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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발하는 감정을 잡는 건 미련일까

  • 작성자 코스모스
  • 작성일 2020-08-31
  • 조회수 405

한 여름 뙤약볕 내리쬔 아스팔트가

밤 공기에 서늘하게 식어가는 것 마냥

 

부대끼는 대화 사이에서 오고 간

저만 아는 여럿의 감정들은

새벽이 되면 차게 식어 마음

그 언저리에 자국을 남긴다

 

아스팔트를 사이에 둔 빌딩의 창에

뿌옇게 습기가 드리워진다

닦아내면 그만이지만

 

시리게 남겨진 자국이

또다시 느껴진다면

두 눈에 차오르는 건 닦아도 닦인 게 아니다

 

가을을 뚫고 지나가는 아스팔트 위

여름의 흔적이 슬쩍 증발하고 있는데도

그 길 위에서 자국을 감싸며

증발하는 감정을 잡는 건 미련일까

아니면 그것 마저도 가을일까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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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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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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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모스
  • 202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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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국

    안녕하세요, 코스모스님. 시 잘 읽었어요. 특정한 이미지를 중심으로 시를 끌고 가려는 것 같네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정황 설정이 진부한 느낌이 강하네요. 빌딩의 창에 차오르는 습기와 두 눈에 차오르는 습기를 연결지을 만한 감정적 선이 있었으면 해요. “자국”이라는 시어가 반복해서 사용되는데 마음의 자국, 흔적을 창에 꾹 찍어보았으면 좋겠어요.

    • 2020-09-03 15:52:18
    이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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