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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희곡 정범철 - 감마선에 노출되어 슈퍼 히어로가 된 세 명의 박사는 왜 지구를 지키려 하지 않는가
감마선에 노출되어 슈퍼 히어로가 된 세 명의 박사는 왜 지구를 지키려 하지 않는가 정범철 등장인물 스컹크맨 (최만수) 51세 / 남 / 여러 가지 냄새를 뿜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는 히어로. 블루씨스루 (이강재) 48세 / 남 / 투시 능력을 발휘하는 히어로. 그린타키온 (진순남) 43세 / 남 / 빛보다 빠른 속력을 발휘하는 히어로. 레드플라이 (고혜정) 43세 / 여 / 두 팔에서 날개가 돋아나 하늘을 날 수 있는 히어로. 기자 1, 2, 3, 4, 5, 6 취객 스파이더맨 사회자 통역사 레드플라이의 엄마 때 현재 곳 대한민국, 서울 1장 – 기자회견 무대에 세 개의 의자가 놓여 있다. 무대 뒤에는 “감마선 히어로 긴급 기자회견”이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관객들이 등장하는 동안 사회자가 먼저 등장해 마이크 체크를 하고 기자회견 준비를 한다. 기자 역의 멀티남도 등장해 사회자와 인사도 나누고 카메라를 점검하며 객석에 앉는다. 사회자의 인사로 기자회견이 시작된다. 사회자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참석해주신 국내외 언론매체 관계자와 기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사전에 연락드린 바와 같이 이번 기자회견은 감마선 히어로 네 명 중, 세 명의 히어로가 긴급히 요청하여 마련되었습니다. 세 명의 히어로는 스컹크맨, 블루씨스루, 레드플라이입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빠른 진행을 위해 한국어로 진행된다는 점 먼저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통역이 필요한 외신 기자분들은 입구에서 나눠드린 동시통역기를 착용해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못 받으신 기자분 계신가요? Is there anyone who didn’t get the translator? 아, 저 뒤에… (무대 옆을 보는데 그냥 진행하라는 신호를 받은 듯) 네? 아, 그렇군요. 지금 준비된 통역기가 부족하다고 하네요. 예상보다 많은 외신 기자 분들이 참석해주신 것 같습니다. 그만큼 세계의 눈과 귀가 국내 히어로들에게 쏠려있다는 방증이겠죠? 그럼 지금부터 기자회견을 시작하겠습니다. 세 분의 히어로 여러분, 무대로 나와주십시오. 스컹크맨, 블루씨스루, 레드플라이가 정장을 입고 무대로 등장해 자리에 앉는다. 찰칵찰칵 사진 찍는 소리와 함께 카메라 플래시 터진다. 스컹크맨은 서류 파일을 들고 있다. 사회자 작년에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아 아마 모르는 분이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국민 여러분과 전 세계 시청자 여러분들을 위해 각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스컹크맨 지금 생방송으로 나가고 있는 거죠? 사회자 네, 그렇습니다. 스컹크맨 안녕하십니까. 최만수라고 합니다. 블루씨스루 안녕하세요. 이강재입니다. 레드플라이 안녕하세요. 고혜정입니다. 기자1 히어로 네임으로 말씀 좀 해주세요! 난처한 표정의 세 박사. 사회자 네, 각자 히어로 네임을 좀…. 스컹크맨 스컹크맨입니다. 블루씨스루
작성일 2023-11-15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14상세보기 -
희곡 윤미희 - 환승
환승 윤미희 나오는 사람들 상희 민재 윤아 때 늦은 밤 곳 지하철 안과 밖 무대 무대는 달리는 지하철 안과 지하철을 기다리는 밖으로 나뉜다. 별다른 무대 장치 없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것만 표현해도 좋다. 1. 주안역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상희, 민재, 윤아 세 사람 모두 검정색 계열의 옷을 입고 있다. 각자 스마트폰을 보며 혼잣말을 하는 건지 들으라는 건지 모르겠는 말투로 민재 왜 난 검색해도 안 나오지? 윤아 버스 타야 하는데 괜히 지하철 타는 건가? 상희, 윤아에게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상희 제가 검색할 때는, 신도림에서 갈아타서 홍대입구까지 이렇게 가는 걸로 나오거든요. 민재, 기웃거리고 윤아, 상희의 스마트폰을 바라본다. 민재 어? 그건 또 다르게 나오네. 윤아 도대체 뭐가 맞는 거야… 상희 성신여대입구까지도 간다고 나오니까 연희동까지는 충분히 갈 수 있을 거예요. 윤아, 다시 자신의 스마트폰을 바라본다. 민재, 끼어들며 민재 나도 좀 봐줘요. 민재,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민다. 