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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글] KTX 여승무원, 여성

  • 작성자 물처럼
  • 작성일 2006-10-03
  • 조회수 413

    아래 올린 학생글 가운데 위의 주제에 대하여 우리가 꼭 생각해  보아야 할 측면이 있어 매우 진보적인 시각(?-다른 1세계국가에서는 너무 상식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하종강씨의 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하여는 보수 수구언론의 입김이 워낙 센지라, 나는 양시론적 시각에서 탈피하여 소개하고자 하니 양해 바랍니다.

 

 

 

[객원논설] 여성 노동자 강주룡과 KTX 여승무원 / 하종강

 

역사학자 박준성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고공농성 노동자는 1931년 5월29일 새벽 평양 을밀대 지붕 위에 올라갔던 여성 노동자 강주룡이다. 조선인 남성 노동자들의 임금은 일본인 남성 노동자들의 절반이었고 조선인 여성 노동자들의 임금은 그 조선인 남성 노동자들의 또 절반이었던 상황에서 평양 선교리 평원고무공장이 제멋대로 임금을 깎겠다고 발표하자 여성 노동자들은 굶어죽기로 싸우겠다고 아사동맹을 결의하고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회사는 노동자 49명 전원을 해고하고 한밤중에 일본 경찰을 끌어들여 공장 밖으로 쫓아냈다. 죽음으로써 자신들의 정당한 싸움을 세상에 알리겠다고 마음먹고 광목 한 필을 사서 을밀대에 올라간 강주룡은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에게 외치고 또 외쳤다.

“우리는 49명 우리 파업단의 임금 감하를 크게 여기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결국은 평양의 2300명 고무공장 직공의 임금 감하의 원인이 될 것이므로 우리는 죽기로써 반대하려는 것입니다. …(중략)… 여러분, 구태여 나를 여기서 강제로 끌어낼 생각은 마십시오. 누구든지 이 지붕 위에 사다리를 대놓기만 하면 나는 곧 떨어져 죽을 뿐입니다.”

당시 다른 12개 고무공장에서도 평원고무공장의 싸움을 지켜보면서 임금을 깎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따라서 평원공장의 결과는 다른 공장에서 일하는 2300여 노동자의 임금에도 영향을 끼칠 문제였다.

한국고속철도(KTX) 여승무원들의 투쟁 100일을 맞아 철도공사가 이들을 직접 고용할 것을 촉구하는 500인 동조단식 현장에 앉아 있으면서 나는 케이티엑스 여승무원들의 얼굴 위로 우리나라 최초의 고공농성 노동자 강주룡의 모습이 겹쳐져 자꾸 목이 메었다. 75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어쩌면 이렇게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는가? 나라를 빼앗긴 노동자들의 처지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가 어쩌면 이렇게 같을 수 있는가?

케이티엑스 여승무원들이 투쟁을 시작한 지 100일이 되도록 이처럼 중요한 사회적 의제가 제대로 공론화되지 않은 데 대해 부끄러움을 느낀 많은 사람들이 동조단식에 참여했다. 단식농성장의 케이티엑스 여승무원들은 ‘케이티엑스 관광레저’에 취업하라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계속 싸우고 있는 이유를 사람들에게 외치고 또 외쳤다.

“우리의 투쟁이 실패하면 결국 이 땅의 1500만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몰아내는 시금석이 될 것이므로 우리는 죽기로써 외주위탁에 반대하려는 것입니다.”

