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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추억하다

  • 작성자 진명훈
  • 작성일 2006-10-29
  • 조회수 458

 



                          너를 추억하다

                                                                   

                                                                                                             -진명훈




 훈아. 네가 나에게로 배달되었던 그 크리스마스가 올해 다시 돌아왔구나.


 나는 지금 너의 고향 목포로 가는 중이란다. 구겨진 편지 한 장으로 밖에 남지 않은 너의 짧았던 삶을, 그들에게 전해주어야 한다는 결심 때문이다. 네가 살아있을적엔 혹여라도 내가 이 편지를 훔쳐볼라치면 너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편지를 감싸안고 바닥에 웅크린채 수줍은 미소를 지었었지. 그런 너의 옆구리를 간질이며 함께 깔깔 목청껏 웃던 예전이 그리워질 때면 나는 항상 이 편지를 펼쳐보았었다. 그런 나를 보았다면 너는 무어라고 말했을까. 아니 무어라고 울먹였을까. 그러나 훈아. 네가 그 짧은 인생동안 평생을 미워하고 또 그만큼 사랑했던 그들에게 쓴 편지였잖니. 죽는 날까지 망설임에 끝내 붙이지 못했던 너를 대신해 내가 전해줘도 괜찮겠니? 넌 언제나 대답할땐 말대신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젠 바라볼 네 얼굴조차 없구나. 훈아. 난 기쁘다. 크리스 마스에 온 너를 다시 크리스마스인 오늘에서야 돌려보내는구나.


1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으라.

 7년 만의 폭설이라 했던가. 서울에서의 눈은 이곳 목포에서도 다름없이 만백성의 머리에 어지롭게 흩날리고 있다. 오늘이 성탄절이 아니였다면 이런 폭설을 사람들이 이토록 환영했을까. 훈아. 네가 목포를 떠나기전 마지막으로 보았던 밤에도 눈이 많이 내렸었다지. 도로와 거리마다 하얗게 덮고 있는 눈 카펫 위를 사람들은 찬 입김을 불면서도 행복한 미소를 지은채 바삐 걷고 있다. 훈이 너는 목포는 뱃고동 소리가 아득히 들려오는 한적한 도시라 말해주었었는데 오늘만은 하하호호 거리는 웃음으로 가득 차 있구나.


 산정동이 어디에 있는 곳일까. 나는 처음와보는 너의 낯선 고향에 홀로 서있다. 가져온 약도를 살펴본 후 길을 찾아 걷고 있을때. 골목 귀퉁이 어딘가에서 낮은 신음이 들려왔다. 나는 무슨 일인가 싶어 가까이 가보니 한무리의 고등학생들이 한 학생을 집단으로 구타하고 있었다. 간간히 그 입구를 지나가는 이들도 있더라마는, 모두들 집의 기다리는 식구들 생각만 나는지 그 걸음을 멈추지 않더구나. 때리는 애들이야 그렇다 친다지만 맞는 아이의 표정을 본 나는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다. 모든 것을 포기한 얼굴. 그래 때리려면 때려라 하는 무방비의 쓰러진 몸뚱아리. 우습게도 훈아. 처음 보았을때의 네가 떠오르더구나.

 나는 마음을 가다듬을 틈도 없이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누군가를 패느라 이미 흥분한 녀석들은 내가 나타나던 말던 별 반응없이 때리는걸 멈추지 않았다. 나는 맞는 아이의 앞에서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아저씬 뭐에요?

나보다 키가 한뼘 큰 녀석이 내게 다가오며 험상궂은 얼굴로 말하더구나.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조용히 그들을 한명한명 바라보았지. 예전의 나는 이 녀석들을 사회의 악. 모조리 유치장에 잡아넣어야 할 놈들. 이라 고만 생각했겠지만 지금의 나는 그녀석들을 동정한다. 사랑받지 못해서 스스로 사랑을 찾아 나선 어린 하이에나들이라고. 우습구나. 훈이, 네가 날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

 아 정말, 아저씨 그냥 가던길 가시라고. 괜히......

아이들의 얼굴에 조용히 경찰 신분증을 들어보였다. 그 아이들은 순식간에 얼굴 표정이 굳어버리더니 하나둘 줄행랑을 치더구나. 이런 신분증 하나에 겁먹는 걸 보면 역시 아이들이긴 아이들이였어.

 지금 가면 쫓지 않을 테니까 어서들 가렴.

