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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소리

  • 작성자 카멜
  • 작성일 2011-02-17
  • 조회수 598

별에서는 소리가 난데요 그 소리를 들으려면 별에게 편지를 보낸 뒤에 어떤 문을 지나야지 들을 수 있데요

별의 소리는 무엇일까? 별에게 보내는 편지는 어떤 내용일까? 지나는 문이란 것은 어떤 문일까?

나는 밤하늘을 올려봤다. 시골이라서 그런지 별들이 많았다. 저 많은 별들 중 과연 어떤 별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정말로 들을 수 있을까? 나는 단순히 저 한 구절에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었다. 애당초 저 문장은 누가 써둔 것일까? 별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이 환청을 들은 것이 아닐까? 나는 나무에 칼로 새겨둔 글을 손으로 만지면서 나무 한 바퀴를 돌았다.

나무는 상당히 오랫동안 살았나보다 나무에서는 굵기도 굵기지만 늙은 나무의 기품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이런 나무에 누군가가 땅 구멍을 파놓았다. 나는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서 그 안을 핸드폰 불빛으로 비춰서 안에 뭐가 있는지를 살펴봤다. 땅 구멍 안에는 여러 종이들이 있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로 손을 집어넣어서 종이 몇 장들을 꺼냈다.

종이들은 역시 편지봉투였다. 보내는 이에 대해서는 쓰여 있지 않았지만 받는 이에는 별이라고 쓰여 있었다. 누군가 실제로 별에게 편지를 보냈다. 누구일까? 나는 편지들을 정리해서 묶은 뒤에 할머니 집으로 갔다.

나는 할머니 집에 들어서자마자 할머니에게 편지에 대한 것을 물어봤다.

할머니 이 편지에 대해서 아시는 거 있으세요?”

할머니는 편지를 가만히 쳐다보더니 그냥 조용히 고개만 저었다.

그럼 할머니, 마을 입구에 있는 고목에 누군가가 칼로 글을 써둔 것에 대해서 아세요?”

할머니는 이번에도 고개를 저었다.

나는 별로 알아낸 것도 없이 그냥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온 나는 편지들을 읽어나갔다. 편지들의 내용들은 대부분 짧았다.

-안녕, 오늘은 너의 소리를 들어주지 않을래?

-나 오늘도 왔어 어젠 쯤이면 너의 소리를 들려줄 거야?

-혹시, 들려주고 있는데 내가 못 듣는 거니?

-너도 나에게 답장을 주면 좋을 텐데…….

-나 점점 의심이 가 너 정말로 소리를 낼 수 있는거니?

-제발 너를 믿게 해줘. 대답해달라고

-어째서 넌 나에게 한 번의 소리도 안 들려주니

이것이 마지막 편지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글씨체도 확연히 다르고 양도 다르다. 꼭 다른 사람이 넣은 것 같다.

-난 항상 대답해줬는데 넌 내 말을 듣지 못 하는구나 그러면서 넌 나에게 짜증을 내고 의심을 했지. 어째서니 왜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니 난 항상 말했어. 그래도 넌 항상 나에게 편지를 보내줬어 그러니깐 마지막으로 듣지는 못하니깐 내가 좋아하는 시를 여기 써둘게.

 

- 김영승

 

우리는 이젠

그동안 우리가 썼던 말들을

쓰지 않을지 모른다.

사랑한다는 말

외롭다는 말

 

그리고

그립다는 말.

 

밤이면 기관포처럼

내 머리 위로 쏟아지는

.

 

사랑한다는 말, 의롭다는 말, 그립다는 말. 모두 나에게 해당하는 말이야. 나에게 그런 말을 해주지 않을래?

 

편지는 이렇게 끝났다.

별에게 계속 편지를 보내던 사람은 왜 별에게 답장을 안 했을까? 별의 소리 따위 없다고 생각한 것일까? 아니면 이 편지를 보고는 겁에 질려서 도망을 친 것일까? 이유가 뭐든 별로 추정돼는 이 편지의 주인은 답장을 기다리고 있을 거 같다. 날마다 그 구덩이를 확인하면서…….

나는 갑자기 오한이 들었다. 날마다 그 구덩이를 확인한다면 편지들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 것이고 편지들의 행방을 알려고 할 것이다. 그럼 내가 이것을 계속 갖고 있다면 별과 만날 수 있는 것일까? 별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나는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을 쳐다본다. 밤하늘은 밝은 보름달과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이 있었다. 저 별들 중 어떠한 별이 이 편지를 보낸 것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왠지 나는 이런 것을 보낸 것이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찬 밤바람에 몸을 움츠리고는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방에 들어온 나는 바로 종이와 펜을 짚고는 별에게 보낼 편지를 썼다.

-안녕, 어쩌다보니 네가 보냈던 편지를 보게 됐어. 나도 너의 소리를 듣고 싶어서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보내 나에게도 한 번 말해볼래? 난 들을 자신 있는데?

나도 별에게 보내는 편지는 짧게 했다. 과연 이것을 보내고 정말로 별의 소리가 들릴지가 궁금하고 그냥 누군가의 장난일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난 마음 속 한 편에는 별의 소리가 존재하기를 원했다.

다음 날 아침 난 바로 나무 밑의 땅 구멍에다 편지를 집어넣고는 그 자리에 앉아서 별이 소리를 들려주기를 기다렸다. 바람 소리가 나고 그 바람 소리에 나뭇잎의 휘날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새들의 울음소리, 경운기의 모터 소리,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논일 하는 소리,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소의 울음소리, 개의 울음소리들이 들려왔다. 하지만 저 많은 소리에도 별의 소리는 없었다.

카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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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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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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