 다영: 근데 그 여자는 마지막에 살해당한 건가? 뉴스랑 너무 잘 들어맞는 상황이긴 한데…
∘ 효정: 살해당한 것 같아. 너무 절묘하게 들어맞지 않아?
∘ 술혜: 그럼 제목의 의미는?
∘ 전원: 남자가 같이 입덧해서.
∘ 나연: 남자가 진짜 애들을 아껴주는 건 맞지?
∘ 전원: 응. 사랑해서 아껴주었던 것 같아.
∘ 다영: 근데 남자가 너무 불쌍해. 돌잔치 때는 진짜 너무하지 않아?
∘ 효정: 맞아, 아빠처럼 돈 없어서 결혼 못하면 안 된다니!
∘ 지영: 치료비는 남편이 대주는데, 그 남편의 무능함을 꾸짖고 아들에게 돈을 쥐어 주는 장면이 너무 어이없었어.
∘ 다영: 게다가 드라마 남자 주인공을 따라 '이수현'이라는 이름을 지은 것도. 너무했어.
∘ 효정: 남자를 진짜 사랑하지 않은 것 같아. 나타샤는 현수를 사랑하려고 노력은 해 본 건지…
< 6. 「라지 조지」 수다 떨기 >
∘ 교사: 이건 궁금한 점은 없을 거 같네. 다들 인상 깊었던 장면을 이야기해 볼까? 너희들이 가장 할 말이 많았던 소설이었던 것 같은데, 하하.
∘ 나연: 궁금한 점이 있긴 해요! 대체 왜 성조기를 붙인거야?
∘ 영주: 다시 미국가고 싶어서 성조기를 붙인 거 아냐? 태극기를 붙일 수도 있는데.
∘ 술혜: 찍어서 사이트에 올리려고 하는 거 아니었어? 또 자랑하고 싶어서 그런 것도 있고.
∘ 지영: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고 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굳이 친구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방법이 자신의 성행위를 포르노 사이트에 올리는 것인지가 참… 꼭 그 방법밖에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 효정: 솔직히 자신이 처한 현실은 좋다고 할 수 없으니까 밤에라도 나는 괜찮다, 그런 거 아니었나?
∘ 영주: 나중에 성병 걸린 거 맞지?
∘ 전원: 응, 맞아.
∘ 효정: 왜 그렇게 대책 없이 아무나 만나서 함부로 관계를 가질까? 너무 외로워서 그런 것 같아.
∘ 지영: 난 이 남자 되게 찌질했어. 특히, ET 다음에 스타워즈 보여줄 때 칠판에 영어 문장 쓸 때 이상하지 않아? 자기는 루크 역 맡아서 애들한테 여러 번씩 소리 지르고.
∘ 나연: 애들한테 화풀이하는 거 같았어.
∘ 효정: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겠지. 자신의 마음을 표출하는 장면 같았어. 난 주인공한테 좀 동정심을 느꼈는데. 애들 가르치는 장면을 보면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생각하잖아. 나는 오히려 낯선 한국 땅에 와서 생활하는 외국인들과 그 반대로 낯선 외국 땅에서 생활하는 한국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공감해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해.
< 7. 「검은 빛」 수다 떨기 >
∘ 지영: 목사가 여자를 진짜 좋아하는 걸까?
∘ 영주, 효정: 아닌 것 같아. 좋아하면 그렇게 안 하겠지.
∘ 지영: 100이 아닌 99는 완전한 게 아니다, 근데 옆에 사람이 있으면 100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건 목사가 그 여자를 지칭한 것 같아. 여자는 목사를 좋아하는 게 맞는 것 같고.
∘ 영주: ‘당신’이 ‘엄마’를 말하는 건가?
∘ 효정: 그러게. 계속 ‘당신’을 말하더라고.
∘ 지영: 목사 아니야? 나와 당신, 엄마라고 하잖아.
∘ 영주: 아니, 계속 ‘당신’이 나와.
∘ 교사: 엄마가 교회로 나를 데리고 갔으니, 전체적으로 '당신'이 '엄마'를 지칭하는 건 맞는 것 같네.