자존심 때문에 도망가고 있지 않는 아이에게 말했다. 그 아이는 끝까지 날 노려보면서 뒤돌아서 가더구나. 나는 이제 그만 두리라 마음먹었던 경찰이란 직업이 쓸모 있을때도 있구나란 생각에 씁쓸히 자조했다. 그때 등뒤에서 맞고 있던 그 아이가 부스럭 대며 일어나더 구나.

 다친데는 없니?

탁. 그 아이는 내손을 거칠게 뿌리치더니 도망간 아이들을 따라 달려 나갔다. 그 아이들의 보복이 두려웠나 보지. 나는 그 자리에 멈추어서서 점점 작아지는 그아이의 등을 망연히 바라다 보았다. 그래, 훈이 너도 내게서 저렇게 도망가고 싶어했을까. 너를 놓아주지 않고 끝까지 나에게 붙잡아 두었던게 잘못 이였을까봐 두렵다. 하지만 훈이야. 난 네가 더 이상 너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을 두고 볼수가 없었기 때문이였어.


2


 요 근처에선 뽄드로 아주 유명한 놈이에요. 가족들은 지방에 사는데 이젠 서울 올라오는 것도 지쳤는지 아에 내다 놨다더라구요. 청소년 보호소 같은데 데려다 놔도 금방 뽄드 때문에 쫓겨나고, 노숙까지 하면서도 뽄드는 절대로 안 끊네요. 독한놈이야 독한놈.


 눈이 많이 온다며 벤치위에 누워 자고 있는 널 업어 데려온 김 순경은 널 그렇게 말해주었다. 그도 사람인지라 크리스마스날 본드에 취해 얼어죽을지도 모르는 네가 불쌍하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나는 그 지역으로 전임되어 온지 몇 달 되지 않은 터라 널 자세히 알지 못했다. 다만 네 몸에서 난로불에 녹은 본드 냄새가 진하게 풍겨 왔다는 것과, 따스함에 의자위에 몸을 웅크려 누은채 곤히 잠이든 너의 얼굴이, 십대의 남자아이 치고는 무척이나 야위었다는 것. 그리고 젊음에 맞지 않게 세상에 감동없고 흥미없는 모든 것을 포기한 이들의 얼굴. 그래, 그게 내가 너에게서 느낀 첫인상이였다.

 잠에서 깬 너는 무척이나 불안한 눈빛으로 경찰서 내부를 둘러보았다. 구석에서 조서를 꾸미고 있는 이들의 격양된 말싸움과 무뚝뚝한 얼굴의 순경들. 너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질식해 가는 표정으로 변해갔고 마침내 견딜수가 없었는지 경찰서 문을 나서려고 했다. 그때 나는 너를 불렀다. 너는 겁 먹은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았지.

 너 갈 곳은 있니?

너는 고개를 좌우로 움직였다. 그리고 멍하니 발끝만 바라보았다. 나는 최대한 인상을 부드럽게 하며 다시한번 너에게 물었다. 이름이 뭐였지?

진.훈.이.요.

 진.훈. 너는 이제 말을 막 땐 어린아이처럼 말을 한글자 한글자 끊어서 말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본드를 오랫동안 해온 너는 말을 하는데도 장애를 느낄정도로 심각하게 뇌가 손상되어 있었다. 검사를 받아본 너의 뇌는 네 십대의 나이에도 칠십대의 뇌수준으로 심각하게 노화되어 있었다. 본드를 쉴새없이 해온 너는 뇌가 녹아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난 말도 잘 하지 못하고 본드의 쾌락에만 빠져든 너를 어찌해야 좋을지 몰랐다. 이대로 그냥 널 바깥으로 내 보낸다면 너는 사람들이 동정심으로 던져준 몇푼의 돈으로 다시 본드를 사 환락에 빠져들게 분명했다. 이대로 널 보낼수가 없었다.

 곧 일이 끝나니 기다려 줄래? 오늘은 아저씨 집에 가자.

 훈이 너는 놀란 토끼눈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나에게 물었다.

 아.저.씬.가.족.이.없.나.요.

훈아. 난 그때 네게 사실대로 말해줄수가 없었다. 내 아내의 죽음과 그 아내의 뱃속에서 작은 씨앗으로 잉태되고 있던 아이의 죽음을. 나는 그 후로 항상 혼자였고. 항상 혼자일 거라고 맹새했었다. 텅빈 방안에 아이에게 신기려고 사놓았었던 양말을 만지작 거리며 많은 밤을 지새웠었지. 그때의 나는 너에게 그런 말을 할 용기가 없었다. 나는 미소짓는 얼굴로 너에게 말했다.

