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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글]-왜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는가?(펌글)

  • 작성자 물처럼
  • 작성일 2008-11-04
  • 조회수 457


http://hantoma.hani.co.kr/board/view.html?board_id=ht_inter:001039&uid=125939
현겨레 토론마당 '한토마'에서 퍼옴
 

 

정견과 상관없이 논리적인 전개방식에 참고할 바가 많아 옮겨오니, 참고해서 읽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일 수 있다면 의견을 덧붙여 보시길 바랍니다. 지지이거나 비판이거나 일정한 관점과 근거만 세우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2. ‘국익’에 반함에도 불구하고 왜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는가?

 

 

개인차원, 나라차원, 동북아시아 차원, 그리고 세계차원에서 논한다.

1) 개인 차원

이 세상에 사연 없는 이 그 누구 있겠느냐마는, 존 매케인보다 버락 오바마에 더 끌리는 이유는 다음 네 가지다. (개인 차원의 호감이므로 이 부분의 반론은 사양한다.)

(1) 흑(父)과 백(母), 동양(인도네시아)과 서양(미국)과 아프리카(케냐)가 어우러져 생긴 ‘진정한 미국인’, ‘미국의 진정한 이상의 결정체(Real American)’이기 때문이다. 신분에 차별이 없으며 만민이 자유로운 나라, 기회의 평등이 보장된 나라, 그렇기 때문에 압제와 가난에 신음하던 사람들이 밝은 내일을 찾아오는 나라. 피부색과 종교와 신념과 문화에 관계없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매진하는 나라. 이게 미국의 진정한 이상이라고 본다. (오바마가 항상 말하듯, 전 세계에서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미국밖에 없다.)

* 혹자는 미국의 이상 혹은 소명이 ‘지상에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혹은 ‘전세계에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전파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전부가 아니라 일부일 뿐인데다, 이제 적실성을 잃었다. 전자는 미국이란 나라가 만들어지기 전의 것이며, 독립혁명으로 인하여 부차적인 것이 됐다. 후자는 비교적 최근의 것이긴 해도, 역대 미국정권들 다수는 이 소명에 반하는 행동(남미의 독재정권 수호 등...)을 해왔고, 요 몇 년간 W.부시가 그게 ‘무리’임을 여실히 드러내보였다.

 

 

(2) 학창시절에 인종정체성 문제로 방황하며 마약도 하는 등, 최악을 경험했다. 그러다가 대학교 들어와 정체성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성’했고, 최고가 됐다. 나는 이렇게 ‘밑바닥’을 경험한 사람을 신뢰하는 편이다. 그들은 ‘옛날’과 ‘초심’을 잃지 않는다. 자기가 왜 마음을 고쳐먹었는지, 자기가 추구한 이상이 무엇이었는지를 잊지 않는다. 반면 탄탄대로, 아니 자포자기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믿지 못하겠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매일 접하고 있는 ‘초심을 잃었거나’, ‘각성의 계기가 저열해 보이는’ 그 사람은 제외하겠다.) 물론 존 매케인도 베트남에서 5년 반 동안 생사를 오고가는 고난을 겪었고, 다시 비행-조종-하기 위해 ‘끔찍한’ 물리치료를 받는 등 최악을 경험했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 성찰과 고뇌’의 측면이 떨어진다. 자신을 잊은 군인으로서의 희생과,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한 것이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존 매케인은 무엇 하나 의지할 바 없는 ‘자포자기’상태에서 헤쳐 나온 경험이 없다. 포로수용소에선 군인정신과 동료들이 있었다. 오바마에겐 어머니의 꾸지람도 소용이 없었다. 극복의 계기는 옥시덴탈 칼리지 재학시절 했던 ‘반(反) 아파르트헤이트 연설’이었다.

 

 

(3) 오바마는 초심을 잊지 않았다. 하버드 법학대학원에서 흑인으로 법학 학술지 편집장을 지냈을 정도면, 월스트리트든 뉴욕이든 어디든, 어떤 회사에서든 수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으며 편히 살 수 있었을 터다. 하지만 지역공동체 조직가로 일했던 시카고로 돌아왔고, 사회운동을 계속했다.