∘ 술혜: '그'는 목사를 지칭하는 거 맞지? 근데 왜 목사를 좋아하는거야?
∘ 지영: 신 같이 완전무결한 존재처럼 보여서. 성폭행 당했었잖아.
∘ 영주: 그래서 이불 속에서 살다가… 그러다 교회를 갔는데 목사를 만난 거지.
∘ 나연: 그래서 계속 땀띠가 났었구나.
∘ 효정: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 반성을 넘어 자책과 혐오의 감정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어. 자책 하는 시간에만 머물러 있다면 더욱 깊은 고통과 혼란에 빠져 주인공처럼 이불 속에서 좌절할 테니까. 또, '그에게 난 죄인이면서 구세주였고 또 그 자신이었다.'는 구절이 이해가 잘 안 되었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해가 되는 것 같아. 이 둘의 관계가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으니까.
∘ 영주: 결국 둘은 모텔을 갔고, 여자는 목사의 어둠을 자기가 맡겠다고 한 거지.
< 8.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 수다 떨기 >
∘ 지영: 간접광고를 하는 게 왜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일까요?
∘ 교사: '편집자적 논평'을 생각해 봐. 서술자가 직접 나타나서 인물과 사건에 대한 평가를 하잖아? 다만 여기서의 간접광고는 인물과 사건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소설 속에서 직접 작가가 등장해서 자신을 드러내면서 광고를 하는 거지. 드라마에서는 자연스럽게 간접 광고를 한다고는 하지만, 갑자기 주인공들이 최신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펜으로 뜬금없이 뭔가를 쓴다거나, 약국을 갔는데 갑자기 약이 아닌 영양제를 내놓는다든가, 특정 브랜드가 자주 노출될 때마다 우리가 이질감을 느끼잖아? 그런 걸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것 같아.
∘ 효정: 맞아, 감귤 주스를 광고하는 장면이 있었어.
∘ 나연: 삼성 라즈베리 핑크 노트북 설명도 꽤나 자세했지.
∘ 지영: 아, 솔직히 이 부분은 너무 어려웠어요,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소설가의 역할과 연관지어 보라고 했는데 어디를 어떻게 연결해야 할 지 난감했어요. 우선은 막연히 현재 우리가 직접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주거나 또 어느 누구에게는 그저 생계의 수단일 수도 있다. 아니면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도로 저는 생각했어요.
∘ 교사: 그럼 지금 다같이 생각해 보자. 너희들은 소설, 또는 소설가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학교에서 배울 때는 소설이란 보통 개인의 어떤 상처를 담거나 상상력을 펼치기도 하고, 사회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는 무언가라고 배우지. 근데 그 소설은 결국 누군가가 읽어줘야 소통이 가능하지 않겠니? 지금 작가 김은정은 어때? 그 소통이 잘 되고 있니?
∘ 술혜: 일단 딱히 이렇다할 대표작이 없는 작가이니,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 교사: 맞아. 더군다나 '돈'이 가장 우선시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설가의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소설이 팔리지 않을 때 살아가기가 정말 힘들지 않겠니? 그래서 김은정은 넉넉한 친오빠의 조카 '이재용'을 위한, 그러니까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정말 '비싼 소설'을 쓰려고 하지. 또는 마치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간접 광고를 하기도 하고. 해설에도 이러한 부분이 언급되어 있는데, 이해하기 어려웠던 모양이구나. 이젠 좀 감이 오니?
∘ 전원: 네!
< 9. 시사 현안 연관시키기 >
∘ 교사: 각자 한 번 「죽은 개의 식사 시간」에 드러나는 사회 현안과 연관지어서 조사해 온 부분을 이야기해 보자!
∘ 효정: 일본에서는 안부 확인 전용 창구를 운영 중이래요. 프랑스에서는 세대 간 주거 공유 사업을 하고 있고, 스웨덴에서는 공동 주택을 만들어 공동체 생활을 하구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시설에 입주시켜 돌보다가 후에 자기 집에 거주하면서 지역사회의 서비스를 받는 재가복지도 활성화되어 있다고 하네요.
