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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첫째, 둘째 주 장원 발표 및 리뷰

  • 작성자 케이k
  • 작성일 2014-09-17
  • 조회수 607

9월 첫째, 둘째 주 장원은 조셉 고든 래빗 님의 <고통을 의식하는 행위로서의 문학>으로 선정했습니다. 다음 리뷰를 참조해 주세요.

 

* Echndrff, <레이먼드 카버의 자화상, 춤 좀 추지 그래?>

이 글은 <에브리씽 머스트 고>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일이 있는 단편 소설 <춤 좀 추지 그래?>에 대한 감상문입니다. 짧은 분량이고 극적 에피소드가 있는 것도 아닌데 장편 영화화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에게 어필할만한 또 다른 요소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요. 이 글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글쓴이의 시선으로 재구성해냅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을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갈무리한 것도 아주 적확합니다. 소위 제로엔딩의 미학이라 할만한 것들이지요. 또한 이 글은 4개의 챕터를 통해 소설 속의 몇몇 장면들을 의미화합니다. 소설 속 인물에 대한 관찰과 이입의 시선 및 공감의 정서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글쓴이는 작가 레이먼드 카버를 이 소설 속에 투사시켜, 그를 최대한 텍스트화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왜 이 소설을 작가 레이먼드 카버의 자전적 이야기(자화상)으로 읽어야할지 그 필연성 및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물론 글쓴이도 “이런 단편적인 이야기만으로 레이먼드 카버를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쓰고는 있지만, 우선 ‘왜 이 소설을 통해 작가를 이해해야 하는지’ ‘이 소설은 꼭 작가의 모습과 오버랩해서 읽어야 하는지’ 등의 의문이 생깁니다. 물론 글쓴이가 레이먼드 카버라고 하는 사람을 작가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텍스트로 보고 싶어 했던 것도 이해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곧 소위 ‘작가론’ 형식의 글의 출발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 동기, 필연성이 이 글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글의 분량이 좀 길었다면 이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을까요.

 

* 조셉 고든 레빗, <고통을 의식하는 행위로서의 문학>

이 글에서 주목하는 ‘고통’은 ‘나의 고통’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입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고통, 연민, 위로’ 등의 이야기는 미학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주제입니다. 글의 앞부분에서는 연민이라는 감정의 날 것으로서의 얼굴, 그 본질에 대해 언급합니다. 연민이나 동정이라는 감정이 한낱 ‘나’ 중심적인 감정에 지나지 않음을 알아차렸을 때의 지독한 회의감도 토로하고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깨달음입니다. 그럼에도 이 연민이라는 감정 없는 세계의 불가능함은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글쓴이도 앞부분에서 말했듯이, 공감, 위로의 기능들은 타인과 나로 무한히 연결된 이 세계에서 결코 무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글쓴이는 이 공감, 위로 등의 타인의 ‘고통을 의식하는 행위’를 문학의 중요한 속성, 기능으로 이야기합니다. 전체적으로 개인적 특수화된 경험을 통해 보편의 이치로 나아가는 논지 전개가 좋습니다.

또한 이 글은 윤동주와 곽재구의 시를 이 ‘타인의 고통을 의식하는 행위’와 관련해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분석 자체만 놓고 보았을 때에는 치밀하다거나 적확하다거나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글쓴이가 애초에 상정한 이 글 전개의 핵심어, 핵심논지에 대체로 잘 들어맞아 설득력이 있습니다. 간혹 거칠고 성긴 문장들, 비문이나 오탈자 등이 눈에 띄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글쓴이의 생각의 깊이가 잘 반영된 글입니다.

 

케이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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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k
  • 2015-07-10
5월 마지막 주 주장원 발표

* 배예진!! 님의  <새는 새는 나무 자고> 를 5월 마지막 주 주장원으로 선정합니다. 다루고 있는 책의 성격 때문일까요, 책의 제목 때문일까요, 글쓴이의 안정된 문장과 차분한 톤때문일까요. 따뜻한  느낌이 넘치는 글입니다. 본격적인 서평이나 감상,비평문은 아니지만, 인종,언어,종교,국적 등이 달라도 인간은 함께 공감하고 그것을 나누어야 하는 존재임을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고, 더불어 산다는 것의 가치가 점점 소중해지는 지금 시대에, 소박한 일깨움을 던지는 글로 읽혔습니다.동네의 북까페도 더불어 궁금해지게 하는 글이었네요. 늦었지만 5월 마지막 주 주장원으로 선정합니다.  

