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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주 주장원 발표

  • 작성자 초록불
  • 작성일 2006-09-19
  • 조회수 3,932

9월 2주 주장원 발표입니다.


하늘나비 님의 [눈물]

학교 폭력에 대한 짧은 이야기네요. 우리 생활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을법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소설은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이야기를 잘 다듬어 하고자 하는 주제에 독자들을 끌어들여야 합니다. 그를 위해서 여러 가지 장치가 필요하게 마련이죠. 이 글에서는 그런 부분이 대충대충입니다. 정윤한 일당의 괴롭힘이 너무 소략하게 그려져 있어서 주인공이 얼마나 큰 고통에 놓여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학교와 학원 사이에 공통의 사건이 놓여 있지 않아 두 이야기는 병렬로 놓여 있을 뿐입니다. 이야기들이 하나의 주제를 향해 서로 달려가면서 결말에서 조우하는 형태의 구성을 꾸며내 보기 바랍니다.


주대호 님의 [우정의 조건]

아직 글쓰기의 초보입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우선 문단을 나누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기 바랍니다. 문장 하나가 하나의 문단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인터넷에서 글쓰는 친구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쓰면 곤란합니다. 대화를 할 때도,


희훈이는 연호의 손을 잡으며 "미안해.. 내가 정말 잘못했어. 용서해줘.."

그때 연호도 눈물을 흘리며 "아니야.. 우리 친구 맞지??"


위 예문과 같이 미완성된 문장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글 중간에 인칭을 혼동하고 있는 점도 고쳐야 합니다.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글을 쓰고 있으나, 중간 중간에 '나'라는 1인칭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시점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바랍니다.


미상 님의 [도둑]

기껏 서랍을 뒤질 거라면 강도로 들어올 필요가 뭐 있겠습니까? 그냥 뒤져서 나가는 것이 훨씬 쉽고 간편하죠. 가뜩이나 돈도 없는 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서랍만 뒤져도 현금과 금품(금품이라는 말은 현금과 물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어반복입니다.)을 챙길 수 있다면 더더군다나 이런 위험한 짓을 할 필요가 없지요. 자기 집을 터는 패륜아들이 가끔 있기는 한데, 단독범행으로 강도 짓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탄로가 날 위험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도 아니고, 쫄쫄이 타이즈만 신으면 클라크 켄트인지, 수퍼맨인지 몰라보는 그런 설정은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친구들과 떼거리로 몰려와 자기 집을 털어가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미르』 님의 [질문]

행인4의 대답을 보니, 이 글은 이상의 [권태]에서 착안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 좋은 글이라면, 이 글은 좋은 글일 수 있겠습니다. 나는 비관론자, 금전만능주의자, 회의론자, 몽상가 그리고 정상적인 사람이 등장한다고 읽었습니다. 마지막 한 줄의 반전이 글 전체를 떠받들고 있는데, 크게 나쁘진 않습니다. 다만 매우 짧고 상상력의 골조만 보여주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 군요.


연화도령 님의 [오레, 오레오레오레, 오 쿠키]

관계없는 두 가지 이야기를 마지막 문장의 연상으로 이어서 글을 교묘하게 끌고 가고 있습니다. 편의상 A와 B로 나누어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글을 쓰는 데는 한계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 글에는 등장인물이 세 명 나옵니다. 주인공, 친구, 싸운 아이. 나와 친구 사이의 관계는 명확한데, 주인공과 싸운 아이의 관계는 애매합니다. 갑자기 등장했으며 어떤 배경을 지녔는지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오레오 과자에 대한 이야기가 싸우는 이야기의 설명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싸운 친구를 자리매김할 수 있는 내용도 그 안에 들어있어야 했습니다. 결말의 다음  구절로 인해 전체 내용을 짐작할 수는 있겠습니다.


그런 것, 상상하기조차 귀찮다.

그리고 배때기에 칼자국은커녕 그 흔한 수술자국 하나 없는 그 놈에게도, 기꺼이 껌을 나눠줘야겠다.

쳐맞고 싶지는 않으니까.


위 세 구절로 볼 때, 싸운 아이는 그를 괴롭히는 아이이며 그는 오레오 과자를 먹으며 그 아이를 칼로 찌르는 상상을 하고 있었건 거죠. 그러나 B 첫 번째 이야기에 나오는 역도산 이야기가 매우 뜬금없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역도산 이야기가 배치된 이유는 역도산의 최후, 즉 칼을 배에 맞아 죽었다는 그 사실로부터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를 칼로 찌르는 연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장치였겠으나, 그 위치가 적절치 못했다는 데는 변함이 없습니다. B 이야기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야기 사이에 이야기가 하나 더 배치되었어야 합니다.

