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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책방곡곡] 포항 책방수북(제2회)
《문장 웹진》 책방곡곡 포항 책방수북(제2회) 독서모임 〈생글〉 사회, 원고정리 : 연산 참여자 : 제이필, 나경, 이슬, 지현 책 : 강효진 『오늘도 나를 대접합니다』(구름의시간, 2022) 연산 : 저는 아직도 단풍과 눈맞춤을 하지 못했습니다. 유명한 단풍 명소를 찾아가려니 사람과 자동차에 단풍의 고상함마저 안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 사진과 tv 뉴스로만 감상하고 있습니다. 11월입니다. 오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오지 않을 시간은 없다고 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늘 책을 읽으며 느끼고 감상을 말하고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하는 즐거움을 통해 삶이 한층 더 윤택하고 지혜로웠으면 합니다. 독서에 관한 선생님들의 생각을 잠시 들어 보겠습니다. 제이필 : 독서, 책이 있어야 되겠죠? 그런데 내가 읽을 책을 선택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인터넷 공간에는 수많은 책이 숲을 이루고 있어요. 인내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탐색하고 요리조리 살펴보는 것이 즐거움만큼 고단함도 있었어요. 그런데 모임에서 매달 함께 읽을 책을 서로 토론하며 선정하니 큰 고민 하나가 해결되어 좋았습니다. 독서는 좋은 책을 찾아내는 과정과 수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현 : 책을 읽는 것이 서서히 즐거움이 되고 의무처럼 느껴집니다. 독서 습관이 자리 잡아 가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책을 읽는 것만큼 시간이 잘 가는 것도 없어요. 오롯이 책에만 집중하다 보니 잡념도 사라지고 그 순간만큼은 걱정도 사라졌어요. 독서는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두 번 한 권 두 권 책을 읽다 보니 독서의 재미와 묘미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재미와 감동 그리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덤으로 얻을 수 있으니 너무 좋습니다. 나경 :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잖아요, 지금이 독서의 시즌입니다. 저도 사실 독서는 가을에 하자, 가을만 기다리며 그때 책을 읽자, 가을을 핑계 삼았어요. 독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좋은 것 같아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책을 읽는 것이 진정한 독서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계절보다 가을에 책을 읽으면 더 낭만적이고 운치가 있어 좋다는 사람도 더러 있었어요. 독서는 계절이 아닌 개인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슬 :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 같아요. 관심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 같아요. 저도 한때는 시간을 핑계로 책을 가까이 두지 못했어요. 현대인의 일상은 누구나 분주하고 복잡하게 돌아갑니다. 이러한 일상이 독서를 하지 못하거나 할 수 없는 이유와 핑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책 읽을 시간을 따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니면 무슨 요일 이렇게 저 나름의 독서 계획을 만들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임을 통해 좋은 책을 알게 되고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독서의 기술과 기법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연산 : 역시 훌륭하십니다. 선생님들 덕분에 저도
작성일 2023-12-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01상세보기 -
기획 연속좌담 '창작, 노동' 2차 〈(비)정규직 교육노동자로서의 작가〉
연속좌담 '창작, 노동' 2차 〈(비)정규직 교육노동자로서의 작가〉 기획 연속좌담 ‘창작, 노동’ 2차 (비)정규직 교육노동자로서의 작가 2023년 11월호부터 2024년 2월호 사이에 총 4회의 좌담회 내용이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ㅇ 회차별 구성 - 1차 : 부업이 있는 작가, 본업이 있는 작가 - 2차 : (비)정규직 교육노동자로서의 작가 - 3차 : 문학 강연 시장 - 4차 : 대학(원)생 작가들의 미래설계 ㅇ 회의명 : 《문장 웹진》 2023년 기획 연속좌담 ‘창작, 노동’ - 2차 - (비)정규직 교육노동자로서의 작가 ㅇ 일 시 : 2023년 10월 13일(금) 14:00~16:00 ㅇ 장 소 : 예술가의 집 세미나1실 ㅇ 참 여 - 사회자 : 이병철(시인/문학평론가) - 참여자 : 민선(웹소설가), 이은선(소설가), 조대한(문학평론가), 황종권(시인) 〈개회〉 이병철 : 어려운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기획좌담은 총 4회로 계획되어 있는데 다 학교에 계시는 분들이라서 어쩌면 이번 주제가 제일 민감할 수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학교의 구조적인 내용까지도 짚어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한 시간 내어 좌담에 참여해 주신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서로 인사는 하셨나요? 