상희,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며 상희 신도림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셔서 잠실까지 쭉 갔다가, 잠실에서 8호선으로 갈아타셔서 천호, 거기에서 다시 5호선으로 갈아타야 된대요. 5호선에서는 한 정거장만 더 가시면 되고요. 민재 좀 애매한데… 윤아 이미 돌아가긴 늦었어요. 민재 역 주변에 있을 곳이 있나. 상희 전부 술집뿐인 것 같던데요. 민재 주안역은 처음이거든요. 상희 저도요. 윤아 저도 1호선은 많이 안 타봤어요. 민재 아까 올 땐 1호선 급행열차 탔는데, 윤아 1호선에도 급행열차가 있구나, 민재 우리 잘 도착할 수 있겠죠? 상희 그럼요. 부천행 급행열차가 오고 있다. 윤아 어? 급행열차네요. 민재 이거 타는 거 맞죠? 상희 이거 타거나 좀 기다렸다가 일반 열차 타거나 도착하는 시간은 똑같아요. 민재 왜요? 상희 …부천행이잖아요. 민재 네? 상희 신도림까지는 가셔야죠. 민재 아, 잠시 고민하는 세 사람. 민재 좀 덥지 않아요? 윤아 그냥 탈까요? 어차피 기다리는 거 조금이라도 가면서 기다리는 게… 상희 그래요, 그럼. 문 열리고 탑승하는 세 사람, 빈자리가 많아 좀 떨어져 앉는다. 각자 다시 스마트폰을 보며 윤아 왜 다시 검색하면 자꾸 다르게 나오지? 상희, 눈치만 볼 뿐 대꾸하지 않는다. 윤아 아까 거기서 버스 타고 가서 공항철도를 탔어야 했나 봐요. 잘 모르는 길이라 혼자 가기도 좀 그렇고 해서 따라오긴 했는데… 민재, 열차 내부에 붙어 있는 노선도를 바라보며 민재
작성일 2023-11-10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71상세보기 -
희곡 황수아 - 붉은 여인의 초상
붉은 여인의 초상 황수아 대호 한국신문 문화부 기자 현 국내 유명 화가 미현 현의 애인 여인 정체불명의 여인 선예 현의 아내 상인 미술 학원 원장, 화가 현서 강력계 경찰 상우 패션잡지 에디터 변호사 이혼 전문 변호사 부장 신문사 문화부 부장 1장 미술관 무대 정면에 커다란 그림 하나가 걸려 있다. 색이 선명하고 사실적인 풍경화다. 시골 마을을 병풍처럼 감싸 안은 뒷산과 그 앞을 흐르는 개울 한 가족이 피크닉을 즐기고 애완견이 그들과 함께한다. 동화책 삽화로 나올 것 같은 따스한 그림이다. 현, 두 손을 뒤로 맞잡고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고 있다. 대호, 현의 뒤로 조심스레 다가간다. 대호 안녕하세요. 작가님. 현 (뒤돌아 대호를 본다.) 대호 한국신문 문화부 기자 이대호입니다. 현 네. 안녕하세요. 대호 전시회 잘 봤습니다. 현 잘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대호 다음 일정이 없으십니까? 현 아내가 오기로 해서요. 대호 아. 그러시군요. 사이 현 (대호를 다시 한번 쳐다보며) 기억나는군요. 아까 기자 간담회 때 저의 근황에 대해 질문하셨던 분이시군요. 대호 네. 그렇습니다. 계속 질문을 드리면 실례일 것 같아 멈췄습니다. 현 제법 곤란했던 기억이 나네요. (웃는다.) 대호 더 질문드리면 사적인 영역까지 확대될 것 같아서요. 현 그림의 연장선상인데 뭐 어떱니까. 궁금한 건 얼마든지 물어보셔도 됩니다. 대호 그러시다면… 한 가지만 더 질문드려도 될까요. 특집 기사를 준비하고 있어서요. 현 한국신문에서 제 특집 기사를요? 대호 네. 현 고마운 일이죠. 질문하시면 성의껏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대호 최근 풍경화를 주로 그리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현 근 일 년간 국내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제가 모르던 자연의 풍경에 매료되었죠.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들을 그림에 담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토 개발은 너무 빠른 속도죠. 언제 개발되어 사라질지 모르는 풍경들이니까요. 대호 그런데 원래는 인물화를 중심으로 작업하지 않으셨습니까? 거의, 아니 백 프로 인물화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현 발표되지 않은 풍경화를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미대 시절엔 풍경화 동아리도 했었죠. 언젠가 한 일 년 정도는 풍경화 위주로 작업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작년 안식년을 가지며 여행을 한 게 새로운 발상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대호 아. 현 또 물으실 게 있나요? 대호 실례가 되는 질문인지 모르겠지만… 제 개인적인 의견으론. 인물화에 흐르던 그 특유의 분위기가 사라졌습니다. 현 특유의 분위기라뇨? 대호 선생님이 항상 그리던 여인은 눈빛과 입매가 아주 미세하게 비대칭이라 독특했죠. 초기작부터 중기, 그리고 최근까지도 그 도발적인 느낌은 점점 강해졌습니다만 풍경화