항공사 스튜어디스 출신인 민세원 지부장은 “이대로 가면 지금 철도공사의 정규직들 역시 빠른 속도로 외주위탁 문제에 부딪히게 될 거예요. 항공사 승무원들 역시 몇 년 안에 대부분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제는 이러한 비정규직 고용 형태의 확산이 우리 경제에 결코 유익하지 않다는 것에 주목할 때가 됐다. 사회 구성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면서 사회양극화를 해소한다는 것은 공염불이다. 비정규직 고용은 한계기업이 노동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잠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함으로써 선진기업으로 도약하는 데는 장애가 된다. 예전보다 더 적은 노동자에게, 더 많은 일을 시키면서, 더 적은 보수를 줌으로써 노동자들을 소모품처럼 전락시킨 기업들의 경영이 대부분 개선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에 주목하자. 기업의 이익이 언제나 사회 전체의 이익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하종강/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131564.html

 

[객원논설위원칼럼] 노동자 권리와 역사의 순리 / 하종강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을 두고 이야기할 때마다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조항이 마치 쌍둥이처럼 붙어 다닌다. 많은 사람들이 두 가지를 동시에 시행하거나 아니면 두 가지 모두 시행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 조처인 것처럼 여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과 한국노총이 두 가지를 모두 5년 뒤에 시행하기로 합의했던 것이나 뒤이어 이뤄진 노·사·정 5자 합의에서도 두 가지 모두 3년 뒤에 시행하기로 합의한 것도 아마 그런 인식에 바탕을 뒀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그런 것일까? 둘 중의 어느 한 가지만 먼저 시행하면 안 되는 것일까? 예를 들어, 단위 사업장의 복수노조 설립은 허용하고 노조 전임자 임금은 계속 지급하도록 하면 안 되는 것일까? 글쓰는 이가 보기에는 그렇게 법제화하는 것이 오히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노동법의 표준 곧 국제기준에 가깝다. 

지난 7월에 의사 노조가 설립됐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 의사들도 자신을 노동자라고 느끼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 얼마 전에는 은행 지점장급 이상 직원들만 가입하는 지점장 노조도 설립됐다. 은행 지점장들이 자신을 노동자라고 느끼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언뜻 이해가 안 되는 일일지 모르겠으나, 장관이나 대사도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유럽 선진국 견지에서 보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최근에 벌어지는 이러한 현상들은 선진국을 수십 년 뒤늦게 따라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 교사 노동조합이 생긴 지 수십 년 지난 뒤에야 우리나라에 전교조가 설립됐고, 다른 나라에 공무원 노동조합이 생긴 지 수십 년 지난 뒤에야 우리나라에 공무원노조가 설립됐다. 선진국에서는 하청회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단체교섭 요구에 원청회사가 응하도록 제도화한 지 벌써 수십 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포항의 건설 노동자들이 “원청회사가 단체교섭에 나서라”고 요구하면서 포스코 본사를 ‘불법 점거’하고 나서야 원청회사의 단체교섭 응락 의무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노동자 권리에 관한 한 이렇게 선진국보다 수십 년이나 뒤처진 것은 자본주의 사회를 설립하는 과정이 식민지 40년, 분단 60년, 군사독재 30년이라는 이상한 역사를 거쳤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 스스로의 계획과 전혀 무관하게 일제 식민지라는 기형적 방식으로 하루아침에 자본주의 사회로 편입되는 바람에 ‘양반’과 ‘상놈’으로 구분되는 신분제도를 스스로 무너뜨릴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 지금 우리 사회 노동자 권리에 계속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를 강조하며 “과거사 규명이 필요하다”는 글을 썼더니 “노동문제연구소장이 노동자들의 권리를 향상시킬 생각은 안 하고 한가하게 역사나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 반론에 동감하는 것이 슬픈 우리 현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삼권이 점차 확대되는 것은 ‘정상적인 자본주의’를 건설하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노동자의 권리가 점차 확대돼 가는 것이 역사의 순리다. 역사의 순리는 무섭다. 1600여 명의 교사를 해직하고도 전교조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지 못한 것이나 수백 명의 공무원들을 파면·해임하고도 공무원 노조 설립을 막지 못한 것도 그것이 역사의 순리였기 때문이다. 노사관계 새 방안은 노동자의 권리를 확대하고 노조 설립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그것이 역사의 순리다.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158033.html 