혹자는 정치를 하려니 지역구로 삼을 수 있는 시카고로 돌아왔다고 주장할 터다. 하지만, 뉴욕이랑 워싱턴 DC에서 한 10년 정도 굴러먹다보면, ‘하버드 법학대학원 출신’에 ‘학술지 최초 흑인 편집장’이라는 타이틀이 있는 마당에, 곧장 행정부로 들어가는 게 훨씬 편할 것이다. 굳이 지역구 방방곡곡 대문 두들기며 다닐 필요 없이 ‘편하게’ 정계입문할 수 있다. 그런데 안했단 말이다. 그는 ‘지역공동체 조직가’의 초심이 살아있었다.

* 오바마의 성공에너지, 혹은 각성의 계기는 대학교에 들어와 자각했던 ‘정치적 자질과 욕망’, 그리고 ‘자신의 족적을 남기겠다는 열망’이었다. 최근 어떤 책이 ‘인종차별의 정체성 혼란-콤플렉스’를 성공에너지였다고 선전하는데, 이것은 ‘시대에 편승한 사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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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라(한국) 차원

1부에서 썼듯, 오바마의 당선은 경제적, 대북정책적 측면에서 현 정권에 도움이 안 된다. 나아가 ‘먹고 사는데 바빠서 미국 대선이야 나와 상관없다는’ 다수 국민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아니다. 2~3년 뒤에 이런 사람들 앞에서 ‘오바마 티셔츠’입고 다니면 욕먹기 딱 좋을 것이다. 린치(lynch)까지 당할지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의 당선을 나라차원에서 바라는 이유는 크게 사회문화/국내정치/국내경제 이렇게 세 가지 차원으로 나뉜다.

 

(1) 한국 사회문화

-. 흑인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는 것은 실질적 인종차별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깜둥이’비하 시각이 사라질 계기가 된다. 차별정도가 가장 심했을 흑인의 위상이 급변하므로, 비(非)백인 외국인 일반에 대해 갖고 있던 다수 한국인들의 ‘저열한’인식도 상당수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 엄연한 기독교 신자인 오바마를 ‘이슬람교 신자’로 몰아간 미국 ‘근본주의자’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영향을 받은 한국의 다수 ‘근본주의자’들도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다. ‘절대 진리’, ‘절대 무오류’를 내세우며 흑색(黑色)을 악(惡)으로 치부해온 ‘자(者)’들에게 이번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가 당선되는 것은 ‘날벼락’에 가까운 사건이 될 터다. 이 상황을 어떻게 추종자들에게 설명할 것인가? 지금까지 해온 게 있어서 ‘흑색도 사실 좋다’라고 말하긴 힘들텐데... 검은색 천사는 있기나 한 걸까?

 

(2) 한국 정치

-. ‘우리 미국님이 뭐든지 다 해주실 거야. 북괴놈들 죄 다 쓸어버려 주실 거야. 지상의 천국에 가장 가까운 역사를 이룬 나라는 미국밖에 없어...’라는 생각을 가진 정치집단의 혼란, 변질 그리고 붕괴가 예정되어있다. 예전 그 어느 정권보다도 훨씬 야박하고, 뜻대로 안 움직여주는 오바마의 미국에 ‘다수’ ‘불건전한’ 세력은 불만을 품다가, 혼란 속에 지리멸렬할 가능성이 높다. 예전에 다른 곳에서도 썼지만, 이 세력은 그 옛날 조선이 청나라의 득세에 ‘소중화’를 내세웠던 것과 비슷하게, ‘소미국주의’ 비슷한 것을 내세울 것 같다. ‘미국은 오바마를 당선시키면서 자유민주주의 전파의 소명을 저버렸다!’, ‘북한의 자유민주주의를 이룩할 세력은 미국이 아니라 우리다!’ 등등... 나름 이론을 정립하고 있다는 모 ‘집단’및 그 추종세력이 이 길에 접어들 것 같다. 오바마의 미국을 부정하는 게 가장 간편하고, 원래 자기네 논리에 쉽사리 부합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세계의 흐름’을 무시하고, 끝물을 잡은 주제에 잘났다며 나대는 이들이니 역사적 교훈도 무시할테고... ‘소중화’의 말로가 어땠는지 안다면, 함부로 나서지는 못할 테지만, 워낙 우리 인간이 미련해서, 역사가 반복되는 마당에...