작성일 2023-11-03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300상세보기 -
희곡 이정수 - 파운데이션 The foundation
파운데이션 The foundation 이정수 등장인물 존 스콥스 25세의 열의에 찬 젊은 데이턴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과학 교사이자 시간제 미식축구 코치. 뿔테 안경 너머 소년의 얼굴이 학구적이지만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타고난 성격이 숫기가 없지만 협동심이 강해 호감형이다. 켄터키대학교 재학 시절 총장이 해당 수에서 반진화론 법안에 맞서 싸운 이력이 있는데, 이런 이유로 총장을 존경하는 그이다. 스콥스의 아버지는 이민자 출신의 철도 정비공으로 노동조합 조직책을 맡은 자타 공인 사회주의자 겸 불가지론자로, 미국의 정치제도와 종교 체제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몇 시간씩 큰 소리로 늘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었지만, 스콥스는 정부와 종교에 대해 부친과 생각을 같이 하지만 그보다는 느긋한 자세를 취한다. 노라 테일러 중년 여성. 미국의 법조인으로, ACLU(미국시민자유연합)의 선도적 회원이었다. 모든 사람은 토지에 대한 권리를 평등하게 지니고 있다는 뜻의 지공주의 경제개혁의 강력한 옹호자이다. 10대 쾌락 살인자 레오폴드와 로에브 재판과 아내를 살해한 시카고 승마 교사 소송에서 피고 측 변호사로 활약하며 감형을 받아내 유명해졌다. 두 사건 모두 피고가 범행을 자백했음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결정주의를 근거로 사형을 면하게 해주었으며, 주목할 점은 레오폴드와 로에브 재판에서 호르몬이 킬러 본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전제를 과학적으로 증명함으로써 감형을 받아, 과학에 능통한 변호인으로 유명해졌다. 멜빵과 파스텔색 셔츠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노년의 남성. 원고 측 검사 중 한 명. 네브래스카주 제1구의 하원의원을 거쳐 국무장관까지 역임한 인물이지만, 국무장관을 지낸 것보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여러 번 나와 3번이나 낙선한 것으로 더 유명하다. 1890년대의 미국의 금본위제에 대한 화폐개혁부터 1920년대 반진화론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치적 대의를 위해 힘썼고 성패와 관계없이 끝까지 싸웠다. 워낙 스포트라이트 받기를 좋아하고 신념과 열정이 강했기에 법조계로 돌아가는 것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그였지만, 스콥스 재판의 화제성을 생각해 자신이 주목받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재판의 검사로 나선다. 더들리 필드 말론 30대 후반의 남성. 젊은 피고인 측 변호인. 뉴욕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은 이혼 전문 변호사로 한때 국무부 차관으로 브라이언 밑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며, 당시 자신의 상관이었던 브라이언에 대해 여전히 불만을 품고 있는 인물. 1920년 농민-노동당 후보로 뉴욕 주지사에 출마를 하였지만 처참히 패배한 이후 변호사 업무에 전념하게 되었다. 톰 스튜어트 테네시주 출신의 30대 초반의 검사로 스콥스 재판의 검사. 철저한 기독교 근본주의자는 아니지만 법치주의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인물이다. 테네시 주의 반진화론 법안에 대한 보존을 위해 원고의 주장을 설계하며, 재판의 내용에 대하여 확장된 범위의 문제가 아닌 법률적인 문제로만 유지하고자 하며, 재판 내 과학적인 증언을 도입하려는 변호
작성일 2023-11-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55상세보기 -
희곡 백지영 - 해지
해지 백지영 등장인물 이루(남) 해지(여) 기자(남) 무대 무대는 기본적으로 비어 있다. 장소는 구체적이기 보다는 대소도구 및 조명 등을 이용해 변화를 주는 정도로 표현토록 한다. 1. 검은방 무대는 빛이 들지 않는 좁고 어두운 방이다. 중앙에 의자 하나가 놓여 있다. 캐리어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무대에 울려 퍼지 긴장된 표정의 이루, 들어와 의자에 앉는다. 동시에 소리 뚝 끊긴다. 잠시 후 기자, 들어온다. 이루 시작하는 건가요? 기자 긴장이 많이 되시나봐요? 이루 좀 그러네요. 기자 사실 의외였어요. 거절하실 줄 알았거든요. 이루 아마 오늘 인터뷰가 나가고 나면 돈독이 제대로 올랐다고 난리가 날 거예요. 