여기 구면도 계시고, 이은선 작가님하고 황종권 작가님은 예전에 같이 근무하셨죠? 그리고 민선 작가님과 저는 지난 학기에 명지전문대에서 수업했고요. 그리고 조대한 작가님도 명지전문대 심화 과정 지금도 나오고 계시고. 그리고 또 이렇게는 한양대 국문과 대학원. 이은선 : 이렇게 다 학연과 지연인가요. 너무 좋다. (웃음) 민선 : 혹시 혈연은 없나요. (웃음) 이병철 : 저랑 조대한 작가님이 다닐 때는 민선 작가님이 안 계셨고요. 민선 : 지금 재학 중이라서요. 이병철 : 한신대 강의 나가시지 않나요? 조대한 : 아 거긴 아니에요. 서울예대에 나가고 있습니다. 이병철 : 그렇군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제가 지금 한 것 같은데, 그래도 지금 하시는 일이랑 간략하게 근황이라든가 자기소개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조대한 : 저는 문학 평론을 쓰는 조대한이라고 합니다. 문학 평론은 2018년부터 쓰기 시작했고, 오늘 주제와 관련하여 대학 강의는 2020년부터 사이버 강사로 시작해서 대면으로 바뀐 지금까지 두 개 정도 대학의 문창과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민선 : 저는 글 쓰는 민선이라고 합니다. 제가 꼭 외자라고 이름을 말하는데요. 안 하면 못 알아들으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웃음) 저는 2019년에 처음으로 웹소설을 냈고요. 최근까지 3종 나왔고, 연말에 연재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학 강의는 올해부터 시작했습니다. 이은선 : 저는 2010년에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고요. 안양예고에서 7년, 노작홍사용문학관에서 3년, 한신대 문예창작과에서 7년. 고등학교, 문학관, 대학 문예창작과에서 소설 창작이랑 읽기를&mi
작성일 2023-12-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380상세보기 -
기획 연속좌담 ‘창작, 노동’ 1차 〈부업이 있는 작가, 본업이 있는 작가〉
기획 연속좌담 ‘창작, 노동’ 1차 부업이 있는 작가, 본업이 있는 작가 2023년 11월호부터 2024년 2월호 사이에 총 4회의 좌담회 내용이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ㅇ 회차별 구성 - 1차 : 부업이 있는 작가, 본업이 있는 작가 - 2차 : (비)정규직 교육노동자로서의 작가 - 3차 : 문학 강연 시장 - 4차 : 대학(원)생 작가들의 미래설계 ㅇ 회의명 : 《문장 웹진》 2023년 기획 연속좌담 ‘창작, 노동’ - 1차 부업이 있는 작가, 본업이 있는 작가 ㅇ 일 시 : 2023년 9월 7일(목) 14:00~16:00 ㅇ 장 소 : 예술가의 집 세미나1실 ㅇ 참 여 - 사회자 : 한설(문학평론가) - 참여자 : 김희선(소설가), 신이인(시인), 윤치규(소설가), 이미경(극작가) 〈개회〉 한설 : 안녕하세요, 저는 평론가로 활동 중인 한설이라고 합니다. 《문장 웹진》에서 ‘창작’과 ‘노동’이라는 주제로 네 차례의 좌담을 기획했는데, 1회차인 이번 좌담은 작가라는 직업 외에도 문학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다른 직업을 가진 분들을 모시고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우리, 다른 일도 해요’ 정도의 소소한 대화를 예상하고 진행을 맡았는데, 《문장 웹진》의 역대 좌담을 살펴보니 등단제도를 비롯해 무거운 내용이 많더라고요. 진중함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제가 좌담을 잘 진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웃음)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나누고 좌담을 시작하면 좋을 듯합니다. ‘주업’과 ‘부업’이라는 이번 좌담의 주제를 생각해 다시 저부터 소개를 드리자면, 저는 치과대학병원에서 구강병리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을 공부 중인 수련의입니다. 이런 자리에 오려면 연차를 써야 하는 직장인이기도 하고요. 반시계 방향으로 다른 분들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이인 : 어쩐지 늦게까지 이 자리가 비어 있어서 여기 위험한 자리인가 했는데 첫 번째 발화자의 자리였군요. 네, 안녕하세요. 저는 시를 쓰고, 시를 쓰면서 활동하는 신이인이라고 합니다. 문학 쪽 활동을 말씀드리면 2021년 《한국일보》를 통해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아직 신인이다 보니 발표할 지면을 받는 편이어서 2년 동안은 열심히 활동을 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검은 머리 짐승 사전』이라는 시집도 한 권 냈습니다. 2년 동안 글만 쓴 건 아니고요. 문학 외적인 활동으로는 LUSH 알바생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굉장히 밝은 사람들이 웃고 떠들면서 물건을 세일즈하는 그런 이미지를 많이들 갖고 계신데, LUSH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거기서 2년 동안 세일즈 파트타이머를 했고요. 직원을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계속 파트타이머로 있고 싶어서. 최근에는 아디다스 코리아 판매직으로 이직했습니다. 이상입니다. 김희선 : 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 김희선입니다. 원래는 약사로 일을 해왔고, 2011년 마흔
