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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면

  • 작성자 차윤
  • 작성일 2024-04-19
  • 조회수 118

불어버린 마음 사이로 무언가가 휙휙

뒤를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는 온통 흑백인 세상

그게 내가 사는 곳이다


머릿속에서 지나간 일들을 생각하며 우물 속에서 발버둥을 치다보면

누군가 나를 부라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고

고통만이 남는다

상처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하나 둘 더 생긴다

거울을 보면 난도질 되어 있는 한 소녀밖에


습도로 꽉찬 세상은 흐리기만 하고

지구는 씩씩 거린다


불어버린 여름은 가장 미화되기 쉬운 계절

내 마음에 눌러붙은 채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 계절

그리고 내가 버린 계절


여름이 오면 내 그림은 더욱 선명해져

징그러워

너도

나도 

벌레도

세상도

징그러운 곳에 사는 우리인데 어떻게 징그럽지 않을 수가 있겠니

차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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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헤어지고 얼른 여름이 오길 빌었다가벼운 바람이 불면 무거웠던 내 마음도 가볍게 날아가버릴 것만 같아서시원한 바람이 불면 내가 가진 무게들이 별 것도 아닌게 될 것 같아서그래서 그랬다그래서 상처가 난 마음엔 항상 밴드를 붙이고 다녔고그 끝엔 오해와 의심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여름은 치유의 계절이다겨울에 받았던 상처들을 여름이 몽땅 가져가버린다그래서 여름은 미화되기 쉬운가 보다여름은 익사하는 계절이다그리움에 구멍 난 마음에는 빗물이 고여있고빗물에는 내 상처가 비추어지고 있다어쩌면 비가 아니고 눈물일지도그래도 괜찮다상처가 난 곳에는 아가미가 생겼으니 난 물 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다

  • 차윤
  • 2024-05-09
적막

입이 달리지 않은 우리는 가능과 불가능 사이에서 사랑을 말한다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랑을 말한다입이 달린 이들은 말하는 방식으로만 사랑을 말한다그래서 그들의 사랑은 믿을 수 없다눈에 보이지 않으니까느껴지지 않으니까허공의 공기와 함께 날아다니니까입이 달리지 않은 우리는 단 한번도 사랑을 말해본 적이 없다사랑을 들을 수 없다그저 서로의 목을 끌어안은 채 죽어간다말의 무개를 잴 수만 있다면허공을 떠도는 공기의 무개를 잴 수만 있다면

  • 차윤
  • 2024-04-27
패스트

과거는 멀고 미래는 가깝다벌레는 자꾸만 나를 갉아 먹고하늘을 올려다보면 셀 수 없는 별들이 있는데그건 신들의 눈이야지독한 암흑 속엔 언제나 강한 빛이 숨어 있어바람의 한가운데는 곧 과거의 한가운데자꾸만 바람에 휘말려도로시가 된것같아내 집은 희망을 담았고내 집은 꿈을 담았어집은 송두리째 뽑혀 하늘울 선회하고결국 난 꿈과 집을 모두 잃어버리지그러니까 우리 지름길로 가지말고 원래대로 가자원래의 길엔 보지 못했던 꽃이 숨겨져 있을 수 있어 자꾸 멈춰서 뒤 돌아보지 말자계속 가다보면 너가 잃어버린 꿈과 집이 있어

  • 차윤
  • 202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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