 그래, 나 혼자 사니까 어려워할 필요 없단다.

그렇게 훈이 너와 나는 외로운 크리스마스를 처음으로 함께 보냈었고. 갈곳이 없는 너를 나는 차마 쫓아낼수 없어 보듬을 수밖에 없었다. 그게 너를 위한 길이기도 했지만,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나의 아이에게 속죄하는 길이리라 믿은 까닭이기도 했다.


3


 내가 돌봐주기 시작한 몇일동안은 넌 정말 성실한 아이로 살려 노력했다. 동료 순경들이 훈이 네가 구제불능이라고 헛된 짓이라 말려도 난 들은척도 하지 않고 널 거두었다. 훈이 너도 내 마음을 알았는지 정말 열심히였다. 금방이라도 쓰러질것 같이 여윈 모습으로 걸레를 든채 바닥을 닦고 있는 모습을 보았을때는 기쁨인지 안타까움인지 모를 눈물이 나올뻔했었다. 나는 그때 네게 이렇게 말했지. 네가 머물고 싶으면 여기에 계속 머물러 있어도 된다. 하지만 본드를 다시 분다면 널 쫓아 내고 말거야. 그때만은 겨울의 추위와 무서움에 질린 너는 쉽사리도 나와 약속을 했었다.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중독을 끊는 것이 목숨을 끊는 것 보다 어렵다는 사실을. 본드는 너 같은 아이들이 너무나 쉽게 구할수 있는 곳에 있었고, 5년이나 10년을 끊었어도 한번이라도 다시 본드를 불게 되면 와르르 무너지고 만다는 것을 말이다. 너무나 쉽게 나와 약속을 한 네가 미더웠지만 다시 빛이 하나둘 켜져가기 시작한 너의 눈빛을 보며 나는 기적을 바랬다.

 아.저.씨.글.좀.가.쳐.주.세.요.

 어느날 너는 내게 글을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너는 기억하지 못했지만 이미 글을 배웠으리라. 오랜 환각의 시간이 네게서 언어를 훔쳐 달아난 것이였다. 나는 그래도 네가 무언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다는 것에 대해서 너무나 기뻤다.

 무얼 하려고?

 편.지.를.쓰.려.구.요.

누구에게라고 묻고 싶었으나 그게 중요한게 아니였다. 훈이 네가 재활의지를 나타낸 것이였다. 나는 퇴근길에 서점에 들려 교재를 샀다. 보통 국민학생들이 글을 처음배우기 시작할 때 배우는 교재였다. 이미 70세의 뇌 정도로 노화해버린 훈이 네가 무엇을 배우는데 상당히 힘이 드리라는 것을 알았지만 내가 너에게 무언가 변화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자만하게 만들었다.

 집에 돌아온 나는 잠겨있는 대문을 보고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급하게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방안엔 본드 냄새가 진동했다. 그리고 거실 중앙엔, 한손에 안에 본드가 가득찬 검은 봉지를 든채로 대짜로 뻗어 있는 네가 있었다. 나는 달려가서 너의 멱살을 잡아 흔들었다.

 아.저.씨.꽃.잎.이.보.이.나.요.

 너는 멱살을 잡힌채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어이가 없어진 나는 너를 털썩 바닥에 놓았다. 그리고 사왔던 국어교재들을 너에게 내던지며 말했다.

 너를 믿었던 내가 미친놈이였다. 잠시 나마 희망을 가졌던 내가 미친놈이였다. 정신이 들면 당장 기어나가버려! 꼴도 보기 싫으니까.

 꽃.잎.이.보.이.나.요.저.는.요.그.게.젤.무.서.워.요.

나는 훈이 네게 욕을 더 퍼부으려다가 상종을 말아야 겠다는 생각에 방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훈이야. 난 지금 네게 얼마나 미안한줄 모른다. 그때 니가 꽃에 대해 내게 처음 말해주었던 그 순간에 너를 안아주지 못했던 것이. 네가 죽은후 내 가슴에 멍울진 가장 아픈 너의 기억중 하나란다.

