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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예술위 연중 문학활성화 캠페인 - 김호운작가와의 만남 (1)

  • 작성일 2017-12-14
  • 조회수 511

여행과 문학은 고독하고 자유롭다는 점에서 같아요.”
-신담초 동아리 ‘꿈담’,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청소부』 김호운 작가를 만나다-

 

 

아시아 작가 최초 맨부커상 수상’, ‘노벨문학상 유력후보’ ... 잊을 만하면 언론을 장식하는 기사만 보면 안 그럴 것 같지만 사실 문학이라는 예술은 일반 시민들과 그리 가깝지 않다.

어느 문학평론가는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젠 문학의 위기가 아니다. 문학의 존재성 자체의 불안을 말할 때다.”

그렇다면 일반 시민들이 문학이랑 멀어진 이유는 뭘까? 각양각색이다.

바빠서’ ‘어려워 보여서’ ‘기회가 없어서’ ‘그냥’ ‘잘 몰라서.

이렇듯 여러 이유로 문학을 멀리하고 있는 일반 시민, 독자들이 모처럼 주변사람들과 문학을 체험하고 즐겁게 수다를 떠는 기회를 주기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가 온국민 문학 재밌수다라는 조금 특별한 문학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리고 지난 7월말부터 약 한 달간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참가신청을 받았다. 신청접수를 한 팀은 총 170, 소정의 심사를 거쳐 111팀을 선정하고 각 팀에게는 그들이 읽어보고 싶다고 신청한 문학도서와 약간의 다과비를 제공했다. 책과 다과를 제공받은 수다팀이 해야 할 일은 딱 두 가지. 작품을 읽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문학수다를 떠는 것과 수다 후기를 온라인(예술위 문장사이트)에 올리는 것. 예술위는 10월 말까지 후기를 올린 팀 가운데 3개 팀을 선정, 그들이 책으로 접한 작가를 직접 만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우수 수다팀을 위한 작가와의 만남 시간!!

 

책 제목만 보고 그림책 착각해 신청했지만...

 

그 첫 번째 작가와의 만남은 지난 11월 23일 오후 춘천시 신남초등학교 앞에 자리 잡은 나비라는 작은 카페에서 이뤄졌다. 초대작가는 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부문 선정작인 소설집 <그림 속에서 뛰쳐나온 청소부>를 펴낸 김호운 소설가이며, 수다팀은 신남초 교직원 독서동아리 ‘꿈담’이다. 꿈담에서 스스로 밝힌 팀 소개는 이렇다

"2회 그림책을 읽고 그림책에 대하여 공부를 합니다. 그림책 외에도 지정도서를 정해서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요. 그리고 분기별로 한 번씩 가까운 미술관이나 박물관, 도서관을 방문하여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누고 있어요. 1년 동안 책을 읽고 활동을 하며 학부모 독서동아리, 학생독서 동아리와 함께 가을에는 조그만 북 콘서트를 열고 있습니다."

 

사실 꿈담팀이 김호운 작가의 <그림 속에서 뛰어나온 청소부>를 만나게 된 데에는 숨겨진 사정이 있다. 그림책을 주로 읽는 동아리답게 맨 처음 문학수다 대상 도서를 신청할 때 책제목만 보고 그림책으로 착각하고 신청 했다는 것. 책을 받아보고 처음엔 당황했지만 읽어보고는 다들 만족스러워 했다. 그래서 작가와의 만남 선정 소식도 다들 갑절은 더 기뻐했다고 한다.

“설마~하고 지원했는데 수다팀으로 선정이 되고 이렇게 작가와의 만남의 자리도 가질 수 있어서 올해 우리 독서동아리 ‘꿈담’팀이 용꿈을 꾼 것 같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내려놓으니 이렇게 좋은 행운이 찾아오네요.”

 

 

문학의 완성은 독자들의 자유로운 해석으로!!

