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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오는 비 령零*

  • 작성자 카임
  • 작성일 2022-09-23
  • 조회수 518

령이 하얀 방에 누워 까만 전구를 바라본다. 언젠가 까만 마커펜으로 칠해둔 것이다. 령은 하얀 곳에서 어둡게 존재하고 싶다. 천장을 바라보는 눈이 느리게 깜빡인다. 령은 까맣게 뭉친 빛이 언젠가 자신의 안으로 쏟아질 날을 생각한다. 그 빛은 뜨거울까 차가울까. 푸를수록 뜨겁다는 내용을 언젠가 배웠다. 그러나 검은 것의 온도는 배우지 못했다. 령은 윤이라면 이를 알고 있을는지 궁금해졌다.

물방울 하나가 내 위로 떨어진다.

령이 상체를 일으켜 몸을 웅크린다. 령의 주위엔 유용했던 물건들이 많다. 화면이 켜지지 않는 휴대폰, 다리가 부러진 안경, 오른쪽이 들리지 않는 이어폰. 령은 때가 타 누런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무릎에 얼굴을 기댄다. 이어폰의 끝자락엔 무언가와의 접촉을 원하는 커넥터만이 홀로 나뒹굴고 있다. 령은 작은 목소리로 언젠가 들었던 노래를 흥얼댄다. 제목도 모르고 가사도 모르고 하물며 이게 랩인지 발라드인지조차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현이 지금도 이 노랠 좋아하는지가 궁금해졌다. 령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노래에서 현이 이 노랠 좋아했단 것만 안다.

물방울 하나가 내 위로 떨어진다.

차라리 잠을 자는 게 낫겠단 생각을 한다. 얼굴을 무릎 새로 묻고 잠을 청한다. 더는 침대에 누울 수 없는 건 언제부턴가 매트리스 틈에 끼여 눈을 번뜩이는 귀신과 눈이 마주치는 탓이다. 그것을 보면 자신의 처지와 다를 게 없어 두렵다. 꼭 미래를 보는 것 같다. 이러다 정말 귀신이 된다면, 만약 그리된다면, 령은 영의 침대에 누울 것이다. 영의 잠꼬대를 빠짐없이 들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 속엔 령의 이름이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보고 싶다는 말도… 이건 너무 과분한가.

물방울 하나가 내 위로 떨어진다.

꿈을 꿨다. 그곳에서 령은 모두와 함께다. 모르는 게 없는 윤의 꽁무니에 달라붙어 이름 모를 열매를 따 먹는 것도, 언제나 오른쪽 귀에 이어폰을 꽂아두는 현의 옆에 앉아 클래식과 록을 섞은 퓨전 음악을 듣는 것도, 영의 등에 업혀 함께 귀가하는 것도, 령은 즐겁다. 모든 건 언젠가 존재했던 일이자 동시에 꿈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일. 그것을 자각하면서도 즐겁다. 그래서 웃을 수밖에 없다. 사라지지 마, 하는 어린 목소리가 꿈속에선 뱉어지지 않는다. 그곳에서 령은 벙어리다.

물방울 하나가 내 위로 떨어진다.

령은 알고 있다. 자신의 비밀을 들키는 날엔 모두의 등을 보게 될 거란 사실을. 빨갛게 익은 열매가 실은 독이 들어 있단 사실도, 이 그룹의 리더가 저 그룹의 메인 보컬과 연애한단 소식도, 영의 등에 매달려 잠드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조차도 령은 영영 알 수 없을 테다. 하나의 균열이 모든 걸 망친다. 령은 그걸 잘 알고 있다. 그리하여 벙어리를 자처한다.

비가 내린다.

령은 꿈에서 깨어난다. 얼마나 잠들었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몸을 일으켜 문의 손잡이를 잡고 돌린다. 불을 켜지 않은 거실은 까만 전구가 없어도 까맣다. 앞으로 흘러내린 머리를 귀 뒤로 넘겨 꽂고 식탁 위에 놓인 밥그릇을 본다. 누렇고 단단해진 쌀밥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항상 물 조절을 하지 못하는 엄마의 밥은 아마도 물렀을 것이다. 령은 하얬을, 물렀을, 그리고 이제는 둘 다 아닌 밥 위로 물을 부어 만다. 숟가락을 저을수록 상한 냄새가 나지만 개의치 않는다. 령은 물에 만 밥을 입에 넣고 꼭꼭 씹어 삼킨다. 그럴수록 역한 냄새가 코끝을 맴돈다. 조금 어지럽다. 령이 싱크대에 밥그릇을 집어넣는다. 먹지 않는 것들이 물에 불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령에게 기생하기를 관둔다.

