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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마지막 주 장원 발표 및 리뷰

  • 작성자 케이k
  • 작성일 2015-02-06
  • 조회수 300

1월 마지막주에는 두 편의 글이 심사 대상이었습니다. 두 편 모두 각각 다른 의미에서 즐겁게 읽었고, 주장원으로는 아그책 님의 글을 선정했습니다. 아래 리뷰 참조해주세요.

 

* 아그책, <컨베이어벨트 위의 우리들>

레이 브래드버리의 53년 소설 <화씨 451>에 대한 글입니다. <화씨 451>은, 책이 금지되고 책 읽는 사람이 핍박당하는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인간을 인간으로 존재하게끔 하는 중요한 능력이 있다면 그 중 하나는 상상력일 것입니다. 타인의 경험과 삶에 닿을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것이 상상력이지요. 그리고 책이란 그 상상력의 집적체입니다. 그런데 책이 전소되고 억압되는 시대란, 어쩌면 더 이상 인간이 인간임을 주장할 수 없게 된 시대라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아그책 님의 글은 이 소설의 진지한 문제의식을 잘 포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또한 컨베이어벨트 위의 레디메이드 같은 것이 아닌지 적확하게 자문/반성합니다. 또한 책에 대한 개인적 편애의 경험이 소설 내용과 연결되어 아주 흥미롭게 읽혔습니다. 지난해 아그책 님이 연초에 이 게시판에서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감상문을 아주 진지하게 전개하던 일의 배경도 짐작이 되었고요.

아그책 님의 글을 접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아주 독특한 점들을 느끼게 됩니다. 우선 비유나 묘사 등 표현력이 풍부하고, 개성적입니다. 그것이 투박하지만 한 개인의 내면으로부터 흘러넘쳤다는 점이 잘 읽힙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그것이 좋은 문장으로 잘 갈무리되지 않고, 불안정한 문장으로 드러날 때가 많습니다. 자연스레 가독성이 좋지 않을 때가 많고요.

하지만 이번 글은 어쨌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파토스가 강렬했고, 거칠지만 울림이 있어서 주장원으로 선정합니다. 참고로,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감상문의 완성은 제가 볼 수 있는 것일까요?^^

 

* 우물샘, <영화 ‘대학살의 신(Carnage, 2011)’을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이유>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블랙 코미디 <대학살의 신>에 대한 글입니다. 감상문, 비평문은 여러 방식으로 쓸 수 있겠지만, 이 글과 같이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생기게끔 쓰는 방법도 꽤 괜찮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영화의 장점, 주목할 점이 전경화될 수 있으니 말이지요.

이 글은 제목에서부터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이유”라는 표현으로써 독자들의 강한 흥미를 자아냅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세 개의 챕터를 통해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흥미를 자아내는 것과,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별개의 일입니다. 이 글이 <대학살의 신>이라는 영화에 대한 독자의 흥미를 자아내는 것에는 일정 정도 성공하고 있는 듯 하지만, 감상비평문의 필수 덕목의 하나. 즉, 의미화,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는 다소 소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때 의미화라는 것은 이 영화가 무엇을 전달하고 있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영화가 말 그대로 어떤 의미(그것이 영화 내용에 대한 의미든, 영화를 둘러싼 콘텍스트 속에서의 의미든, 영화 형식이나 스타일의 의미든)로서 존재하는가의 위치부여 같은 것입니다. 즐겁게 웃자고 만든 영화에서 교훈이나 메시지를 찾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찾는 격이지요. 그럼에도 감상비평문에서 이 웃음의 의미는 짚어주는 것 같은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

어쨌든 유쾌한 영화만큼, 유쾌하고 발랄한 글. 이후(다음 주에도 또 언급하게 되겠군요^^)에도 종종 보게 되기 바랍니다!

 

케이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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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가 늦었습니다.

올해 첫 매미소리가 들린 날입니다. 조금 빠른 것 아닌 것 여겨집니다. 하지만 순식간에 이 여름도 곧 지날 것이고 어김없이 새로운 계절이 돌아오겠지요. 지난 2년 동안 이곳에서 여러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제 어린 시절의 모습을 많이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 시절에 나는 어떤 책을 읽고 어떤 글을 쓰고 무엇을 생각하며 지냈는지. 여러분들의 글 속에서 지금의 저와 과거의 저의 모습을 비추어볼 수 있어서, 여러분에게 오히려 고마움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꿈이 있고, 그것에 대한 욕망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꿈과 욕망 자체가 목적이 될 때, 사람들은 종종 쉽게 지치고, 때로는 포기합니다. 무엇이든, 우리 스스로의 삶이 궁극적인 이유이자 목적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꿈, 욕망이란 그  도정에 놓인 것이고, 결국 우리는 모두 행복하게 삶을 누리기 위해 이 세상에 놓인 존재일테니까요. 글을 쓰고자 하는 여러분이 너무 조급함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너무 스스로의 역량과 에너지를 소진해 버리지 않으면 좋겠어요. 글쓰기이건, 어떤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이건, 결국은 '완급조절'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창하게 '비평'이란 말이 이 게시판 제목에 붙었기는 하지만, 사실 모든 비평 감상의 첫출발에는, 내가 너무 좋아서 누군가에게 그걸 전하고 이해시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욕망이 있다는 점, 부담없이 이곳에 와주기를 다시금 강조하고 싶어요. 건강, 건필하세요!

