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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주 장원 수정 (제1부+제2부

  • 작성자 불가사의한 Y양
  • 작성일 2006-08-25
  • 조회수 6,244

 

<8월 14일 - 8월 20일>



이번 주에 주장원으로 선택한 두 편입니다.




바람소리 


                        후경



불경기에는 공장들이 돌아가지 않는다.


바람과 악수하고픈 여름

아버지와 함께 온 곳은

백합이 검은 천들에 숨막혀

친구 찾아 헤맨다.


가는 내내 눈물만 글썽이다

눈물은 오고간데 없고 문밖에서만 서성이며

멀리서, 작업복 입은 아저씨사진 한번 보시더니

울부짖는 담배연기 한가득 올리신다.


문사이로 흰 옷 입은 두 사람이

만나지 못해 서로 바라만 본다.


바람이 불어 한번 와락 껴안았으면 하는

아버지의 짝퉁바람소리공장만

불경기인지도 모르고 자꾸만 돌아간다.





생활 


             思想  


비도 그쳤는데 왜 나왔을까

지렁이 한 마리

자전거 바퀴 자국이 모가지 깊이 파여있다

가로수를 지탱하는

몇 줌의 흙 안에서

그 모가지로 기어다녔겠지

내부로 들어가면

항상 허기진 목구멍 너머로

지렁이의 집,

지렁이가 피운 밤꽃도 있으려나


땅에 바짝 붙어

긴장으로 목을 가누는

가장들, 가장의

목숨들.


  발표가 늦어진다고 관리자 불가사리 Y군께서, 매일 조석으로 갈구는 전화를 해대는 통에 지렁이처럼 몸을 질질 끌며 밭을 갈던 Y양은, 밭에서 아주 싱싱하고 탐스런 두 편을 힘껏 뽑아 두손으로 바치옵니다. 아직 사래긴 밭이 끝없이 펼쳐져, 동창이 밝아올 때까지 굽힌 허리를 펴지도 못하고 쟁기질을 계속 해야하오니, 글틴들이시여 죄없는 자, 저에게 돌을 던지십시오. (아얏 아얏 아얏 돌던지는 애, 이름 다 적어둘테다!)


자세한 심사평은 To be contiue~~~~~~~


===============================================

 

<제2부>



  이번주에 눈길을 잡아끌었던 작품입니다. 눈길을 끌었다는 것은 이런저런 이유가 있습니다. 타의모범이 될 만한 훌륭한 작품,이라는 착각을 해도 좋으나 쓴 사람의 이제까지 발표해온 시들의 맥락에서 이번 주 작품은 짚고 넘어갈 점이 있겠구나 싶은 작품, 혹은 이 친구는 계속 똑같은 지점을 맴돌고 있는데 그 지점이 무엇인지 말해주고 싶은 작품, 혹은 점점 더 계단 밑으로 굴러떨어지고 있는데 더 굴러떨어지다가는 다리 부러질까 싶어 붙잡아주고 싶은 작품 등등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만약 작품이 언급이 안되었다면, 자신의 작품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주위의 친구들에게도 조언을 구해보길 바랍니다. 다들 자신의 시는 못 봐도 다른 친구의 작품은 어쩜 그리 잘 보는지요. ㅎㅎ


버나드쇼<그리움><유성> 방랑자슬픔<시골댁> 언덕위의 고양이<불> 思想<시계> <생활> <둥치> 후경<바람소리> 사비야<황후의 물> 버찌<물고기> 레몬섬<위대한 아버지> 비연<하루> 마틸다<이별의 사이에서> 연필로그린별<[.com]> 시와웃음<버림받다> 블르곰<거울안의 남자> 도휘<고록>


후경의 <바람소리>는 시적정황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온 곳은/백합이 검은 천들에 숨막혀/ 친구 찾아 헤맨다.> 이 구절만으로 그 곳이 어디인지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한참 곰곰히 생각해보아야, 아버지와 함께 어느 공장 노동자의 장례식에 간 이야기라고 읽힙니다. 앞부분에서 확실하게 틀잡아주는 중심 공간이 있어야할텐데 그것이 모호해서 시가 자꾸 겉돕니다. <눈물은 오고간데 없고 문밖에서만 서성이며> 어떤 문인지 이 또한 정황이 불분명하니 나머지 시행의 이미지들 <문사이로 흰 옷 입은 두 사람이/만나지 못해 서로 바라만 본다.>가 발딛지 못하고 역시 추상적으로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경의 <바람소리>는 모호하지만 아련한 정서를 느끼게 합니다. 마치 사막을 걷다가 뿌옇게 가려진 모래바람 속의 신기루를 보는 듯한 정서입니다. 이 친구는 감성적인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상에서 약간 2센티 정도 발을 떼고 있는 정서인데, 이 거리는 아주 좋은 거리입니다. 지금 당장보다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자신 혼자만 아는 머릿속의 그림을, 모호한 정서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시적정황에 신경을 쓰면 좋겠습니다. 키다리 미스터 후경!