A 첫 번째 이야기 의 말미에 갑자기 등장한 '나'와 같은 오류는 퇴고할 때 반드시 잡아야 하는 종류의 오타입니다. 그리고 오레오 과자의 뜻으로 제시되어 있는 것은, 오레오 과자 때문에 생긴 속어입니다. 선후가 뒤집혀 있는 거죠. 오레오가 무슨 뜻인가 하면 새우깡의 깡과 같은 뜻입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문단을 정확하게 나누는 버릇을 들이세요. 한번 막 쓰는데 맛이 들리면 되잡기 어렵습니다.


마귀 님의 [폭설]

앞부분의 묘사에 문제가 있습니다. 직접적인 설명으로 묘사해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잘 생겼다], [차가움의 결정] 이런 표현을 쓸 바에야 그 앞에 길게 묘사해 나갈 필요가 없죠. 그냥 저 두 마디로 끝내버리는 것이 낫게 됩니다. 기철이 비연에게 품는 감정은 무조건적인 순애보여서 남녀 사이의 관계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기철이 비연에 대해서 혹할 수 있는 부분은 외모와 재력과 같은 외적인 조건뿐이라 남녀관계라면 차라리 이해할 여지가 있으나, 동성 관계에서는 설득력이 별로 없는 이야기가 됩니다. 뭔가 비연의 성격에서 좋은 점이라든가. 비연에게 결핍되어 있는 부분의 이야기가 있었어야 합니다.


마귀 님의 [이마]

문장은 전보다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글의 내용이 [이마]에 너무 노골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읽는이들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글 안으로 끌어들이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버지가 이마에 빗대어 훈계하는 장면은 [오버]입니다. 더구나 스물여덟이면 쇠라도 녹일 패기가 있는 나이랍니다. 벌써 식어버리면 곤란하죠.


마귀 님의 [시계탑의 종말]

누군가 그 시계탑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은이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바로 지은이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지요. 암담함, 암울, 절망 같은 것들 말입니다. 우울한 내용의 글을 쓴다고 해서 글쓴이가 우울한 환경 속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것은 일대일 대응을 하진 않죠. 그러나 톰 소여가 자신의 장례식을 상상하고, 이모의 슬픔을 [슬퍼하면서] 즐기듯이, 상당수 청소년 작가들이 불우한 환경을 만들고 자신의 처지가 그보다 나음에 안도한답니다. 이 글에서도 그런 혐의를 발견하게 됩니다.


‘유현이가 죽었다.’

이 잔혹한 사실이, 머리를 맴돌았다.


죽음이란 것이 잔혹한 것일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런 일반론은 여기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앞에 아이들은 "동정심 이외엔 별 신경을 안 쓰는 눈치였다"라고 썼기 때문이죠. 이 경우엔 [유현]으로 한정 지었기 때문에 잔혹한 사실은 [유현의 죽음]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작 유현이가 어떻게, 왜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이 없기 때문에 시계탑의 시계가 죽은 것을 유츄해 짐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계는 지쳐서 죽었다고 합니다. 무엇에 지쳤을까요? 역시 다른 단서는 전혀 없고, 유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공부만 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한국 땅에 살고 있는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이유인 공부에 지쳐서 죽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겠죠. 이 글 안에는 이야기가 별로 없는데도 해석은 한가지밖에 내릴 수 없군요. 이것은 좋지 않은 구성입니다. 순전히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봅시다. 유현이는 작품을 위해 죽기까지 했는데, 시계탑보다도 비중이 작습니다. 마귀 님 뒤돌아보세요. 유현이가 항의하러 와 있을지도 모릅니다.


에르나 님의 [가난한 아이]

상투적인 표현을 피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문장을 고민없이 써내려가면 안 됩니다.


또래아이들과 다른 모습에 화영이를 볼때마다 어머니는 왠지 가슴이 아프고 미안해진다.


어머니 입장에서 [왠지] 가슴이 아플 리가 없죠. 당연히 가슴이 아픈 겁니다. 갈등 구조를 가지기만 했을 뿐 발전 없이 이야기가 끝나고 있습니다. 완결된 느낌을 주도록 이야기를 꾸며보세요.


