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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퇴고)

  • 작성자 눈금실린더
  • 작성일 2024-04-12
  • 조회수 181

비가 오지 않았다   내내

방안에 있는 동안


창문에 자외선이 맞부닺히는 소리만 났다


바닥에는 말라붙은 모래알들


바스락거리고

그것들로 시간을 가늠했다


 세고 나면 비가 오겠지 너의 창문에는 유리가 깨져있고

조각들은


 다른 시간이 되어 흘러 내렸다 나에게


*


가시를 뻗은  손을 잡아줘

조각이 박힌

조각나 버린


 어깨를 잡아줄게


의미 없는 짓이라는  알아


*


아직도 비가 오지 않는다


*


그러니까 이런  없이도 살아갈  있다는 건지


*


너는 내가 물을 사랑하는 식물이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나도 그랬지


*


자외선이 적외선으로 바뀌는 경계에서 나는 메말랐다


눈금실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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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

그때 다시 적기로 하자 너와 내가 여행 계획을 세웠을 때그렇게 말했었다 확실한 게 하나 없어서종이 위에는 바스락거림궤적우리의 이동 경로는반원을 그리는 것으로어떠한 마음이 드냐고 물으면 괜스레 지도만 접었다 피기를 반복했다너는 어떤 마음이 들 것 같니나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을 기대하지 못해꿈은 숨처럼 부서질 수 있고 그렇기에 우리가 숨 쉴 곳을 찾는 것은이번 여행의 목적지가 될 수 없다고 적었다작은 x 표시가 늘어날 때마다확실함은 증가하고 있는 걸까적을 것은 많은데적어야 할 것은 많은데잉크가 너무 많은데*무엇 하나 없는 기분이라면

  • 눈금실린더
  • 2024-04-25
선인장

그러니까... 사랑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에요? 정말로? 나는 그런 걸 믿지 못하겠어. 미지수에 0을 대입하는 것 같이. 의미 없는 짓들. 그래도 가끔 나를 안아줘요. 살아가는 것과 사라지는 것 사이에 메말라 죽어가는 내 얼굴이 보이지 않나요.

  • 눈금실린더
  • 2024-03-30
껍질의 감각

때로는 우리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육체보다 단단할 때가 있는 것 같다녹아내린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당신이 보이지 않아서 발목에는 가는 산성비가 내리는 것 같고차오르는 것만 같다 우산이 없었고 표면은 점차 축축해졌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산소의 향 팔목을 따라 흘러내리고 공깃방울처럼 떠오르는 생각들이 톡 톡 톡 나를 터트리고 지나갔다 녹아갈 것 같은 마음으로이산화탄소를 내뱉고 * 얇아진 표면으로느리게 미소지었다 그 모든 껍질의 감각이 행복해서 녹아내릴 것 같았다….

  • 눈금실린더
  • 20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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