작성일 2023-11-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695상세보기 -
기획 [책방곡곡] 포항 책방수북(제1회)
《문장 웹진》 책방곡곡 포항 책방수북(제1회) 독서모임 〈생글〉 사회, 원고정리 : 연산 참여자 : 제이필, 나경, 이슬, 지현 책 : 차성환 『딸아, 행복했으면 좋겠다』(득수, 2023) 연산 : 한 달 만에 뵙지만 여전히 반갑네요. 추석 연휴는 다들 잘 보내셨는지요? 과식으로 고생하신 선생님은 안 계시겠지요? 음식 하느라 명절증후군 후유증으로 힘들어하는 선생님도 당연히 안 계시겠죠? 벌써 일곱 번째 모임입니다. 오늘은 지난달에 말씀드린 대로 딸을 시집보낸 서른네 명 아버지들의 웃음과 눈물이 담긴 축사를 통해 아버지와 딸 그리고 가족과 가정에 대해 생각해 보고 점점 퇴색되어 가는 결혼과 부부의 참 의미에 대해서도 좋은 의견과 말씀을 기대하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 모임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보려고 합니다. 4월 첫째 주 목요일에 시작한 우리 모임이 나에게 어떤 변화와 실천을 하게 하였는지 제이필 님부터 부탁드립니다. 제이필 : 벌써 일곱 번째에요? 정말 빠르네요. 저도 몇 개의 모임을 하지만 이 모임은 책과 글쓰기라는 제가 꼭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라 기다리는 모임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숙제가 때로는 부담스럽고 힘들지만 한 권의 책을 읽고 느낌을 단어와 문장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점점 수월하고 익숙해져 가는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감사하고 싶습니다. 좋은 문장은 바른 문장으로부터, 독서는 가장 쉬운 글쓰기 방법이다,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경 : 사실 일상에서 스스로 어떤 책을 한 권 고르고 독서를 한다는 것은 늘 다짐이고 맹세에 그쳤지만 이 모임에 나오면서 의무감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게 된 것이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책을 읽고 모임에서 느낌과 생각을 말하다 보니 말하는 요령과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토론을 통해 같은 책을 읽었지만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을 다른 선생님들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이 모임은 절대로 결석하지 않을 겁니다. 연산 : 나경 선생님 오늘 공식적으로 약속하셨습니다. 나경 : 네, 약속했습니다. 이슬 : 저도 솔직히 이 모임을 하기 전에는 책은 늘 우리 집의 또 다른 인테리어 역할에 그쳤지만 모임을 통해 집에 있는 책을 찾아 한두 페이지씩 읽기 시작했습니다. 모임에서 선정한 도서를 읽으면서 이렇게 좋은 책을 왜 진작 읽지 않았을까 후회도 많았습니다. 늦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습니다. 더 열심히 읽고 써보겠습니다. 지현 : 추석 연휴 잘 보내셨죠? 가정주부로만 살아오다 마음 편하게 책 읽고 글도 쓰는 이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 학창 시절 국어 시간 같아요. 다음에는 또 어떤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마저 저에게는 큰 행복이 되었습니다. 암튼 좋은 모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오래 했으면 좋겠습니다. 연산 : 선생님들의 말씀에 저도 더 큰 용기와 희망이 생깁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알차게 준비하겠습니다. 자, 오늘 토론할 책부터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이 책은
작성일 2023-11-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538상세보기 -
기획 [책방곡곡] 수원 낯설여관(제3회)
《문장 웹진》 책방곡곡 수원 낯설여관(제3회) 사회, 원고정리 : 지혜 참여자 : 다정, 셔터맨, 숑숑, 한쑤 책 : 장류진 『연수』(창비, 2023) 2023년 9월 6일 일요일 지혜 : 안녕하세요, 여러분. 잘 지내셨나요? 드디어 마지막 3회 차 모임이에요. 오늘은 장류진 작가님의 소설집 『연수』에 대해 이야기 나눌 건데요. 단편집이다 보니 소설 하나하나에 대해 할 말이 많을 것 같아요. 한쑤 : 부담 없이 읽었어요. 전체적으로 작품이 너무 강하거나 무겁지 않고, 휙휙 책장을 넘기면서 웃기도 하고 공감도 하면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아주 깔끔한 소설이었어요. 다정 : 저는 여행 갈 때마다 책을 한두 권 들고 가요. 바쁜 업무 마치고 휴가 떠날 때 어떤 책을 가져가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이 책을 챙겼거든요.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이야기도 아니고, 가벼워서 그냥 흘러가는 내용도 아닌, 마음에 남기도 했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은 책이었어요. 굉장히 재미있게 보고 돌아왔어요. 숑숑 : 장류진 작가님의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고 SNS에 올렸던 게 생각났어요. ‘작가님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나도 분명히 알고 있다. 내 곁에 있는 누군가 이름 붙일 수 있는 어떤 사람이 생각난다.’