령이 싱크대를 붙들고 구역질한다. 역류하는 것들이 온통 푸르다. 잡초 같기도 하고 해초 같기도 한 것이 령의 식도를 타고 피어나는 순간이다. 뱉지 않고 삼켜낸 슬픔이 이끼가 되어 부화한다. 그리하여 이끼는 령이 된다, 령은 이끼가 된다. 령은 더 이상 슬픔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

 

 

*이현호, 라이터 좀 빌립시다

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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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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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임
  • 202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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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은 형은 혁명가 기질이 있었다. 애초에 하느님의 은총이란 이름을 달고 꼬박꼬박 절에 다닌 것부터가 그랬다. 하느님이 알면 니 뒤통수 한대 후리고도 남겠네. 라는 말은 언젠가 실종된 형의 룸메이트가 남겼다. 그러면 형은 무감한 얼굴로 하느님은 그렇게 쪼잔하지 않으셔. 하고 대꾸했는데 그러면서도 나무아미타불 하는 염불을 외우는 버릇을 버리진 못해서 결국 형은 이름을 바꿨다. 고나무. 물론 그건 형식적이라기보단 암묵적인 것이었고 대한민국은 형을 고하은으로서 통계를 낼 터였다. 왜냐하면 형은 성선설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순자, 홉스, 그리고 고나무. 출판사에선 형의 생애를 인터뷰해달라는 요청을 수백 번도 넘게 했다. 그럴 때마다 번번이 거절한 건 언젠가의 형이 말했듯 인간은 항상 남이 가장 방심한 순간에 뒤통수를 후리는 족속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뒤통수 같은 거 안 후릴 테지만 인간은 하느님이 아니므로 후릴 수 있는 여지가 왕왕 있다는 것이 논리의 시작과 끝이었다. 물론 그 말투는 룸메이트에게서 옮아온 것으로 실제로 형은 그리 과격한 언어를 자주 사용하진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도통 ‘성악설을 믿은 고하은, 그는 대체 누구인가’ 따위의 인터뷰에 응할 수가 없는 것이다. 형은 성선설을 믿었으므로. * 사람 좋은 인상의 남자가 카페로 들어온다. 180이 한참 넘어 보이는 거구의 남성은 멀뚱히 앉아 있는 내 얼굴을 발견하곤 크게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살짝 올라간 눈매가 부드럽게 휘어지는 게 보였다.“안녕하세요~ 이건우 님 맞으시죠?”“네.”“오늘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저 정말 연락받고 깜짝 놀랐잖아요. 누가 요청을 해와도 거절하신다고 들었는데 먼저 연락이 올 줄이야.”“이제는… 그만 썩힐 때도 됐죠. 부패하기 전에 놓아주고 싶어서요.”“잘 생각하셨어요. 저희 출판사가 소설류의 허구에는 좀 약하지만, 이런 사실 기반 평전 같은 건 기깔나거든요. 쓸데없는 편집도 없고.”알고 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다. 나는 몸을 반쯤 접어 내려둔 가방에서 힘겹게 노트북을 꺼내는 인터뷰어의 옆모습을 천천히 눈에 담았다. 잘 먹고 잘 자며 굴곡 없이 살아온 사람의 분위기 같은 게 그에겐 있었다. 노트북 세팅을 마치고 마우스를 몇 번 딸깍이던 그는 곧 휴대폰 녹음기를 틀고 눈알을 반짝인다.“그럼 시작할까요?” * 형을 설명하기 위해선 먼저 죽음을 언급해야 합니다. 그건 꼭 형이 살인자였기 때문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건 제 쪽에 가깝죠. 생과 사, 그건 형을 가장 잘 표현하는 키워드가 될 겁니다. 그날은 많이 지쳤습니다. 평소랑 똑같은 노동이었음에도 유독 가라앉는 기분이 사라지지 않았어요. 얼른 돌아가서 씻고 싶었습니다. 아니, 씻기 전에 잠을 자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휴식이 절실했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룸메이트가 목을 맨 날이었어요.사람이 죽었습니다. 그곳은 가출한 놈들 몇몇이 살던 아지트 같은 곳이었는데 지나는 사람도 없고 관심 두는 이도 없었지요. 그런데 그곳에서 사람이 죽었다니요. 룸메이트의 이름이 병으로 끝나던가. 아무도 그 애를 죽이지 않았을 겁

  • 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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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지현

    카임님 안녕하세요. 커다란 사건 없이도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모습에 감탄하였습니다. 꼭 거대 서사가 없더라도 감정이라는 것을 미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소설의 큰 매력같아요. 다만 귀신의 등장, 부분이 다소 뜬금없는 것 같아, 앞 뒤로 살짝 연결시켜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 다음 글도 기대할게요!

    • 2022-10-24 12:45:38
    송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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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임

    오모리라는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이끼라는 주제를 가지고 쓴 짧은 글입니다!

    • 2022-09-23 22:26:28
    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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