思想의 <생활>은 시와 제목이 잘 어울렸습니다. 그동안 글틴들의 시 제목에 대해 뭐라고 한마디 쯤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시 자체의 함양에 더 힘쓸 때라, 테크닉이라 할 수 있는 제목붙이기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는 자전거에 목을 밟힌 지렁이를 보며, 가장의 모습과 연관지어 썼습니다. 모가지-목구멍-목숨들 이라는 연결이 ‘가장’과 적절하게 어우러지며 설득력을 확보했습니다. <지렁이가 피운 밤꽃도 있으려나>같은 구절도 좋습니다. 가장의 불행한 이미지도 있겠지만, 가장이라는 힘겨운 삶 속에서 피워올린 꽃같은 아름다움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이 시행이 단 한줄로 끝나버려서 좀 아쉽습니다. <밤꽃>이 뜬금없고 오리무중 혼자 공중의 풍선처럼 떠 있게 된 형국입니다. 가장의 아름다운 긍정성을 대변하는 밤꽃을 받쳐줄 앞뒤 시적 이미지들이 있었으면 합니다. 思想의 발견!



그리움


                        버나드쇼 


달을 자세히보면요

달끝에, 달빛과 달사이에

누군가의 그리움이 걸렸어요

그건 무지 어두운 색이예요

너무 어두워 밤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달의 그림자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분명 그리움이예요

제가 걸어논거거든요

그리고 당신이 걸어논거거든요

먼 옛날부터 당신과 내가

흘린 눈물을 바람이

바람이 슥 훔쳐가

가지고 다니다가 언젠가

검은 보석처럼 변하면

달에 가서 걸어놓거든요


기억해주세요

달언저리와

달빛 사이에

어둠은

바람에게 도둑맞은

저의 그리움




유성 


               버나드쇼


수화기는 분명 음성만 전했지만

나는 보았다

뿌연 어둠이 깔린 공원에서

벤치에 주저앉아

산책하는 아줌마들 몰래 몰래

매미의 울음 속으로 들어가

흐느끼는 소녀

그녀의 볼따구를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

아둥바둥 매달린 투명한 별조각


찾아간 공원은 별들의 무덤이였다

떨어지지 않으려 발광하는 별의

아슬아슬한 몸짓을 바라보다가

땅바닥에 떨어진 매미의 시신을 밞았다

바삭하는 소리가 허무했다

바람이 매미의 묘를 세우고 사라졌다


허나 나는 그녀의 묘비를

그렇게 섣부르고 공허하게 세울수 없었다

경건한 의식을 치루는 순례자의

발걸음으로 살며시 다가가자

그녀의 머리가 픽하고 안기더니

가슴이 젖으며 별이 떨어졌다


매미가 매앰- 매앰- 부르는

축축한 육성의 진혼곡 사이로 난

별의 사체를 들고 내 안으로 들어가

묘비를 짓고 위에 시 한편을 적는다

반짝, 유성 하나가 떨어진다


  버나드쇼는 왠지 필명때문에 독설가일 거 같았는데 시를 보니, 낭만적이네요. 이번주에 올린 두 편의 시에서 제가 주목한 점은 버나드쇼의 상상력입니다. <그리움>의 경우, 자칫 유치뽕 연애시가 될 수도 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발상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달빛과 달 사이에 걸어놓은 것, 바람이 나와 당신의 눈물을 훔쳐 보석으로 만든 뒤에 걸어놓은 그것이 그리움이라는 상상력이 재미있습니다. 파란펜으로 쓴 ‘그리움’이라는 시어때문에 너무 뻔해져버렸다는 게 치명적이긴 합니다. 그리움 대신 <달>과 관련된 다른 대상을 사용해서 그리움을 나타내야함에도, 제목부터 정답은 이거다, 라고 지정해버려서 연애시로 축소되어 읽힐 수 밖에 없습니다. 제목과 그리움, 이라는 시어를 수정하면 좋겠습니다.