기자 그런데도 응해주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이루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나서 가장 많이 들은 소리가 돈 때문에 그런 짓을 해 놓고 억울할 게 뭐가 있냐는 말이었어요. 하나같이 하는 말이 전 피해자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기자 순수한 피해자, 그 얘기군요? 이루 맞아요. 제가 선택한 일이니 찍소리할 것도 없다는 거죠. 근데 솔직히 그건 아니지 않나요? 제가 돈을 받았다고 해서 그런 꼴을 당해도 되는 건 아니잖아요. 기자 그럼 오늘 그 속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털어놓아 보시겠어요? 변명도 좋고 해명도 좋고 사과도 좋습니다. 어떤 이야기건 제가 들어 드리죠. 의자에서 일어나는 이루. 기자, 나간다. 이루 어릴 때 사고를 크게 친 적이 있어요. 온라인 중고 사기로 빨간 줄이 그어졌죠. 그때도 그랬어요. 돈은 급한데 구할 데는 없고, 그러다 보니 머리가 그쪽으로 돌아간 거죠. 그래도 그 일 이후 정신은 차렸는데 사람들의 시선은 바뀌지 않더라구요. 또 무슨 사고를 치려나 하고 쳐다보는 것만 같았죠. 먹고는 살아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조건을 보지 않는 일만 찾게 되고 주로 하게 되는 일이 막노동이나 대리운전 알바같이 일당으로 돈을 받을 수 있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가릴 처지가 아닌지라 닥치는 대로 일을 했죠. 저 때문에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일하시는 할머니 생각을 하면 아무것도 아니였거든요. 그날도 대리를 뛰었는데, 돈을 더 준다는 요구에 외곽으로 나왔어요. 그렇게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찾은 버스정류장에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빠르게 굴러가는 캐리어 바퀴 소리가 무대 안을 가득 채운다. 2. 버스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는 이루. 이때 멀리서 여자의 신음 소리 들린다. 소리가 나는 방향을 찾던 이루, 멀리서 남자에게 맞고 있는 해지를 발견한다. 이루,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는 모르는 척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해지의 신음 소리가 계속 들려오자 핸드폰으로 경찰차 사이렌 소리를 켠다. 이루 여기요. 여기 사람이 맞고 있어요. 경찰 아저씨. 여기에요. 남자, 해지를 밀치고 도망간다. 이루, 쓰러진 해지에게 다가간다. 이
작성일 2023-10-06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513상세보기 -
희곡 홍예성 - 자발적 자유
자발적 자유 홍예성 등장인물: 유지연- 40세 여자. - 전 한국병원 간호사 박수찬- 39세 남자. - 사진작가, 독립영화 감독 임보성- 30세 남자. - 취업준비생 오영란- 24세 여자. - 범죄자 장수영- 34세 남자. - 셰프로 활동한 경험 있음 이진순- 55세 남자. - 이혼 후 산중 생활을 했다. 사고로 다리를 전다 방성한- 65세 남자. - 과거 노숙인으로 살다 현재 저택의 집사 무대는 화려한 호화주택의 내부와 주택 외부로 나누어진다. 주택의 내부는 각 방과 거실, 그리고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사용되며 사실적이지 않은 기호적이고 상징적 구조물로 공간을 나누어 사용한다. 어둠 속에서 목소리만 들린다. 남자1 사······ 살려줘. 남자4 어서 쏘시죠. 어둠 속에 서서히 다섯 명의 실루엣이 보인다. 남자1이 바닥에 앉아 있고 그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는 남자2. 그 옆에서 남자2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서 있는 남자3. 서로가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 모습. 그리고 한쪽에서 겁에 질려 이 모습을 보고 있는 또 다른 누군가. 남자 4. 남자5 뭐 하고 있습니까? 네가 이자를 죽이지 않으면 당신이 죽는 겁니다. 남자1에게 총을 겨누고 있던 남자2가 들고 있던 총을 떨어뜨리자 그 옆에 서 있던 남자5가 남자3의 머리에 총을 겨눈 후 총알을 장전한다. 겁에 질린 남자3이 비명을 지르며 남자1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남자1 쓰러진다. 정적. 암전. -1장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수 찬 일어나 봐요. 어서요. 지 연 아, 머리야. 수 찬 정신이 들어요? 지 연 여기가 어디예요? 무대 밝아진다. 지 연 (방을 둘러보며)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수 찬 식당에서 나올 때. 