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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너를 바라보는가 (다시

  • 작성자 펜끝의 자유
  • 작성일 2007-01-23
  • 조회수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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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년 말에 썼던 글들을 제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삭제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올리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글들 읽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글틴은 저에게 언제나 좋은 쉼터가 되주었습니다.


그리고 구름빵님.. 이 일은 제가 오늘 날짜로 관리자님과 협의하에 한 일입니다. 당황하셨다면 죄송.. 그리고 언제나 감사합니다.


^^ 그리고 투쟁자..곧 완성됩니다. 마지막 편에서 의견들 많이 달아주세요. 그리고 첫 번째편 추가된 부분 안 읽어주신 분 꼭 읽어주시고요. 첫 번째 에세이가 수정된 걸 모르시고 댓글을 다신 것 같은 분이 있어서.. 그럼..


Always Thank You For Rea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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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너를 바라보는가 (한 여인에 대한 착각속에 빠져서 끈 글)




prologue



난 정말 알 수 없었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드는지, 무엇이 나의 무의식을 움직이는지, 왜 내 눈은 어느 덧 너의 눈을 찾아가고 있는지, 깜짝, 가끔씩 이렇게 너와 눈을 마주친다, 당황해 하는 너, 그러나 그 것도 모르고 계속 널 향해있는 나, 넌 어색해하며 고개를 돌리겠지, 늘 그러던 대로, 아마, 넌 정말 궁금할 거야, 너와 잘 이야기하지도 않는, 학교에서 까불까불 장난이나 치고 있는 철없는 놈이, 아무말도 하지 않고 널 바라보고 있으니까, 분명, 넌 물어보고 싶겠지, 하하, 그러나 난 알고 있어, 니가 물어보지 않을 것이라는 걸, 넌 꽤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니까, 그래, 맞아, 아마, 난 널 괴롭히고 있을거야, 후훗, 그러나 화내진 말라고. 보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유! 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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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이상한 습관이 하나 있어.



그것은 바로 수업시간 마다 칠판대신 오른쪽 대각선 옆으로 고개를 돌리게 되는 것이야. 이 방향은 한달에 두번 씩 바뀌는데, 그 이유는 반 자리가 2주에 한번 씩 바뀌기 때문이지.



그래, 난 한소녀를 바라보고 있었던 거야.



긴 대화를 나누어본 적도 없으며, 나에게 관심도 없는 한소녀를.



바로 너를.



너에게 말을 걸어 볼까, 치, 됬다, 어차피 너의 대답은 단답형일테니까.



그래, 한 때 내가 너의 입술에서 문장으로 이루어진 대화를 듣기 위해 다 알고있는 프랑스어를 물어본적 있었지.



그땐, 시험기간이었는데, 넌 다른 과목시간을 나 때문에 뺏겨서 내심 짜증도 났을거야, 하지만, 뭐, 난 이기적인 남자니까, 그리고 넌 나를 늘 궁금하게 하니까.



내가 책과 함께 너를 향해 몸을 기울였을 때, 난 느낄 수 있었어.



네 머리카락에서 나는 펜틴 샴푸 향기와 민트향 치약 냄새를.



어느새 니가 말하는 프랑스어는 인간의 언어가 아닌 신화 속 요정들의 언어가 되었지. 난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지 못했지만, 난 그 언어에 취했어.



그래서 시험이 끝날 때 까지, 널 괴롭혔어.



후훗, 그래, 난 이용한거야. 니가 거절 못하는 성격이라는 걸.



분명 여기까지 읽은 사람들은 내가 널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을거야.



그러나, 착각하지 말길. 난 그녀를 좋아하는게 아니랍니다. 히히히히



그런데 왜 그러냐구요. 성급하기는 끝가지 읽어보면 알 수 있지요.



그래, 다시 본론으로.



그러나 너에 대한 관심도 곧 희미해져버렸단다. 난 그 때 다른 여인과 로맨스를 즐기고 있었거든. 어느 덧, 수업시간의 내 고개 방향도 바뀌었지, 후훗, 남자란 매정하다고, 하하, 과연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미안하지만 그건 내탓이 아니야, 넌 너무 조용한 여자거든, 2년동안 반에서 화낸적 한번 없으며, 필요할 때 빼고는 말을 하는 적도 없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칠판만 보고 있을 뿐, 무슨 칠판이 푸른 초원같은 멋진 풍경으로 보이는 걸까,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거야, 너의 존재감이 사라졌던 건.




