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거 - 대중문화에서 보이는 일상성과 독재
- 작성자 하이리
- 작성일 201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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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 - 대중문화에서 보이는 일상성과 독재
우리는 한나절만 해도 많은 타인을 접한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들에게 타인이다. 그러니 함께 거기에 있는 모든 이들을 타인이라고 하이데거는 정의한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도 타인일 수 있다.
만화는 시장에 팔리고 있는 옷으로 세상의 보이지 않는 연결 고리를 설명한다.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과 바늘이 필요하고 제봉 공장의 기계와 마름질하는 사람 그리고 운반하는 사람과 판매하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까지 모두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게다가 목적을 먼저 가지고 존재자(옷)를 소비함으로써 옷은 소비자를 마주하는 타인과도 만나게 된다. 하이데거가 말한 “세계가 현존재에게 열려있다” 라는 의미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다. 옷이라는 어떤 존재자를 통해서 우리는 옷감과 작업장의 세계, 제작자의 세계, 옷을 만든 이들의 세계, 옷 파는 상인의 세계를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옷을 입고 가령 책을 보거나 티비를 보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하는 일상적 행위를 함으로서 기존의 세계를 노출시키고 새로운 세계를 담을 수도 있다. 나아가 우리가 티비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길거리를 걷고 학교를 가고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하는 모든 행동들이 또 하나의 존재자를 만나는 것이고 수많은 세계를 간접적으로 만나는 것임을 깨달을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라 함은 보이지 않지만 타인과의 접촉으로 팽팽하게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밀접하게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대중문화의 일상성과 독재가 일어난다. 망치, 못 따위의 도구적 존재자들과 달리 타인은 현존재로서 함께하는 것이다. 타인과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 맺음을 하이데거는 심려(Fursorge,피어조르게)라고 하는데 우리는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염려한다. 자신이 정말 듣고 싶은 음악이 아니더라도 대화에 소외되는 것이 두려워 최신 음악을 듣고 아이돌이나 유행하는 패션을 몇 가지 알아두고 살아간다. 이것은 바로 우리가 알게 모르게 타성에 젖은 채로 동화되어 감을 뜻한다.
물건을 고를때도 무슨 물건이 좋을지 인터넷 사이트의 리뷰를 꼼꼼히 살피거나 주변의 사용해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티비나 신문 등의 광고에서 좋은 상품을 접한다. 더욱 신중하게 구매할 때는 매장직원에게 문의해서 최종 선택을 한다. 그렇게 구입된 상품은 내가 골라 산 것이지만 이미 대중 매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무의식 중 체화된 셈으로 내가 그것을 구입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대로, 남들의 눈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마치 정을 들고 모난 돌을 깎듯 타인과 접촉할수록 자신이 가진 향기를 무색무취의 물로 만들어 평준화 시키는 과정이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그들'이 될 수 있다. ‘그들’이란 이 사람도 저 사람도 아니고 사람들 자신도 아니며, 몇몇 사람들도 아니고, 모든 사람을 아우르는 말도 아닌 불특정 다수의 그들이라고 정의하는데 집단 폭행이나 악성 댓글들은 ‘그들’이 빚어낸 부정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하던걸.’ 이라며 큰 책임감을 느끼지 않고 떠넘기기식 행동을 하며 ‘그들’ 속으로 숨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모두가 타인인 것이고 일상적인 현존재의 주체를 잃어버린 ‘비본래적 자기’ 상태인 것이다. 진짜 ‘본래적인 자기’가 누구인지를 찾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대중문화란 대중매체에 의해 대량적으로 생산되고 재생산되어 다수의 문화수용자에 의하여 대량 소비되는 대중지향적 상업주의 문화이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라 할 수 있는 ‘그들’의 관심사가 되기에 알맞고 우리는 ‘그들’에 숨기 위해서 트렌드를 따른다. 모두 똑같은 생각, 행동을 하도록 강요받고 그런 문화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 전부 대중문화 안에서의 독재라 할 수 있겠다. 자신의 선택보다는 타인의 방식을 쫓기 때문이다. 하이데거는 대중문화에 비판적인 인물로 이러한 일상성의 독재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 속으로 들어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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