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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작성자 멜론소다
  • 작성일 2022-09-30
  • 조회수 394

이름은 그 사람의 전부입니다. 이름수집가가 말했다. 그가 꺼낸 이름들은 탁자 위에 정렬되어 놓여 있었다. 나는 마음에 드는 이름을 찾기 위해 눈동자를 굴렸다. 그래서 제 삶이 엉망이었나 보네요. 오래 전부터 생각했던 것이었다. 천 개의 사랑을 받으라고 천애가 되었지만, 사랑은커녕 천덕꾸러기 애가 되었다. 친척집을 전전하는 동안, 나는 내 이름이 천애가 아닌 삶을 상상했다. 적어도 천애고아는 아니었을 터였다. 시설에 정착한 뒤에야 나는 손톱을 물어뜯는 걸 멈췄다.

내가 고른 이름은 금화였다. 값진 것을 모두 붙여놓은 이름. 이름수집가는 능숙한 손길로 이름을 건졌다. 금화라, 돈 많이 들어오는 이름을 고르셨네요. 이름수집가가 건네준 이름을 삼키자 속에서 무언가가 울컥 올라왔다. 토해낸 것은 김천애, 이제는 내 것이 아닌 이름이었다.

이름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한 건, 함께 식당 아르바이트를 한 사람의 권유였다. 어디 대기업 아들이랑 결혼한다매. 수군거리는 아주머니들을 지나 그 사람에게 다가갔다. 결혼 축하해. 그녀는 말갛게 웃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그녀가 나를 다시 부른 건 근무가 끝난 직후였다.

언니, 내 이름이 원래 세정이었어요. 그 이름대로 온 세상에 정을 붙이다가 사기당했으니까. 근데 이름을 바꾸고 나서 좋은 사람도 만났어요. 언니도 관심 있으면 가 봐요. 그녀가 쥐여준 건 이름수집가의 명함이었다.

이름을 바꾼 뒤, 나는 식당을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갔다. 이곳에선 아무도 내가 김천애인 걸 알지 못했다. 이력서에 채워 넣는 내용은 전과 다를 바 없었지만, 써놓은 이름은 김천애가 아니라 김금화였다. 그것만으로 미래가 달라질 거란 확신이 들었다.

시간이 지났지만 이력서는 쉽게 통과되지 않았다. 그동안 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천애일 때와 비슷한 일상이었다. 통장엔 돈 대신 먼지가 꼈고 방은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좁았다. 나는 편의점 매대를 정리하며 말갛게 웃던 그녀를 떠올렸다. 그녀는 바꾼 이름처럼 행복할까, 생각하며 SNS 계정을 검색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기대감에 산 복권은 당첨되지 않았다. 나는 복권 뭉치를 모아 쓰레기봉투에 넣었다. 쓰레기장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천애야! 부르는 목소리에 내 이름이 아닌데도 뒤돌았다. 어린아이가 엄마의 품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아이를 바라보는 눈길에 사랑이 가득했다. 나는 그 둘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다. 곧 아르바이트를 가야 할 시간이었다.

편의점 카운터엔 낯선 남자가 유니폼을 입고 서 있었다. 저기요. 나는 카운터를 두드렸다. 지금은 제가 일할 시간인데요. 남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이 시간에는 처음부터 제가 일하고 있었어요. 더 말하기도 전에 출입문이 열렸다. 남자는 손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나는 조용히 편의점을 나왔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내 이름대로 살기는커녕, 사람들이 나를 잊어가고 있었다.

다시 이름수집가를 찾아갔을 때, 가게는 텅 비어 있었다. 임대문의 종이가 유리벽에 붙은 채 펄럭였다. 식당은 여전히 아는 얼굴로 북적였고 그 안에 그녀는 없었다. 높은 건물들 중 하나는 그녀의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식당에 들어가려다 말고 멈췄다. 식당 안 아주머니들 중 한 명이 나를 바라보았지만, 곧 고개를 돌려 떠들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김금화인지 김천애인지, 아니면 그 무엇도 아닌지 구분할 수 없었다. 뒤에 있던 사람이 내 어깨를 부딪히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내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지만 나를 바라보지는 않았다. 떠들던 아주머니들이 활짝 웃으며 손님을 반겼다. 나는 발길을 돌려 식당을 뒤로 했다.