 다음날 너는 내 방 앞에 무릎을 꿇은채로 졸고 있었다. 내가 사온 국어교재들이 삐뚤빠뚤한 글씨이지만 모두 2페이지까지 풀어져 있었다. 바닥에 얼룩진 본드자국들을 너는 닦고 또 닦았는지 걸레엔 본드가 엉겨붙어있었다. 훈아, 너는 얼마나 두려워서였을까. 누군가에게서버려질수도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 너를 그토록 처절하게 만들었던 것일까. 그때 난 너를 품에 안고 맹새했다. 절대 널 버리지 않겠노라고.


4


  훈아, 너네 동네 뒷산에 올라가 보면 어선들과 큰배들이 드나드는 항구가 보인다며. 아무래도 난 지금 네가 보았던 그 풍경들을 그대로 보고 있는것 같다. 겨울의 항구는 왠지모르게 쓸쓸해지기 마련이라, 지금 저 바다 끝엔 이름모를 때늦은 철새들만 외로이 태양을 향하고 있다. 진녹색의 바다위에 얼음처럼 떠있는 어선들이 눈에 매몰된채 요동하고, 왠지 무거워진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한동안 네가 자라나면서 딛었을지도 모르는 그 항구의 길을 걸었다.

 꽁꽁언 생선 몇마리를 샀다. 낡은 가판대를 지키시고 계신 굽은 등의 할머니가 빨개진 코로 입김을 내쉬며 줄어들지 않은 생선들을 한숨으로 바라보고 계신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 생선과, 너의 편지를 그들에게 전해주어야 겠다. 오늘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냐. 모두가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5


 훈이 너는 그 후에도 본드를 완전히 끊지는 않았다. 그러나 본드를 어쩔수 없이 하게되는 것에 크게 괴로워 하기 시작했다. 예전의 너는 자신을 망치고 있다는 것에 아무런 죄책감 없이 본드의 쾌락에 쉽게 몸을 맡겼었다. 그러나 이제 너는 그 본드를 거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순간에 끊을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우리는 네가 허물어진 그때마다 서로 부둥켜 안고 울고 또 울었다. 실컷 울고 나면 너는 내게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

 훈이 네가 홀로 편지를 쓰기 시작했을때 나는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기뻤었다. 너는 글공부만은 욕심을 부려 아주 열심히 했었다. 일기같은 장문을 쓸정도는 아니지만, 안녕하세요. 안녕히계세요. 같은 문장정도는 적을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휴일의 어느날 늦은 저녁을 먹고 너와 나는 마루에 앉아 있었다. 한참을 말이 없던 너는 느닷없이 내게 물었다.

 왜.가.족.이.없.어.요.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네게, 이제는 말해줄때가 된것도 같아서 나는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 아이를 낳다가 죽은 내 아내에 대해서 말했다. 원래부터 몸이 약한 여자라 임신하는것 자체가 무리였었다고, 괜히 내가 아이를 낳고 싶다고 욕심부려 아내를 그렇게 만든 거라고. 너무 오래된 일이라 이젠 잊고 산다고 말을 하는데 훈이 너의 눈엔 우습게도 눈물이 젖어있었다. 그리고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나지막히 말을이었다.

 나.는.요.꽃.이.무.서.워.요.왠.줄.알.아.요.?.

그렇게 시작된 너의 이야기는 그날밤을 너에대한 연민과 고통으로 나를 잠못들게 만들었었다. 너는 꿈꾸듯 말했다. 붉은 꽃이 문고리에 걸려 있는 날은 여동생과 함께 온종일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그것은 어머니가 동생과 너를 위해 남겨놓은 표식이라했다. 그 꽃이 문고리에 걸려 있는 날은 낯선 사내들이 훈이 너의 어머니를 찾아온 날이여서. 무서운 너와 동생들은 산으로 바다로 도망칠수밖에 없었다. 어렴풋이 기억난다던 훈이 너의 아버지는 어부로 사시다가 바다에 몸을 묻으셨다고, 그 후로 너의 어머니는 살기위해. 죽을수 없기에 너와 네 동생을 돌보기 위하여 잡초뿌리처럼 살아오셨다고 했다. 어물전 길가에서 남의 서방 후리는 년이라고 머리채를 뽑히는 어머니를 보고 동생의 눈을 가린채 뒷산 언덕으로 얼마나 뛰었었는지 모른다고 너는 슬프게 웃으며 말했다. 학교에서 받은 상장을 들고 어머니께 자랑하려 한걸음에 집으로 달려오면 문고리엔 어김없이 꽃이 걸어져 있었다. 철없는 동생이 친구한테 놀림받은 그대로 어머니에게 말하며 악다구니를 쓸때에도 그 너의 착한 어머니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었다라고 했다. 이런 현실이 너무나 답답했던 너는 어머니의 돈을 훔쳐 서울로 올라와 길거리의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나쁜짓을 배우고 본드를 배웠다고 했다. 지금의 너는 어머니를 이해할수 있다고했다.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에서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못하랴. 그날밤 나는 너와 어머니와 여동생을 꼭 다시 만나게 해야겠다라는 마음을 먹었었다. 훈이야. 내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빨리 너와 어머니를 만나게했으면 넌 더 편안히 죽을수 있었을까.


