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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친구들에 보내는 작별인사- 물처럼(박안수)

  • 작성자 물처럼
  • 작성일 2010-04-05
  • 조회수 1,745

 

이제 여러분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글틴 비평·감상글 친구들과 함께 보냈던 지난 5년동안의 시간은 참으로 행복하고도 기쁜 시간들이었습니다.

 늦은 밤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며 그곳에 올라온 여러분들의 갑론을박을 보며 시시비비를 따지고 싶지는 않고, 관전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특히 우리 사이트는 창작 지망생들이 많이 글을 올리는 곳이라서, 따지고 쪼개고 나누고 칭찬하고 흠집찾고 하는 여러 일들을 낯설어 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상상력과는 약간 거리가 먼 작업이므로 글을 올리기 힘들어하는 공간이라고 느끼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참여하는 학생의 숫자도 다른 방에 비해서는 소수정예 위주로 모여든 방이 되지 않았을까요.

 바쁜 학교생활중에도 논리적인 글쓰기를 위해 혼신을 다해 주신 여러 친구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보냅니다. 여러 친구들의 이름이 떠오르는군요. ‘레버로프, 새송이버섯,해독, 블랙피에로, silmshady, 김션,크리스타, 자주, 바슬바슬, 샤를마뉴, jane, 밥공기,등푸른생선, 빵우, 미랑, 레이피어, seastack, 빗방울, 이혜민 님 등.... 이름은 다 불러 드리지 못했지만, 글틴 온라인상에서, 또는 글틴 캠프에서 열띤 토론과 댓글을 달고, 밤새 어우러져 노는 청춘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그림같았습니다.

  금전 소비 위주의 각박한 물질문화와, 전자게임 중심의 인터넷 문화가 대세인 듯한 요즘 세상에서 글틴의 친구들의 존재는 독특해서 소중하였습니다. 영혼의 교감을 매개로 깊이있는 대화와 우정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며 글틴 사이트가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고 지속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여러분! 이제 제가 이 방에서 짐을 꾸려 나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그동안 여러 가지 일에 얽혀 주장원 발표를 제때 하지 못해 마음 졸인 친구들이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안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제가 거의 모든 글에 댓글은 달아준다는 원칙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제때 시간 맞춰 댓글이나 주장원 발표를 하지 못한 점은 용서하시길 바랍니다. 주장원 발표시점인 월요일에는 제가 재직하는 고등학교 업무를 우선 더 바쁘게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많더군요.  새로 맡으시는 고용우 선생님께서도 울산지역과 전국국어교사모임에서 많은 일들을 맡아 매우 분주한 분이시어서 혹시나 그런 경우가 생길지도 모르겠군요. 그렇더라도 널리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새로 이 방을 맡으시는 고용우 선생님과는 서로 연락을 자주 하고, 정기적으로 만나는 사이입니다. 최고의 실력과 폭넓은 독서배경, 긍정적이고 따뜻한 품성으로 사람들에게 친근감과 신뢰감을 주는 멋진 선생님입니다. 선생님과 더욱 멋진 글틴 비평·독서글방으로 가꾸어 가실 줄 밑습니다. 저는 개인사정으로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생겨 여러분과 아쉬운 작별을 해야 하는군요. 건강상의 문제는 아니니 안심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제가 조금 힘들거나, 의기소침할 때 외우고 읊는 도종환 선생님의 시를 소개하며 작별의 손을 흔듭니다. 늘 행복하세요. 외우는 시이므로 조금 한 두 글자 틀릴 까봐 걱정이기도 하군요. 원문과 비교해 보세요.  조금 틀리더라도 시의 정신과 분위기만 즐기면 힘이 새로 생겨나는 느낌이 드니, 여러분 외우면서 느껴 보세요. 안녕!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며 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모든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비와 바람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물처럼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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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처럼
  • 2010-04-05
3월 3주-4주 주장원

 3월 3주에는 집중적으로 좋은 글들이 많이 들어왔고, 3월 4주에는 상대적으로 글의 관점이나, 문장표현, 글의 형식 등에서 아쉬움이 있는 글이 함께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어느 한 주에 몰려서 나온 좋은 작품을 배제시켜야 하는 모순이 생기는 주간이었군요. 그래서 고심 끝에 두 작품을 추천합니다.  이 두 학생은 여러 번 응모를 해서 실력을 인정받은 이들이지만, 좋은 작품을 널리 알려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추천합니다.   3월 3주 주장원 아래 두 작품입니다.      (시집) 「달의 아가미」를 읽고  글쓴이 : silmshady (ID: trai9450)    silmshady님! 시를 가장 잘 쓰는 사람은 남의 시를 많이 읽고, 깊이 읽고 폭넓게 이해하는 사람입니다. 이 시집의 시평이 그러한 사람임을 보여주고 있군요. 중고생 시기에는 섣불리 좀더 멋진 표현, 기발한 생각을 표현하려고 시를 쓸 때도 허세(똥폼)를 세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열한 창작욕은 매우 중요하지만, 기초가 되어있지도 않은데, 멋진 3층집을 짓겠다는 과욕은 서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읽는이에게 최대의 봉사를 하되, 슬기롭게 말을 아껴 제시하는 것! 그것이 시인의 역량이고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silmshady님!  짧은 시에서 많은 삶의 이야기를 읽어내고, 미감과 공감의 요소를 찾아내고 즐길 줄 아는 삶은 시인으로 등단하기에 앞서 우선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가꾸어 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silmshady님! 의 글을 통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데, 꼭 논술글처럼 딱딱한 개념어만 사용하지 않고도 시에서 근거를 들어 자신이 느끼고 바라는 세계관을 이렇게 촘촘하게 펼쳐낼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 친구들이 많이 읽고 공감하였으면 합니다. 건승하길 바랍니다.        1550 <「영혼의 집2」-이사벨 아옌데>봄여름가을겨울 그...  해독     불교의 업보의 원리가 적용되는 인생의 양상을 몇 대에 걸친 삶으로 형상화한 이야기이군요. 책의 내용 소개에서만 그치지 않고, 자신이 생명을 철없이 괴롭히는 것을 막는 할머니의 가르침을 먼저 소개하고, 책에서 업보의 끔찍한 인연이 반복됨을 보여주고, 영화 봄여름가을겨울의 내용을 제시하며 보편적 원리로 작용하는 불교의 인연설을 개성적인 언어로 소개하고 있군요.  중심의미망에 연결되는 여러 사건들을 통합적으로 잘 구성하여 자신의 주장을 잘 드러낸 글이라고 봅니다. 독서가 간접경험이지만, 이렇게 읽어가면 생생한 체험이 될 것입니다.   

