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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주 장원 발표

  • 작성자 초록불
  • 작성일 2005-09-13
  • 조회수 857

 9월 첫주의 주장원을 발표합니다.


이번 주에는 많은 작품들이 올라왔군요.


엔셀 님의 <가난한 죽음>

글쓰기 훈련은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노숙자의 죽음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들여다보고 싶었던 점은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너무 무거운 주제를 선택한 것 같습니다. 또한 죽음으로 마무리 짓는 것은 편하게 이야기를 끝내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사실 아무 것도 해결해 주지 못합니다. 주인공이 어떤 과정을 거쳐 노숙자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글 전체가 사변적이 되어 힘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일한 이야기인 자선사업가의 경우도 그다지 설득력있는 설정으로 보이지 않네요. 끝으로 세부적인 사항 하나. 낙엽이 떨어지고 추위를 걱정하고, 모기가 날아다니는 것으로 보면 초가을 정도로 시간을 보아야 하겠지요? 이 시기에는 황사가 불지 않습니다. 황사는 봄철에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니까요.


루시페린 님의 <곰인형>

미래 사회를 설정한 일종의 SF소설이네요. 미래 사회를 상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내용은 현대 사회의 소외를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현재와 같이 통신 수단이 컴퓨터에 의존하여 발전할 경우 인간 소외가 심화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소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과연 그럴지는 의문스럽습니다. 컴퓨터 채팅 뒤에 있는 것은 여전히 나와 같은 사람이며, 그들과 나누는 대화에서 가식이나 위선과 같은 그림자놀이가 느껴지는 것은, 사실은 그 수단이 편지나 전화, 또는 얼굴을 대면한 대화일지라도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즉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컴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좀더 깊은 고찰이 있어줘야 독자를 설득시키고, 자신의 글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긍정적인 결론, 사람만이 사람을 구원한다는 결론은 좋지만 그 결론이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장치가 약하다고 느껴지네요.


inab1520 님의 <우울증..>

이 글은 생활글로 보기에는 가공의 냄새가 진해서 일단 소설로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소설로 본다면 감정이 지나치게 앞서 있고, 이야기의 구조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잘 된 글이라 볼 수는 없겠습니다. 분노, 절망은 환희, 희망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감정 중 하나이며 글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들입니다. 트라우마가 있어야 작가가 된다는 말도 있을 정도니까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 이야기를 꾸미는 노력을 해보기 바랍니다.


사랑스러워 님의 <정글탐험>

소설은 전하고 싶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꾸려나가게 됩니다. 이 글에서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던가를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쟈크 님의 <나의 사랑은>

짝사랑에 실패한 한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래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무엇이었을까요? 바람둥이는 여자도 잘 만난다. 세상은 그래서 불공평하다? 사랑은 첫눈에 반해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도 첫눈에 반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로미오는 줄리엣을 만나기 직전까지 다른 여자를 쫓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로미오가 줄리엣을 만나서 첫눈에 반했다. 끝. 이렇게 되었다면 이 작품이 오늘날 불후의 명작으로 불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말하고 싶은 주제에 따라 이야기를 꾸며 나가는 것이 소설을 쓰는 기본입니다. 명심하고 다음에는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춘 글로 도전해 보기를 바랍니다.


보헤미안랩소디 님의 <상흔>

문장력이 좋습니다. 무의미하게 여겨지는 학교생활을 겪던 주인공이 일상의 이탈을 하며 만난 여자로부터 생의 더 큰 아픔을 느끼고 돌아오게 된다는 설정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이 사건들 사이의 연관성은 크게 읽혀지지가 않습니다. 손목 상처의 자국, 그것이 여자와 이어지지 않는 것은, 그 상처를 이야기하기는 하지만 상처와 여자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직접적인 연관성이란 그 상처가 여자 때문에 생겨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여자가 가진 상처, 어머니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과 연결될 수 있는, 그만큼의 무게가 있는 어떤 사건이 그 상처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단편소설에서 주제가 모든 사건을 관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소설의 경우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체가 그 점을 모호하게 덮어버리려 하지만, 본질적인 면으로 접근해 보면 역시 그것만으로는 한계를 노출시키게 됩니다. 이런 점을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면 좋은 글을 쓰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족 하나. <배 않고파>는 잘못된 용법입니다. <배 안 고파>가 맞습니다.