아마도생선 님의 [하드코어 햇님 달님 - Beastiality Pleasures]

매우 자극적으로 쓰인 글입니다. 자극적인 주제라 해도 문학적 외피를 두르고, 주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들어있다면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의심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본 글은 화장실 낙서에서 조금 더 나아간 형태에 불과합니다. 자극적이고 흥미를 당겨볼 수는 있을지 모릅니다. 그냥 낄낄거리고 웃는 용으로 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유머 용으로는 잔학취미를 부추길 뿐이며 삶의 활력소로서의 유머를 가지고 있지 못한 저급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종종 하는 말이지만 청소년기의 학업 스트레스는 글을 통해 자학적이며 잔혹스러운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햇님 달님] 이야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내용으로 어린 시절에 들으며 큰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과 함께 하는 이야기를 끄집어내 난도질 치는 것은 "나는 어린이가 아니다"라는 것을 과시하려는 심리가 그 내면에 숨어있는 것입니다. 기존의 가치관을 부정하고, 그것을 (본인이 생각하는) 성인의 가치관인 성교에 연결시킴으로써 청소년기의 불안정한 지위(어린이와 어른 사이)를 벗어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문제는 어른에 대한 분명한 정의를 모르기 때문에 기존 가치관의 파괴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지요. 문화대혁명기의 홍위병들처럼 말이죠.

아마도생선 님은 비평감상난에서 여러차례에 걸쳐 폭력에 대한 비판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창작물에서는 과도한 폭력이 난무한 글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동안 폭력에 대해 비판해 온 자세가 단지 수식에 의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기는군요.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안 되."가 아니고 "안 돼."입니다. 요즘 많이들 틀리더군요.


김소설 님의 [호접몽]

장자의 호접몽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모양입니다. 호접몽은 둘 사이에서 일어나는 관계인데, 여긴 그보다 관계자가 많군요.


1. 고등학생 강민

2. 납치된 강민

3. 가수 강민

4. 부랑자 강민

5. 가수 강민

6. 부랑자 강민

7. 납치된 강민


이야기는 이렇게 전개되는데 부랑자와 가수는 동시에 출현하기 때문에 호접몽과 관련이 없습니다.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뭐 어쨌단 말이야?"라고 묻는다면 작가는 무슨 대답을 할 것인지 생각해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장자의 차원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굳이 이 글을 써야할 필요는 무엇일까요?


흘러가는웃음 님의 [끝, 그리고 시작]

글재주가 있군요. 맞춤법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써주면 좋겠어요. 미묘한 감정을 다루고자 한다면 정확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단어를 선별해 내어야 합니다. 맞춤법이 틀리는 순간 독자들의 집중력은 달아나버리고, 글은 자기가 뿜어야 할 향기를 밀어내지 못하게 됩니다. 사소한 부분 몇 개가 틀렸을 뿐이라, 조금만 신경을 기울이면 이런 지적은 받지 않을 것 같군요. 본인도 말미에 달아놓은 것처럼 단편으로서는 완결된 형태라고 할 수가 없네요. 주인공이 갖는 갈등의 깊이가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도 주장원 감으로 적당한 글이 보이지 않아서 당황스럽군요. 이번 주는 지난 주보다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이번 주 주장원은 순전히 문장력에서 발군의 솜씨를 보여준 흘러가는웃음 님의 [끝, 그리고 시작]으로 하겠습니다. 모두 분발하기를 바랍니다.

초록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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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자제하도록하죠-_-;

    • 2006-10-31 22: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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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들어오니까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어떠하든, 글틴을 알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다정한 말도, 뜨거운 논쟁도, 모두 다 좋아합니다. 이 모든게 어우러진 것이 글틴이니까요.^^

    • 2006-09-24 23:36:4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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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미상/ 자음체는 좀 자제를[....]

    • 2006-09-24 15:42:29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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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 전 자기소개서에 글틴이 내게 자신감을 주었다, 라고 썼어요 !! 언제가 까칠,, 한 말씀 감사드립니다,,ㅠ

    • 2006-09-21 15:27:36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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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그렇습니다. 다들 뜨거운 논쟁을 벌이면서도 감정을 앞세우지 않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초록불 선생님/ 죄송했습니다. 제가 습관이 돼서, 하오체가 비슷한 나이대에나 허용되는 말투라는 걸 깜빡했지 뭡니까...앞으로 말을 하기 전에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겠습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좋은 비평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감사드려요!

    • 2006-09-21 14:20:3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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