라고 썼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던 것 같아요.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너무 어둡진 않지만 이건 누구 얘기 같고 저건 누구 이야기 같아, 이렇게 이름 붙여 줄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점에서 예전 소설집들이랑 맥을 같이하는 느낌이었어요. 셔터맨 : 저는 진짜 오랜만에 소설집을 읽었어요. 마지막에 읽은 소설은 『기차와 생맥주』예요. 책 안에 소설파트도 있으니까. (웃음) 최근에는 실용서 또는 논픽션 위주의 책을 많이 읽었어요. 이 책도 사실 실제 이야기나 다름없는 스토리지만, 소설은 정말 오랜만에 읽었는데도 이질감이나 불편함이 없었어요. 제가 한번 책을 펴면 오래 읽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읽다가 자야지 하고 책장을 덮는데 (웃음) 한 꼭지를 다 읽고 시계를 보니까 30분이 흘러간 거예요. 대단한 책이라고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지혜 : 단편 하나하나를 떠올리며 이야기 나눠 볼게요. 일단 이 책의 제목이자 처음 수록된 단편소설 ⌜연수⌟는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셔터맨 : 우리 모두 운전면허증을 가졌잖아요. 혹은 운전하고 있는 누군가의 차에 타본 경험이 있을 테니까 공감 가는 주제 같아요. 저는 이 책에 대해 아무 정보가 없을 때 ⌜연수⌟가 주인공 이름인 줄 알았어요. (웃음) 근데 책을 먼저 읽은 지혜 님이 ⌜연수⌟가 운전 연수의 '연수'라고 해서 더 읽고 싶더라고요. 운전하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운전부심이 있잖아요. 소설 속에서는 어떤 운전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 하며 흥미롭게 읽었어요. 다정 : 저는 사회복지학과를 나와 사회복지사가 되려고 면허를 땄어요. 스타렉스를 운전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근데 졸업하고 어린이집 교사가 되면서 잠자는 면허가 됐
작성일 2023-10-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1 댓글수 1 조회수 688상세보기 -
기획 [책방곡곡] 수원 낯설여관(제2회)
《문장 웹진》 책방곡곡 수원 낯설여관(제2회) 사회, 원고정리 : 지혜 참여자 : 다정, 셔터맨, 숑숑, 한쑤 책 : 최민석 『기차와 생맥주』(북스톤, 2022) 2023년 8월 6일 일요일 지혜 : 안녕하세요,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오늘은 여름과 잘 어울리는 책, 최민석 작가님의 여행지 창간호 『기차와 생맥주』입니다. 책과 어울리는 맥주와 간단한 주전부리를 준비했으니 즐겁게 먹고 마시면서 이야기 나눠요. 숑숑 : 사실 저는 이 작가님이 누군지 잘 모른 채 가벼운 느낌으로 후루룩 읽었어요. 제가 성격이 좀 급해서 앞부분 절반 정도 읽다가 모임 날짜를 생각하면서 속도를 조절했어요. 너무 빨리 읽으면 내용을 기억하지 못할 걸 알고 있었던 거죠. (웃음) 그래서 한참 쉬었다가 다시 읽곤 했는데, 앞부분 같은 경우에는 별생각 없이 읽었어요. 왜냐하면 그때는 최근 시작한 글쓰기 모임 '모서리 기록단'과 아무 관련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에요. 근데 중간 정도 지난 다음부터 모서리 기록단 때문에 여행책 관련자가 돼버리고 나니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요. 저는 늘 '이 책 때문에 나무가 베어질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하거든요. 근데 에세이는 개인의 생각이나 느낌이 일기처럼 자유롭게 적히다 보니 이 책을 돈 주고 살 만한지, 나무를 베어내고 책으로 남겨 둘 만한지를 자꾸만 떠올려요. 저는 주로 여행을 통해 의미 있는 생각을 했고 또 그 부분에 대해서 얼마큼 숙고했는지, 그것이 그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명확하게 드러나는 책을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아주 좋아하는 여행 에세이와 결이 일치하진 않았어요. 그렇지만 표지에 여행지 창간호라고 적혀 있는 것처럼 잡지를 읽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고요. 지루하거나 생각을 많이 하고 싶지 않을 때 읽으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책 같아요. 한쑤 : 아마 제가 여기서 책 읽는 양이 제일 적을 것 같아요. 독서 취향도 좁은 편이고요. 주로 소설을 많이 봐서 에세이나 산문집을 많이 안 읽었어요. 이번 여행 에세이 장르는 안 읽어 본 분야라 이런 책이 나랑 잘 맞을까 궁금했어요. 파주로 혼자 여행 갔을 때나 친구들 만나러 갈 때, 버스나 기차 같은 대중교통 안에서 주로 읽었어요. 멀미를 안 하는 편이라 몰입해서 보게 되더라고요. 페이지에 비해서 챕터가 엄청 많아서 놀랐는데, 정말 술술 읽혀서 책장이 잘 넘어갔어요. 다양한 나라와 도시가 등장하고 책에 담긴 에피소드도 많아서 책 읽을 때마다 색다른 매력을 느꼈어요. 그리고 뒷부분에 픽세이(픽션+에세이)가 신기했는데, 경험만 나열한 게 아니라 소설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재미있었어요. 어디까지가 직접 겪은 일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일까? 상상해 보기도 했고요. 계속 읽다 보니까 픽세이가 모두 사실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그런 혼란을 주는 요소가 재미있었어요. 여행 에세이니까 공간이나 배경이 머릿속에 그려지듯이 묘사를 한다거나 여행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 적혀 있는 걸 기대했는데 그것과는 다르더라고요.