6


 네가 기억하고 있던 너의 집은 이미 헐려 있었다. 아마 그들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것 같았다. 그러나 동네에 물어물어 찾아본 결과 그 헐려진 집 근처의 집으로 이사를 갔던 것이였다. 본드에 중독된 너를 억지로 데려올수는 없었지만 네가 제발로 찾아올 것을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벨을 누르고 한참을 기다리니 고등학생 정도의 여자아이가 문을 열고 나를 수상스럽게 쳐다보았다. 그아이의 둥그런 눈매와 의심에 찬 표정. 네가 말하던 동생임을 너무나 쉽게 알수있었다.

 네가 경숙이구나.

 어떻게 절 아세요?

이름까지 알자 더 수상스럽다는 표정으로 네 동생은 날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훈이 널 닮았던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뻔했다.

 너네 오빠 문제로 찾아왔는데 말이지......

오빠라는 말에 반쯤 열어져 있던 대문이 활짝 열렸다. 날 거실로 안내한 네 동생은 다짜고짜 네 안부부터 묻기 시작했다. 어떻게 말을 꺼내면 좋을지. 어떻게 너의 죽음을 이 아이에게 이해시켜야 할지 난 난감했다. 그래서 나는 말을 돌리려 일부러 너스레를 떨었다.

 어머니 혼자 너희를 키우신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는 잘 살고 있구나. 그런데 너네 어머니 안계시니?

 어머니 부자 아저씨랑 재혼하셨거든요. 우리 오빠 없는 샘친다는 약속으로요. 부자인 양반이 돈은 무지하게 아껴서 오빠 재활치료도 안시켜줬다니까요. 어머니는 일보러 잠깐 나가셨으니까 오빠문제라는 거나 빨리 말해주세요.

 나는 고민하다가 말없이 너의 편지를 꺼냈다. 잠잘때마다 쥐고자던 너의 손때와, 너를 그리워 하던 나의 손때로 구겨진 편지는 드디어 네가 전하려던 그들에게 돌아갔다. 크리스 마스에 네가 선물처럼 내게 온것 처럼 나도 선물처럼 그들에게 너를 돌려주었다.

 편지를 읽던 너의 동생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깐의 적막이 흘렀다. 코감기에 걸린듯 코를 훌쩍이던 너의 동생은 눈가가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하더니 눈물이 비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네 동생은 끝까지 울지 않으려고 무표정한 얼굴 위로 쉴새없이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닦아내고 또 닦아냈다.

 뭐라고 써져있던.

나는 짐짓 모르는 척 동생에게 물었다. 네 동생은 뭐 별거 아니란 듯이 코를 훌쩍 거리며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이.제.어.머.니.를.이.해.합.니.다.사.랑.합.니.다. 칫, 본드 불더니 완전 바보됐어 우리 오빠. 글씨가 이게 뭐야. 글씨가..

 나는 이제 네 동생에게 너의 죽음을 말해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말을 꺼내려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놀래지 말고 잘 들으렴. 너의 오빠는 말이다. 본드를 아주아주 많이 해서 말이야. 심장이 녹아버렸단다. 나 몰래 몰래 불려고 화장실에서 불도 안켜고 하다가 약해진 심장이 더 이상 네 오빠가 분 뽄드를 견디지 못하고 잠깐 멈추고 말았는데. 그게 영원히 멈추어버린거야. 네 오빠는 말이다......

 잘 살고있는거죠? 살아있기만 하면 되요. 살아있기만. 그리고 전해줘요. 언제든지 이곳에서 엄마와 나는 오빠 기다리고 있을 거라구요. 편지 전해주러 온거죠? 고마워요.

