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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글 1월 월장원 발표 - 없습니다.(작품 없음)

  • 작성자 별똥별2호
  • 작성일 2016-02-17
  • 조회수 636

1월. 좀 쓸쓸한 1월이네요.

한 번도 작품이 안 올라온 달이 없었는데...1월엔 아무 작품도 올라오지 않았어요. 무슨 이유인지 저도 의기소침해 지네요. 마치 친한 친구에게 절교 선언 비슷한 말을 들은 거 같은 쓸쓸함이 몰려옵니다.

 

하지만 울고만 있을 제가 아닙니다. 대신에 좋은 글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 중의 한 부분입니다.

얼마 전 신영복 선생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여러분도 ‘처음처럼’이라는 글씨체 아시죠? 그 글씨의 주인공입니다. 신영복 선생님은 통혁당 사건에 연루되어 20년 20개월 동안이나 감옥생활을 하셨습니다. 감옥에서 나오신 이후 여러 책을 집필하시고, 조용히 제자도 키우셨습니다. 제자를 키웠다기보다 그 분을 존경하는 몇몇 분들이 곁을 지켰다는 표현이 옳아요. 저도 저희집에서 거의 2시간 거리지만 용기 내어조문을 드리러 갔었는데요. 거기서 남편 지인과 제 지인 여럿을 만났습니다. 약속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만나다니, 우리는 이렇듯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과 같이 어울리고 살아가는 거 같습니다.

1985년 8월 28일 대전 형무소에서

여름 징역살이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도의 열 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인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 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더욱이 미움의 원인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존재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만듭니다. (중략)

자기의 가장 가까운 사람을 향하여 키우는 ‘부당한 증오’는 비단 여름 잠자리만 고유한 것이 아니라 없이 사는 사람들의 생활 도처에서 발견됩니다. 이를 두고 성급한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의 도덕성의 문제로 받아들여 그 인성을 탓하려 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 내일 온다온다 하던 비 한 줄금 내리고 나면 노염도 더는 버티지 못할 줄 알고 있으며, 머지않아 조석(아침저녁)의 추량(가을의 서늘함)은 우리들끼리 서로 키워 왔던 불행한 증오를 서서히 거두어 가고, 그 상처의 자리에서 이웃들의 ‘따뜻한 가슴’을 깨닫게 해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 신영복<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92-93쪽

별똥별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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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글 2월 월장원 발표(작품 없음)와 추천 책

2월 월장원은 없습니다.  평만 올립니다. <하굣길> 버스 타고 가는 하굣길, 그것도 어둠이 내리고, 짙은 안개마저 드리워져 있는 집으로 가는 길에 대한 맞봄님의 단상입니다. 맞봄님의 글이 아니었으면 저는 2월평도 못 쓴 채 자책하며 여러분과의 이별을 맞이했을 거 같습니다. 글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한 편의 시를 감상하는 듯 했습니다. 덧붙여서 아쉬운 점 몇 가지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집에 오래 있지 못하는 이 나이에 가끔은 감사하지만’ 이라는 표현이 좀 어색합니다. 비문이지요. 자칫하면 이 나이 때문에 감사하다고 오독도 가능한 문장이거든요. ‘낯선 감상이 일상일 듯하다’는 표현도 바꿔서 ‘일상의 풍경도 낯설게 다가올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쓰면 어떨까요. ‘안개 앞의 나무’라는 표현은 안개 속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나무들인 거죠. ‘구부정한 등에 주목받기 두려워하는 우리 무대’라는 표현이 자연스러워지려면 앞뒤에 더 많은 설명이 보충되어야 같아요. 물론 학교 다니느라, 학원 다니느라 바쁜 상황, 학생이기에 아직은 무엇이 되었다 라기 보다는, 무엇인가를 꿈꾸는 중인 시간이라는 것은 더 말하지 않아도 짐작 가지만요. 이 글은 산문시로 갔으면 더 적합했을 것 같습니다. 시적인 문장이라서 짤막합니다.  (이 글을 써 놓은 게 맞봄님이 글을 지우시기 전이네요. 평을 했기에 그냥 올립니다.) 2월에는 이 작품만 올라왔네요. 시로 가야할 글이라서 생활글 월장원으로는 뽑지 않겠습니다. (아, 시 게시판을 찾아보니 맞봄님이 시를 쓰셨는데, 제가 보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맞봄님, 계속 시를 쓰세요. 문장이 시입니다. <추천 책> 서경식, 정주하 외, 다시 후쿠시마를 마주한다는 것, 반비출판사 원전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과연 원전의 상처를 극복한 것일까요, 이 책을 읽으며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우리에게 준 물음에 대해서 깊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 별똥별2호
  • 2016-03-15
생활글 12월 월장원 발표