작성일 2023-09-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600상세보기 -
기획 [책방곡곡] 수원 낯설여관(제1회)
《문장 웹진》 책방곡곡 수원 낯설여관(제1회) 사회, 원고정리 : 지혜 참여자 : 다정, 셔터맨, 숑숑, 한쑤 책 : 안수민 지음, 이지현 그림 『플라스틱 인간』(국민서관, 2022) 2023년 7월 2일 일요일 지혜 : 안녕하세요, 여러분. 독서 모임 첫 책은 그림책 『플라스틱 인간』입니다. 혹시 이 책을 알고 있었거나 읽어 보신 분 계세요? 없군요. 오히려 더 좋아요. 책 읽은 소감을 가볍게 이야기하며 모임을 시작하면 어떨까요. 한쑤 : 처음 제목이랑 표지만 봤을 때, '그림책을 읽어 본 게 얼마 만인가' 싶어 약간 흥미로웠어요. 보통 텍스트만 있는 소설이나 산문만 봤는데 그림이랑 같이 있는 책이 선정되어서 재밌다고 생각했고요. 표지만 봐도 어떤 내용일지 알 것 같아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이라고 생각하고 읽었어요. 읽다 보니까 우리가 섭취한 미세 플라스틱이 새로운 생명체로 탄생하게 되는 스토리잖아요. 이런 아이디어를 어떻게 냈을까 궁금하다가도 책장을 넘기기가 점점 두려웠어요. 약간 기괴하기도 하고 엄청난 상상력에 감탄하다가도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잔혹동화를 보는 느낌이에요. 실제로 일어날 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얼마나 플라스틱 소비를 많이 하는지, 폐기물이 얼마나 나오는지 약간 소름 끼칠 정도로 피부에 와 닿아서 진짜 무섭게 느껴졌어요. 그림과 짧은 글이 이렇게 큰 임팩트를 주는구나 생각하니 책 선정을 너무 잘한 것 같아요. 다정 : 저는 책을 읽기 전에 저자와 그린이를 먼저 보거든요. 근데 그림 작가가 참여한 『수영장』이라는 그림책을 본 적이 있어서 반가웠고요. 주인공 이름이 제임스라 외국인 작가의 작품인가 했어요. 근데 저자 두 분 다 한국인이어서 왜 이름을 제임스라고 했을까 궁금했어요. 한국 이름을 쓰면 너무 현실 같은 이야기들로 받아들이게 될 것 같아서 일부러 가상의 세계로 이입하라고 그런 설정을 한 건가, 이런 궁금증도 생겼어요. 대부분 플라스틱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것들은 나중에, 2050년이 되면 플라스틱을 가득 먹은 물고기 같은 개체를 우리가 먹게 된다는 흐름이거잖아요. 그런데 플라스틱이 가득 쌓인 몸에서 새로운 플라스틱이 나온다는 연결이 새로웠어요. 내 몸에 플라스틱이 가득 쌓여 있다는 사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생명체로 태어나고 자라서 나랑 동등한 입장 이상으로 더 세력화되고 인간을 누를 수 있다는 걸 지금의 현실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쓰레기 산이나 주변에 플라스틱이 가득 쌓여서 인간의 공간이 사라지는 현재를 떠올리니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오버랩 되기도 했어요. 어른이 봤을 때는 현실적인 모습이 떠오르고, 아이들에게는 상상력의 세계를 더 무궁무진하게 만드는 그림책 같아요. 숑숑 : 저는 이 책을 즐겁게 봤는데요. 내용이 즐거웠다기보다는 이런 시도, 이런 의도가 되게 재미있었어요. 첫 장을 넘기면 보이는 첫 문장이 덜컥 마음에 걸렸어요. "그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곳에 있었어." 지금 나타나는 어떤 일이 아니라는 의미잖아요. 제 기억에는 오래전 집집
작성일 2023-08-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903상세보기 -
기획 [책방곡곡] 전주 살림책방(제3회)
《문장 웹진》 책방곡곡 전주 살림책방(제3회) 사회, 원고정리 : 살림 참여자 : 재재, 아리엘, 모아, 인애 책 : 정은, 『기내식 먹는 기분』(사계절, 2022) 창밖 독서모임 3회, 2023년 6월 9일, 지향집 살림 : 창밖 독서모임 세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여행’이라는 창으로 바라본 우리의 세계인데요. 정은 작가님의 여행 산문집, 다들 어땠어요? 재재 : 여행지에 대한 단순한 소개가 아닌 삶에 대한 깨달음에 대한 부분, 예를 들어 “길을 걷는 순간만 삶을 살고 다녀와서는 그것이 이어지지 않는다.” 이런 문장들이 참 좋았어요. 인애 : 저는 39, 40쪽 K한테 느꼈던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K는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 그래서 작가는 고통을 참아내고 보상을 얻어낼 거라 생각하며 인내하면서 걷는데, K는 하루하루를 귀족처럼 대하면서 보내는 것? 모아 : 나도 거기에 밑줄 쳤는데. 재재 : “좋은 하루를 쌓아 나가는 게 삶이라는 것, 거창한 목표를 위해 하루하루를 갈아 넣고 희생하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를 만족스럽게 완성하는 것” 그 부분도 참 좋아요. 인애 : 이어지는 문장에서 작가님이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사랑을 주고받는 것을 잘하려면 일단 자신을 대접할 줄 알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사람이 K다.” 사랑을 주고받으려면 자신을 대접할 줄 알아야 한다는데, 어떠세요? 저는 읽으면서 이 부분을 질문으로 던져 보고 싶었어요. 다들 자신을 잘 대접하고 있나요? 재재 : 저는 그렇게 사는 것 같아요. 