신사유 님의 <검둥이>

이번 주에 올라온 글 중 가장 재밌게 읽은 소설입니다. 글을 재밌게 쓰는 법을 알고 있네요. 경상도 사투리도 어색하지 않게 글로 잘 옮겼습니다. 그러나 검둥이가 오해를 받고 집을 떠나게 되는 대목에서 진실을 알고 있는 동규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은 점은 설정 상의 오류로 보이는군요. 글을 완성한 후에도 설정 상 모순이나,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늘 꼼꼼히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레미아네 님의 <휴식처>

주인공과 소녀의 관계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기 때문에, 소설 전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물론 지은이의 머리 속에는 완벽한 설명이 존재하겠지만 그것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설정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게 됩니다. 주인공이 겪은 일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많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부모님은 왜 자리에 없었는지, 친구들과의 사이는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그래서 주인공의 인생은 어떻게 변했는지가 모두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휴식처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게 되고 맙니다. 휴식처에서 주인공이 무엇을 얻어가는지를 알 수 없으니, 그 휴식처를 지키는 소녀의 의미도 가슴에 와 닿지 않게 됩니다. 지은이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를 좀더 풀어 놓기를 바랍니다. 과도한 생략이 예술이 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길-에스텔 님의 <신흥부전>

이야기가 너무 늘어져 있습니다. 한 집안의 역사가 모조리 드러나 있는데, 어느 한 곳에 초점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갈등이 부각되지를 못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어린 시절의 우상화된 기억에서 구멍가게를 하는 아버지로 넘어올 때, 이야기에서 아버지는 사라지고 어머니만 남습니다. 그 때문에 주인공과 아버지 사이의 갈등은 스쳐지나가는 이야기처럼 보일 뿐, 그것이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이 되리라는 생각을 갖지 못하게 만듭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모습도 어떤 갈등 속에 있다고 생각할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편지 이야기를 하다가 아버지를 미워하면 안 된다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그다지 공감을 형성하지 못하고 맙니다. 여기서 공감이 성립되지 않으니 주인공이 아버지와 화해하는 대목에서도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합니다. 갈등이 표면으로 올라와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클라이막스를 맞이해야 읽는이를 카타르시스로 몰아갈 수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을 할머니의 장례식으로 잡고, 아버지를 마땅찮은 눈으로 바라보다가 아버지의 옛날 앨범을 보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수법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입니다. 하나의 주제에 집중해서 사건들이 기술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그것은 모두 하나의 폭발점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호루 님의 <시간여행자, 그리고 왕>

동화라고 보기에는 묘사의 수준이 너무 어렵고, 본격적인 소설로 보기에는 내용이 빈약합니다. 이야기를 들려줄 층이 어딘지 명확히 설정되지 않아서 생긴 일입니다. 시간여행자라는 제목에서는 SF적인 냄새를 느끼지만 초혼술사의 등장은 SF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달’이 이름을 갖지 않은 이유도, 고향을 떠나 방랑하는 이유도, 영국의 친구들과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도 이야기는 설명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왜 그 꼬마를 도와주려 하는지조차 알 수가 없습니다. 지은이만이 알고 있는 것들을 바탕으로 글을 써서는 안 됩니다.


Arcturus 님의 <거울나라 공주님>

이 글은 동화적인 기법을 흉내냈지만 동화는 아닙니다. 다만 동화처럼 글을 예쁘게 쓰려고 지나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런 결과 불필요한 대목들이 생겨나 눈에 거슬리게 되는군요. 가령 <옛날, 인간의 호흡이 대지와 창공을 더럽히기 전, 거울 나라가 있었습니다.>와 같은 대목은 불필요한 사족입니다. 거울 나라가 인간 이전에 있었던 것이라면, 왕자와 노파는 인간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까?

이 이야기 안에서 노파의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노파는 왕자의 소원을 들어주고 왕자를 죽음으로 끌고 갑니다. 노파는 공주에게 제안을 하고 공주를 거울나라에 가둡니다. 노파가 이런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으로 노파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인어공주> 이야기에서 바다마녀는 인어공주의 목소리를 보상으로 얻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거든요. 이야기를 만들 때는 각 캐릭터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 점 유의하기 바래요.