그렇게 시간은 흘렀지, 난 점점 학교를 다니는 것에 실증이 나길 시작했어. 원래, 수업시간에 수업을 이끈다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점점 그러기가 싫어지는 거 있지, 대신, 선생님들의 얼굴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봤지. 아마 무지 불쾌하셨을 거야, 그래, 그들은 내 그런 눈빛에 대한 앙갚음을 했어, 소리를 지르다는지, 기합을 준다던지, 특별과제를 내준다던지, 그 때마다 난 친절한 금자씨의 대사를 생각했어, 너나 잘 하세요, 물론, 그 말을 정말 하진 않았지만. 후훗, 난 그렇게 막되먹은 놈은 아니니까.



그래, 난 방황하고 있었던 거야, 늘 밤마다 산책로를 혼자 걸었으며, 여자친구랑도 헤어지고, 멍하니 사색에만 빠져있었지.



면학시간에 친구들이 열심히 학문(?)이라는 것에 몰두하고 있을 때, 난 신선놀음이나 하듯이 소설책과 시집을 폈어, 그리고 에픽하이를 들었지, 성격도 변하기 시작했어, 감정기복이 심해졌다고나 할까, 아직도 생각난다, 에픽하이의 11월 1일을 들으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걸. 내가 타블로의 소중한 친구라도 된다고 느꼈던 걸까. 거만해보이겠지만 맞아, 그래, 분명 난 그렇게 느꼈지.


그런데 그가 그 친구를 이렇게 말하는 거야.




그 때가 그립다, 그땐 사랑과 열정이 독이 될 줄 몰랐으니까.



하늘이 버린 새가 희망없이, 한 소년의 손바닥 위에서 말없이, 한 없이, 힘 없이, 날개짓을 하듯이, 그렇게 언제까지나 살아가련지.



(에픽하이 11월 1일)






후훗, 어떻게 보면, 난 정말 코메디언이었던 것 같아, 난 학교에서 에픽하이에 대해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놈에게 이렇게 말했어, 내가 죽으면 11월 1일을 장례식 때 노래해달라고, 바보처럼, 죽을 용기도 없었으면서.



바로, 그 때 쯤이었을 거야, 내가 너의 존재를 서서히 재인식 한것은.



어느덧 난 예전처럼 너를 향해 있었지.



그러면서 이런 느낌이 들었어, 내가 꼭 너를 계속 바라보게 될 것임을, 동시에, 바라보게만 될 것이라는 것을.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난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뜰때도, 산책을 하며 밤하늘 별을 볼 때도, 내 나름의 낭만에 취해 침대에 스러지면서도.



난, 난, 왜, 너를, 너를, 바로 너를 바라보고 있늘 걸까!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드는 걸까! 난 너에게서 무엇을 찾고 있는 걸까!



이쯤 되었을 때, 난 눈치 챌 수 있었지, 너 역시 나를 의식하길 시작했음을.


어느덧 니가 나에게 다가와 물었어



"넌, 왜 자꾸, 나를 보는 거지?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들어.."



난 이렇게 말했어, 아마, 넌 내가 정신이 나갔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거야.



"하하하, 나도 모르겠어, 하하, 너를 연구하고 있다고 해야할까나, 후훗, 정말 모르겠다, 모르겠어, 알게되면 말해줄께. 정말이야."



그리고 난 그냥 여유로이 교실을 나가버렸어. 의아해 하는 너를 놔두고서.



2



2학년 1학기가 지나고 난 점점 빠른속도로 내리막길을 걷는 날 어쩔 수 없었어. 친구들은 책상에 앉아 제 나름대로의 꿈을 키워갈 때, 난 복수심을 키웠어. 내 영혼을 억압하는 어떤 틀에 관해서. 그 보이지 않는 관념을 향해서.



난 점점 눈물이 많아지기 시작했지. 남자가 우는 게 부끄럽기도 했지만 날 슬프게하는 상념은 내가 떠올리려고 떠오른게 아니라, 스스로 떠오르는 것인 걸. 어쩌겠니.



그리고 드디어 일이 터지고 말았지, 난, 시험중간에 날라버렸어! 영산강 물결이 되기 위해서, 갇히지 않는 강바람이 되기 위해서.



그러나 세상 일이란. 내 뜻대로만 되는게 아니더군.



난 영산강 물방울은 커녕, 뚜껑닫힌 생수통 물이 되어 돌아왔지.



난 어쩔 수 없이 인정했지. 지금은 내 스스로를 속여야 하는 때라고, 가끔은 참을 줄 알아야 한다고.



그리고 그 지루함을 견디기 위해 너에게 더 몰입했지. 늘 의문의 돌이 일으킨 내면의 호수속 파동을 바라보면서.



아! 아! 대체 난 왜 결국은 너를 향하게 되는 거지, 대체 너에게서 무엇을 찾는 거지!



