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에는 배후가 있다

불꽃에는 배후가 있다


 

오랜 시간 가슴에 담고 있기에는
불편했던 기억들을 비우러 동쪽 바다로 가는 길
매운 안개가 가로막는다
거대한 불꽃으로 피어오르는 산
순간 아름답다는 생각에 젖는다

 

검게 타버린 숲은
수십 년이 걸려서야 제 모습을 찾는다는데
봄이 올 때마다 
새살 바라며 설레는 나의 마음
뜨겁게 그을린 적이라도 있었던가

 

라일락 꽃비를 마지막으로
봄은 싱겁게 가버린 줄 알았는데,
건조주의보 내린 내 가슴에도
몰래 부싯돌 숨겨놓고 갔나 보다

 

생나무의 곁눈에서 푸른 불꽃이 선다

 

돌아오는 길
방화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라디오 뉴스,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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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필

님의 가슴 속에 숨겨놓은 부싯돌이 푸른 불꽃으로 돋아 새로운 날을 시작할 수 있기를! 좋은 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