민유하 님의 <새벽에 받는 전화>

제목과 글의 내용이 언밸런스 합니다. “받는”이라는 말은 그 행동이 반복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의 내용으로 볼 때 그 전화는 한번만 “받은” 것입니다. 따라서 제목은 <새벽에 받은 전화>가 되는 것이 옳겠습니다. 아이디어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본인도 이야기한 것처럼 이런 아이디어는 좀 흔한 편입니다. (심지어는 얼마 전에 MBC 시트콤 <논스톱5>에서도 나왔습니다.) 흔한 아이디어라고 해도 어떻게 풀어가는가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가장 흔한 아이디어인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로 만들어진 그 수많은 이야기들을 생각해 보세요. 그런 면에서 보면 이 글은 이야기 구조가 약합니다. 좀더 어린 나이에 혼자 잠을 자야하는데서 오는 외로움, 고통, 공포가 느껴졌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극복도.


제일아이 님의 <진혼곡>

첫대목에서 35년 전이라고 시작한 뒤, 바로 40년 전이라고 다시 나오는데 기준 시점이 어디인지 알 도리가 없네요. 더구나 글의 말미에는 “평생을 바”쳐서 연구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까 더욱 시간대가 이상하게 되는군요. 이런 부분은 글을 한번만 다시 읽어보아도 스스로 잡아낼 수 있는 부분이니까 앞으로는 좀더 세심하게 살펴보기를 바랍니다. 이야기만 가지고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문장에는 좀더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 좋은 문장은 좋은 글을 많이 보아야 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 주면 좋겠습니다.


피아츠린야 님의 <류심연(流深淵)>

성씨에는 류(流)씨는 없기 때문에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는 가정 위에 쓰여졌습니다. 이런 일은 삼가는 게 좋겠네요. 중간에 아이가 “류인아빠”라고 부르는 대목이 있습니다. 자기 아버지 이름을 부르는 것도 잘못이지만, 그보다 현실에서 쓰이지 않는 호칭이라는 점을 유의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사람의 이름으로 무엇인가가 바뀔 것이라든가, 그것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공감이 가지 않는 설정이었습니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글솜씨는 있으니까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글로 도전해 보기 바랍니다.


이번 주장원 선발도 여러모로 고민이 되었습니다. 보헤미안랩소디 님의 <상흔>과 신사유 님의 <검둥이>, 제일아이 님의 <진혼곡>을 최종적으로 놓고 저울질을 해야 했습니다. 세 소설이 다 문제점과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서로 다른 영역에서 겨루고 있으므로 고민이 되었습니다. 이번 주 주장원은 문장 면에서 제일 나은 솜씨를 보여준 보헤미안랩소디 님의 <상흔>으로 하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실망하지 말고 계속 노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글은 쓸수록 늘고, 여러분에게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으니까요.

초록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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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불
  • 201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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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불

    신사유님 / 가능합니다. 그러나 전 주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당선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 제 입장에서는 새 작품으로 도전하는 것을 더 좋아할 것 같기는 합니다. 아참, 그리고 수정한 작품은 새로 올리셔야 합니다.

    • 2005-09-15 01:34:35
    초록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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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다시 한번 수정해 봤습니다. 부족한 점 살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작품으로 다음 주장원에 응모할 수 있는건가요? 그렇게 되면 다른 분들도 계시니까 불가능 하겠죠?

    • 2005-09-15 00:17:54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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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불

    쟈크님 / 부끄러워 하지 마시고 더 좋은 작품으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주세요. 기대하겠습니다. 보헤미안랩소디님 / 더 분발해주세요...^^;; 꿈바라기님 / 주장원은 일요일까지 응모된 작품에서 선발합니다. 그러니 꿈바라기님 작품은 다음번에...^^;;

    • 2005-09-14 00:14:57
    초록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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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제글은 평가가 안돼어있네요..;; 너무 늦게 올려서 다음주로 넘어가는건가요?

    • 2005-09-13 23:12:0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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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주 장원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5-09-13 17:14:36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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