-. 21세기들어 조지 W. 부시(미국)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이탈리아) -> 니콜라 사르코지(프랑스) -> 이명박(한국)/마잉주(대만)로 이어져온, ‘천박한 시장만능주의’, ‘실질적 기업지상주의’에 역점을 두었던 정권들이 종언을 고하기 시작하거나, 크게 변질되고 있다. 금융위기‘덕’에 이 기조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는 이제 물러나고 있으며, ‘공인된 부패정치꾼’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국개’들 덕에 재선됐지만 경제위기덕에 마음껏 움직이지는 못할 것 같다.(지금 네오파시스트들이 준동하는 등 이탈리아가 가장 막나가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는 황급히 좌파정당들의 정책들을 주워섬기고 있다. 이들 다음에 배턴을 이어받은 정부들의 대처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하지 않겠다.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

반면 이 ‘주의’에서 한 발짝 물러나 균형을 기하려 노력한 정부들은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한 때 영국 재무상으로 급속한 자유화를 진두지휘 했었던 고든 브라운(영국) 총리는 이제 은행의 부분국유화라는 ‘좌파적’ 파격조치를 단행하며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룰라 다 실바(브라질) 대통령은 재임기간동안 자본주의에 적절히 적응함과 동시에, 서민의 생활수준 안정과 고양을 이룬 재정지출확대를 단행했다. 그 결과 전 세계의 금융위기, 그리고 국내의 높은 인플레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80%에 육박한다. 즉 시장만능주의에 반하는 분위기가 시대의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

이 마당에 ‘친기업주의’, ‘감세와 트리클다운(적하현상)’을 신봉하는 미국 공화당이 2008년 대선에서 지고, 2009년 총선에서마저 패퇴할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천박한 시장만능주의’의 쇠퇴기조에 결정타를 날리는 것이 된다. 물론 오바마의 경제브레인들도 이 ‘시장만능주의’의 신봉자였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본산 미국인데 아니 그럴 수 있겠나?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데 계속 무결점 시장만능주의를 외치고 있겠는가? 거시경제학의 아버지 존 메이나드 케인즈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상황이 바뀌면 답을 수정합니다.”

자, 그럼 한국 국내정치에서 이 ‘전세계적’, ‘인류역사적’ 시장만능주의의 쇠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간단하다. 지금 이 나라가 ‘시대착오적’ 상황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현 정권이 약속했던, 그리고 지금 경제를 살리겠다고 내놓는 정책들마저 ‘시대착오적’이다. 결국 과감하게 좌파의 정책을 수용하는 사르코지식 ‘실용주의’를 답습하지 않고는 불임정권이 됨은 물론, ‘우파 무능론’을 두고두고 국민들에게 각인시킬 것 같다.

오바마의 당선은 ‘시대착오’, ‘시대순응’, ‘시대선도’의 감각을 한국 국민에게, 그리고 정계에 심어줄 것으로 본다. 그래서 오바마의 당선을 국내정치적 차원에서 바란다.

-. 미국 민주당 후보 경선은 그 자체만으로도 전 세계적 이슈가 됐는데, 힐러리 클린턴이란 백인여성 대 버락 오바마란 흑인남성의 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즉, 묵시적인 터부(taboo, 금기)에 금이 간 것이다. 그리고 오바마가 당선이 된다면, 이 터부가 확실하게 깨지는 것이 된다. 이 여파가 전 세계 정치에 미칠 것 같다. 한국의 경우, 차기 대선에서 이 효과가 나타날 것 같은데, 강력한 여성 후보가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고, 차차기 총선쯤에선 귀화한 후보들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론 차기대선까지 추미애-박영선-강금실 이 세 사람의 행보에 주목하려 한다. 박근혜 씨는 ‘박정희의 딸’이란 짐은 많이 벗었지만, 지금 추세로는 차기 대선출마 가능성이 없으며, 나가도 당선 가능성이 없다.