 투또우님의 <7번째 눈사람>과  늘볕님의 <꼬맹이의 친구>입니다. 저번에 한번 언급했던 대로 두 글 모두 마음 속을 툭 건드리고 갑니다.  축하드립니다. <7번째 눈사람>은 문장이 참 좋습니다. "영원히 느린 사람, 영원한 이방인" 어쩌면 우리는 다른 면에서 투또우님과 비슷한 거 같습니다. 늘볕님의 <꼬맹이의 친구>는 약간의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자신(=나)에 대한 탐구를 끝까지 밀고 나가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12월 추천하는 책> 전태일 평전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전태일의 글. 과연 이 글이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 졸업한 사람의 글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갈수록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적어지는 이때 같이 읽어봤으면 합니다. 저는 글 쓰는 자리에 늘 있고 싶습니다. 늘 무언가를 잊지 않는 사람, 기억하는 사람, 증언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5년 또 여러분과 함께라서 행복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우린 함께 삶을 나누는 사이 맞지요^^

  • 별똥별2호
  • 2016-01-05
생활글 12월 4주 주장원 발표(3,4주 묶어서 심사)

<10년 후의 나에게> 지금의 ‘나’가 꿈꾸는 미래의 삶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지금의 내 모습에 더 초점이 맞춰진 글입니다. 미래의 ‘나’가 지금의 어린 나에게 보내는 위로의 글. 어린 나이에 “영 점 일도라도 눈을 돌리면 낭떠러지에서 추락할 것 같은” 것을 경험했다는 게 참 마음 아픕니다. 버티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손자국”을, 상처를 냈다는 것도 참 마음 아프구요. 성경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늘 무서운 장군 골리앗에 맞서기에는 상대가 안 되는, 능력이 모자라는 다윗이지요. 평생 골리앗(어려움)에 대항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늘 어려운 일이지요.   이런 글은 자칫 틀(형식) 안에 갇혀서 뻔한 주제와 구성을 갖기 십상인데요. 그것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내용의 신선함과 솔직함’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나’가 글로 쓸 수 없는 여타의 의무감이 어떤 의무감인지도 궁금하네요. 물론 학생이라는 의무감이겠지만요. ‘나’가 사회에 억압받았다는 목소리에 관한 이야기도 구체적으로 궁금하구요. ‘나’가 업무를 끌어안았다는 이야기도 좀더 구체적으로 나왔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 물론 들님의 지난 글을 읽은 독자라면 아는 내용이지만, 새로 읽게 되는 독자를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쓸 필요가 있어요. 이 글을 읽고 비슷한 이유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더 많은 위로를 얻을 수 있게요. 들님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멋진 모습의 의사 선생님^^     <학기말의 어떤 시집> “나는 조용히 문제집 밑에 시집을 숨겼다.” 짧은 글이지만 꽤 긴장감 있게 전개되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지금의 교육 현실은 여전히 고등학생에게 시집 한 권 읽을 여유를 주지 않는군요. 제가 학교 다닐 때에도 비슷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제 스스로의 검열 때문에 책을 읽을 여유가 없었지요. 왠지 교과서 이외의 다른 책을 보면 안 될 것 같은 거죠. 그렇다고 제가 우등생도 아니었는데도 말예요. “고등학교 교복은 겉보기에 중학교 교복과 다를 바 없이 칙칙했지만. 사실 더 무거웠다.”는 첫 구절로 잠자는다람쥐님의 고등학교 생활이 다 느껴집니다. 질식해버릴 거 같은 상황 속에서 그래도 시집 읽기과 습작을 탈출구로 삼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자살, 대마초, 밤”을 다룬 그 시집은 무엇이었을까요. 혹시 허수경 시인의 시집? “시집을 읽는다고 엇나가는 건” 아니라고 봐요.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책상 앞에 목적의식 없이, 집중력 없이 10시간 앉아 있는 게 뭐 의미 있을까요? 힘들겠지만 시집을 읽어서라도 숨통을 트고, 여유를 갖는 게 낫죠. 그 힘으로 또 공부를 하구요. (그건 니 생각이라고요. 음음. 쿨럭) 글이 짧아서 아쉽구요. 시집에 대한 이야기, 읽은 느낌 같은 것이 더 나왔으면 더 좋았을 거 같아요. 앞으로 좀 길게 써 주실 거죠? 읽다가 클라이맥스에서 끝나서 아쉽네요. 저는 다음 글을 목 빠지게 기다립니다. 어떻게 기다리죠? 호호. 주장원은 들님의  <10년 후의 나에게> 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지금의 '나'에게 보내는 위로의 편지가 감동을

  • 별똥별2호
  •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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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29 00:46:1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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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o

    정부가 후원을 안해주니 잘 안 될 수밖에요...

    • 2016-02-23 21:26:06
    n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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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또우

    저...올렸었는데...부족한 글이라 다시 지웠네요..하하...부족한 부분 보완해서 다시 올리겠습니다.

    • 2016-02-17 23:46:33
    투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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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옥중 문학이라 그런지 굉장히 밀도 있고, 서늘하게 만드는 글이 많이 실려있는 책입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서 추천합니다.

    • 2016-02-17 23:05:0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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