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적
- 작성일 200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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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적
신덕룡
아직도 투표를 하지 않았느냐는
전화가 왔다.
허리가 반으로 꺾인 노인이 걸어간다. 기표(記標)하듯 지팡이로 따박따박 땅을 짚으며 걷다 쉬다를 반복하는데
어촌횟집 닫힌 문 앞에서 졸고 있던 발바리 한 마리, 컹컹 짖더니 뒤를 따른다. 몇 걸음 걷고 돌아볼 때마다, 꼭 그만큼 물러선다.
슬로비디오로 보는 술래잡기 같다.
낮은 자세로 길을 살피던 조심스런 마음이 엉켰다 풀어 놓는 헐렁한 손짓, 저 헐렁 헐렁이 파적(破寂)이다.
진보와 보수, 어떤 패가 내 손에 쥐어지는 행운이나 불운이겠느냐만 셈이란 늘 뜻밖의 일이니
저렇듯 주고받는 장단이 때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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