-. 매케인이 당선된다면, 기존, 아니 옛날 인물-통칭 구악(舊惡)들이 미국 매파들과의 인맥을 과시하며 거들먹거리는 참상을 봐야할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가 당선되면, 합리적인 젊은 우파들이 전면에 나서서 미국과의 관계를 재정립 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일변도의 의존패턴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주목된다. 적어도 이들은 ‘소미국주의’를 내세우지는 않으리라 기대한다. 그래서 매케인이 아니라 오바마의 당선을 바라마지 않는다.

 

(3) 한국 경제

-. 매케인이고 오바마고 자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다. 그러나 둘 다 자유무역을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의 발발 원인, 1929년에 시작된 대공황 등, 자국시장 지키려 보호무역을 하자 오히려 경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매케인은 자유무역기조의 유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기업가들의 이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KORUS 붙들고 늘어지는 분들은 진작 금식기도, 통성기도 올리면서 매케인 당선을 기도했어야죠...)

반면 오바마는 자유무역을 부정하진 않아도, 모든 것을 시장 자율에 맡기지는 않을 것이다. 일자리를 만들려면 자국산업보호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아마, 갖은 수를 써서 WTO협정, 쌍무협정(예: FTA)들의 허점을 파고들어 ‘돈’과 ‘시간’을 확보하려 들 것이다. (이 와중에 KORUS는 물 건너 갔다고 1부에서 지적했다. 만약에 이걸 이명박-오바마 재임기간 내에 뚫어내면 우리나라 외교통상부 외교관들의 실력이 세계 최고라고 보면 된다. 반면, 갖은 재협상을 거쳐 ‘역(逆)’으로 뚫리면 정 반대가 된다.)

특히 고용 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오바마는 한국과 일본에 상당한 압력을 가할 것이다. 예전에 번역했던 GM 제인스빌 공장 연설에 따르면 오바마는 ‘환경’과 ‘미국 내 일자리’ 두 가지를 걸고넘어질 것이다. 아마 고용효과를 낳을 미국 현지 공장을 제외하곤, 타국(한국포함)생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 와중에 한국에서 자동차를 비롯한 내구재 제조업에 집중되어있던 산업구조가 급속히 변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소비가 줄은 마당에 수출이 안 된데다, 압력이 가해지면서 비용까지 오른다. 계속 생산하겠다면 미국에다 공장을 짓는 수밖에 없다. 오바마가 그렇게 비난하던 일자리송출(Job Shipping)이 한국에서 벌어지게 된다. 노동의 비율이 큰 산업들이 송출되거나 사라지는 만큼, 한국의 실업률은 많이 높아질 것이다. 이건 기존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고용증대로 해결될 것이 아니다. 현 정부가 미련을 못 버리는 건설업, 제조업으론 제 임기 중에 면피나 할 수 있을 뿐, 차기 정권에 큰 짐이 된다. (청계천처럼?) 즉, 절대 해소 못한다.

이런 절박한 상황은 경제주체들이 ‘살 길을 찾게’ 할 것이고, 그 와중에 신(新)산업구조가 형성될 것이다. 문화, 소프트웨어, 환경, 통신, 지식산업 쪽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성장할 것이다. 특히 오바마가 무역장벽으로 내세울 ‘환경’쪽의 급격한 발전이 예상된다.

간단히 말해서, 그렇지 않아도 오래 못 갔을 한국의 20세기형 산업구조, 절박하고 고통스럽게 21세기형으로 몰아가 줄 것 같아서 오바마를 지지한다. 매케인이 된다면, 정신 못차리고 한 10년 못되게 꿀이나 빨다가 고통스럽게 죽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환경 쪽으로 사운(社運)을 걸고 매진하는 한국 대기업들이 보이지 않는다. 가히 죽으려고 작정했다고 본다.

