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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오나이트

  • 작성자 sq
  • 작성일 2006-01-27
  • 조회수 3,338

 

오밤중에도 원색에 익숙해진, 오,

새하얀 윤니, 빨갛고 파랗고 노랗고 어둡고

지저분하고 그렇고 그런

색에 하얀 얼굴을 담근 채로 요랬다 저랬다

요랬다 저랬다

고갤 흔들고 있다, 윤니의 눈길은

차갑다, 뜨거운 네온사인에 맞부딪혀 도저히 더

이상 뜨거워 질 수가

없다, 오,

가엾은 유운니.

아픈 눈을 감싸쥐고 내달린다, 아니 그런데

과연 그녀는 어디로?

그녀의 쉴 곳은 어디에?

 

sq
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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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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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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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q
  • 200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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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시보다 대화가 더 좋군요. 이러면 막사발님이 실망하겠죠? 그런데 이번 시는 조금 덜 여문 느낌이네요. (이제 글틴에 진짜로 물이 오르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솔직하고도 격조높은 대화의 장으로도 활용되기를 ~)

    • 2006-01-31 23:04:43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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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관리자

    아니 이곳이 채팅방이 되어 버렸네용! ㅎㅎㅎ, 에이 어서 채팅방을 꾸며야 할텐데...

    • 2006-01-28 20:54:33
    웹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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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ㅋㅋㅋ 저두 어머니께서 새우버거를 사오신 관계로+_+)/ 이만 가봐야겠네요. 다들 즐거운 하루 되시고 풍요한 詩想하셔요^^*

    • 2006-01-27 22:46:06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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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빵우님 자꾸만 댓글을 수정하는 행위를(?) 하고 계시네요.. 키키 안녕히 가세요~ ㅠ.ㅠ 저도 그만 가봐야겠습니다, eggggg.. 모두 안녕히 주무시고, 즐거운 설 되세요~

    • 2006-01-27 22:45:03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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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에구... 들락날락, 정신 없네요. 저도 이젠 그만 접고 나가야 할 듯... 상사화님, 막사발님, 낮달님... 좋은 꿈 꾸시길...!!

    • 2006-01-27 22:44:57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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