정류장으로 가는 도중, 무언가와 어깨를 부딪혔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한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였다. 그녀는 명품 코트를 걸치고 나를 바라보았다. 주변에 보이지 않던 수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문득 속이 울렁거려 먹었던 것을 전부 게워냈다. 토사물 사이에 김금화, 내 이름이 보였다. 나는 내 이름을 읊조리려다 그만두었다. 그것은 내 이름이 아니었다. 이름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조용히 세상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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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멜론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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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멜론소다
  • 2023-01-31
너를 기억하는 방법

수많은 스크린이 수천 가지의 형태로 떠 있어. 전부 너야. 모든 시간은 불규칙하게 흘러가, 어떤 네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동안 어떤 너는 서른 번째 태어났어. 나는 나와 함께 했던 너를 찾기 위해 스크린을 둘러 봐. 너는 익숙한 모습으로 어딘가의 스크린에서 웃고 있어. 그 중 가장 느리게 흘러가는 스크린을 바라보는 거야. 없는 기억을 쫓으며 우리의 시간을 감상해. 너는 항상 웃었고, 네 눈동자에서 사랑을 읽지 못한 적은 없었지. 그러다 스크린이 멈춰. 온통 노이즈가 껴서 차 안인지, 바다인지 구별할 수 없어. 스크린은 곧 아주 작은 너를 보여주지. 나는 다시 익숙한 너를 찾기 위해 고개를 돌려. 나는, 그러니까, 나를 □이라고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어. 시간의 틈으로 □이 떨어진 순간. 존재와 기억, 의식이 분리되어 떠돌고 있거든. 그러니 나는 □의 일부분이야. 의식만 남아 네 기억을 끊임없이 바라보고 있지. 네가 잊어버려 시간의 틈으로 떨어진 기억들. 내 기억이 사라져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어. 이것은 과거 너의 일부였던 것들이라고. 처음 마주친 스크린에서 네가 웃고 있었으니까. 항상 사랑이 담겨 있던 네 눈동자를 내가 어떻게 잊어버리겠니. 다른 곳으로 떠나지는 않았어.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거든. 나는 존재하면서도 형태로 존재하지는 않아, 어딘가로 떠날 수도 머물 수도 없다는걸. 다만 이곳에 존재할 뿐이야. 운 좋게 나와 스칠 존재를 기대하며. 흘러가는 기억을 보며 온종일 너를 생각했어. 보는 순간에는 생생해도 눈을 감으면 사라질 기억들. 나는 의식이니까 기억을 붙들어 둘 수는 없어. 웃는 너를 사랑하거나 익숙하게 느끼거나, 언제나 당연했던 감각만 느끼고 있지. 이따금 새 장면이 끼어들면 네가 시간의 틈에 빠지지 않았다는 것에 안심해. 바깥에서 너는 무얼 하고 있을까. 스크린에 비쳐지는 라멘집에 갔을까. 내가 수천 번은 스크린에서 보았던 벚꽃 길을 걷고 있을까. 아니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겠어. 이곳은 버려진 시간이 모이는 곳이라, 매일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과는 관계가 없거든. 나는 아직 너를 바라보고 있고, 존재에게 돌아가지 못했어. 직감적으로 깨달았지. 시간의 틈에는 나 혼자밖에 없다는걸. 존재는 네가 있는 세상에 있을 테고, 기억 역시 너를 찾아 돌아갔을 거야. 나 혼자 시간의 틈에 갇혀버리다니. 조금 무서워지기도 했지만 괜찮아. 나는 아직 네게 돌아가고 있는 중이니까. 존재는 형태로 존재하기에, 기억은 너와 일부를 공유하기에, 빠르게 돌아갈 수 있었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니까. 내가 돌아가기 위해선 너를 기억해야 해. 마침내 너를 온전히 떠올리는 순간. 나는 기억에게로, 존재에게로, 그리고 네게로 돌아가겠지.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내가 너를 기억하는 방법이야. 너의 모습, 목소리, 웃는 얼굴, 그리고 네게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까지.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매 순간 너를 기억하고 있으니까. 곧 다시 만나자.  

  • 멜론소다
  •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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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지현

    멜론소다님 안녕하세요. 저도 어쩔 때는 문득 제 이름이 저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해요. 흔한 이름이라 개명도 생각해 보았고요. 이번 소설은 이름대로 운명이 흘러간다는 설정을 가지고 시작되었는데요. 작명가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에서 꼭 이름 수집가가 등장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멜론소다님만의 세계관을 좀 더 드러내는 글을 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지금처럼 자유롭게 여러가지 시도하시는 모습도 매우 좋습니다. 그럼, 다음 글도 기대할게요!

    • 2022-10-24 13:26:58
    송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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