어떤 남자가······ 일어나 주변을 살피는 지연. 지 연 내 가방. 수 찬 휴대폰도 없어졌어. 지연, 벌떡 일어나 문으로 가서 두드리며 지 연 이거 봐요! 문 좀 열어봐요. 아무도 없어요? 이봐요. 수찬은 조심스럽게 방 내부를 살펴본다. 방문이 열리고 백색의 슈트를 입은 단정한 옷차림을 한 남자가 찻잔이 올려진 쟁반을 들고 서 있다.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으나 어딘지 모를 차가움이 감돈다. 성 한 (가벼운 목례를 하고) 많이 놀라셨죠? 이제 안심하십시오. 지 연 누구세요? 여긴 어디죠? 성 한 쉿. 그건 차차 이야기하고, 우선 마음을 진정시킬 겸 차를 한잔 드시죠. (차를 건넨다.) 지연이 차를 받지 않자 성한, 지연과 수찬을 한 번씩 쳐다보고는, 성 한 그럼 식사를 준비할 때까지 편안히 계십시오. 성한이 방을 나간다. 사이. 수찬과 지연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방
작성일 2023-10-04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422상세보기 -
희곡 원인진 - 오리진 오브 카니발 × 러브
오리진 오브 카니발 × 러브 원인진 마지막 나팔에 순식간에 홀연히 다 변화되리니 나팔 소리가 나매 죽은 자들이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아나고 우리도 변화되리라 고린도전서 15장 52절- 때 현재 곳 메타버스 [카니발] 등장인물 베이비 (아바타) 마마 (아바타) 파파 (아바타) U (메타버스 개발자) ※일러두기 이 희곡은 가상 세계(메타버스)를 배경으로 한다. 인간의 컨트롤을 벗어난 아바타를 통해 메타버스와 아바타를 만들어가는 인간들의 윤리와 책임의식에 관해 질문한다. 메타버스(Metavers)와 유니버스(Univers)의 기원을 한 편의 동화처럼 혹은 시(詩)로 풀어낸 「오리진 오브 카니발 × 러브」를 통해 도래한 최첨단 문명의 시대, 신과 인간과 우주, 죽음과 부활에 관해 철학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0. 창조 어둠. 영상 자막. 이것은 연극입니다. 여기는 무대입니다. 당신은 아바타입니다. 그러므로 이곳은 메타버스입니다. 당신의 상상력으로 인류의 고통이 끝났습니다. 평화를 두려워하십시오. 영상 꺼지면 다시 어둠. 메타버스 [카니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 베이비가 기억하는 천사 광활한 설원 멀리 높이 솟은 바벨탑이 보인다. 눈이 내리는 풍경을 응시하다가 문득, 관객에게 말을 거는 베이비. 베이비 지금부터 그날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여기 메타버스[카니발]에 버려지던 날― 집이 사라졌고 마당이 사라졌고 나무 한 그루와 나는 남았습니다. (멀리 솟은 탑을 가리키며) 저기 탑도 남았습니다. 살아 있지만 살아 있는 것이 아니었고― 말하고 있지만 목소리가 없는 나에게 두 명의 천사가 다가왔습니다. 나는 그들이 천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내 귀에 번갈아가며 사랑을 속삭였고 나는 마침내 살아 있다는 확실한 감각이 들었습니다. 아바타인 나는― 살아 있습니다. 이것을 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살아 있으므로 언제든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다면 나를 찾아와도 좋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겨울이었습니다. 처음부터 겨울이라고 확신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나는 어떤 차가운 움직임이 뺨을 할퀴었던 것과 얇고 뾰족한 것이 아득하게 펼쳐진 저 먼 허공을 가리고 있었던 것과 그 사이로 하얗고 둥근 것들이 날아다녔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것이 바람이었고― 포플러 나뭇가지였고 하늘이었고 눈송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모든 것이 하나로 합쳐지자 그것은 완벽한 겨울의 풍경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버려진 계절은 겨울입니다. 나는 어느 해 겨울― 바위 아래에 눕혀졌습니다. 여자는 몇 초간 내 눈을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비탈길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나는 혼자가 되었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잿빛 하늘이 보였습니다. 얼굴에 차가운 눈송이가 떨어졌습니다. 뜨거운 것이 목구멍을 치고 올라왔습니다. 부모
작성일 2023-09-22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96상세보기 -
희곡 이하정 - 복숭아 심지