 

삼삼오오 꿈담 회원들이 카페에 모이기 시작했다. 모두 열 명 남짓. 작가와의 만남은 김호운 작가의 짧은 강연과 함께 시작했다. 철도청 공무원이자 철도대학 1기 졸업생 출신이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가져왔던 문학에 대한 열망 때문에 철도청 의무 복무를 중단하면서까지 작가의 길을 걸어온 남다른 이력을 가진 김호운 작가가 강연에서 특별히 강조한 키워드는 여행과 예술.

직장을 다니던 시절에도 매주 토요일 오후면 무작정 버스터미널로 가 마음 내키는 곳으로 다니는 여행을 즐겼다는 김호운 작가. 요즘도 일 년에 4-5달 정도는 여행을 다니고, 나이 60이 넘어서 중국어를 배울 정도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했다. 김호운 작가는 특별히 여행을 사랑하는 이유가 자유와 용기를 북돋아 주기 때문이란다. 그는 아무런 규정,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스스로 계획을 짜서 자고 싶은 곳에서 자고 먹고 싶은 것을 먹는 데서 느끼는 들짐승 (?)같은 자유, 낯선 공간과 애기치 못한 상황을 스스로 헤쳐 가는 데서 본래의 모습을 발견하는 희열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래서 여행 가이드를 따라 둘러보기 좋은 곳만 방문하고 주는 대로 먹고 돌아다니는 패키지여행 보다는 배낭여행을 좋아한다고 했다. 주로 사용하는 숙소도 호텔이 아닌 유스호스텔, 식사도 직접 재료를 현지에서 사서 숙소에서 만들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김호운 작가가 문학을 사랑하는 것 역시 문학이 여행처럼 용기와 자유를 주는 예술이기 때문.

그는 문학과 예술이 가진 재생산의 기능과 해석의 자유를 강조했다. 문학과 예술은 현실을 그대로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본질을 좇아 현실을 새롭게 재생산하며 독자들은 작품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을 통해 스스로 성장해 가고 궁극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 김 작가는 tv드라마와 영화 같은 영상물과 문학이 다른 점이 바로 독자 각자가 스스로 상상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데 있다면서 “소설은 독자가 개입함으로써 완성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호운 작가의 짧은 강연에 이어 꿈담 동아리 회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표제작인 <그림 속에서 뛰어나온 청소부>를 쓴 계기. 김호운 작가는 평소 그림을 좋아하는데 박수근의 ‘청소부’라는 그림제목에서 멈칫했고, 왜 그림 속에서 청소부들이 왜 돌아 앉아있었을까 궁금했다고 했다. 또 청소부에게 거리를 깨끗이 치우는 일 말고 다른 의미는 없을까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들의 사연과 이야기를 줍는 사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여기에서 작품이 시작됐다는 것. 이 이야기를 듣고 꿈담 회원은 “처음엔 작품이 조금 어렵네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림 이야기가 나오면서 내용이 연결이 됐다”면서 “저 역시 사람 관찰하는 걸 좋아하는데 청소하는 분 뒤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상상한 것을 보고 작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김호운 작가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주로 중년의 남성인 점을 보고 ‘아 남자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됐다는 후기를 전한 회원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어떻게 보면 요즘 가장 슬픈 종족이 남자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정년을 마치고 나면 그만큼 더 살아야하는데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준비가 안 되어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현실을 어떻게 보여줄까 하는 고민으로 작품을 쓰게 됐다”고 했다.

 

오후에 네 시면 피어, 어머니들이 밥하러 가야 하는 시간을 알려주는 꽃으로 알려진 ‘분꽃’을 소재로 쓴 단편 <분꽃향기>를 읽고 어린 시절 어머니가 떠올랐고, 요즘의 힘들어하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돼 눈물 흘렸다는 어느 회원도 있었다. 김호운 작가는 독자들이 어머니를 떠올렸다면 성공이라며 책을 펴낸 출판사 편집장도 이 작품을 울면서 읽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또 어느 회원은 <그림 속에서 뛰쳐나온 청소부>를 잘 읽었다며 그 소감을 어느 학생이 쓴 동시를 낭송하는 것으로 대신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 시 전문은 이렇다.