-. 그런데 현 정권이 신봉하는 건설업을 통한 경기 부양가능성이 있다. 만약에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가능해질 것 같은 TSR(Trans Siberian Railroad, 시베리아 횡단철도)연결 사업, 시베리아 가스관 연결사업, 신의주-평양-개성-서울 연결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다. 그런데 과연 이 반북보수정권이 자기 지지기반을 버리고, 자존심도 버리고, 이 일에 뛰어들지는 모르겠다. 자연히 개성공단 확장도 물 건너가고, 이후 북한 경제권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득세하는 꼴을 봐야 할 것이다. 이 정부가 실용주의 정부인지 교조주의 정부인지 확인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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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반도 - 동북아시아 차원

(1) 매케인의 외교 브레인들 중, 헨리 키신저가 있는데, 미-중 수교라는 상당히 큰일을 해낸 외교관이고, 또 현실주의적 외교정책차원에서 세계최고급 인물이다. 그런데... 제2의 베트남전이나 다름없는 이라크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주장하며 매케인의 편을 들고 있다. 애당초 시작이 잘못됐는데, ‘확실한 승리’랄 것이 있겠는가. 석유도 그렇고, 명실상부한 세계제국이 되려다 고꾸라진 전쟁인데... 물론 이라크에서 성급히 발 빼는 것은 ‘소련을 몰아낸 아프가니스탄’이 어떻게 됐는지 학습효과가 있을 테니 오바마도 신중하게 대처하리라 본다. (잘 모르겠으면, [찰리 윌슨의 전쟁](2007)이란 영화를 보라.)

베트남 포로수용소 경력을 내세우며, 자기가 그렇게 부정하던 ‘프로 포로(Professional POW)’가 되어버린 매케인은 북한 문제에서도 ‘애국주의적’ 매파의 입장을 답습한다. 약속을 어겼으니 응징을 해야 한다. 휴... 그래 북한이 약속 어겼다. 그런데 클린턴 때는 하나도 안만들었고, 악의 축이 되어버린 부시 8년 동안 만든 건 어떻게 설명할지. 그리고 국제관계에서 ‘기정사실’ 앞에 그런 ‘도덕적 순결성’(모 종교의 이데올로기!)을 내세우는 게 가당한 말인지... (이 ‘순결성’을 신봉했던 네오콘은 이미 시대로부터 버림받았다.) 그러니, 매케인의 북한 접근 방식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W. 부시 제 3기라는 오바마의 공격이 적실하다.

(2) 1부에서 썼지만, 민주당-오바마라는 호기를 절대 놓치려 들지 않을 북한은 북-미관계에서 ‘엄청난 선물공세’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 부시 집권 8년 동안 잃어버렸던 것들을 찾으려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다. 그리고 지금 확실하게 관계를 다져놓게 되면 적어도 오바마의 임기, 혹은 연임이라도 하게 된다면 10년에 가까운 충분한 시간을 벌게 된다. 울브라이트도 왔었고, 조명록까지도 방문했던 ‘민주당 행정부’다. 클린턴 사람들도 그대로 있다. 북한 수뇌부 입장에선 밥상이 다시 차려진 것이다. 거리낄 게 뭐있겠나?

반면 미국의 힘이 되어주어야 할 한국과 일본이 제대로 안 따라와 주는 게 문제다. 한국이야 이 정권은 이미 포기한데다, 뭐 건너뛰고 미국이랑 얘기할 수 있으니 상관없다. 일본이 민주당 집권으로 좀 나아질까 싶었더니, 당수인 오자와 이치로가 ‘납치자 문제’로 대북제제연장을 발의했다. 내 그럴 줄 알았다. 원래 우파인데다, 총선 앞두고서 자민당 표를 빼앗아 와야 할 필요가 있었다. 우익편향 국민정서 끌어오려면 그 수가 있었지.