복숭아 심지 이하정 1장. 시작 늦봄. 비의 엄마 소유의 과수원. 푸른빛의 나무들 아래로 비와 재. 비와 재, 나무에 매달린 과실을 수확하고 있다. 재의 핸드폰에서 뉴스 소리 작게 흘러나온다. 재 그 뉴스 들었어? 비 어? 재 뉴스. 여자들 말이야. 비 뭐? 재 온몸에 멍이 든 채로 죽은 여자들. 계속 발견되고 있잖아. 비 아··· 재 너도 들었지? 비 뭐··· TV 넘기다가 본 것 같네. 재 그거 병 때문이래. 알아? 비 ······ 재 무슨 벌레가 있대. 기생충 같은 거. 근데 그게 사람이 느끼는 고통의 냄새를 맡는대. 벌레가 아픈 사람 몸을 찾아서 들어가는데, 그러면 그 사람 몸이 꼭 벌레 먹은 과일처럼 상하고 짓무르게 된대. 보이지? 딱 이 썩은 과일들처럼 되는 거야. 근데 꼭 멍 든 것처럼 보인대. 비 ······ 재 어떤 사람들은 심식나방 바이러스라 부르더라. 죽어서 발견된 사람들 몸이 꼭 심식나방 애벌레가 갉아먹은 복숭아처럼 보인다나. 비 ······ 재 신기하지 않아? 비 신기하긴 뭐가. 재 그 익숙한 나방 이름이 이렇게 들으니까 낯설다. 진짜 이상하고 무섭지. 비 헛소리 하지 말고 일이나 해. 재 헛소리라고? 다들 난리야. 요새. 비 재수 없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재 좀 터무니 없는 얘기 같긴 해도··· 아니라고 하기엔 계속 발견되잖아. 죽은 사람들이. 비 됐다고. 재 넌 무섭지 않아? 비 무섭긴. 재 진짜 안 무서워? 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방이니 과일이니 헛소리해대는 거 마음에 안 든다고. 재 헛소리일지 진짜 바이러스일지 그걸 어떻게 알아. 비 네가 말한 그 멍 들어서 죽었다는 여자들··· 모르는 거잖아. 재 당연히 모르지. 넌 뭐 그 여자들 알아? 비 내 말은. 재 뭐. 비 데이트폭력이나 가정폭력 같은 거 당했을지도 모르는 거잖아. 재 야. 그런 거 아니야. 그랬으면 진작 그런 쪽으로 조사를 했겠지. 비 ······ 재 아, 진짜 이상하다니까? 너 봤어? 발견된 사람들? 비 보기 싫어. 비, 말없이 일을 계속한다. 재, 비를 잠시 바라보다가 멈췄던 일을 다시 시작한다. 비와 재가 일하는 동안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다. 비의 엄마, 과수원으로 들어온다. 비와 재, 일에 집중해 알아
작성일 2023-09-20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474상세보기 -
희곡 변경숙 - 꽃피는 봄이 오면
꽃피는 봄이 오면 변경숙 소개 - 디지털 탈감성 시대의 현대를 살아가는 세대들에게 아날로그 감성의 휴먼드라마를 통해 공감과 감동, 저마다 다른 메시지로 가슴 한 켠에 물음표를 던져주고 싶었다. 이야기 속 다양한 군상을 들여다보며 함께 아파하고 울고 웃으며 감정의 변화들을 통해 코로나로 지친 관객들이 힐링의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시어머니와 두 며느리,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한 과부, 세 여자가 함께한다는 설정이 다소 억지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겉으론 강하지만 속 깊은 시어머니와 치매를 겪는 큰며느리와 작은며느리의 우정을 통해 우리의 현주소를 되짚어보고 잊혀졌던 소중한 감정들과 추억을 공감하고 공유하길 바란다. 주요 인물 - 시어머니 남편을 먼저 보내고 큰아들 작은아들을 교통사고로 한날한시에 보낸 기구한 운명의 시어머니. 큰며느리와 함께 살고 있다. 겉으론 강한 듯하지만 속정이 깊다. 큰며느리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먼저 세상을 뜨고 혼자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책임감이 강하고 현모양처로 남편과의 추억이 애틋하다. 작은며느리 생활력이 강하고 심성이 곱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혼자 살고 있고 있지만 시어머니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큰형님이 늘 눈에 밟힌다. 고모 철없고 제멋대로. 이혼하고 혼자 살면서 이 남자 저 남자 만나보지만······제대로 된 사랑을 만나지 못했다. 주변 인물 치킨집 사장 순이네 복부인 낯선이 / 남 / 여 / 빈이 배경 2003년 경상북도 김천시 봉산면 봉계마을 - 유교에서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기본 도리이자 덕목을 오상 또는 오륜이라 하는데 곧 인의예지신이다. 경상북도 김천시 봉산면에는 이를 본받고 지키기 위해 마을 이름으로 삼아 500년 전통을 이어온 인의리, 예지리, 신리가 속해있는 봉계마을이다. 무대 파란 기와를 얹은 시골집이 주 무대로 꾸며져 있다. 마루가 있고 수돗가가 있는 시골집이다. 1장 제사 양손에 짐보따리를 들고 작은 며느리가 열린 대문으로 들어온다. 작은며느리 형님~ 저 왔어요. 시어머니가 방에서 나와 마루에 앉는다. 손에는 밤이 든 그릇과 과도가 있다. 작은며느리 어머니 죄송해요. 마이 늦었지요? 시어머니 괘안타 얼른 온나. 일 마치고 오느라 힘들었째 큰며느리 앞치마를 두르고 제기가 든 바구니와 행주를 가지고 부엌에서 나와 마루에 올려놓는다. 작은며느리 형님 죄송해요 시어머니 죄송할끼 따로 있제 니는 뭐 놀다 왔나 큰며느리 놀다 왔으면 그기 사람이가 시어머니 뭐라꼬? 큰며느리 동서 핀들어주는 기라예 시어머니 가가 저거나 좀 받아라. 큰며느리 가서 작은며느리 손에 든 짐을 받는다. 큰며느리 이기 다 뭐꼬? 작은며느리 오다가 마트 들러가 갈비 좀 샀어요. 어머님이 지난번에 갈비 드시고 싶다꼬 큰며느리
