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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째 주 주장원 발표 및 리뷰

  • 작성자 케이k
  • 작성일 2014-08-05
  • 조회수 412

지난 주에는 문학황제 님의 <장애인과의 소통법> 한 편이 수정본으로 올라왔네요. 이전에 올린 글보다 나름 정리되어 있었고, 좀더 나은 글을 써보려고 노력한 것에 의의를 두어 주장원으로 선정합니다. 하지만 오늘도 리뷰는 좀 길어질 것 같습니다. 참고해주세요 :)

***

구체적인 소제목으로 구분이 되어 있으니 이전 글보다는 확실히 보기 편합니다. 각설하고,. 앞으로 글쓰기에 좀더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 덧붙여볼게요. 크게 세 가지 정도일 것 같습니다.

 

1. 문장에 대해 같이 생각해 봤으면 해요. 예를 들어 1챕터를 잠시 인용할게요. 그리고 제가 한 번 고쳐볼게요. 무엇이 다를지 한 번 비교해보세요.

“정우와의 만남은 2학년이 시작될 즈음에 시작되었다. 선규네 반 선생님은 반에서 특수반 학생인 정우를 도울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그때 선규가 정우의 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서게 된다.

이처럼 정우와 선규는 새로운 학년이 되면서 만난 친구이다. 특수반 선생님께서 주신 프린트를 통해 선규는 정우의 병을 알게 되면서 처음 해보는 도우미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감을 느꼈을 것이다. 더욱이 그 선생님께서 정우와 ‘친구’로서 잘 지내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직 대화조차 나눠보지 못한 사이인데, 도우미가 되면 하루빨리 가까워져야 하는 걸까 하는 걱정이 선규에게 들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부담이 조금 생기는 도우미 일은 선규 자신의 생각에 의해 결정된 일이었기에 다시 철회할 수도 없었다.“

 

==> “선규와 정우와의 만남은 2학년이 시작될 즈음에 시작되었다. 선규네 반 선생님이 특수반 학생인 정우를 도울 학생을 찾고 있을 때, 선규가 정우의 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선 것이 계기였다.

선규는 특수반 선생님이 주신 프린트를 읽고서야 정우의 병에 대해 알게 된다. 아마도 뒤늦게 선규는 도우미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을 것이다. 더욱이 선생님에게서 정우와 ‘친구’로서 잘 지내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선규는 ‘아직 대화조차 나눠보지 못한 사이인데 빨리 가까워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은 선규 자신의 결정이었기에 철회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최대한 문학황제 님 원 글의 뉘앙스를 살리려고 해보았는데, 혹시 수정한 부분이 잘 납득이 안 되면 댓글로 꼭 이야기해주세요.

글 전체가, 그리고 문학황제 님의 문장 스타일이 지나치게 꼼꼼하다는 것이 일단 좀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내용이 여러 문장에 걸쳐서 서술되고 있는 것, 그렇기에 ‘어? 앞에서 다 얘기한 건데 왜 또 반복해서 얘기하지?’ 이런 느낌이 드는 문장들이 많습니다. 생각이 많은 사람의 문장 스타일이기도 한데요. 어쨌든 어휘력이 풍부한 것은 장점인데, 반복하지 않고, 중언부언하지 않고 간결하게 문장쓰기가 일단 장기적 과제일 것 같습니다.

 

2. 서술하고 있는 내용이 소설 속의 이야기인지, 글쓴이의 이야기인지 불분명한 대목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앞에서 말한 문장 문제하고는 좀 다른 것인데요. 가령, 5챕터의 중간부분을 인용해볼게요.

“①장애인을 비롯해 많은 불쌍한 존재들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존재로 대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②또한 그들에게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을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③정우의 위태로운 생명은 경보음을 울리기 시작한다. 결국 폐렴이 심해지면서 패혈증으로 전이된다.“

 

이 부분에서 ①②까지는 글쓴이의 생각이죠. 그리고 ③은 명백히 소설의 줄거리입니다. 사실 내용상 이 둘의 구분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①②와 ③은 단락구분이 되어 있어서 더더욱 내용상 구분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락구분이 되어있고 내용상 구분이 되는 이야기라 해도, 그 연결이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내 생각을 이야기하다가 어떤 암시도, 접속어도 없이 갑자기 소설 줄거리로 단번에 이행해 버리는 것은 많이 어색합니다. 저라면 ①②와 ③ 사이에 ‘다시 소설 속 이야기로 돌아가보자’와 같은 관용구(?)라도 넣어서 어디까지가 내 이야기, 내 생각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이야기인지 독자의 편의를 봐주도록 노력할 것 같아요. 한 번 다른 부분들도 찬찬히 다시 생각해보세요.

 

3. 전체적으로 ‘장애인’과 관련된 뉘앙스가 훨씬 부드러워졌고, 글쓴이 스스로도 그것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쓰고 있다는 느낌이 잘 전달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조금 아쉬운 것은 굳이 ‘장애인’이라고 강하게 규정하는 것보다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 정도로 순화(?), 조심스러운 표현으로 써줬으면 하는 것이에요. 당장 제목이 여전히 좀 쎄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글을 읽으면 글쓴이가 신중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왠지 제목, 그리고 글의 첫단어에서 ‘장애인’을 너무 확정적으로 규정한다는 느낌이 있거든요. 만약 저라면 첫 단락을 다음과 같이 시작할 것 같아요. 표현은 문학황제 님 글과 많이 달라졌지만 내용은 글쓴이의 의도대로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불편한 사람들을 ‘장애인’이라고 규정하면서, 결함이 있는 사람 취급을 하곤 한다. 나도 그들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에서 결함이 있는 사람, 비정상인 사람이라고 여긴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신체적, 정신적 불편함은 단지 불편한 것이지 결함도 아니고 비정상도 아니다. 그들을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그들을 향한 이런 편견과 부당한 시선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커와 나>를 읽으면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좀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도 더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인 것 같다. 특히 청소년 소설, 그리고 내가 읽은 <조커와 나>에서 보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갇힌 세계에서 넓은 세계로 가고 싶은 욕망을 더 많이 가진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욕망이 좌절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들에게 ‘다름’이 아니라 ‘공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아.. 오늘 또 말이 길었군요. 어쨌든, 수정본 올리느라 수고 많았고, 다른 글도 또 기다려봅니다~

 

케이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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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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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k
  • 201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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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전에는 독후감 쓰는 걸 많이 피하려고 했습니다. 솔직히 지금보다 문장이 더 장황하고 어색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서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었구요. 아직 '시작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고칠 점이 무엇인지 귀담아듣고 있으니 충고를 아끼지 말아주세요!

    • 2014-08-06 01:21:49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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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k

      시작단계인데 제가 논평자 역할을 하게 된 것 기쁘네요. 어휘력이 풍부하고, 때로는 초롱초롱한 표현들(주로 자기 생각을 포현할 때)이 장점이니까 그게 돋보이도록, 꾸준히 써보세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 글을 많이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거에요. 수사가 많고 화려한 글보다는 건조하고 간결한 글들을 읽어 보세요. 꼭 문학책이 아니어도 괜찮고요. 종종 글로 만납시다~

      • 2014-08-06 14:06:29
      케이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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