  버나드쇼의 다른시<유성>에서도 이 친구의 시적 상상력의 능력을 읽을 수 있습니다. <매미의 울음 속으로 들어가/흐느끼는 소녀/그녀의 볼따구를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아둥바둥 매달린 투명한 별조각> <찾아간 공원은 별들의 무덤이였다/떨어지지 않으려 발광하는 별의/아슬아슬한 몸짓을 바라보다가/땅바닥에 떨어진 매미의 시신을 밞았다/바삭하는 소리가 허무했다/바람이 매미의 묘를 세우고 사라졌다> 같은 시행은 아주 좋습니다. 매미울음과 그녀의 눈물, 별 등이 서로에게 교집합처럼 겹치면서도 독립되어 <유성>의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상상력은 아주 멀리 공처럼 던지더라도,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이어야합니다. 버나드쇼의 상상력은 아직 정제되어 있지 않으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불 


                언덕의고양이


1


달이 눈물에 진다

불은 아직도 향을 갉아 먹으며

죽어간 노인을 추모한다


2

새벽녘에 되어서야

화장터의 불은 꺼지고

구부정하게 굽은 뼈들이

우두커니 드러났다


밤새도록 노인의 시체는

탔다

밤과 시체를 살라 먹었던 불꽃은

그의 외로움까지 태웠을까


휘어버린 척추, 

세상에 남고자하는

갈고리같은 모양새에


그의 생애는 어땠을까

애달픔이 꿈틀댄다


3.

사람들은 함께

뼈를 주워담기 시작하고


나는

끝내 나타나지 않는

노인의 아들과

마지막만 황홀했던

그의 생을 곱씹어본다.



  하도 오랜만이라, 언덕위의 고양이가 너무 반가웠습니다. 고운정은 금방 사라지고, 미운정이 오래 남는다더니 저에게 ‘사악한’이라는 주홍글씨를 달아준 언덕위의고양이가 반가울줄이야 줄이야 줄이야. 시도 한층 발전했군요. 시어도 정제되어 있고 일련번호를 붙힌 의도도 비교적 잘 살아났습니다. 영화의 씬처럼 각 장면이 시간에 따라 각기 독립되어 읽히면서도, 모아서 읽으면 하나의 이야기로 읽힙니다. 이렇게 장면을 씬 별로 보여주는 방법에서는 최대한 작자가 대상과 거리를 유지해야 ‘보여주기’가 살아납니다. 그야말로 카메라처럼 취사선택한 장면만을 ‘보여주기’ 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 묘사가 중요하지요. 파란펜으로 표시한 부분은 작자가 일껏 보여주기를 했다가 사족처럼 설명해버려서 김이 빠지는 경우입니다. 언덕위의고양이가 다음 시에서는 사족을 뺀 멋진 묘사시를 써준다면, 그간의 찍힘에서 영원히 벗어나 구원받는 특혜를 하사할지도 모릅니다. ^^


  사비야는 버찌처럼 상큼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입니다. 그런데 제가 한 대상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라고 주문한 뒤부터,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책임을 통감하며,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구석에 처박아 두려고 했으나, 평을 해달라는 사비야의 간절한 눈망울이 떠올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군요. 사비야는 우선 감각이 발랄합니다. 요즘에는 그 감각에 볼륨을 주기위해 서사를 넣는 방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볼륨을 주기 위해 넣은 서사가 마치 뽕브라의 뽕처럼 진짜 가슴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즉, 시적 관찰이나, 이미지, 상상력이나 사유에서 비롯된 서사가 아니라, 단순히 시를 길게 진행시키기 위해 갖다 붙힌 사족들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거리 조정이 너무 가까워져서 작자가 시에 도드라지게 튀어나오고 설명하고 답을 내리고 감정을 드러내고 이렇다저렇다 끼어들고 난리도 아닙니다. 다음의 시 <황후의 물>을 잘 보셔요. 이 시는 잘 쓴 시는 결코 아닙니다만, 사비야의 장점인 도약하는 상상력이 볼 만합니다. 빨간펜 부분이 특히 그렇지요. 파란펜 부분은 죄다 지워버리고 빨간펜 부분만 읽어보세요. 사비야가 상상력으로 비약할 때, 대범하게 날아올라도 되는데도 동생 데리고 가고, 벌컥벌컥도 데리고 가고, 물먹다 체하면 약도 없다 도 데리고 가고, 그러니 쨘하고 날아올라야 할 황후여인의 아름다운 장면이 너줄너줄한 사족들에 묻혀버리지요. 다음부터 시를 진행시키기 위한 서사 줄거리는 일단 쓰되, 퇴고할 때 지워버리는 연습을 하세요. 사비야 입의 귀여운 교정틀을 벗는 때 쯤에는 이름난 청년문사가 될 지도 모릅니다. 캬오오. (너무 띄웠다. 다음에 또 팍 떨어뜨려야지.)


