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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겐 너무나도 버거운 방학

  • 작성자 가온들찬빛
  • 작성일 2005-08-19
  • 조회수 402

 이번 방학 역시 학교 선생님들은 우리를 가만히 둘 생각이 아니었다.

물론 가만히 두어서는 안된다. 여름 방학 왔다고 무조건 놀기만 하면 안되니까 말이다.

 그래서 초등학교때와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방학 숙제를 내주셨다.

 하지만 방학 숙제, 과연 이것을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숙제일까?

 

 먼저 독후감 숙제였다. 읽어야 할 책은 모두 5권.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나 우리나라 고전 소설 "춘향전"과 같은 흔한 책이

아니었으므로 구하기도 꽤 힘들었다. 결국 학교 도서실에도 가보아야하고,

시 내의 도서관까지 가야 겨우 5권을 채워 넣을 수 있는 정도이다.

 하지만 이러한 도서실, 도서관의 책은 각각의 책이 5권 채 되지 않는다.(없는 책도 있다)

 또한 우리 학교의 학생수는 420명이다. 이 학생들이 과연 지정도서인 5권의 책을

다 읽을수 있을까? 부잣집 아이들은 5권 다 사서 읽는 대단한 일을 하지만,  가정 형편이 못 되는 아이는 부모님께 사달라는 말 조차 못 꺼낼 것이다.

 

 그 다음은 과학 숙제,

과학 숙제는 자연현상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B4 종이에 정리해 오는 것이었다.

선생님께서는 혹시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찾아서 뽑을 까봐 사진에 자신의 얼굴과 함께 찍거나, 자신을 나타내는 증거를 남기고 찍으라고 하셨다. 여기서 생각해보자. 반아이들이 사진기나 디카를 다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선생님께서는 생각 하셨을까? 그렇게 생각 하셨다면 큰 오산이다. 적어도 선생님께서는 "만약 사진기나 디카가 없는 아이들은..." 하며 해결책을 내 놓으셔야 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정 숙제,

한 끼 식사가 되는 음식을 주제로 정하여 만드는 과정을 적고, 그 옆에 요리를  하는 과정을 찍은 사진을 붙이는 과제. 2가지 종류의 식사를 해야한다.

 어떤 아이들은 매일 밥에다가 김치만을 한 끼 식사로 먹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이런 숙제를 기다렸다는 듯, 온갖 퓨전 요리를 사진에 담아오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정말 올바른 방학 숙제인가? 적어도 선생님께서는 이런 것 까지 고려 해주셔야 했다.

 

 

 사회는 항상 그렇다. 잘사는 사람은 항상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항상 못살고...

하지만 이런 형태가 조그마한 학교의 방학 숙제에까지 나타나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정말 매정하고 계산 적인 사회가 될것이다.

가온들찬빛
가온들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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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온들찬빛
  • 200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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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온들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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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온들찬빛
  • 200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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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처럼

    방학숙제를 비롯해 숙제를 낼 때는 학생의 처지를 잘 배려해 내야 한다는 원칙에는 모두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상활을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해내는 것도 부차적인 숙제의 목적이 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숙제를 내기전에 선생님께서 학생들과 협의하여 내면 더 부작용이 줄어들 수도 있겠군요. 새로운 관점에서 방학숙제 문제를 바라볼 수 있어 좋은 글이었습니다.

    • 2005-08-23 21:45:47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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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ture

    음 .. 방학 과제물 분량을 보고 혹시 중학교 학생이 아닌가 .. 하고 생각해 봅니다 ^ㅡ^a 문득 중학교 때 방학숙제로 엄마랑 모양은 예쁘고 맛은 없는 조그마한 케이크를 만들었던 것이 생각나는군요a 저 역시 사진을 찍기 위해 먹지도 못할 케이크를 만들었다죠? 하하a 지금은 문득 짜증도 나고, 선생님이 원망스럽기도 하겠지만 나중에 사진을 보며 하나의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으니 오로지 비판만 하기에는 장점도 많은 것 같습니다 ^ㅡ ^ㅋ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을텐데 수고하시고요, 대한민국의 학생으로써 오늘도 함께 파이팅 입니다 !!

    • 2005-08-20 22:29:01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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