전주로 이사 온 이후로 내 삶을 어떻게 하면 소중하게 대할 수 있는지 연습하고, 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더 적극적으로 그렇게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아리엘 : 저는 식사할 때 잘 차려 먹는데, 그게 나를 대접하는 방법이에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 서서 아무렇게나 먹고 치웠는데, 언젠가 내가 외적인 것, 시각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부터 나를 위해서 예쁘게 차려 먹어요. 모아 : 아리엘은 자신에게 초점이 잘 맞춰져 있는 것 같아요.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여서. 인애는 어때요? 인애 : 나는 나를 고통스러운 곳에 더 이상 집어넣지 않는 것 자체가 나를 대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리엘 : 34쪽에서 작가님이 “나는 사람이 힘든 일을 겪고 나면 성장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고난과 역경 속에 일부러 나를 던져 놓곤 했다.”라고 했잖아요. 여행지만 보더라도 순례자의 길, 인도, 현재 살고 있는 곳까지. 그러다가 35쪽에서는 “더 이상 버릴 것이 없을 때까지 가진 것을 버리다 보면 자신이 누군지 알게 된다.”고 해요. 고통이라기보다 자유로워 보여서 부러워요. 인애 :
작성일 2023-07-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944상세보기 -
기획 [달면 삼키고 쓰면 글이다] 마지막화 : 문학 살롱 초고, 술과 문학 / 서재진 시인, 정성우 소설가
문학살롱 초고, 술과 문학 서재진, 정성우 - 들어가며 혼자 마시는 술이 간절한 날이 있다. 조용한 공간에서 괜찮은 술을 한 잔 마시며 하염없이 책에 빠져들거나 공간이 주는 분위기에 젖어들고 싶은 그런 날 말이다. 문학살롱 초고는 좋은 술, 책, 분위기 셋 모두를 갖춘 곳이다. 어쩌면 당신은 평생 그곳에서 살고 싶어질 수도 있다. 입구에는 섹슈얼 헬스 케어 브랜드인 체레미 마카와 일러스트레이터 규하나가 협업한 “SAFE DISTANCE FOR EVERYONE!”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포스터 모서리의 QR 코드를 인식하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사이트가 나온다. 위생적이고 안전한 사랑을 목표로 하는 그 프로젝트의 포스터와 함께, 더 안쪽에는 청소년도 구매할 수 있는 콘돔 자판기가 있었다. 요 2개월 동안의 주제를 안전한 성으로 잡아 『섹스할 권리』 등의 책이 벽에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전시물들을 보며 안전함을 느꼈다. 내가 어떤 사람이든, 어떤 것을 지향하든 그것이 옳은 방향이기만 하다면 이 공간 안에서는 안전하게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편안해졌다. 공간 안은 그리 밝지 않았으나 책을 읽기에는 무리 없는 조도를 가졌다. 술의 종류는 칵테일을 중심으로 위스키 샷이나 와인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는 문학을 주제로 하니만큼 문학 칵테일을 마시기로 했다. 캣콜링은 독하면서 달콤했는데, 이소호 시인의 시집과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많은 연구 끝에 만들어냈으리라 짐작되는 맛이었다. 『쇼코의 미소』 역시 장미 향이 감돌았고 장미 꽃잎이 띄워져 있어 선하고 다정한 책과 잘 어울렸다. 가만히 앉아 대낮부터 대화를 나누며 술을 마시고 있자니 술과 문학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술을 마시다 문득 떠오른 시상을 휴대전화 메모장에 적어 놓거나 글을 쓰다 막히면 냅다 술을 마시러 나갔던 일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술을 마시며 책을 읽은 적도 있고 말이다. 그뿐인가, 한시 중에는 술과 음식을 소재로 다룬 것들이 있고 조선 시대 즈음의 선비들이 시를 짓지 못하면 술을 한 잔 마셔야 했다는 포석정은 이미 유명하다. 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문학과 술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 서재진 술을 마실 때는 모든 근심과 걱정을 뒤로 미뤄 두는 기분이다. 완전히 잊는 것은 아니고, 단지 뒤로 미뤄 두기만 할 뿐이다. 요즘에는 만화책을 읽으며 술을 마시는데 어제는 허영만 화백의 『타짜』 4부, 「벨제붑의 노래」를 전부 읽었다. 몇 년 전부터 계속 시도했다가 첫 권에서 나가떨어진 부다. 1, 2, 3부 모두 즐겁게 읽었음에도 4부에서만 계속 실패했다. 그러다 어제 결국 다 읽었다. 이걸 술의 힘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까? 문학살롱 초고에 앉아 있으면서 언젠가의 기억을 떠올렸다. 집 근처의, 싼 게 장점인 칵테일 바에 앉아 임솔아 작가의 『최선의 삶』을 다시 읽었던 기억이다. 두 번째였는지, 세 번째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그 책을 워낙 좋아하니까. 싼 가격 탓에
작성일 2023-06-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016상세보기 -
기획 [책방곡곡] 전주 살림책방(제2회)
