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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06-07-04
  • 조회수 617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오늘날 서양철학 사상 가장 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쇼펜하우어의 주요 저서이다. 세계에 대한 그의 독특한 해석은 초인철학자로 불리며 현대 문학과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니체의 사상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쇼펜하우어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세계란 우리의 표상에 불과하며, 의지가 만물의 근원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모든 현상은 이 살려고 하는 의지가 객관화 된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의지의 활동에는 하등의 목적이 없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족할 수도, 정지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의지의 활동은 다만 의지를 충족시키는 것, 삶을 연장해나가는 수단일 뿐이고, 거기에는 아무런 객관적인 의미와 가치가 없다고 이야기 하며, 그리하여 그는 인생의 괴로움의 원인은 끝없이 요구하며 마지않는 의욕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무의미한 의욕으로부터의 단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쇼펜하우어의 해석에는 의견을 같이 하나, 그가 낸 결론에는 이견을 가지고 있다. 그의 해석은 프로이트의 무의식 자아에 대한 이론 중 무의식 자아가 그 본질에 있어 맹목적이며, 가치도, 선악도, 도덕도 모른다고 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 가지고 있는 것은 무의식 자아 뿐이라는 점에서 인간 본능의 근원이 되는 것이 무의식 자아라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에 이 뒤는 그 가정에 따라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무의식 자아의 유일한 목표가 욕구와 쾌락을 충족시키는데 있다고 본 반면 쇼펜하우어는 그 것이 단지 살려고 하는 의지라고 파악하였다. 이 것은 미묘한 차이이나, 인간 본능의 근원이 되는 것이 어떤 것인가로 생각하기에 따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결론에 가서는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나는 본능이란 인간의 본질을 이루는 근원적인 것이라고 보며, 본능을 억누르며 사는 것은 비본질적으로 사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그 근원이 되는 본능을 어느 것으로 파악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데, 아마 이 본능의 해석에 대한 차이가 그와 나의 결론이 다르게 된 원인인 것 같다. 그는 인생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욕의 단절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나는 오히려 의욕을 긍정하며 그 것을 충족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의욕의 단절은 곧 현실의 실존자에서 관찰자로의 전향을 의미한다. 관찰자는 삶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며, 삶을 실존해나가지 않는 자로, 관찰자로의 전향은 곧 존재의 죽음을 의미한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야 그가 말한 살려는 의지에는 부합되는 삶이지만, 욕구나 쾌락은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나는 의욕을 긍정하는 것이다. 또한 그는 의지의 활동에 대한 객관적 관점에서의 무의미를 말하지만, 나는 주관적인 의미에도 중요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쇼펜하우어는 객체 그 자체가 되어야만 그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고 여겼는데, 그의 생각에 기반을 두고 생각해보면 객관은 주관 그 자체가 아니므로 그 본질을 파악한 것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의미한 의지의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여겼던 그와 달리 주관적 의미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며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또 오히려 모든 것이 무의미하기 때문에, 기존의 의미에 제약당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와 의미를 만들어 살아나갈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무한할 수 있는것인데, 쇼펜하우어는 그렇기 때문에 그 것을 부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의미가 있으므로, 의미가 있어야만 행동한다 믿는 보통 사람들의 사고 방식과 도리어 다를 것이 없어진다. 무의미 속에 있는 것은 그가 생각한 허무가 아니고 무한한 자유라고 생각한다.

 

내가 의욕을 긍정하고 본능을 충족시키는 것, 곧 삶에의 참여-실존-를 하고, 더 나아가 자기 완성을 하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의욕을 단절을 역설하는 쇼펜하우어와는 결론이 다르지만, 그의 인생과 세계에 대한 해석은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그의 해석으로 부터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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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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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본이 아닌 것을 읽고 난 뒤의 글은 지금 이 글과 어떻게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네요.

    • 2006-07-14 20: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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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글을 너무 엉성하게 썼군요; 사실, 수행평가로 독서록 쓰느라 (지금은 요약본 아닌 것을 읽기는 하였지만) 다른책에서 쇼펜하우어 사상 요약한 걸 보고 대강대강 떠오르는 대로 썼던 것을, 귀찮기도 하고 고치기도 뭣하여서 내심 반박이 들어오면 거기에 반박이나 해야지,하는 안이한 마음으로 그대로 올려버렸었답니다. 부끄럽군요;ㅂ;

    • 2006-07-12 23: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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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나중에 시간을 내서 다시 써서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대로 못써서 그렇겠지만, 물처럼님께서 이해하신 것과 그 때 글에서 의도했던 것은 매우 다르답니다. 삶의 목표를 세우라는 내용도 아니었고(오히려 제 생각과는 매우 다릅니다. 목표는 언급하지도 않았었구요.), 금욕적으로 생각을 좁혀 사고한다든가, 라고 이해했던 것도 아닙니다. 제가 말한 삶이 올바르다고도 안했고, 다만 의견이 다르다고 했지요.

    • 2006-07-12 23:20:41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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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처럼

    '이런 점은 의욕의 단절을 역설하는 쇼펜하우어와는 결론이 다르지만, 그의 인생과 세계에 대한 해석은 탁월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식으로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문장은 짧게 표현은 명료하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2006-07-11 16:30:30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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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처럼

    예를 들어 '내가 의욕을 긍정하고 본능을 충족시키는 것, 곧 삶에의 참여-실존-를 하고, 더 나아가 자기 완성을 하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의욕을 단절을 역설하는 쇼펜하우어와는 결론이 다르지만, 그의 인생과 세계에 대한 해석은 탁월하다고 생각한다.'라는 문장을 따져 봅시다. 다음과 같이 고쳐 볼까요? '나는 내가 의욕을 긍정하고 본능을 충족시키는 것을 자기 완성을 하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곧 삶의 참여-실존을 뜻하는 것이다.'

    • 2006-07-11 16:29:54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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