황후의 물 

                        사비야



흐윽

벌컥벌컥벌컥

너 숨도 안 차냐. 물먹다 체하면 약도 없는디.


동생하고 여기저기 쏘다니다

더운 볕에 꼬들꼬들 말라버린 타는 목 앞,

집은 오아시스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누나, 다 먹지마.

나도 마실 거란 말이야.


옆에서 칭얼 칭얼대는 동생이

푸르게 물빛나는 오아시스에 손을 뻗치는데

사막에서 있을 진짜 오아시스가 떠오름은

어찌된 일일까.


슬쩍 엿보니

자줏빛 비단 옷을 엷게 입은

여리디여린 여인이

사막, 그 거칠은 모래 위에

예우라도 표하듯 꿇어 앉아

두 손으로 물을 떠 마시고 있다.


저 여인은 물을 얼마나 마시지 못한 것일까.

아니,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데

저 물에 어쩌면 저리도 예우를 다 하는 것일까.


자줏빛옷은 황후의 상징이라던데

무엇이 그녀를 꿇게 하였을까.

생명일까.

그녀가 일어선 뒤 득달같이 달려드는 일꾼들.

그녀는 그들을 위해 예우를 갖추었는지도 모른다.


황후의 물.

황후의 물이다.

오아시스에서 받아올린 황후의 물.


청청한 물빛이 나에게 더위를 식혀주러

황후의 예를 먹이어 주고 있었다.



형 

               

                        서정 


비 오는 날, 어깨가 결려 누워있는데

군에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잘 지내지 응 밥 잘 챙겨 먹고 응 거짓말 하는 것 봐라 맨날 라면 먹지 응 너 그거 몸에 안 좋아 인마 와 군대 진짜 좋아 밥 만날 고기 나온다니까 월급 나오면 휴가 때 고기나 구워먹자 응 새끼 어머니는 잘 계시고 응 넌 뭐 몸 안 좋은데 없고 응 나야 만날 훈련받으니 걱정 없지만 말이야 공부도 좀 열심히 하고 응 맞다 집에 물새는 자리 대야 받쳐 뒀어 응 형 제대하면 금방 이사 갈 돈 구할 수 있을 테니까 조금만 참고 응

- 야이 새끼야

…….

형 바빠서 끊는다. 다음에 보자.

으응


물 떨어지는 소리가 짙게 귓바퀴로 파고든다.

귀와 눈은 연결되어 있다.


비 맞으며

옷에 진흙 묻혀가며

기합받는 이등병은 생각 안 하면서.


  서정의 <형>을 읽으며 뭉클했습니다. 거의 대사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대사들이 잘된 희곡을 읽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데가 있습니다. 형은 계속 이런저런 걱정들을 얘기하고 동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응, 한마디만 합니다. 형은 이등병주제에 잘 지내고 좋다는 말만 하고 동생과 집안 걱정만 합니다. <형>이라는 제목이 딱 어울릴만한 그런 형의 모습입니다. 동생은 응, 한마디만 하는데 오히려 그 무뚝뚝함에서 역설적으로 형에 대한 사랑과 안쓰러움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적정황은 비가 내리고 있고, 형은 비가 새는 집을 걱정하고, 동생은 옷에 진흙 묻혀가며 기합받는 형을 생각하는 마음이 아름다운 연극의 한 장면과 같습니다. 체험의 진실함이 읽는 이를 움직이는 시 입니다. 이 시가 일견 아주 쉬운 듯 보여도,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읽는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장면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서정에게는 그런 속깊은 마음의 눈이 있습니다.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눈이지요. 다음의 시가 기대됩니다.



거울 안의 남자


                        블르곰


딸깍. 아침이다

나와 꼭 닮은 그가

붉은빛 꽃 핀 두 눈을

비비며 들어온다

삶과 생각에

잔뜩 늘어난 티셔츠의 그

야옹 야옹

고양이 세수를 한다

그와 나

눈을 통한 짧은 대화

그의 마른 입에서 나온

뿌연 수증기가

나와 그를 가른다

그리곤 딸깍.


오늘도 난

어둡고 눅눅한 공기 속

뜬 눈으로 그를 기다린다.