 내가 너의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 하려는 내 심각한 표정을 네 동생은 읽어낸 것일까. 그 아이는 급하게 나의 말을 자르고 자리에서 일어나더구나. 그리고 더 이상 할말이 없다는 듯이 벽으로 돌아선채 나에게 등을 보이는구나. 그래, 절망뿐인 상실감보다. 혹시나 하는 기다림이 그들에겐 더 편한거겠지. 나 역시도 너의 죽음을 몰랐다면. 더 편해질수 있었을까. 나는 그집에 네 편지와, 언 생선과, 너를 두고 문을 나섰다.

 



7


 훈아, 내가 가장 가기 싫어했던 곳이 어디였는 줄 알고있니. 바로 목욕탕이였어. 훈이 너는 몰랐을 거다. 목욕탕에 가기 싫다는 너를 억지로 끌고 가던게 나였으니까. 너와 같이 살기전에는 정말 목욕탕에 가는 것을 싫어했었다. 나는 아버지를 초등학교때 여의여서 아버지와 목욕탕을 갔던 기억이 별로 없어. 기억나는 건 세상에서 가장 넓은 등판과 구석에 곰보자국, 너무 등이 넓어서 때밀어 드리기 싫다고 도망쳤던 내 철없던 모습뿐이야. 아버지의 제사를 치르고 집안의 외아들인 나 혼자 남자목욕탕에 왔을때. 눈에 잡히는건 아버지의 등을 열심히 밀어주고 있는 꼬마아이였어. 그 아이역시 예전에 나처럼 얼굴에 힘들다는 심통이 가득찬 얼굴이였지만 난 그아이의 아버지의 표정을 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그 표정을 말이다. 아, 아버지는 등을 밀어준것 만으로도 행복해하셨는데 나는 그것마저도 못해드렸던거야.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드린게 너무나 죄스럽고 미안해서 고개를 들수가 없어. 그래서 나는 목욕탕을 갈수가 없었어. 가더라도 부자들이 오기 힘든 새벽시간이나 늦은 저녁시간에만 갔었지. 근데 말야. 훈아. 네 덕분에 나는 목욕탕에 가는게 즐거웠었다. 아내가 죽은후로 다신 행복할수 없을줄 알았는데 그 빈자리에 네가 들어와주었어. 내가 목욕타월로 등을 닦으려 할때, 아저씨 제가 밀어드릴게요. 라고 나를 뒤돌아 앉힌후 등을 밀어주었었지. 훈아, 그때 내가 뒤돌아 있어서 다행이였다. 나 그때 조금 울고 말았거든. 훈이야, 사실 나는 널 한번이라도 이렇게 불러보고 싶었단다.


 훈이야, 훈이야, 아이고 요 이쁜 내 아들아......!



 


진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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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곱시 삼십분 소녀   일곱시 칠분, 서둘러 집을 나선다.   아, 내 기억속의 그날에는 왜 이리도 복잡한 도시 위에 안개가 많이 끼였는지. 간헐적으로 지나치는 차의 질주하는 소리, 먼 곳에서 들려오는 개의 짖음, 가게문을 여는 소리를 제외 하고는 마치 라디오의 불륨을 최대로 낮춘 것처럼 정적만이 흐르고 있을 뿐이였다. 그 안개의 해운을 해치며 횡단보도 앞에 다다른 나는, 여느날처럼 헛된 공상을 하며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따르르---- 마침 신호등이 바뀌는 소리가 꿈결처럼 들리고 나는 앞으로 나에게 닥쳐올 그 무시무시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예상하지 못한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던 것이다.   짧은 신음이 심장에서부터 전류를 타고 입밖으로 흘러나왔다. 약간 젖어있는 검은 머리칼 사이로 감은 듯 뜬 눈은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음계를 쫓고 있어 살짝 웃고 있었다. 이 세상엔 존재 하지 않는 천사의 나팔소리라도 듣고 있는 걸까. 나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그녀는 호수위를 걷듯 가벼운 걸음으로 천천히 내곁을 스쳐갔다. 지금도 귓가에 선명한 그녀의 콧노래 소리를 회상하면 아직도 그날의 전류는 내 몸에서 전율한다.   점점 나는 야위어 갔다. 밤에는 잠들기가 두려웠다.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치고 불을 끔과 동시에 그녀의 미소가 불현듯 가슴속에서 치고 올라와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워 버리는 것이였다. 점점 선명해져 가는 그녀의 기억 앞에서서 손에 닿을수 없는 그녀에 대한 내 간절함은 더욱 골이 깊어져 갔고, 그녀에게 말 한마디 건내보지 못한 내 무능력함을 한 없이 자책하고 가슴아파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손으로 내 심장의 균열을 후벼파다가 지쳐 쓰려져 잠이드면 꿈 속에서 조차 그녀를 그리다가 아침엔 다시 그녀를 만난다는 두근거림으로 내 하루는 그녀를 중심으로 돌고, 또다시 돌고 있었다. 이런 하루는 나를 점점 야위어 가게 만들었다.  그날 하루는 도저히 어떻게 흘러 갔는지 알수가 없었다. 친구들의 수다에도 그저 망연한 미소만을 띄운채 흘려 듣고 선생님의 말소리 조차 먼 산의 메아리처럼 울려 올 뿐이였다. 나는 햇빛이 쨍쨍한 이 오후의 하늘 아래에서도 그 일곱시 삼십분의 안개에 둘러 쌓여 그녀를 그리고 있었다. 어느새 밤이 되고 나는 내 방 침대에 누워 있었다. 불꺼진 뒤 찾아온 이 무섭도록 조용한 정적속에 그녀의 콧노래와 그녀의 향기와 그녀의 미소가 가득차 흐붓이 흘러 넘치고 있었다. 나는 이대로 죽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섭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행복했을까.  기다렸어. 평소에도 네가 오는 일곱시 삼십분을 기다렸어. 우린, 서로를 기다려 했었네?  

