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란
- 작성자 류성민
- 작성일 20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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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234
사업이 부도난 그날이였다. 날씨는 그를 술집으로 인도하듯
거세게 비가 내렸고, 기어이 술집으로 들어선 그는 잠시라도 숨을 쉬기 위해 목이 막힐 때까지 술을 들이켰다.
술을 원없이 마시고 가게를 나온 그는 마치 시한부 환자가 피를 흩날리며 춤을추듯 술에취해 비틀비틀거리며
집안으로 들어섰고, 도어락을 누르며 그는 제발 이번만은 그녀가 따뜻한 위로로 맞이하길 바랬다.
그러나 익숙하게도 그를 맞이한건 거센 비소리보다도 날카로운 그녀의 화가담긴 대사였다.
"지금 시간이 몇신데 이제 들어와! 제발 사람답게좀 살아, 애들 보기 미안하지도 않아? 언제까지 술만 마실껀데!"
그녀의 익숙한 고음은 평소보다 더 비틀거렸던 그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고, 그는 화보다는 원망이 가득찬 얼굴로 그녀에게 터벅터벅 걸어갔다.
"한번이라도...아니 이번 한번만이라도..." 그는 중얼거리며 한걸음 한걸음을 자괴감에서 원망과 화로 바꾸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유독 더 비틀거리는 그를 눈치챈 그녀는 원래였으면 등을 돌리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지만 이번엔 그를 관찰하듯 쳐다보며 서서히 뒤로 물러섰다. "뭐라고? 크게말해!"
"쾅!" 몸 안에 알콜이 그의 자괴감과 비참함을 화와 원망으로 바꾼 순간이였다.
그녀는 마치 시들거리는 꽃의 마지막 순간을 연기하듯
바닥에 널부러졌고, 그를 뚫을듯 응시했던 눈은 감기고 처음보는 얼굴이 그를 맞이했다.
"한번이라도 나에게 괜찮냐고 해준적 있어?" 그가 물었다."쾅!" 그리고는 다시 한번 화를 쏟아냈다.
"쾅!" "나에게 한번이라도 위로를 건낸적이 있냐고!" 그녀에게 소리를 치며 물었지만 그의 화가 담긴 손길은 그녀의 입을 막아버린지 오래였다.
"쾅!" "쾅!" "쾅!" 그 후로 그는 같은 말을 반복하며 계속해서 그녀의 얼굴을 흔들었다.
그러자 벽뒤에서 지켜봤던 그의 어린 아이들은 두려움이 그들을 떠밀듯 튀어나와
그를 붙잡았고, 아이들이 그를 말리는 소리는 아파트를 울리듯 컸지만 원망이 막은 그의 귀를 뚫을 수는 없었다.
그를 말리는 아이들의 손은 그를 비참하게 했고, 그의 손을 타고 흐르는 피는 그를 외롭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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