  블르곰의 <거울안의 남자>는 너무 뻔한 시입니다. 그렇게 뻔해진 이유는 제목에서 이미 답을 보여주고 문제를 푸는 식이어서 입니다. 설령 거울, 이라는 착상으로 시를 썼더래도 다른 제목을 붙혀보셔요. 가령, <리모콘>라는 제목을 붙여봅시다. 시의 내용과 거리가 멀더래도 독자는 리모콘과 그 남자를 유추하게 됩니다. 아마 티브이나 모니터 속의 한 생활인이라고 상상할 지도 모릅니다. 독자로 하여금 좀더 넓고 능동적인 상상을 하게 해야합니다. 물론 연결고리가 아예 없으면 안되겠지만요. 제목이 답이고 시 본문이 문제인 그런 식이면 어떤 시도 재미가 없습니다. 시가 함축적이고 함의를 가져야 한다고 교과서에 나오는 말은 독자로 하여금 유추할 수 있는 자유를 주라는 뜻입니다. 블르곰이 이 점에 대해 잘 염두하고 앞으로 환상적인 시를 쓸 때, 독자가 모를까봐 너무 친절해지지 않길 바랍니다. 블르곰의 품성이 친절한 거야 제가 잘 알지만요 굳 보이 블르곰!


고록


                도휘



술냄새의 자취를 남기고 안방에 드신 아버지

그 자취를 따라 코고는 소리만이 흘러나왔다

고로록 고로록

거실까지 울리는 수면방해음에

어머니는 주무시지 못하고 거실을 배회하셨다


-그냥 코 잡아보세요

-그랬다간 화내셔

-그럼 거실에서 주무셔야겠네요

-그랬다간 또 삐진다


나의 방문 사이 새어나온 광선따라

시끄러운 장벽이 있었다

결국은 소파에 누우셨으나

눈은 다 감지 못하고

나는 피곤한 눈을 고록고록 굴리며

배가 고르륵 고는 소리 들릴 무렵을 버텼다


온가족이 잠든지는 모르겠으나

눈과 볼펜과 배가 고록 잠기어

이불을 펴고 누웠다


구름에 가려지는 달의 마지막 빛처럼

잠들기 전에 내가 내는 소리가 있을지도 몰라

훗날 한 또다른 어머니는 내 옆에 있을까,

거실에 있을까 걱정도 좀 해보면서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어딘가를 향하여 걷는 발소리를

나는 꿈결에서 몰래 듣고 있었다

멀고 가까운 소음과 함께


  도휘<고록>은 <구름에 가려지는 달의 마지막 빛처럼/잠들기 전에 내가 내는 소리가 있을지도 몰라/훗날 한 또다른 어머니는 내 옆에 있을까,/거실에 있을까 걱정도 좀 해보면서/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 구절이 너무 좋았습니다. 표현도 아름답고 시적 사유도 깊이가 있습니다. 나머지는 사비야에게 한 저의 지적처럼 시적 내용을 진행시키기 위한 사족같은 줄거리여서 삭제하는 게 나을 듯 합니다. 도휘는 보통 이런 줄거리 위주의 서사로 시를 쓰는 친구가 아닌데 아마 제가 도휘에게 밀어붙히는 힘이 부족하다는 한 충고때문에 이리 된 게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도휘는 서정적이고 섬세한 시어를 골라 쓸 줄 알고 그것을 서사의 도움없이도 장면화해서 표현할 줄 압니다. 그 점이 장점입니다.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세요. 말이 쉽지, 참 어려운 주문입니다. 그래도 도휘에게는 섬세한 문학소년의 타고난 기질이 느껴집니다. 어찌보면 여성보다 더 섬세한 결을 지닌 시를 쓸 수 있을 겁니다. 도휘는 감각보다는 감성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도휘, 잘 들었지?  