 

똥구녕

 

최승훈

 

할무이

화분 밑바닥에

와 구멍이 뚫려 있노?

 

똥구녕인기라

니도 밥 묵고 나면 똥 싸제

화분도 똑같은 기다

 

똥구녕이 있어

머리 위에

예쁜 꽃도 피워 낼 수 있는 기다

 

 

작품 캐릭터 어쩜 이렇게 생생하게 묘사하나요?”

 

작품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는지, 또 작품 속 이야기를 작가가 직접 체험한 것처럼 이야기를 잘 만들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 작가의 답변은 간단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것, 사물을 그 자체로 보려고 할 것, 꽃을 비유로 들었다. 꽃을 ‘꽃’이라는 추상명사로 받아들이지 말고 각각의 꽃으로 받아들이라는 것. 또 일반적인 거짓말과 소설에서의 ‘허구’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거짓말은 그냥 속이는 것이지만 허구는 거짓인줄 알지만 진짜로 받아들이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

 

여행에 관한 짧은 이야기로 시작한 작가와의 만남은 다시 ‘여행’에 관한 질문과 답변들로 마무리됐다. “사모님은 여행 안 좋아하세요?” “여행은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세요?” “여행기는 안 쓰세요?”

김 작가는 “다행스럽게(^^) 아내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아요. 한번 같이 다녀보고 두 손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함께 다니는 여행은 별로라고 단호히 이야기했다.

“자유는 고독한 일이지요. 이 낯선 땅을 지나치다가 문득 내가 죽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자연 앞에 엄숙해집니다. 나 자신은 사실 이 우주에서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어지고 소유욕도 사라집니다. 함께 다니면 이 고독과 자유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거든요”

 

 

실은 이미 10권 분량의 여행기를 써놓고 마땅한 출판사를 찾고 있는 중이라는 김호운 작가. 그가 쓴 소설과, 그가 전한 여행의 맛에 흠뻑 취한 꿈담 회원들이라면 책이 나오자마자 당장 서점으로 달려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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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참여 후기>

체험과 에피소드도... 파격적 형식에 수다까지, 색다른 체험!!”

 

김호운 (소설가)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독자와의 만남과 다른 이색적인 체험이었습니다. 작품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이야기하는 '문학토론'은 좀 딱딱하고, 전문성을 요구하는 터라 참여자들이 부담스러워하기도 합니다. 사전에 심도 있게 작품을 읽고 나와 묻고 대답하는 방식이라 아무래도 분위기가 좀 무겁고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반면 문학 재밌수다는 우선 프로그램 형식이 매우 파격적입니다. 격식이 없다는 점에서는 일반적인 독자와의 만남과 다르지 않으나, 문학 외적인 문제들, 특히 작가의 개인 체험이라든가 문학 작품 집필과 관련 있는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참여자들 개개인이 생활에서 겪은 체험담 같은 것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그야말로 '수다'를 매개로 하는 만남이라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기저에는 문학과 독서라는 주제가 깔려 있어서 좀 더 흥미롭게 독서 환경에 접근하게 하는 좋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더 개발해서 독서인구 확산에 훌륭한 역할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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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담 회원 후기>

 

 

“덕분에 훌륭한 작가와 직접 대면할 수 있어서 넘 좋았습니다. 작가의 여행 이야기도 매우 인상적이었고요. 그 분 자체가 문학이었고, 예술이었고, 자연스럽게 통섭된 연륜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이**

 

“작가님의 여행 이야기, 삶의 이야기,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이야기를 듣는 가운데 삶의 연륜과 지혜를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려면 구성원 전체로 보면 안 되고 하나하나를 다른 존재로 봐야 한다는 말씀과 자신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대해야 한다는 말씀이 많이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소설을 쓰실 때 독자의 몫을 남겨 두신다는 말씀도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글 속에서 모든 것을 얻으려 했었는데 글을 읽으며 독자인 내가 함께 완성해 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유함 직전 단계는 독이라고 하셨는데 저도 그러한 단계를 거치고 넘어 삶의 자유함을 가져보고 싶은 기대감도 생겼습니다.