난 꼭 알아내기로 결심했어, 그 이유가 내 내면의 울림들과 어떤 관계성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거든. 그리고 그 이유를 알아야만 스스로에 대해  상실한 퍼즐조각을 찾아낼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어느 날, 난 여느때처럼 밤안개 속을 걸으며 내 운명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지. 그 때, 짠! 하고 영감이 떠 올랐어. 바로 시의 소재가 될 영감이 말이지!



난 곧바로 미친듯이 기숙사로 달려가 내 책상에 앉았어.



그리고 노트를 펴 순간의 광명을 풀어적었지.




시 제목 : 너를 떠나며.





 차분한 머릿결의 소녀여,


 흔들림 없는 눈동자의 소녀여,



 너의 집은 산들바람이 가벼이 들꽃을 흔드는


 푸르른 목장 위,



 지금, 넌 집문 밖에서


 나에게 말하고 있다.



 머무르고 싶다면 머무르세요


 당신의 인형이 될게요



 아, 사랑스런 소녀, 나의 꿈이었던 소녀


 한 걸음에 달려가


 너의 그 떨리는 입술에


 키스를, 끝나지 않는 키스를



 오, 안돼, 그만


 소녀여, 제발 멈춰주길



 지금은 떠나야 할 때


 그대가 찾아오지 못할 곳으로


 어둠과 추위와 배고픔의 숲속으로



 그러기에 소녀여


 이젠 진정 말하노라


 '안녕'이라고


 '영원한 안녕'이라고



 너의 이름은 '안정'


                           


 내 이름은 '운명'이기에




----나중에 이 시를 글틴에 올렸지만, 우리 친절한 이윤설 시인님은 관심도 없더군, 하하, 하지만 뭐 괜찮아. 글을 쓴다는 건 자아를 향한 걸음이지, 남으로부터의 인정이 아니니까.----^^



아무튼 그 뒤, 시의 마지막 두 구절은 내 입에서 늘 습관적인 중얼거림이 되었어.



너의 이름은 '안정', 내 이름은 '운명'!



아! 영원히 내 것이 아닐 소녀여!  그대를 영원히 떠날 나를 원망하지 마세요. 나의 서글픈 운명이 나에게 그리하라 하는 걸요.



그래, 이 시를 쓴 뒤 느낀 내 운명에 대한 더욱 강해진 확신은 나에게 소중한 발견이기도 했지만 분명, 가슴아픈 것이기도 했어.



난 서서히 마음을 다잡기로 했지.



이 과정에서 내가 시노트에 옮겨 적은 시가 윤동주님의 <서시>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그래, 나도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지, 즐겁게,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게 되더라도, 왜냐구?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울테니까.



그리고 드디어 마음이 고요해진 아침.



난 일찍 일어나 밥을 먹은 뒤, 남들이 잘 다니지 않는 복도에 갔어. 그리고 창문을 열어 하늘이 더욱 투명하게 보이도록 했지.



그러고 나서, 뭘 했냐고, 걱정마, 뛰어내리려고 연게 아니니까.



난 기도를 하려 그랬던 거야. 창문을 열어 하느님께 내 목소리가 바로 들리게 하도록 그랬던 거야.



평소엔 나 역시 읇조리는 식으로 기도를 하지만 이번에 달랐어, 난 대화체로 기도를 했어.


꼭 하느님이 내 바로 앞에 계신거라고 믿으며.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면서 말야. 아마 하느님 귀가 꾀 아팠을거야.



기도를 하고 나니, 기분좋은 느낌이 들더군. 몸이 무쇠처럼 단단해지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 그러나 분명한 건 스스로가 해야할 영혼의 투쟁을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을거라는 것, 그 것을 깨달았다는 거야.



그렇게 난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실에 들어갔어.



바로 그 때 였지, 난 교실 문 밖으로 향해 스쳐가는 널 보았어.



픽! 순간! 나와 너의 눈은 마주쳤고, 넌 역시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계속 걸어갔지.



그리고 알았지, 바로 너였다는 걸. 산들바람이 가벼이 풀을 흔드는 푸르른 목장에 집을 짓고 살던 여자가 너였다는 걸. 바로 너의 이름이 '안정'이었다는 걸. 그게 바로 내가 널 향해있었던 이유였다는 걸.



그러나 어쩌지, 이미 난 어둠과 추위와 배고픔의 숲속 한가운데 도착해버렸는걸.


난 이미 나약한 자아를 넘어선 자아가 되버렸는 걸.



푸하하! 푸하하!



이런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왔지. 정말 미친듯이 웃었지. 가을하늘보다 개운하게 웃었지.



알고보니, 너 나를 꾀 괴롭히고 있었더구나.



후훗, 이제 됬니? 이제 알겠니? 이 긴 생머리의 차분한 눈빛을 가진, 전형적인 동양풍의 여자야! 그러나 더 이상 걱정하지 말도록, 앞으로는 가끔 내가 너와 눈을 마주치더라도 예전같은 불안한 눈빛으로 마주하진 않을테니까! 약속해!