하루

                비연


태양이 산모퉁이에서

살며시 고개를 들면

내 심장은 리듬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춤을 추다 마침내

오선지로 들어서게 됐을 때에도

심장은 쉬지 않고 연주하며

그 곳에 발자취를 남긴다


도돌이표가 없는

오선이라는 걸 알기에

더욱 강하게 정성을 심는 심장

태양은 내가 남긴 흔적을 보기 위해

세상의 중심에 올라 서서

내 심장의 고동소리에 몸을 싣고

나와 동행한다


조금씩 줄어드는 움직임과 함께

서서히 떠날 채비를 하는 태양


마침내 요란스럽던 소동이 끝이 나고

태양은 또다른 휴식처인

반대편 산모퉁이에 자리잡아

깊은 수면을 취한다


내일이 되면 또다시 떠오르겠지

그 때도 분명 나와 함께

푸른 하늘에 음표를 새겨넣겠지


아무리 어긋난 음이

나를 잡아끈다고 해도

뿌리깊은 정성을 떠올리며 나는

태양이 사라진 산모퉁이를 돌아보지 않겠다


  비연<하루>는 상상력이 좋은데, 그것이 추상화되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첫 연이 <태양이 산모퉁이에서/살며시 고개를 들면/내 심장은 리듬에 맞춰/춤을 추기 시작한다>로 시작됩니다. 아 재미있을 것 같은 걸, 했다가 계속되는 추상적인 표현들때문에 상상력이 갈피를 잃고 말았습니다. 태양과 춤, 오선지, 도돌이표, 심장, 등은 충분히 어울릴 법한 시어들입니다. 태양 때문에 내 심장이 리듬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으면, 그 다음에는 태양의 열기라던지 그 열기를 소리로 청각화하여 내가 어떻게 춤을 추는지가 이어졌으면 좋았을텐데, 느닷없이 오선지가 나옵니다. 오선지가 어디에 빗대어 나온 오선지인지 모호합니다. 정성, 이라던지 세상의 중심, 도 모호합니다. 이런 식으로 마지막 연까지 계속됩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시를 주목한 이유는 비연이 태양이라는 시각적 이미지를 춤과 음악과 연결시킨 그 상상력의 가능성을 높이 샀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미숙하지만 가능성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비연, 계속 Go Go!


  이 점은 마틸다<이별의 사이에서> 시와웃음<버림받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상력이 공상이 되지 않으려면 이미지의 연결고리를 잘 고려해야합니다. 비연의 <하루>와 같은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레몬섬<위대한 아버지> 방랑자슬픔<시골댁>은 진정성이 돋보이는 시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쓴 시의 시적 대상이 흔하다는 불리함이 있습니다. 언젠가 언급했지만, 시적대상이 흔한 것일 때에는 다른 관점이 필요합니다. 이미 예상되는 내용을 벗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 모두 어느 정도 시의 완결성을 갖추고 있으나, 두 사람이 쓴 시적대상은 기존의 시에서 많이 다루어진 것이고, 그 다루어진 관점 외의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한 편의 잘 만든 시보다 부족하더라도 자기만의 대상, 관찰, 상상력이 습작기에는 필요합니다. 그런 훈련을 하다보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유일무이한 개성을 갖게 됩니다. 레몬섬과 방랑자슬픔은 살짝 이상한 시(?)들을 써보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연필로그린별<.com>은 이상한 시입니다.


[.com]


               연필로그린별


   떠나는 널 붙잡고 있었던 손모가지들을 썰어내고서

   너는 가장자리를 향해 걸었다


   경계선 위를 따라 걷던 너에게, 위험하지 않냐고 물었다.

   그러자 너는 짐짓 신경쓰지도 않는 태도로 말했다


   "괜찮아, 나는 내 발로 똑바로 걷고있는걸"


   하지만, 이제 너의 그 말은 수정되어야만 한다

   추락으로 너의 허상은 다소 증명되었다

   그러나 너는 아집으로 부풀어 오른 배를 붙잡고

  마지막 발악을 하며 고통을 씹어먹었다.


  이제 너의 그 배에 내 손으로 칼집을 낸다

  울컥울컥 너의 몸이 보호색으로 물들어간다


  네가 가려고 했던 그 길은, 처음부터 없던 거였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것에 대해 제가 늘 30센티 자를 들고 다니며 가차없이 내려쳤지만, 이 시는 추상과 관념이 매력적으로 표현된 부분이 있습니다. 추상적인 이야기에다 그로테스크(기괴한)한 이미지- 손모가지들을 썰어내고서, 너의 그 배에 내 손으로 칼집을 낸다, 마지막 발악을 하며 고통을 씹어먹었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는 대략 짐작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정황은 애매모호하지요. 그런데도 - 가장자리를 걷는 너, 경계선 위를 걷는 너에게 위험하지 않느냐고 묻는 나, 괜찮아 나는 내발로 똑바로 걷고 있는 걸, 너의 몸이 보호색으로 물들어간다, 네가 가려고 했던 그 길은, 처음부터 없던 거였다- 등 구체에서 비롯된 추상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가 무슨 소리하는 지 모를 혼자만의 독백이 아니라, 어떤 대상이 아집으로 자기길을 위험하게 가는 것을 바라보는 위태로운 나의 심경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다만 내용이 추상적일 경우, 제목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내용이 구체적이면 제목은 추상적이면 좋습니다. 이 시에 적절하고 구체적인 제목을 붙혀준다면, 이 추상적인 내용이 공중에서 땅으로 내리뻗는 뿌리같은 것이 생기지 않을까요? 섣불리 시도하면 망하기 쉬운 것인데 연필로그린별은 어느정도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관념적인 시는 관념적인 시어로 자기 주장의 목소리를 높이기 쉬운데, 이 시가 냉정하게 자신의 주장을 어느정도 자제했고, 추상적인 내용이지만 사용된 시어가 구체적이기 때문입니다. 연필로그린별이 이런 시를 계속 쓰는지는 모르겠고, 어쩌면 우연의 소산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시가 궁금해지는 군요. 연필로그린별, 별 다섯개를 위해!