결국 해양세력(한-미-일)의 공조와 세력이 약해지고 반면 중국과 러시아가 부상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들이 주도권을 쥐게 되고 나면 한국과 일본은 ‘울며겨자먹기’로 끌려가게 된다. 이것은 단기적으로는 현 정권, 그리고 그 추종-지지세력에는 분명히 불이익이다. 하지만 우파가 지리멸렬할 것 같은 2012년,13년의 선거 양상이나, 북한과의 상생(相生)이라는 차원에서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분명히 이익이다.

* 그 분, 아직도 주석궁에 K2탱크 진주시켜서 통일하자고 하시는지 모르겠는데... 10년 되찾는 게 아니라, 30년을 되돌리자는 말씀이시죠. 어쩌지요... 그 때는 대통령을 우습잖게 까대던 열혈기자였는데, 이제 30년을 되돌려도 그 좋았을 시절 돌아오지 않아요. 나이도 돌아가지 않고요... 10년 되돌아 간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30년 되돌아 가자시면 이건 너무 무책임하신 거 아니에요? 결국 그거 벌충할 사람은 우리인데. 이젠 벌충할 수도 없이 영원히 못살텐데. 게다가 그 와중에 죽을 사람도 우리인데. 그 긴 세월의 와중에 좋은 날 보실 수 있겠어요?

 

(3) 그리고 오바마의 당선으로 북미관계가 개선된다면 북한이 조금 잘 살게 될 텐데 이것은 전혀 한국에 위협이 못되며, 장기적으론 이득이 된다.

-. 차피 남한 경제력 못 쫓아온다. 1/5~1/3오면 성공이다.
-. 경제사정 나아졌을 때, “당이 잘 해서 미국을 굴복시키고 강성대국 됐다”고 하는 선전 믿을 사람 하나 없다. “고난의 행군”당시 당(黨)이 하라고 한 대로 한 사람들은 죄다 죽었고, 그 반대로 악착같이 살 길을 찾은 사람들만 살아남았다.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당’이 할 말을 믿겠는가?
-. 아무리 통제사회 북한이라도 최근 몇 년간의 식량-에너지난을 겪으면서 통제가 굉장히 많이 느슨해졌다. 북한 전역에 중국에서 물건을 떼온 장사꾼이 돌아다니는 마당에 ‘알 걸 다 알게’됐다. 이런 마당에 ‘지도자 동지’운운 하는 게 씨알이나 먹히겠나.
-. 북한이 어느 정도 살아야 통일을 한다고 가정 시 충격이 적은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통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청소년들이 많기 때문에 ‘가정’했다.) 게다가 통일시, 북한지역출신 사람들이 2등국민, 3등국민 취급 받는 ‘일제시대’에 가까운 상황이 오지 않으려면(물론 남한 출신은 내지인(內地人)), 북한 사람들이 좀 잘 살고 자존감을 가질 수 있어야 통일한국이 잘 굴러갈 수 있다.
-. 등 따뜻하고 배불러야 안 싸운다. 절박한 사람들이 이판사판으로 싸운다. 지금까지는 군을 잘 틀어쥐어서(좀 잘 먹여서) 버티는 것 같은데, 이젠 군 내부에서마저 비축미, 비축유를 전용하는 판이니 위험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북한 정권 강경파-군부 강경파나 남한 보수반북단체들이나 바라는 바가 같다. 한 판 붙을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되도록 막고, 굶겨서 ‘악’을 키우는 것. 다행히 이번 미국 대선으로 이런 상황이 올 가능성은 적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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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계 차원

(1) 비운의 진짜 대통령, 앨 고어(Al Gore)의 진가가 오바마 행정부에서 발휘될 가능성이 높다. 급격한 환경 친화적 정책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은 자국의 경제적 문제해결의 수단으로도 상당히 강력한 환경상의 규제 압박을 가해올 것이다. 따라서 향후 한 10여년 정도 세계인들이 고통을 겪을 수 있겠지만(유럽 제외, 중국, 인도가 가장 고통을 겪을 것) 지구 환경은 그만큼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어젠다가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다. (참고로 매케인과 사라 페일린은 유정을 더 뚫어서 고유가를 이기자고 했다. 미래가 없다.)

