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익어서 여름
- 작성자 별바라기비
- 작성일 2015-08-31
- 좋아요 0
- 댓글수 1
- 조회수 152
간지러운 기분에 웃고 말았어요.
바람만 불면
한들한들 흔들거렸지요.
한없이 가벼워지는 기분이
참 좋았어요.
그런데, 봄은 순간이군요.
언제나 아름답고 가벼울 것만 같더니
무거워진 꽃잎들 떨어져 내리고
품어진 멍울
주체 할 수 없이 부풀어
빨갛다 못해 꺼멓게 익어가요.
타들어가는 햇살
버찌가
달짝지근하다…….쓰네요.
왼쪽 가슴 언저리 검게 자국이 남아있어요.
추천 콘텐츠
조그마한 옥수수 알들은 커다란 초록색이 되고 싶다.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제 속에 꽉 찬 자식들을 기르고 싶다. 옥수수 알들은 프라이팬에 담긴다. 프라이팬은 옥수수 알들을 달군다. 지글지글지글지글 열 받게 한다. 한 알의 옥수수 참다 참다 야 소리를 쳤다. 그 소리와 함께 하얗게 터져 조금 큰 옥수수 알이 되었다. 그렇지만 역시 그리고 그리던 거대의 개념은 아니다. 야 야 야 야 야 참고 참던 옥수수 알들이 소리를 쳤다. 수많은 조그마한 옥수수 알은 수많은 조금 큰 옥수수 알로 변한다. 경박하게 이리 튀고 저리 튀어 다닌다. 프라이팬은 입을 압 다물고 열만 지글지글 준다. 가슴 속 사랑 희망 생명 바싹바싹 말라간다. 싫어. 싫어. 싫... 야!!!!!! 파삭파삭 슬픔마저 건조해 텅 빈 옥수수 알들 이 달구어진 공간에 슬픔 적셔줄 사랑 희망 생명 같은 건 없다. 포근한 대지란 없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옥수수 알은 난리를 피운다.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슬퍼우울해짜증나파삭파삭건조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팝콘 이런 걸 먹으니 속이 안 좋을 밖에
- 별바라기비
- 2015-07-09
꽃잎들은 꽃받침에 매달려 새하얗게 질려있다. 떨어지면 안 돼. 떨어지면 그 아래 콘크리트 바닥 떨어진 꽃잎들 어색하게 엎드려 있다. 창피하고 부끄러워 붉디붉다. 빵빵 자동차 와글와글 사람들 짓밟고 간다. 노력하지 않아서 떨어진 거야 떨어지면서 붉어진 꽃잎들 딱딱하고 차가운 바닥에 더욱 붉다. 한 장 한 장 고이 주워 옥상으로 갔다. 하늘 하늘 날아라, 상처들 여기는 괜찮아 바람이 너흴 물로, 뭍으로 부드럽게 어르어줄 곳 대려다 줄 테니 차가운 비웃음이 아닌 따듯한 참웃음이 반겨줄 곳 그곳으로
- 별바라기비
- 2015-06-12
화가 식고 나면 쓰라림 이상의 것이 아프다. 썩은 심장을 도려내야한다는 듯이
- 별바라기비
- 2015-06-03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시가 깔끔합니다. 버찌가 익어가는 게 상상이 됩니다. 벚꽃이 피고 지면 푸른 열매가 익어가죠. 그런데 제목을 '봄 익어서 여름'이라고 해서 시적 대상을 너무 광범위한 언어로 포괄시킨 게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왼쪽 가슴 언저리 검게 자국'이 남았다는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버찌가 꺼멓게 익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요. 또한 '간지러운 기분에 웃고' 말았다는 화자, '기분이 참 좋았'다는 화자가 특징적으로 잘 드러나면 어떨까 싶어요. 벚나무의 입장에서 시를 썼다 해도 별바라기비 님만의 특별한 벚나무였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문득 장석남 시인의 시편들이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