  • 케이k
  • 2015-07-10
5월 마지막 주 주장원 발표

* 배예진!! 님의  <새는 새는 나무 자고> 를 5월 마지막 주 주장원으로 선정합니다. 다루고 있는 책의 성격 때문일까요, 책의 제목 때문일까요, 글쓴이의 안정된 문장과 차분한 톤때문일까요. 따뜻한  느낌이 넘치는 글입니다. 본격적인 서평이나 감상,비평문은 아니지만, 인종,언어,종교,국적 등이 달라도 인간은 함께 공감하고 그것을 나누어야 하는 존재임을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고, 더불어 산다는 것의 가치가 점점 소중해지는 지금 시대에, 소박한 일깨움을 던지는 글로 읽혔습니다.동네의 북까페도 더불어 궁금해지게 하는 글이었네요. 늦었지만 5월 마지막 주 주장원으로 선정합니다.  

  • 케이k
  • 2015-06-16
4월 넷째주 주장원 발표 및 리뷰

4월 넷째주 장원은 슈뢰딩거 님의 <진실의 파괴력(영화 ‘오이디푸스 왕’과 ‘스토커’의 비교>로 선정했습니다. 다음 리뷰 참조해주세요.   * 슈뢰딩거, <진실의 파괴력(영화 ‘오이디푸스 왕’과 ‘스토커’의 비교)> 다루고 있는 영화 두 편이 모두 어려운 영화들이었네요. 게다가 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인간이 사고와 감성의 동물인 한 영원히 탐구될 주제이기도 하겠고요. 그 어려움에 한 번 빠져 헤매기 시작하면 좀처럼 실타래를 풀기 어려운데, 슈뢰딩거 님의 글은 대체로 이 문제를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즉, 두 편의 영화 각각에서 공통적으로 도출되는 문제, 영화 속에서 그것을 풀어가는 양상, 그리고 각각의 다른 결론과 의미. 좀더 풍부한 영화 속 사례들과 분석이 제시되면서 이 이야기들이 전개되었으면 훨씬 설득력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자체로 명료화한 것도 중요한 장점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두 영화를 각각의 방식으로 의미부여하고 주제화한 것이 큰 무리 없이 전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만 더 고려했다면 논의가 더 풍요로웠을 것이고, 어쩌면 다른 결론의 글이 나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오이디푸스의 자기 탐구와 <스토커> 속 인물들의 자기 찾기는 애초에 그 인물들의 존재 자체가 놓인 장소가 달랐다는 점인데요. 즉, 같은 ‘진실의 파괴력’으로 두 인물들이 이야기될 수 있다 해도, 애초에 그들은 다른 조건 속의 존재였다는 것인데요. 가령 오이디푸스가 애초에 신탁에 의한 정해진 <운명>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비극적 인물의 대명사가 되었다는 것, 그에게 자유의지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의 문제, 그의 내면의 고통은 단지 진실과 마주했기 때문이었는지. 이런 것이 영화 <스토커>의 현대인들과 얼마만큼 공유되는 조건인지도 비교되었다면 훨씬 더 깊이 있었을 것 같아요. (물론 그렇다면 진짜 어려워졌을 수 있겠지만 말이지요) 아무튼, 이 글의 맥락에서 조금 비껴나는 이야기일지라도, 어떤 의미에서건 ‘진실’은 ‘파괴력’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 우리미, <파닥파닥(padak)-홍보를 잘못한 수작> 이 게시판에서 처음 만난 우리미 님의 글입니다. 단락 구분이 안 되어 있는 것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문장도 좋은 편이고, 말하고자 하는 바도 명료하고, 생각도 잘 정리되어 있는데, 그것이 단편적으로 나열만 되어 있어서 어떤 <글>이라는 느낌을 잘 주지 않아요. 제목도 내용도 공감되는 바가 많은 글이었는데, 끝부분을 읽으니 이 아쉬움은 역시 이 게시판에서의 기술적인 문제도 있었던 것 같네요. ‘절절한 감정’은 지금 이 글에서도 잘 전달이 됩니다. 그러나 역시 좀더 풍부한 영화 이야기나 인터넷 후기의 아이들 반응 등을 소개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고요. 다음 글은 문장을 나열한 메모 느낌이 아니라, 단락으로 형성된 글을 기대해도 되겠지요?! ^^

  • 케이k
  • 201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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