작성일 2023-09-13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357상세보기 -
희곡 이민우 - 괴물
괴물 이민우 [등장인물] 유주 10대 여성. 병우 10대 남성. 엄마 유주 엄마. 토끼 쥐 [배경] 현대 우리 주변 어딘가 [무대] 유주의 방 바닥 여기저기 옷가지들과 먹다 버린 과자봉지들이 흩어져 있다. 무대 가운데에 유주의 침대가 있다. 침대 바로 위로는 다락방이 있다. 다락방에는 유리, 금속 혹은 플라스틱 재질의 온갖 잡동사니들이 널브러져 있다. 그리고 토끼 인형도 하나 있다. 다락방을 비추는 핀 조명이 따로 있어야 한다. 다락방을 비추는 핀 조명은 다락방 아래 유주의 침대까지 비추도록 조도를 강하게 맞춘다. 이를 통해, 다락방과 그 아래 유주의 침대 그리고 유주까지 관객으로 하여금 다소 과장되었다는 인상을 주도록 한다. 1막 무언가가 침대 위 다락방을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E) 소리와 함께 다락방을 비추는 핀 조명이 켜진다. 다시 소리가 들리고 (E) 무대 전체 조명이 켜진다. 핀 조명은 서서히 꺼진다. 밝아지면 유주가 침대 위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유주 이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와 그 가운데에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나니 때가 가까움이라. (사이) 볼지어다. 그가 구름을 타고 오시리라. 각 사람의 눈이 그를 보겠고 그를 찌른 자들도 볼 것이요. 무대 뒤편에서 엄마가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낸다. 다락방에서 소리가 또다시 나고 (E) 고개를 들어 다락방 쪽을 쳐다보는 유주 엄마 밥 뭐 먹을래? 유주 (다시 스마트폰을 보며) 일곱 나팔을 가진 일곱 천사가 나팔 불기를 준비하더라. 첫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엄마 밥 안 먹을 거야? 뭐 먹을 거냐고?! 유주 안 먹어! 엄마 왜 안 먹어? 유주 다이어트 할 거야! 엄마 갑자기 무슨 또 다이어트야? 너 아까 아침은 다 먹었어? 유주 자꾸 왜 그러는데? 엄마 밥 먹었냐고! 이년아! 유주 무슨 상관인데! 이년아! 너는 밥밖에 모르냐? 맨날 밥! 밥! 밥! 밥! 엄마 그래서 안 먹었다는 거야? 유주 내가 알아서 해! 내가 알아서 한다고! 씨발! 엄마 (무대에서 퇴장하며 상기된 목소리로) 잘났다. 이년아. 괴물 같은 년. 유주 괴물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나! 엄마(목소리) (무대 뒤에서 목소리로만) 방은 좀 치우고 사는 거야?! 방 좀 치워. 조금 있으면 니 방에 손님 들어갈 거야. 유주 내 방에? 왜?! 엄마(목소리) 다락방에 바퀴벌레 있는 거 같다며! 벌레 잡으라고 사람 불렀어. 유주 그래서 지금 누가 내 방으로 들어온다고?! 엄마(목소리) 방에 바퀴벌레 있다며?! 빨리 잡아달라고 난리 칠 때는 언제고. 유주 싫어! 싫다고! 너는 왜 항상 자기 멋대로야?! 엄마(목소리) 괴물 같은 년. 그러면 니가 직접 위에 올라가서 잡던가. 유주 그렇다고 낯선 사람을 내 방에 들어오게 하면 어떡해? 엄마(목소리)
작성일 2023-09-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83상세보기 -
희곡 이소연 - 바다와 침묵과 빗방울
바다와 침묵과 빗방울 이소연 등장인물 강보영 (여, 34, 방송국 피디) 양성태 (남, 26, 휴먼 다큐 조연출) 소지원 (여, 29, 휴먼 다큐 작가) 배양희 (여, 59, 배우) 김홍주 (남, 41, 어부) 김세라 (여, 58, 개그우먼) 이영우 (남, 35, 김세라의 아들) 윤호영 (남, 30, 매니저) 무대 전면 벽에 영상이 투사된다. 그 앞에 커다란 크기의 프레임. 0. 영상이 흘러나온다. 어린 시절의 강보영이 어설프게 찍은, 흔들리는 장면들. 할머니가 앞마당에서 뒷모습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먼발치에 있던 카메라가 천천히 할머니에게 다가간다. 할머니가 뭐라고 강보영을 부르는 것처럼 고개를 천천히 돌리면, 카메라가 고개를 숙이며 꺼진다. 1. 영상이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며 강보영이 서 있다. 해가 떠오르는 시간.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다. 무심한 파도 소리가 들려온다.