《문장 웹진》 책방곡곡 전주 살림책방(제2회) 사회, 원고정리 : 살림 참여자 : 재재, 아리엘, 모아 책 : 김복희, 『시를 쓰고 싶으시다고요』(달, 2023) 창밖 독서모임 2회, 2023년 5월 4일, 지향집 살림 :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시’라는 문학의 창문을 열겠습니다. 시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어떤 책을 나눌까 하다가 김복희 시인의 ‘시를 쓰고 싶으시다고요’를 정했어요. 읽어 보니 어떠셨어요? 아리엘 : 얼마 전에 글쓰기 모임을 여기서 했어요. 글쓰기 모임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고 나면 시를 써 보고 싶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SNS에 글을 올릴 때도 너무 진지하게 써서 시 같다는 생각을 해서 이 책이 더 궁금했어요. 시는 어떻게 쓰는 것일까. 재재 : 저는 중학교 때쯤 운문과 산문에 대한 구분을 배웠어요. (웃음) 아리엘 : 학창 시절에는 시험을 보기 위해 배우다 보니 시를 느껴 보지 못하고 공부만 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 본 시는 감흥이 없었어요. 모아 : 요즘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는데 기록만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책을 보면서 글쓰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거 같아요. 책에서 절대독자 이야기를 하잖아요. 누가 반응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좋아하겠지, 라는 마음으로 저도 모르게 절대독자를 믿고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재재 : 저도 그 부분에 밑줄 쳤는데, 대신 저는 글쓰기보다는 절대독자라는 말이 내가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어떤 존재, 내가 살아갈 때 흔들리지 않게 잡아 주는 힘 같은 존재가 있다고 믿으면 조금 더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작가님이 “모든 독자들에게 사랑받으려는 마음을 버리세요.”라고 말하잖아요. 그처럼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는 마음을 버려야겠다. 아리엘 : 저는 책을 볼 때 머리말, 맺음말을 보는 편인데, 이 책에는 머리말, 맺음말이 없고, 순서대로 쓴 것도 아니고 시를 쓰는 수업을 받는 모험가들에게 남긴 답변을 위한 글들을 모아 둔 느낌이 들어서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컸어요. 모아, 재재 : MBTI에서 N이다. 아리엘 :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인 것 같다, 아주 작은 돌멩이 하나만 줘도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재 : 그렇게 넓은 상상력을 시에 함축해서 담으려면 얼마나 그 시간이 길고 고통스러울까? 그래서 퇴고의 시간이 길다고 하잖아요. 아리엘 : 퇴고의 시간이 자신에게 기회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괴롭고 고통스러운 시간만은 아닐 것 같아요. 모아 : 퇴고라고 하는 것도 신기했어요. 저는 글을 쓰고 한 번도 돌아본 적이 없거든요. 재재 : 그대는 MBTI에서 E라서 그래요. (웃음) 아리엘 : 오늘은 제가 여러분에게 드릴 질문을 몇 가지 준비해 왔는데요. 103쪽에 ‘시는 무엇일까요?’라고
작성일 2023-06-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012상세보기 -
기획 [달면 삼키고 쓰면 글이다] 4화 : 까페 창비, 나를 쓰게 하는 것들 / 서재진 시인, 정성우 소설가
까페 창비, 나를 쓰게 하는 것들 서재진, 정성우 들어가며 카페 창비가 아니다. ‘까페’ 창비다. 예스러운 발음을 가진 이 공간은 현재 브라운 핸즈와 협업한 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북카페라는 본질을 잃어버린 것도 아니다. 1층에는 다양한 도서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그 책들은 판매용이라 서가에서 서서 읽는 것만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아동 청소년 도서를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진열해 놓았다는 점이리라. 서가를 살펴보자 어릴 적 즐겁게 읽었던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웨이싸이드 학교 별난 아이들』, 『짜장면 불어요!』 등의 소설이 눈에 띄었다. 아동 청소년들이 서가를 둘러보다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이 되었다. 나의 유년을 만들었던 책들이 아직도 눈에 띄는 곳에 진열되어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 카운터 근처의 신작 서가에는 작가들의 친필 사인본과 주목할 만한 신간들이 놓여 있다. 창작과 비평에서 출간된 그 도서들은 매우 흥미로웠고 표지 디자인이 아름답다. 선배나 동료 작가들의 신간들도 몇 권 놓여 있었는데, 훑어보자 묘한 창작욕이 불타올랐다. 언젠가는 나도 책을 내야지, 하는 마음에서 솟아오른 욕구고 바람이다. 