  • 케이k
  • 2015-06-16
4월 넷째주 주장원 발표 및 리뷰

4월 넷째주 장원은 슈뢰딩거 님의 <진실의 파괴력(영화 ‘오이디푸스 왕’과 ‘스토커’의 비교>로 선정했습니다. 다음 리뷰 참조해주세요.   * 슈뢰딩거, <진실의 파괴력(영화 ‘오이디푸스 왕’과 ‘스토커’의 비교)> 다루고 있는 영화 두 편이 모두 어려운 영화들이었네요. 게다가 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인간이 사고와 감성의 동물인 한 영원히 탐구될 주제이기도 하겠고요. 그 어려움에 한 번 빠져 헤매기 시작하면 좀처럼 실타래를 풀기 어려운데, 슈뢰딩거 님의 글은 대체로 이 문제를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즉, 두 편의 영화 각각에서 공통적으로 도출되는 문제, 영화 속에서 그것을 풀어가는 양상, 그리고 각각의 다른 결론과 의미. 좀더 풍부한 영화 속 사례들과 분석이 제시되면서 이 이야기들이 전개되었으면 훨씬 설득력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자체로 명료화한 것도 중요한 장점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두 영화를 각각의 방식으로 의미부여하고 주제화한 것이 큰 무리 없이 전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만 더 고려했다면 논의가 더 풍요로웠을 것이고, 어쩌면 다른 결론의 글이 나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오이디푸스의 자기 탐구와 <스토커> 속 인물들의 자기 찾기는 애초에 그 인물들의 존재 자체가 놓인 장소가 달랐다는 점인데요. 즉, 같은 ‘진실의 파괴력’으로 두 인물들이 이야기될 수 있다 해도, 애초에 그들은 다른 조건 속의 존재였다는 것인데요. 가령 오이디푸스가 애초에 신탁에 의한 정해진 <운명>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비극적 인물의 대명사가 되었다는 것, 그에게 자유의지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의 문제, 그의 내면의 고통은 단지 진실과 마주했기 때문이었는지. 이런 것이 영화 <스토커>의 현대인들과 얼마만큼 공유되는 조건인지도 비교되었다면 훨씬 더 깊이 있었을 것 같아요. (물론 그렇다면 진짜 어려워졌을 수 있겠지만 말이지요) 아무튼, 이 글의 맥락에서 조금 비껴나는 이야기일지라도, 어떤 의미에서건 ‘진실’은 ‘파괴력’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 우리미, <파닥파닥(padak)-홍보를 잘못한 수작> 이 게시판에서 처음 만난 우리미 님의 글입니다. 단락 구분이 안 되어 있는 것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문장도 좋은 편이고, 말하고자 하는 바도 명료하고, 생각도 잘 정리되어 있는데, 그것이 단편적으로 나열만 되어 있어서 어떤 <글>이라는 느낌을 잘 주지 않아요. 제목도 내용도 공감되는 바가 많은 글이었는데, 끝부분을 읽으니 이 아쉬움은 역시 이 게시판에서의 기술적인 문제도 있었던 것 같네요. ‘절절한 감정’은 지금 이 글에서도 잘 전달이 됩니다. 그러나 역시 좀더 풍부한 영화 이야기나 인터넷 후기의 아이들 반응 등을 소개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고요. 다음 글은 문장을 나열한 메모 느낌이 아니라, 단락으로 형성된 글을 기대해도 되겠지요?! ^^

  • 케이k
  • 201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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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셉 고든 레빗

    물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당장은 어렵다니 아쉽지만 주시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ㅠㅠ 저는 박민규 작가님의 '매스게임 제네레이션'을 미친듯이 읽고 싶은데 작년부터 출간한다는 소식만 들었을 뿐 그 이후로는 감감 무소식이네요 올해안엔 나온다는데 과연... 이재찬 작가님의 신작도 읽고 싶은 책 중 하나입니다. 저한테 '펀치'는 그 해 읽은 책 중 가장 강렬한 책이어서요. 킹 옹의 '닥터 슬립' 도 읽고 싶고, 유현산 작가님 신작도 읽고 싶고,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네요.

    • 2014-09-22 19:54:34
    조셉 고든 레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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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셉 고든 레빗

    어... 이거 진짜 염치없는 질문인데.... 정말 죄송한 질문인데... 주장원으로 책을 주시잖아요? 그런데 그 책을, 받는 당사자가 고를 수 있나요? 주시는 것도 감사한 일인데.. 혹시나해서.. 개념없는 질문 해서 죄송합니다 ㅠㅠ

    • 2014-09-19 01:00:31
    조셉 고든 레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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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k

      담당 선생님께 문의해 보았는데, 당장 현실적으로는 그게 어려울 듯 해요. 하지만 조셉 님의 의견은 계속 고민좀 해볼게요. 아무래도 수상자들이 원하는 바와 이곳 운영의 지침을 동시에 만족하면 할수록 좋은 거니까요. * 그래도 좋은 책, 추천하는 책 목록도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게 이 게시판의 의도 및 기능과 맞을 것 같아서인데.. 혹시 괜찮다면 여기 댓글에 책 한 권 말고 두 세권 정도 추천 목록을 남겨주면 공식적으로 담당선생님께 제안을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아무튼, 전혀 염치 없지도 개념 없지도 않은 질문이었으니 괘념치 말고요^^ 그러고보니 또 바야흐로 책의 계절이 된 거로군요!^^

      • 2014-09-21 06:30:33
      케이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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