∘ 나연: 저는 우리나라의 사례를 조사해 봤어요. 서귀포시에서 'ᄒᆞᆫ디거념'이라고 해서 혼자 사는 1인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하여 중장년층에 대한 사회 안전망 구축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ᄒᆞᆫ디거념'은 마음을 쓰며 함께 돌본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 술혜: 최근 청년층과 중장년층 고독사가 증가하는 이유는 자살 아닐까요? 삶의 의미가 없는 실업자들이 늘어서?
∘ 효정: 사회 복지 공무원 1명 당 담당하는 주민 수가 한국의 경우 500명인데 OECD 평균은 70명이래요.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노년층 고독사 대책도 실효성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40~50대까지 확대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는 관계자 설명이 인상 깊었습니다.
∘ 나연: 청년 고독사의 대표적 이유는 실업 문제가 많아요.
∘ 지영: 유족이 돈 때문에 시신 인도를 거부하는 사례도 많다네요.
∘ 효정: '청년 경찰', '범죄 도시' 등 최근 조선족과 관련된 영화가 많아지고 있는데 영화 속에서 조선족을 비하하는 내용이 많아 최근 영화 '청년 경찰'은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는 기사가 있어요. 중국 동포들이 상영 금지를 신청했대요. 이러한 영화들 때문에 중국 동포들이 밀집한 상권이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도 있구요. 실제로 조선족 추방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대요. 인격 모독을 받은 것 같다는 조선족의 글이 인터넷에 다수 개재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 다영, 술혜: 저희들은 '특수 청소부'로 검색하니 관련 업체 정보가 많이 나와서 결국 ‘고독사’로 검색했어요. 근데 끔찍한 현장 사진들이 너무 많아서 충격적이었어요.
∘ 지영: 저도 미국의 한 특수 청소부가 실제 살인 사건이 일어난 후에 청소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동영상을 봤는데… 아, 충격적이었어요.
∘ 효정: 그치, 검색하니까 끔찍한 것들이 많았어. 특수 청소부들의 삶이 고통스럽겠더라.
∘ 교사: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좋을 것 같지는 않아.
∘ 효정: 오래 일한 청소부들은 구더기를 보고 언제 죽었는지 구별할 수 있대.
∘ 지영: CSI에도 나오잖아.
∘ 술혜: 1세대들 말고, 세대를 여러 번 거친 조선족들은 자신이 한국인이라기보다는 중국인이라고 생각한다는 기사를 봤어.
∘ 효정: 중국인들도 조선족을 좋아하지 않으니 어디를 가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서 불쌍했어. 매체의 영향이 큰 것 같아. 시선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나연: 맞아, 실제로 조선족 전체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닌데. 안타까워.
∘ 교사: 이렇게 같은 사회적 현안들을 소설과 뉴스로 접했을 때의 차이점은 어떤 게 있었니?
∘ 술혜: 뉴스에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고 소설에서는 구체적으로 묘사해서 더 이입이 잘 됐어요.
∘ 나연: 뉴스에서는 사진을 보여주고, 소설은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점이 가장 달랐어요.
∘ 효정: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특수 청소부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소외계층의 종류가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또 뉴스나 기사를 통해서 실제 사례들을 조사해 보니 실감나게 간접 체험을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마음도 아프네요.한편으로는 소외계층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이걸 완화할 방법과 대책을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 다영: 소설이 더 인상 깊었어요. 뉴스로 볼 때는 별 생각이 없을 때도 많았는데 소설은 그 과정이 자세히 나와 있어서 몰입이 잘 됐어요. 뉴스는 그냥 사실을 객관적으로 알려주고 넘어가는 느낌이랄까?
∘ 지영: 뉴스가 더 주관적일 때도 있어. 기자나 편집자의 생각과 의도가 들어가니까.
∘ 나연: 그냥 뉴스를 보고 있으면, 기자는 무표정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느낌이야. 그리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는 소설을 쓰기 위해 상당히 많은 조사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 효정: 소설이나 뉴스나 우리가 모르는 것들을 제공해 주면서 넓은 시각을 갖게 해 주는 것 같아. 읽기 전엔 우리가 이런 것들을 잘 몰랐잖아. 하하.