짧으면 짧은 시간이지만 작가님의 생각과 인생의 지혜를 배우는 귀한 만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심**

 

“어제 작가님과의 만남 좋았습니다.~

신남(초등학교)에 와서 특별한 경험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카페 나비도 너무 좋구요.^^

작가님과 직접 만나 뵈니 작품이 더 공감이 가고 생동감 있게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작가님의 여행, 예술, 문학에 대한 고견과 더불어 나이, 시공간을 뛰어넘는 작가들의 세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네요.

작가님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정**

 

“책을 읽고 나면 읽는 사람마다의 그 감상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어서 각각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은 미처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느껴보기에 좋은 활동이다. 더불어 그 작가를 만나 이야기의 배경이나 숨은 의도를 안다면 더욱 좋은 일인 듯싶다.

한편의 글을 쓰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작가들의 숨은 고통 또한 알게 되는 기회이기도 했고

사실 잘 몰랐던 작가였는데 직접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영광과 더불어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 장**

 

“책을 읽을 때 문득 궁금한 점이 생길 때가 있다. 이번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궁금했던 점에 대한 작가의 생각도 들으며 공감하고, 새로운 사실을 듣게 되어 좋은 시간이 되었다.”

/이**

 

“작가와의 만남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아직 세상을 많이 살아오진 않았지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그냥 숫자를 보태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지혜가 쌓여간다는 것이 느껴졌다. 나도 나이 들어가면서 나이에 숫자를 보태는 삶이 아니라 지혜를 보태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손**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작가님을 만나보니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을 풀어내신 것 같아서 더욱 공감이 갔다.” / 황**

 

“여행은 용기이고 문학이라고 하신 작가님의 말씀이 공감이 된다. 사실 여행을 한다는 것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과도 같다. 낯선 곳에 홀로 서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 두려움이 몰려온다. 그래서 여행이 아닌 관광을 하며 마치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 속에서 살아온 것 같다. 작가님은 여행은 ‘들짐승 되기’라고 하셨다. 나는 그동안 애완동물처럼 살아왔다. 애완동물이 자연으로 쉽게 나가지는 못하겠지만 가끔 담장 밖으로 뛰쳐나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라**

 

“나는 분꽃 향기를 읽고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나서 펑펑 울었다. 그리고 아련한 어린시절 추억 속에서 한참 머물러 있었다. 그 느낌을 시로 표현을 해보았다.”

 

분꽃향기를 읽고

 

 

분꽃 속에는

세상을 다 품어주시며

자신의 삶은 없고

아름답고 따듯한 향기를

널리 펼쳐주시던

가슴깊이 묻어두었던

그리운 어머님이

들어있었습니다.

 

분꽃 속에는

세상에 아파하며 살아가는

슬픔을 녹여주고

아픔을 안아주는

따사로운 햇님이

들어있었습니다.

 

그 아픔도

그 슬픔도

그 사랑도

모두 분꽃 속에

들어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그 / 김**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동아리 리더 한정혜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동시로 모임 후기를 마감합니다.

우리가 더럽다고 함부로 여기는 것들이 없다면, 더러운 것을 치워주는 일을 하는 귀한 사람들이 없다면, 세상은 더러움이 넘쳐나서 살기 어렵겠지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맑게 해 주는 분들의 고마움을 생각하며 읽어보세요.

 

 

똥구녕

 

최승훈

 

할무이

화분 밑바닥에

와 구멍이 뚫려 있노?

 

똥구녕인기라

니도 밥 묵고 나면 똥 싸제

화분도 똑같은 기다

 

똥구녕이 있어

머리 위에

예쁜 꽃도 피워 낼 수 있는 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