  • 진명훈
  • 2007-09-09
초혼

   “그래요, 언제부터 였나요.” “하지만......” “그러니까, 지금은 어떠한 의심도 없이 묻는 겁니다. 당신 안에 아버지가 계시다는 말씀을 하고 계시는 건가요?” 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진료실을 박차고 나가 버렸습니다. 뒤통수를 쫓는 어머니의 애절한 눈빛은 제 머리채를 쥐어 잡는 듯 했지만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수 없었습니다. 그는 제 안에 가득한 아버지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저에대한모욕이자 아버지를 모독하는 것이였습니다. 아버지를 헛된 허깨비의 망상으로 여기는 그의 태도에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병원 밖을 나와 어머니가 나올 때까지 어머니의 차앞에서 기다렸습니다. 어머니는 무척이나 탐탁지 않은 표정이셨습니다. 차가 병원을 떠나고 깊은 터널을 지나고 있을 때 어머니는 입을 열었습니다. 어머니의 얼굴에는 주홍빛 조명이 물들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셨어.” “경수야, 너 왜 그러니?” “뭐가 말이야.” 글을 쓴다는 친구였습니다. 그는 말 없이 제 옆에 앉아 있다가도 이따끔씩 저런 질문을 하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전 말없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다른 사람 같으면 끝까지 저를 추궁해 답을 얻었을 텐데, 그 친구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말 없는 미소가 그에게는 더 확실한 대답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 친구는 그 말없는 미소의 의미를 여러모로 파헤친 생각들을 소설화 시켜 글을 써 제게 보여주었습니다. 참 재미있는 친구인것 같습니다 아버지. 그 아이는 여러편의 소설을 제게 보여주었는데, 사실 제가 유령이였다느니, 몇 년전에 이 학교에서 자살한 귀신이였다느니, 독특한 상상들이 가득한 소설들이였습니다. 그 친구는 오늘도 제 옆자리에서 무언가 골똘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뭐가 말이야.”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생각에만 몰입하는 일.” 저는 말없는 미소를 다시 지어 주었을 뿐이였습니다. 그날밤 이였을까요, 아니면 그 후 얼마더 지나서 였을까요. 저는 제 안에 가득한 아버지의 존재를 느끼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순간부터 저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결핍되 오던 외로움을 잊을수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4 촉도 낮은 형광등 아래 어머니와 저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 상자안의 사람들은 뭐가 그렇게도 즐거운지 책상을 손으로 텅텅 치며 배를 잡고 웃음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있던 어머니와 저의 얼굴에는 알록달록한 텔레비전의 색채가 여기저기 일그러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입을 열었습니다. “뭐가 말이야.” “의사가 하는말 못들었니? 너 정신병이라잖아.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온 정신병이......” 저도 모르게 어머니에게 소리를 질러버렸습니다. 텔레비전 속 방청객들의 환호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렸습니다. 어머니는 놀란 눈으로 나를 올려 보았습니다. 눈가에는 눈물이 이미 가득 고여 있었습니다. 잔주름을 가득 적신 눈물은 그마저도 모자라 어머니의 볼 위로 하염없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순간 마음이 울컥 저려왔습니다. “경수야.” 저는 탁 풀려버린 맥에 그