 

 

[기고] 대학생들의 시험 답안지/ 하종강

우리 사회에서 ‘운동권’이라고 불리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못 다 이룬 꿈을 자녀들의 이름에 담아 지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친구나 후배의 아이들 중에 ‘동혁’(東革), ‘승혁’(勝革), ‘민주’(民主)라는 이름들은 모두 그렇게 지어졌고, 우리 집 큰아이 이름도 그 무렵에 많이 읽었던 ‘님 웨일즈’가 쓴 김산의 일대기 <아리랑>에 등장하는 수많은 활동가들의 이름에서 골랐다. 아내는 진통이 시작돼 병원에 가면서도 이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진통이 찾아오는 사이 사이에 그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분만실로 들어갔다.

대학에서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 중에도 그런 이름이 가끔 눈에 뜨인다. 지난 학기 첫 수업시간에 출석을 부르다가 한 학생에게 무심코 물었다. “부모님이 민주화 운동이나 노동 운동을 하셨나요?” 그 학생은 처음 듣는 말이라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빤히 쳐다봤다. 기말시험에서 “미래 사회 노동자로서 자신의 대학 생활을 한국 사회 정체성과 관련하여 설명하고 스스로 평가하시오”라는 문제를 냈다. 출제자인 나로서도 도대체 정답을 알 수 없는 생뚱맞은 문제였다. 학생들에게는 “이 문제의 배점이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며칠 전, 밤 새워 채점을 하다가 나는 몇 번이나 손을 놓고 숨을 골라야 했다. 한 학생이 길게 쓴 답안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한다.

“살아오는 동안 정말 누구보다도 싫었던 사람이 있다면 내 어린시절의 아버지다. 출석을 부르던 교수님이 내 이름을 보고 ‘부모님이 노동운동을 하셨느냐?’고 물으셨다. 그렇다. 그 시절 아버지는 노동조합의 위원장이셨다. 그때 아버지는 장기파업을 하시느라고 집안일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하셨고 그래서 어머니는 편찮으신 몸으로 식당 일을 나가셔야 했다. 집에는 언제나 동생과 나뿐이었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모습은 정말 싫은 기억으로만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한국사회와 노동문제’ 강의를 듣던 날, 그날 저녁 아버지와 같이 술을 마셨다. 이제야 아버지를 이해했다고 …. 어느덧 어깨가 좁아진 아버지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아무 말 없이 웃어주셨을 뿐이다.”

놀랍게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답안을 쓴 학생들이 많았다. “야근을 하고 새벽 두 시에 들어와 다섯 시에 다시 일하러 나가시는 아버지가 푸념을 늘어놓으실 때 ‘그럼 그만두시면 되죠’라고 말하던 철없는 딸에게 지어주시던 아버지의 쓴웃음을 이제야 이해하게 됐다”는 학생도 있었고, “부모님이 모두 노동자인 집안에서 자랐으면서도 지금까지 노동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자신에게 스스로 놀랐다”거나 “나도 노동자가 되리라는 것을, 그것도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한탄하는 내용을 적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국민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물론 노동문제에 대한 몰이해 현상이 학생들의 잘못은 아니다. 학생들을 그렇게 만든 사람들의 잘못이다. 화초가 잘 자라지 못한 것은 정원사의 책임인 것처럼 …. 학생들을 그렇게 만든 사람들에게 분노한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진실을 전달하고 가르치려고 애쓰는 전교조 교사들에게 감사한다.

“공부방 교사, 도시락 배달, 독서토론, 농활, 국가보안법 철폐 농성, 평택 대추리 방문 등으로 점철된 나의 대학생할은 부모님과 교수님들이 보시기에 에프(F)학점이겠지만 스스로 평가할 때는 에이플러스(A+)다”라고 적은 학생도 있었다는 것을 ‘희망의 약속’으로 전한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138856.html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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