이 시기의 지하 1층, ‘작가의 방’이라는 공간에서는 김지안 작가의 동화책 『튤립 호텔』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창작을 위한 대형 테이블도 몇 개 있다. 테이블에는 콘센트가 적절히 비치되어 있으며 카페 분위기 자체가 시끄럽지 않아 글을 쓰기 좋았다. 이 도입부를 쓰고 있는 지금도 아마 자신만의 무언가를 쓰러 왔을 누군가가 자연스레 합석했다. 북카페라는 특성답게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까페 창비는 나로 하여금 무언가를 쓰고 싶게 만든다. 명저와 신인 작가들의 첫 책이 한 공간에 놓여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을 배우고 따라 하며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쓰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하여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며 얻고 나면 또 무엇을 쓸 것인가. 창작에 대한 강한 열망과 더불어 내 욕망의 본질에 깔려 있는 ‘작가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나를 쓰게 하는 것들-서재진 시인 중학교 때, 흔히들 반의 분위기 메이커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다. 교정기와 단발머리와 까르르 웃는 소리가 사랑스럽던 그 애는 내가 작가가 될 거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때 우리는 글을 쓰려면 국어지! 하며 우선 국문학과, 그것도 고려대 국문학과를 목표로 잡은 참이었고 친구들은 모두 나를 응원해 줬다. 2008년도의 책상에 고려대학교 14학번 서재진, 이라고 낙서하기도 했었다. 그 애는 어느 날 자기가 대단한 걸 알아 왔다며 내게 말을 걸었다. 인터넷에서 본 건데,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들은 은, 는, 이, 가, 같은 조사를 빼먹지 않고 쓰는 경향이 있대. 그러니까 너도 글을 쓸 때 조사를 많이 넣어서 써봐. 너는 꼭 노벨 문학상을
작성일 2023-05-04 작성자 최고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217상세보기 -
기획 [책방곡곡] 전주 살림책방(제1회)
《문장 웹진》 책방곡곡 전주 살림책방(제1회) 사회, 원고정리 : 살림 참여자 : 재재, 아리엘, 모아 책 : 신유진, 『창문 너머 어렴풋이』(시간의 흐름, 2022) 창밖 독서모임 1회, 2023년 4월 4일, 지향집 살림 : 이번에 나눌 책은 신유진 작가님의 『창문 너머 어렴풋이』입니다. 신유진 작가님은 들어가는 말에 “내 글이 방이라면…”이라고 말하면서 두 개의 창을 내고 싶다고 말했어요. 오늘은 작가님의 시선으로 그 창밖을 함께 보려고 해요. 아리엘 : 저도 들어가는 말에 띠지를 붙였어요. 저는 평소에 인생을 과거와 내가 앞으로 나아갈 미래 중간 지대에 살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작가님은 그것을 두 개의 창으로 말씀하신 것 같았어요. 모아 : 신유진 작가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인데, 작가님의 인생을 엿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재재 : 저도 신유진 작가님이 같은 지역에 산다는 말을 들었는데, 평소에 에세이를 많이 읽지 않아서 조금 어색하긴 했는데 중간에 ‘기억’, ‘빛’이라는 큰 글자는 떠올라요. 살림 : 맞아요. 앞에서 두 개의 창이라고 했던 부분이 ‘기억’과 ‘빛’이라는 창이에요. 작가님은 “내 글이 방이라면… 글자 가득한 방에 기억이 보이는 창 하나와 빛이 들어오는 창 하나를 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거기, 창가에는 당신을 위한 편안한 의자를 가져다 놓을 겁니다. 창가에 잠시 머물다 가시겠습니까? 지금, 창문 활짝 열었습니다.”라고 썼어요. 아리엘 : 저는 ‘기억’ 챕터를 읽을 때는 조금 힘들었어요. 힘들었던 과거 때문에 저의 아팠던 기억도 떠올라 빨리 ‘빛’ 챕터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모아 : 기억은 곧 경험에 대한 부분인데, 저도 엄마에 대한 부분하고 특히 미자 이야기를 읽을 때 그랬어요. 작가님은 과연 미자를 찾았을까? 궁금하고요. 재재 : ‘희와 교환 일기’를 읽을 때는 좋은 기억들은 다 기억하는데 멀어질 때는 언제 멀어졌는지, 왜 멀어졌는지 알 수 없는 관계들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살림 : 저는 개인적으로 신유진 작가님을 만나서 얼굴도 알고 현재 지내고 계신 동네도 가보아서 읽는 동안 오버랩 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물론 지금과 같진 않겠지만 상상하게 되더군요. 모아 : 저는 그 빨간 벽돌 2층집이 계속 머리에 남았는데, 제가 어릴 때 살던 집과 비슷하기도 하고, 당시에는 떠나고 싶었는데 다시 돌아오게 되고 지나고 나면 문득 그때가 그립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그리움 때문에 마음이 애리다고 할까? 그런 감정이 들 때가 있어요. 재재 : 우리 각자 마음속에 서로 다른 빨간 벽돌 2층집들이 있는 것 같아요. 살림 : ‘기억’의 상당 부분에서 ‘엄마&r
작성일 2023-05-04 작성자 최고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524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