♦ 참여후기 및 제안 ♦
∘ 나연: 꼭 뽑아주세요! 누군가는 꼭 말해야 할 것 같았어요, 하하.
∘ 다영: 간식 먹고 싶어요. 간식을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하면 좋을 텐데, 후기를 올리고 나서야 간식이 제공된다니! 너무 아쉽습니다.
∘ 술혜: 책을 읽었을 때 이해가 안 된 부분이 같이 이야기하다 보니 이해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되어서 좋았어.
∘ 전원: 맞아.
∘ 나연: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니 한 번 더 읽어보고 싶다.
∘ 영주: 맞아. 솔직히 처음에는 책을 기한 내에 읽어야 한다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생각을 자극하는 내용이어서 읽는 내내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어. 혼자서 막연히 생각하던 의견을 친구들과 공유하다보니 내 생각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더 잘 알게되기도 했고.
∘ 효정: 솔직히 소설이 어려운 부분들도 많았어. 근데 친구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활동이 너무 좋았어. 그리고 작가를 만나서 꼭 우리의 생각을 확인하고, 궁금한 점들을 다시 한 번 작가와 이야기해 보고 싶어.
∘ 다영: 나도 작가님을 만나면 궁금한 거 물어보고 싶어.
∘ 지영: 우리가 생각한 결말과 작가님의 실제로 생각한 결말이 뭔지 되게 궁금해. 우리가 정말 생각한게 맞는 건지.
∘ 효정: 뒷이야기 물어보고 싶다.
∘ 다영: 무슨 생각으로 작가님이 쓰셨는지?
∘ 효정, 지영: 응. 작가의 의도가 궁금해.
∘ 나연: 그 남자의 임신에서 여자가 진짜 죽은건지 아닌건지 궁금해. 안 죽었으면 좋겠어.
∘ 다영: 필리핀 '안젤라'와 오빠는 사귄 걸까?
∘ 전원: 작가가 들으면 막장이라고 할 거 같아. 듣고 나서, '응?'이라고 하면 어떡하지? (전원 웃음)
∘ 영주: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 관련된 기사들을 찾아보고 내가 이 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혼자 책을 읽을 때보다 더 유익했던 것 같아. 이런 활동이 다시 마련된다면 꼭 다시 참여하고 싶어.
∘ 효정: '소외 계층'을 테마로 잡았던 소설이라 더 좋았던 것 같아. 평소에 나만을 생각하고 바쁜 학생이라는 이유로 주변을 둘러볼 틈도, 관심도 없는 핑계에 숨어 외면해 오던 어두운 세상을 마주한 것 같다. 이젠 우리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소외계층과 그로 인한 사회문제들에 대면해야 할 때임을 깨닫고 동아리 친구들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어렵고 무겁게 생각하여 피해오던 주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찾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로써 끝이 아닌 앞으로 시작임을 확실히 하고 나아가 소외계층과 사회 문제에 더 큰 관심과 사랑을 가질 것을 다짐한다.
∘ 전원: 써온 걸 너무 열심히 읽는 거 아니니? (웃음)
∘ 지영: 저도 효정이 말에 공감이요. 소외 계층을 주제로 소설을 쓰는 것은 좋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주제를 얼마나 소설에 녹여내는가가 가장 어렵겠지만! 그래도 소설가 ‘김은정’은 이러한 소외 계층들을 잘 특이한 케이스로 만들어 소설에 녹여내어 소설을 읽는 내내 우리가 소외계층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줘서 좋았습니다.
∘ 교사: 나도 이번 활동이 너무 즐거웠어. 연휴에, 중간고사에 계속 빡빡한 일정 속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줘서 다들 고마워. 선생님이 대학생 때 정이현 작가님과 천운영 작가님을 만나본 적이 있거든. 작가와의 만남?과 같은 시간에 뵐 수 있었던 건데, 실제로 작가가 내 눈 앞에 있고, 그 분과 대화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너희도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 현장 사진 ♦
- 학생들과 함께 재밌게 찍었던 사진으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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