  • 물처럼
  • 2010-04-05
3월 1~2주 주장원

  3월 1~2주 주장원    신학기라 여러 학생들이 많이 바빠 응모할 여유가 안나는 주간이었나 봅니다. 비평글지기도 전라도말로 많이 욕본 주간이었습니다.  모두 힘 내어서 비평글방에서 만납시다. 주장원작 발표합니다.  아래 두 작품을 추천합니다.     세서, 신부와 스님, 신의 뜻은 무엇인가   신부와 스님이라는 두 개의 직업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사유를 통해 종교의 필요성과 종교적 계율의 철학적 의미를 따져본 글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욕망의 억제라는 행위가 지니는 긍정적, 부정적 의미를 나름대로 잘 짚었다고 봅니다. 생활주변의 일상적 현상에 대해 자신의 관점을 갖고 생각체조를 해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생각의 힘이 길러져 나가는 것이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조금 더 생각해 봅시다. 욕망을 억제하는 삶=종교인의 계율, 이것을 형식적인 조건통제라고만 보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욕망의 통제, 과정 자체가 자신의 내적 수련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타인에 대한 봉사와 나눔의 과정이기도 하니깐 말입니다.  성직자가 욕망(특히 성적 욕망)을 통제하지 않고, 이곳 저곳에서 아이를 낳거나, 부인과 자식을 거느리면서 사는 경우를 상상해 봅시다.  우선 자기 식구 먹여살리기에 바빠서 타인을 배려하는 삶은 제대로 살기 힘든 경우를 많이 만나게 될 것입니다. 특히 한국사회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사회생활의 기본적인 물적토대를 개인이 책임져야 하니까요.    그런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까닭에, 신부님들이 음주를 하는 것 정도는 양해하여 준다거나, 또 그 이상의 어떤 시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아이를 낳고 기르며 가정을 꾸미는 정도가 아니면 모른 척 해주는 문화도 있다고 합니다. 조금 더 그런 관점으로 이해하는 태도도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      어쨌든 고정관념에 매달려 무조건 신부, 스님들은 존경해야 한다는 통념보다는 여러 가지 문제를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글이어서 매우 뜻 깊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글을 통해 만나길 빕니다.       레버로프, 군가산점 인정  레버로프 님의 이런 노력들이 꾸준히 이어지길 빕니다. 수고했습니다. <여성에게는 ‘징병제’가 아닌 ‘모병제’로 장애인에게는 ‘대체복무’로 가산 점을 부여하는 것도 하나의 대책이라 보겠다.> 등의 구체적인 제안이 매우 균형있는 시각을 보여주는 군요.

  • 물처럼
  • 201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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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간다는거 이제야 알았네요. 잘 가세요 ㅠㅠ

    • 2010-04-26 00:18:3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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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항상 좋은 일만 있으세요. 아쉽네요. 부족한 제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0-04-18 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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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자르아힘

    그동안 비평감상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선생님 댓글 기다리는 것도 재밌었는데 이렇게 얼마 안되서 가신다니 굉장히 많이 섭섭합니다ㅜㅜ...오프라인으로 한 번도 뵌적이 없어서 아쉬워요.. 꼭 다시 인연이 되서 만나뵙고 싶어요..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댓글 읽으면서, 또 글틴 친구들 댓글 읽으면서 재밌었어요. 앞으로도 글 계속 올릴텐데 가끔 들려서 봐주세요!

    • 2010-04-14 16:52:06
    로자르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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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인사에 이렇게 제 이름을 올려주시다니 장말 감사할 따름이예요^^ 여기서 좀더 오래 계셨으면 좋겠는데, 어쩔수없으시다니 어쩔수 없죠 ㅠㅠ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것도 이상해보일것같네요.. 앞으로도 부디 건강하시고 앞으로 기회가 될때마다 꼭 뵙고싶습니다.

    • 2010-04-11 15:25:32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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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아! 선생님!!! ㅠㅠㅠㅠㅠㅠ 5월쯤 발표할라구 장편의 글을 쓰고 있었는데요 !! ㅠ

    • 2010-04-10 22:05:0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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