*********이번주 새로 온 샛별들입니다.

비연

방랑자슬픔

상선

다이J

이중성

테디

김두한

펜끝의 자유

스토니스컹크



  이번 주는 너무 늦게 심사평을 올렸습니다. 제 아무리 사악하고 뻔뻔스런 Y양이라 할지라도 미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모든 것을 그만 두고 도망쳐야겠다고 장롱 속의 선녀 날개옷을 꺼내입고 막 옥황상제님께 날아오르던 찰나, 관리자님께서 “이래도 안돌아 올래?” 하면서, 빨강머리앤의 블로그의 글을 메일로 보내왔습니다. 그 글을 읽으며, 눈물을 훔치며 다시 선녀날개옷을 고이접어 장롱 속에 넣었습니다. 앤양, 고맙습니다. 그리고 너무 늦은 심사평을 참고 기다려주어서 글틴들에게 고맙습니다. (그래도 저에게 돌을 던진 몇몇의 이름은 앙심을 품고 수첩에 적어놨습니다. 움화화화.)

 

불가사의한 Y양
불가사의한 Y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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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주 장원

  이번주 주장원은 unknown<공기놀이>입니다. 공기놀이                   unknown 조그만 손으로 옹알옹알 거리는 폭죽을 집어폭죽놀이를 하던 시절 고비에 다다르면미간에 인상을 잔뜩 구겨넣곤세세하게 뜯어보는 쬐끄만 애들 그동안 고마웠다..고 쓰니 아직 조금 더, 여러분이 예쁘게 자라나는 모습을, 그 성장을 시는 다른 장르에 비해 주관적인 관점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학생들의 창작을 직접 지도하고 계신 분이어서 새로운 각도에서 보아주실 겁니다. 글틴과 시를 모두 사랑하는 마음을 멈추지 말기를 바랍니다. 정우영 대장님, 관리자 불가사리Y군께도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글틴들을 만난 것이 제게는 신춘문예 당선된 것보다 더 기쁜 선물이었다는 것을 2006. 11월. 사악한 불가사의한 Y양 올림.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29
11월 1주 장원

