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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셋째& 넷째 주 주장원 발표 및 리뷰

  • 작성자 케이k
  • 작성일 2014-07-02
  • 조회수 292

지난 주에는 한 편만으로 심사하기에는 어딘지 아쉬워서 한 주 더 기다려 보았습니다만,. 6월 셋째 주와 넷째 주 묶어보았는데도 역시 투고작은 한 편 뿐이었네요. 왠지 저조해진 참여율에 언젠가부터 제 마음이 무거워진 것도 이곳 들르는 여러분에게 전달되었으면 해요! :)

아무튼, 6월 셋째-넷째 주 주장원은 aomame 님의 <인간실격-다자이 오사무>로 정했습니다. 한 편 대상으로 심사하기 저어되는 점이 많았지만, 단점보다는 장점에 의미를 부여했고 앞으로 또 다른 형식, 분위기 실험들을 기대해본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 aomame, <인간실격-다자이 오사무>

글쓴이가 말하는 ‘인간실격 강의’란, 말 그대로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실격>에 대한 강의였겠죠? 흔한 독후감이라고 생각하고 읽어간 것과 달리, 이 글은 강의후기에 해당할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강의후기 역시 감상, 비평의 대상이 엄연히 있으므로, 충분히 하나의 장르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단, 강의후기가 독후감과 어떻게 다른지 혹은 책을 읽은 것과 강의를 듣고 나서의 차이는 무엇일지.. 이 글에서는 부차적이었겠지만 그런 것이 독자입장에서는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 글에는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실격>이 그 중핵에 놓여 있습니다. 극단적 자멸파적 주인공 요조, 그리고 지금 이곳에서 글을 쓰고 있는 화자 스스로의 거리감을 의도적으로 없애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아무리 나를 동(動)하게 한 대상이라 하더라도 그와의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대개의 좋은 비평, 감상문의 요건입니다만, 이 글은 그런 기술(skill)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오히려 대상과 자신을 서로 스며들게 하는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요조(의 삶, 인식, 독설)에 대한 비평과 동시에 세상에 대한 항변이 놓여 있는데요, 이것이 단순히 1인칭 고백, 독백으로만 읽히지 않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내내 글 속에서 ‘당신’이라고 하는 불특정 익명의 독자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읽는 이는 내내 지금 뭔가 글쓴이가 이야기하는 것에 부지불식중 공모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효과도 내고 있습니다. 왠지 글쓴이가 이야기하는 내용(항변)들에 연대책임(?)을 져야 할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고 할까요. 아무튼, 1인칭의 독백과 건넴의 이중적 말들의 소용돌이 속에서 강렬하게 읽히는 것은 ‘글쓰기’를 둘러싼 화자의 욕망입니다. 그리고 그것과 대립하는 이 세계의 논리, 이 세계의 권장 가치 같은 것이 환기되면서, 왠지 화자 자신의 욕망과 세상 사이의 틈이 너무도 부조리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지금 저 역시 잠시 이 글에 거리를 두지 않고 말을 보태고 있는 중이랄까요.^^

이 글은 일부러 덜 정제하고 어떤 파토스로 밀어부쳤다는 점이 장점이면서 단점이기도 한데요. (사실 감상, 비평글이란 다른 창작 장르에 비해 메타적인/2차적인 장르이기에 이런 점이 단점으로 작용하곤 합니다만.) 어쨌든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가감 없이 독자들에게 노출하는데, 그 열정의 내용 및 파토스가 형식이 일관되고 있는 점에 의미를 부여해 봅니다. 이후 글에서는 또 다른 형식, 분위기의 실험들을 엿볼 수 있기를 기대해도 되겠지요~

 

케이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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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k
  • 201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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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k
  • 2015-06-16
4월 넷째주 주장원 발표 및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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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k
  • 201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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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장마가 시작되려고 하는 초여름이네요. 오늘 하루만 해도 머물고 있는 달이 7월이라는 것을 몇 번 생각했는지 모르겠어요;)코멘트 감사합니다~

    • 2014-07-02 22:24:37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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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k

      오롯한 감성도 명민함도 눅눅해지지 않도록 장마철 대비 잘 하기 바랄게요. 일상에서의 감상, 비평들, 소식들 또 다른 글들로 종종 전해주기 바랍니다!^_^

      • 2014-07-04 10:16:19
      케이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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