방금 달력을 보니 오늘이 11월 25일이구나, 이제 곧 겨울이겠구나. 그리고 난 떠나가겠구나.



그 전에 이 모든 걸 너한테 고백하고 떠나긴 해야 할텐데, 나만 이유를 알고 떠나는 건 무례하니까 말야, 아! 마침 내 생일이 12월 21일이구나.



좋아, 그 때, 이 편지를 내 자필로 예쁜 편지지에 깨알같이 옮겨적어 선물할께.



답장을 써야하냐구? 됬어, 그럴 필요 없어, 아니, 그럴 수도 없어, 너의 편지를 배달하는 우체부 아저씨는 나를 결코 찾을 수 없을 테니까. 수신란에 주소가 없을 테니까.



왜냐구, 하하하..



난 바람이 될거니까. 자유로운 바람이 될거니까.



아, 방법이 있긴 하구나. 그 편지를 종이 비행기로 접은 뒤, 너의 그 가늘디 가는 팔에다 잔뜩 힘을 주고, 하늘로,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로 날리는 거야.



어때, 멋지지.







그럼, 이제 진정 말하노라, 안녕이라구, 영원한 안녕이라구.






33333 이번에도 잡다하군요, 전 과정을 쓰다보니까 그렇게 되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33333333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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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가 함께하는 삼겹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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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끝의 자유
  • 2007-01-23
그 놈이랑 영화관에 가다 (다시

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제가 작년 말에 썼던 글들을 제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삭제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올리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글들 읽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글틴은 저에게 언제나 좋은 쉼터가 되주었습니다.그리고 구름빵님.. 이 일은 제가 오늘 날짜로 관리자님과 협의하에 한 일입니다. 당황하셨다면 죄송.. 그리고 언제나 감사합니다.^^ 그리고 투쟁자..곧 완성됩니다. 마지막 편에서 의견들 많이 달아주세요. 그리고 첫 번째편 추가된 부분 안 읽어주신 분 꼭 읽어주시고요. 첫 번째 에세이가 수정된 걸 모르시고 댓글을 다신 것 같은 분이 있어서.. 그럼..Always Thank You For Reading.  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          그놈이랑 영화간에 가다 (제2원칙)그놈이랑 영화관에 가다어렸을 적부터, 영화에 미쳤던 나는 연기파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가 상영하고 있다거나 비디오가 출시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시간이 있든 없든, 돈이 있든 없든, 꼭 봐야만 성미가 풀리곤 했다. 예를 들어 내가 존경하는 설경구씨나 안성기씨가 출연하는 영화가 개봉했다하면  理由不問(이유불문)하고 영화관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마침, 우리 집 앞에는 규모는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영화관이 있었고, 난 종종 용돈을 모아 심야프로를 혼자 보곤 했다. 그러나 이런 습관은 어떤 계기로 인하여 내 삶 속에서 자취를 감추었는데, 그 계기란 것이 참으로 우스우면서도 내 자존심을 박박 긁어놓는 것이었다.그 날,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개봉작은 ‘홀리데이’였다. 여느 때처럼 어머니가 11시를 넘어서 코를 골기 시작하자 난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어둠 속에서도 난 부랴부랴 추리닝을 걸쳤다. 거기에 막노동꾼이나 입을 어묵냄새 나는 잠바를 덧입었다. 그리고 지갑을 챙긴 채 영화관으로 향했다. 슬리퍼만 신은 맨발의 청춘으로. 아마 그 때의 내 차림은 생활백수의 ‘일구’를 부르는 개그맨과 비슷했을 것이다. 난 신호등을 건너 심야고객을 기다리는 영화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매표소에서 급하게 넣느라 구깃구깃해진 지폐를 꺼내 ‘홀리데이’의 표를 주문했다“두 장요?”“한 장인데요.”“아, 네”꼭, 두 명 올 거라 생각한다니까. 솔로에 대한 이해가 없어요. 이해가. 예상대로 자석은 텅텅 비어있었다. 한 열명쯤이나 있었을까. 난 객석 정 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어디선가 나를 두고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저 새끼, 내가 아는 새끼야.”“어, 정말? 진짜 깬다.”“저 새끼, 나랑 친했어. 중학교 때, 그 때도 칠칠맞았지.”“그래도, 밤에 혼자 영화나 보러오고, 그것도 추리닝에 맨발 슬리퍼...”아! 이 익숙한 목소리.이것들이, 나는 뒤를 바라보았

  • 펜끝의 자유
  • 200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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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니가 벌써 그립다....!!!..... 그 땐 왜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을까..

    • 2007-01-30 11:28:07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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