  • 진명훈
  • 2007-08-26
블루 다이어리

  학교 점심시간 이였다. 핸드폰을 학교 선생님에게 들키면 압수 당하기 때문에 화장실 칸에 들어가서 핸드폰 폴더를 젖혔다. 경숙의 문자였다. 폴더를 다시 닫았다. 닫히는 순간 들리는 딱 하는 소리가 정적속을 날카롭게 파고 들었다. 초조한 마음에 핸드폰을 엄지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머뭇거리다가 다시 핸드폰을 열었다. 그리고 경숙의 번호를 꾸욱꾸욱 눌렀다. 한 번호 번호를 누르기가 왜 이렇게 망설여 지는지 알 수 없었다. 짧은 신호음이 흐르고 딸깍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운 목소리였다. “미안하...” “수술비는 내가 낼게.” “뭐?” “그런데...?” “끊을게. 곧 수업 시작해.” 2  경숙은 짧은 미니스커트에 귀걸이를 한 차림새로 날 맞이했다. 나는 그녀의 억지로 짓는 미소 띈 얼굴보다 그녀의 배를 먼저 보았다. 내 시선을 느꼈는지 자신의 배를 살짝 본 그녀는 쾌활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배가 고픈 게 아니야. 알지?” “아주 식성 좋은 아이가 태어날 것 같군.” “나 사실 무서워.”  콜라 컵의 뚜껑을 열었다. 때마침 얼음이 미끄러져 사그락 거리는 맑은 소리를 냈다. 나는 얼음을 입에 넣고 오도독 씹었다. 얼음을 씹을 동안 그녀는 가만히 나의 말을 기다렸다. “그래, 지우자. 마치 연필로 잘못 쓴 글자를 지우개로 지우듯 지워버리자. 그 아이는 어떤 글자를 잘못 썼을까. 모음을 잘못 썼나 자음을 잘못 썻나 아님, 마침표를 잘못 썼을까?” 3  동시에 방문이 열리고 현철이와 여자들이 소란 거리는 소리가 문 밖에 들려왔다. 문이 열리고 현철이가 방안에 들어와 여자들에게 어서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마루에서 여자들은 발에 묻은 백사장의 모래를 털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현철이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찌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자들은 무척이나 소란스러웠다. 나는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간간히 고개만 끄덕여줄뿐 다행이 분위기는 현철이가 재미있게 이끌어 가고 있었다. 처음 마신 소주가 이제야 취기를 돋기 시작했다. 이미지가 정신 없이 허물어지고 여자들의 톤 높은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환청처럼 귓가에 울리는 와중에 나는 그 사이로 눈동자 두 개를 보았다. 그 눈동자는 마블링처럼 물위에 퍼지는 이미지 가운데 또렷이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어지로움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 다녀오겠다는 말과 함께 숙박집 문을 나섰다. 그리고 해변가로 터벅터벅 걸어나갔다. 밤이 되자 해변가는 낮보다는 한산했다. 여름방학동안 추억을 쌓자며 현철이와 동수는 억지로 나를 이곳으로 끌고 왔다. 그들은 표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였고 나는 조용한 사람이였다. 그들에겐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나 같은 존재가 필요했다. 사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 보단 관심이 없기에 대충 흘려듣고 나는 내 속의 이야기들에만관심이 있었다. 증거 없는 거짓말이기에 그들은 완전히 속아 나를 배려심 많은 친구라고 믿은 것이다. 어둠과 맞닿은 바다의 해안선을 바라보다가 뒤쪽에서 모래가 사각 사각 밟히는 발소리가 들

  • 진명훈
  • 200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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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읽었습니다. 연장원도 축하합니다!

    • 2007-04-30 00: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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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연장원도 축하드려야죠!! 축하해요!!!!!!

    • 2007-01-31 21:41:34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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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한번 뵙고 싶습니다. 미치겠다. 요즈음은 책도 안읽히고..ㅋ

    • 2007-01-27 19:43:17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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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명훈님.. 정말 글 잘쓴다....내가 제일 좋아하는 글틴 네티즌!

    • 2007-01-27 19:41:36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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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주장원 축하드려요!!, 감동적이었어요ㅠㅠ슬프네요

    • 2006-11-02 00:10:16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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