  누군가에게 자기도 모르게 불리워지는 걸 보면 이 세 명의 아이디는 대박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고구마 : 저는 모든 언어는 관념이라고 생각해요. 가령 고구마라는 말을 했다고 치면 고구마라는 말은 단지 고구마라는 말일 뿐이지 진짜 고구마는 아니잖아요. 사람들은 고구마라는 말을 듣고 고구마를 먹은 경험,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군고구마가 무척이나 뜨거웠던 경험, 고구마를 밭에서 캔 경험을 이어붙어 자기가 알고있는 고구마를 떠올리겠죠. 중요한 건 단어 보다는 상황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만들고 그 단어가 적절하게 쓰였는가 하는 점이겠지요. 추상을 구체화하는 게 詩가 아닐런지 찢긴 종이 아버지에게서 그 무당집에서 점을 보던 김씨의 소식이 들려온다. 들을 수 없지만, 한 방울 눈물에는 그런 말을 울부짖는 늑대가 들어가서 울음소리는 남아 세상 어디엔가 보금자리 찾을 날이 다가 올 것이다. 손에 쥐고 있는 볼펜을 볼 때면 늑대 눈물 흘리고 책상 앞 볼펜에서도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속삭인다. 누군가. 볼펜이 종이를 찢어 놓았다.  **** 후경의 이 시를 읽고 음 주장원, 단박에 찍었습니다. 후경의 이 시는 아름다우면서도 주술적인 비밀의 세계를 엿보는 듯한 느낌을 불러 일으킵니다. 무당 기차 늑대 볼펜 등을, 체크무늬처럼 엇갈려 교직하며, 중심 키워드 몇 개를 서로 연결하고 있는데 이질적이면서도 서로를 끌어당기는 낯선 이미지를 창출했습니다. 발상과 상상력, 분위기가 아주 매력적인 시입니다. 다만 종종 비문이 눈에 뜨여 바로잡아야 겠습니다. 시적허용을 뛰어넘어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 비문은 시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일부러 단조로운 문장을 조금씩 어긋나게 하고 생략시키고 이질적인 것으로 구성하려 의도한 문장이라도, 비문이어서는 안됩니다. 이 점 명심하기 바랍니다.                  내 손에는 불씨가 들려있었다. 3. <달빛 소년> 달나라서 황제가 되었다.방앗간을 허물고 토끼들을 착취했다.(황제는 그것을 개혁이라 불렀다.)나는 이혼을 원해요.매순간 수 많은 사람들과 이혼했다.(빗속으로 사라져간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결국, 다음 망명장소를 찾던 중에범죄자로 전락,그렇습니다. 나는 시인이 될 수 없습니다.하고 죄를 시인했다.자금성의 늙은 귀뚜라미처럼달나라에 흔적 없는 흔적을 남겼다. 6. <달광光소나타> **** 달광군의 세 편 모두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아주 놀랬습니다. 특히 <달광소나타>는 여섯 개의 시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독립된 시편들이 그 자체로 상상력과 완결성, 의미를 가지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서사의 흐름이 이어지고, 마지막연에서 둥글게 그 이야기가 하나로 모아져 아름다운 달처럼 의미있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달광군은 그동안 다양한 시적방법을 모색해 왔는데 이번 주에 비로소 그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열매맺기 시작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22
10월 5주 장원

    처음 시를 올린 친구들은 수줍고 부끄러운 마음을 알기에 제 한 마디가 힘이 될 터이고, 자주 올리지만 심사평에서 제외되는 친구들의 경우는 반복되는 문제점과 가능성이 훤히 보이니 그것을 짚어주면 분명 성장할테고, 잘 쓰는 친구는 잘 쓰는 대로 더 업그레이드 되도록 부족한 점을 채찍질하고 싶은 - 저의 과다한 욕심과 의욕이 불러온 부담이었습니다. 게다가 조금만 언급해도 다들 시가 놀랄만큼 좋아지니 정말 한 명 한 명을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고 취사선택을 하기가 버거웁고....궁냥궁냥에서의 시심사평에 관한 애정어린 걱정에 마음이 아프고 그래도 잘 고쳐질 것 같지가 않으니......제 자신이 아직 누구를 가르치거나 심사할 자격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이번주에도 미친 듯이 다들 좋은 작품들이어서 어떤 시를 주장원으로 선택해야 하나... 이번주 주목한 시들입니다. 많습니다. 모기 피 그 피 누구 피일까노동자 착취기업 기사가 실린 면을 펼쳐체액의 표정을 본다 를 노려본다 이지만 -->모기가 피를 훔쳤다는                                                           너무 과격하게 튀는 시어. 착취와 어울리는          시어였으면. 사형도구노동자 착취 기업 기사가 실린신문지 밖에 없다 그러다 사막을 만났던가요.게는 옆걸음으로 사막을 횡단하려다마른 등딱지가 파삭 금이갔어요. ***** 달광소나타는 좋은 벗을 만났군요. 달빛소년과 달광소나타의, 서로 시를 성심껏 읽어주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아름답고 부러웠습니다. 달님들은 예쁘기도 하셔라. ^^ 한 권의 좋은 시집을 읽으면서 영향을 받는 게 10이라면, 경쟁자이자 동료인 문우의 작품 한 편에서 영향을 받는 게 100입니다. 그래서 문학을 하는데 좋은 친구들이 달무리처럼 둥글게 내 주위를 감싸고 있으면 내 문학이 좀더 환해지겠지요.                          미친광대 조소처럼 고춧가루가 머물러있었다  처녀 적에 내 어머니는 유리그릇 먹은 것도 게워버리곤 했다--&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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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꺄아

    • 2006-09-03 23: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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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다다음주로 넘기는 초유의 사태 발생가능....

    • 2006-09-03 13: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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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에서 선생님 심사평이 나왔어요.....

    • 2006-09-03 09:47:02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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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ㅎㅎㅎ 심사평이 정말 재미있습니다.ㅋ

    • 2006-09-02 20:56:13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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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밀리는 건가요?

    • 2006-09-02 10:46:56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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