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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성, 기다리다

  • 작성자 영 0
  • 작성일 2023-10-09
  • 조회수 620

 제가 사는 곳은 유리성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곳에서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침에 새가 지저귀면, 창문을 모두 열어 따스한 바람, 아니, 어느새 지루해진 풍경으로 환기합니다, 이슬의 목소리, 빛의 간지러움, 산수의 외침.

 그 후 매일같이 반복되는 손님맞이 준비를 합니다. 온몸을 깨끗이 씻고 별 것 없지만 치장을 합니다.

 손님맞이 준비가 끝나면, 마치 미노타우루스가 입을 벌리는 것처럼 성문이 활짝 열립니다. 그러면 그 좁은 틈 사이로 사람들이 와르르 쏟아져 나옵니다. 몇몇은 2층으로, 몇몇은 지하실로, 또 몇몇은 화장실로, 그리고 또 몇명은 안방으로 모두 제 볼일을 보러 갑니다. 저는 그들을 그저 로비의 흔들의자에 앉아 관찰합니다. 그들이 저를 관찰하는 모습을 관찰합니다. 어쩌면, 이것은 제가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저는  서로를 관찰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문득 누군가가 제 옆에 있는 흔들의자에 걸터 앉아 요란하게 흔들어댑니다. 아아 무서워! 오싹해! 부끄러워! 얼굴이 홍당무보다도 더 달아오르는 것 같습니다. 말을 걸면 어쩌지. 하지만, 말을 해야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말을 하는 것은 미지의 영역에 가는 것입니다. 미지의 영역, 알 수 없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보면, 그는 어느새 사라져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 그 이는 말을 걸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따라 고우시네요. 하하하 그쪽이 더 고우세요. 그러면 상대방은 저의 말 속의 거짓을 알아보고 추궁하고, 저는 거짓이 들통난 사실에 부끄러워하는 척하며 장난이라고 미소짓습니다. 아무런 무게감 없는 거짓으로 점철된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보면, 무게없는 제가 부끄러워지고, 한동안 이어지는 대화들은 그저 연기처럼 흩날립니다. 허무해. 무기력해. 하지만, 저는 찾아야 합니다. 이 아무런 의미없는 대화로 누군가를 찾아야 합니다. 누군가는 사람입니다. 아니요. 저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아닐 겁니다. 하지만,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아닐 수도 있습니다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동물도 아닐 수도 있고, 물론, 어떤 사물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추상적인 것 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이미 만났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이미 만났지만, 제가 모르는 척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나는 무언가를 만나는 것이 두렵습니다. 아니, 그러면, 외로움에 집어 삼켜질거예요. 아틀라스가 떠받치는 하늘보다도 무거운 외로움에 짓눌릴겁니다. 아, 그건 싫어요. 무서워. 섬뜩해. 으슬으슬해져요.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 유리바닥에서 그렇게 쓸쓸히 미물로 사라지면 안 됩니다. 그래요. 대화를 해야해요. 머릿속이 온갖 향신료로 어지러워질 지라도, 소음에 짓눌릴지라도 저 성문틈사이로 들어오는 작은 빛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대화해야합니다. 하지만, 대화하면, 저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거짓말쟁이가 되었다고 자신하며, 엉덩이에 털날까 걱정합니다.

 로비의 흔들의자에 앉아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옆에 있는 탁자의 비스킷을 야금야금 즐기기도 하고, 온갖 향의 포도주로 입술을 씻기도 합니다. 그러다 그 이가 불쑥 나타날거라는 기대감! 알 수 없는 그 이에 대한 공포, 존경심, 그래도 나타나면 어쩔 수 없어, 그에게 내 모든 것을 드려야지, 내 운명은 그의 것, 나에 대한 체념, 어떤 것이라도 한다는 각오, 그 이의 손에 놀아나는 짜릿함, 이러한 온갖 모자란 망상들이 한 데 엉켜 저를 마구잡이로 헤집어 놓는듯한, 백일몽을 꾸고 있는 듯한 기분이 되어, 유리밖 풍경들이 어느새 안개에 뿌얘지고, 차츰 소리도 이명에 가득 찰 때 쯤 세계는 잠잠해져 있습니다. 아, 아아, 나는 대체 누구를 무엇을 기다리는 걸까요? 

 확실한 것은 없어. 그저 약에 취했을 뿐. 하지만, 기다립니다. 이 유리성이 만들어진 이후로부터, 제가 저라는 것을 인식했던 그 때부터, 기다려요. 아아, 또 누군가가 말을 걸어요! 슬퍼져요. 왜냐면 당신은 그 이가 되기에 몇 프로 부족한 이 거든요. 아아, 저는 도대체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요? 연인. 틀렸어요. 실패? 설마... 합격증? 글쎄... 죽음? 아직 아니에요. 쾌차? 좋지만, 그건 좀... 개똥? 어머, 싫어라.

 좀 더 부드럽고, 시원한, 그러면서도 아무도 트집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기발한 이상향.  뭔지,

 알 수 없어요. 이를테면 갓난아기 같은 것 아닙니다. 마지막 결빙, 봄의 시작을 느즈러지게 알리는 개화 아니에요, 아니에요, 모두 다 아닙니다. 사람들이 이제 하나 둘 유리성을 떠납니다. 내일 다시 오겠다며 섬뜩한 이야기를 하며 하나 둘 빠져 나가는 것을 어지럽게 헤쳐진 옷자락을 잡으며 바라봅니다. 그 이가 지나가지 않나 유심히 살펴봅니다. 아아, 저는 기다립니다. 그 누구보다도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기다립니다. 두근거리는 이 심장을 주체하지 못 한 채 기다립니다. 이렇게 누군가를 애타게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어떤 유리성 안에 갇힌 우인(愚人)을 기억해 주세요. 이곳이 어디인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기분에 내키지 않아서요. 하지만, 인연이 닿는다면, 언젠가 당신은 이곳을 체험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당신은 저를 발견할 겁니다. 그러니 기억해주세요. 어느 유리성에 사는 인간이 있다고, 무언가를 미치도록 기다리고 있는 인간이 있다고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만약 당신이 저를 보시게 된다면, 비웃지 마시고, 조용히 머물렀다가 가주세요. 

 아아, 성문이 닫힙니다. 성의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아 돌아갑니다. 그리고 저는 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해 만들어진 유리성이라는 감옥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올 그 이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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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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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오랜만에 쓰니 간단한 단어도 바로 떠오르지 않는군요. 39일, 아니 38일만 버티면...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기다리다'를 패러디 한 글입니다.

    • 2023-10-11 08: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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