(2) 금융위기와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을 통해 국력이 ‘너덜너덜’해진 미국은 다른 나라와의 ‘제대로 된’ 공조가 절실해졌다. 미국 최고주의를 고수하려는 매케인은 이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전 세계에 친척이 퍼져있고(아프리카(친가)-아시아(여동생)-미국(외가)-유럽(독일에서 유학한 이복누나 아우마)’, 유년기를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보냈고, 미국사회에서 인종정체성으로 고민한 오바마는 ‘미국최고주의’를 지양할, 아니 표면적으로는 많이 숨길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최고가 아니며, 세계에는 배울 것이 많다’는 태도만으로도 세계는 겸손해진 미국을 높이 평가할 것이고, 현재의 금융위기는 물론, 전지구적 어젠다를 이끌어나갈 미국의 위상을 다시 인정해 줄 수 있을 것이다.

(3) 매케인과 달리 오바마라면 유가 급락으로 다시 곤경에 빠진 러시아와 이란을 대함에 있어, 대놓고 깔아뭉개는 처사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변함없이 중요한 상대이고, 동유럽 문제(그루지야, 폴란드 등), 북극 영해권 문제 등으로 미국과의 분쟁요소가 많다. 성급한 매케인, 그리고 득달같이 러시아를 족칠 공화당과 달리, 오바마와 민주당은 섣불리 현재의 곤경을 과하게 이용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 이란의 경우(그리고 나아가 이슬람권의 경우), [세계는 평평하다]의 저자 '프리드먼'이 최근에 IHT에 쓴 칼럼의 내용을 빌어오자면, 중간 이름이 ‘후세인’인 미국 대통령을 악마로 몰 국민이 얼마나 있겠는가. ‘오바마’마저도 아랍어로는 ‘우리와 함께’라는데... 미국은 오바마 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아랍권 문제를 많이 해결하게 된다. 물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 실질적 문제는 난제로 남아있다. 하지만 그 이름만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 그러나 오바마 당선시, 문제는 중국과 전통맹방인 중동 산유국들이다. 중국엔 인권은 물론 환경문제로 압박을 가할 것이다. 물론 저렴한 중국산 소비재가 필요하지만, 각종 식품파동으로 인하여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산 제품은 되도록 기피하는, ‘기픈재’의 양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예상한다. 즉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그리 많이 늘지는 않을 것이며, 식료품을 비롯한 필수품의 자국(미국)내 생산 증대를 기대해 볼만도 하다. 새로운 수입시장으로 남미는 어떨까? 문제는 중국이 ‘달러화’를 팔겠다고 협박하는 경우다. 달러화를 빨리 처분하고(그리하여 달러화의 가치는 폭락) 자국 통화의 결제비율을 늘리겠다는 말이다. 게다가 최근 중국과 러시아간에 위안화-루블화 결제합의가 이뤄졌는데, 이것은 미국에 강한 압력이 된다. 이것은 오바마가 얼마나 잘 해서 달러화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렸다. 세뇨리지(돈을 찍어내는 권리. 종잇장에 불과한 화폐에 가치를 부여하는 권리, 돈을 시장에 풀기 때문에 화폐가치가 하락.)를 행사하지 않고, 달러화의 신용도를 드높일 수 있어야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 친환경, 대체 에너지 문제로 중동 산유국들과의 대립이 예상된다.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두바이를 비롯하여 많은 나라들이 곤란을 겪고 있는데, 거기에 환경-에너지 문제로 미국이 석유 수입을 줄이며 압박을 가하면, 이곳의 왕정들은 견디기 힘들어지며, 순식간에 반미로 돌변할 수도 있다. 석유는 중국에 팔면 된다. 어떻게 이 난제를 해결할지는 오바마를 비롯한 미국인들의 지혜에 달렸다. (몇몇 현명한 아랍 왕족들은 이미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들과의 연계가 아마 열쇠가 될 것이다.)

 

 

 

(3. 보론-반박과 발전 / 4. 결론으로 끝을 내겠습니다. 이건 미국 대선이 끝난 수요일에 올리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각 부별로 따로 쓰느라 반복되는 내용이 많을 겁니다. 죄송...)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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