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란 길 위에 서있는 다정
- 작성자 차윤
- 작성일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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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277
이상하게도 제 다정은 언제나 죄악이였어요
내 다정과 사랑을 받은 자들은 온통 제게 등을 돌렸어요
제가 나누어준 다정과 사랑들은 화살이 되어 제 심장에 박혔어요
왜 내 다정들은 화살이 되는지 왜 내 심장에 박힌 화살들은 빠질 생각을 안 하는지
내 다정이 뭐가 그리 죄악이라고
내 다정이 뭐가 그리 나빴다고
사람들은 저에게 사랑과 다정은 나누는거랬어요
좋은 건 나눠야 나중에 복으로 돌아온다고
근데 왜 저는 복이 아니라 화살이 되어 돌아온거죠?
당신네들의 사랑만 사랑이고
당신네들의 다정만 다정인가요?
내 다정과 사랑은 어디간 거예요?
감정은 흐르지 못하고 다른 감정에 묻혀요 그냥 그 뿐이에요
시간이라는 길 위에서 우린 한없이 길을 잃어버려요
과거의 일인지 미래의 일인지 착각하며 후회와 망상을 해요
그러고선 현재를 뭉개버리죠
내 다정도 그렇게 뭉개진건가요?
길을 잃어버리면 우린 왔던 길을 되돌아가거나,혹은 그 자리에 머물러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리죠
하지만 저희가 서있는 시간이란 길은 달라요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갈 수도, 그 자리에 머물 수도 없어요
뒤를 돌아보면 돌로 변해버릴지 몰라요
우리는 한 번도 시간의 길 위에서 멈춰본 적도 돌아가본 적이 없어서 그건 아무도 모르는 것뿐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있는 시간이란 길에선 아무도 날 도와줄 수 없고요
날 찾을 수도 없어요 내가 보이지 않나봐요 내 다정처럼
그래서 제 다정은 시간과 같아서 멈출 줄 몰라요
그래서 제 다정은 후회와 망각을 해요
그래서 제 다정은 돌로 변해버려서 꿈쩍도 못해요
그렇게 제 다정은 시간이란 무거운 돌에 짓눌러서 뭉개져요
다정은 또 다른 다정을 낳는다는데 제 다정은 악을 낳나봐요
그러므로 전 이제 다정을 숨길 거예요 몰래 숨어서 다정을 나누어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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