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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수정)

  • 작성자 코스모스
  • 작성일 2020-09-05
  • 조회수 298

튕겨져나간다

 

 

갈대를 꺾는 말, 입에서 입 사이로

겨우살이 마냥 미세하게 요동치던

유일한 꿈을 흔드는 말이

 

 

여러번 몰려와 버티기도 벅찬

나를 흔들고 깎는 태풍 바람이

이 뒤에선 그저 나비의 날갯짓에 불과하다

 

 

이제는 아무 의미 없는 말들이

이어폰 밖으로 조금씩 튕겨져 나가면

나도 모두도 고요를 되찾는다

 

 

좋아하는 소리만 모아놓은 듣기 좋은 것들

두 귀에 꽂아 넣으니

미세한 잡음 하나 없이 편안하다

 

 

양 귀를 타고 속을 후벼팠던

시끄러운 것들 사이에 홀로

나를 곧게 만드는 말들과 함께 어우러져

 

 

피가 나고 멍이 든 온 마음을 잠시라도

떨지 않게 가득 채워줍니다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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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여름밤

바람이 서성이는 자리 싱그러이 부딪히는 나뭇잎의 속삭임   시원하게 식어가는 땅 위 흩날리는 꽃내음과 풀내음   달이 빛으로 가득 품은 마당 가득 채워지는 풀벌레들의 노래   익숙해질 적 눈이 데려가고 보고싶어질 적 해가 데려오는 매번 다른데 같은 여름밤      

  • 코스모스
  • 2020-08-31
증발하는 감정을 잡는 건 미련일까

한 여름 뙤약볕 내리쬔 아스팔트가 밤 공기에 서늘하게 식어가는 것 마냥   부대끼는 대화 사이에서 오고 간 저만 아는 여럿의 감정들은 새벽이 되면 차게 식어 마음 그 언저리에 자국을 남긴다   아스팔트를 사이에 둔 빌딩의 창에 뿌옇게 습기가 드리워진다 닦아내면 그만이지만   시리게 남겨진 자국이 또다시 느껴진다면 두 눈에 차오르는 건 닦아도 닦인 게 아니다   가을을 뚫고 지나가는 아스팔트 위 여름의 흔적이 슬쩍 증발하고 있는데도 그 길 위에서 자국을 감싸며 증발하는 감정을 잡는 건 미련일까 아니면 그것 마저도 가을일까

  • 코스모스
  •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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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것이었으면 흔한 것이었으면 오늘을 펼친 햇살 한 장과 오늘을 덮을 달빛 한 장이   흔한 것이었으면 흔한 것이었으면 닿으면 속이 파래지는 바다와 맞대면 눈이 허예지는 하늘이   흔한 것이었으면 흔한 것이었으면 마음을 뛰게 해주는 꿈과 그 꿈을 갖고 있는 내가   흔한 것이었으면 흔한 것이었으면 이리도 간절하게 붙잡고 싶어 할까

  • 코스모스
  • 202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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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국

    수정본인데 뭘 수정한 것인지 원본이 검색되질 않네요. 이 시의 관건은 이어폰이라기보다는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것들을 통해 잠시 잠깐 마음의 고요를 얻는 상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느냐겠어요. 그런 점에서 음악이 아니라 이어폰 자체를 활용하는 구체적 행동이 앞뒤의 정황을 통해 의미를 획득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지 않을까 싶어요. 감정적인 표현들을 제거하고 구체적 상황들로 정황을 만들고 그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화자의 행위를 통해 편안한 상태를 갈구하는 양상으로 시를 퇴고했으면 좋겠습니다.

    • 2020-09-06 23:43:43
    이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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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모스

      작년 초고작이라 창피해서 지웠는데 그냥 둘 걸 그랬어요. 죄송합니다. 사실 수정할 때 더 구체적으로 이어폰을 활용한 방어책을 그려내고 싶다고는 생각했으나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서 뒀습니다. 이제는 제대로 마주해보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 2020-09-07 00:32:12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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