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는 강보영. 두 개의 의자가 강보영 앞에 놓인다. 촬영용 조명이 의자 하나를 비춘다. 김세라가 조명이 비추는 의자에 앉는다. 다른 의자에 김홍주가 앉는다. 강보영 시작할까요. 강보영이 찍는 두 사람의 모습이 스크린 영상으로 송출된다. 김세라 안녕하세요, 쎄라 쎄라 김세라입니다. 반갑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김홍주 (수어) 꼬박 하루를 배 타고 나가지. 그럼 최소 한 달은 배 위에만 있거든. 배에 먹을 걸 잔뜩 실어놓고··· 기름도 몇만 리터를 채우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떠나는 거야. 난 아직 젊으니까. 귀찮은 일 많이 해. (사이) 근데 웃기지 않냐? 결국 나이순이라는 게. 아니, 배에 별사람이 다 타거든. 일하러 온 외국인들 두어 명은 무조건 있고, 장애인도 나 말고 한 명씩은 꼭 더 있고. 일한 연차도 다양하걸랑. 근데 결국 막내는 나이순서야. (웃는) 나야 뭐 데리고 가 주는 걸로 감지덕지지. 김세라 여러분은 ‘김말숙’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시죠? (유행어) 미워죽겠냐, 좋아죽겠지! (죽은 척, 쉬고) 어마, 피디님! 젊다고 모르는 척해요? 내 유행어잖아. (유행어) 미워죽겠냐, 좋아죽겠지! (꽥) 이걸 모른다고? (사이) 거봐요! 알면서 괜히. 김홍주 (수어) 배 이동하는 동안에는 배 안에서 꽁치를 손질해. 복어가 좋아하거든. 꽁치가 몇백, 몇천 마리 있어. 그걸 쭈그려 앉아가지고, 하나하나 토막 내는 거야. 가끔 그런 생각도 들어. 이 꽁치도 누가 열심히 배 타고 나가 잡은 걸 텐데. 다라이에 가득 꽁치 대가리가 차면, 눈깔이 참 많거든. 빼곡한 눈깔들 보면서 그런 생각도 들어. ‘너네 삶은, 목적도 되지 못하고 그저 수단이구나!’ 김세라 이렇게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니까 정말 좋네요
작성일 2023-08-30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315상세보기 -
희곡 김하나 - 내 할머니의 결혼식
내 할머니의 결혼식 김하나 나오는 사람 문 식 세진의 아버지 세 진 문식의 딸. 교사 빛 나 세진의 제자. 학생 때 현재, 여름 장소 벤치가 있는 공원 1장 공원 빛나가 공원 한쪽 풀숲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초록색 이파리에 붙어 있던 달팽이를 억지로 떼어내 자기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장난을 친다. 통화를 마친 세진이 다가오자 빛나는 콘택트렌즈 통 안에 달팽이를 급하게 숨긴다. 빛나, 벤치로 와서 앉고 그 곁으로 세진이 다가온다. 세진 미안. 통화가 좀 길었지. 우리 아빠 잔소리 엄청 심해. 아직도 날 어린애 취급한다니까. 빛나 쌤은 아빠한테 반말을 쓰네요. 세진 어릴 때부터 습관이 돼서. 빛나 다 큰 어른이 그러는 거 신기해요. 세진 고쳐야 하는데 잘 안 되네. 빛나 왜 고쳐요? 세진 남들 보기 좀 그렇잖아. 빛나 남들이 뭔 상관이에요? 아빠랑 쌤만 좋으면 됐지. 세진 그런가. 넌 아빠한테 안 그래? 빛나 전 아빠랑 안 친해요. 세진 그렇구나. 요즘은 딸바보가 대세던데. 빛나 우리 아빤 그냥 바보 같던데. 세진 아빠한테 그게 무슨 말이야? 빛나 내가 반말하면 가만히 안 둘걸요? 세진 아버지가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나 보네. 빛나 예의는 지랄. 우리 오빠한테는 안 그래요. 세진 정말? 빛나 아빤 오빠만 예뻐하거든요. 나는 늘 벌레 보듯이 하고. 세진 이상하네. 이렇게 예쁜 딸한테 왜 그러실까. 빛나 몰라요. 재수 없어. 꼰대. 세진 어? 빛나 들었으면서 왜 못 들은 척해요? 세진 잘 못 들었어. 빛나 거짓말. 세진 진짜야. 빛나 내가 뭐 하나 말해줄까요? 쌤은 거짓말하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요. 세진 어떻게? 빛나 아랫입술이 미세하게 떨려요. 세진 진짜? 빛나 몰랐어요? 세진 응. 빛나 원래 사람은 자기 자신은 잘 못 보는 법이니까. 세진 넌 가끔 보면 열일곱 같지가 않아. 빛나 저도 또래 애들이랑은 수준이 안 맞아요. 세진 애늙은이 같다는 소리였는데. 빛나, 세진의 농담에 웃는다. 빛나 아빠랑 친한데 같이 살지 왜 자취를 해요? 세진 음······ 진짜 어른이 되고 싶어서? 제대로 된 정말 어른 말이야. 빛나 아빠가 무조건 지지해주셨어요? 세진 말도 마. 처음 자취한다고 했을 때 우리 아빠 장난 아니었어. 도시락 싸 들고 쫓아다녔다니까. 그 도시락을 날 먹여가면서 말렸지만. 지금은 거의 포기 반, 인정 반 그런 상태. 빛나 아빠하고 친한 딸들은 딱 보면 티가 나요. 세진 어떻게? 빛나 예뻐요. 거침없이 당당하고 자기를 무진장 사랑하거든요. 세진 뭐야. 딱 니 얘기잖아.
작성일 2023-08-18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705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