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10월 3주 장원

  • 작성자 불가사의한 Y양
  • 작성일 2006-10-31
  • 조회수 4,333

 

<10월 16일 - 10월 22일>

 

@@@주목한 작품

 

미친광대<종이비행기><편의점><외톨이><방랑묘> 에우리디케<걸음을 걸을 때> 묘련<번개> 자양문학인 <나쁜눈과 착한친구> 반디잎새<아파트,그리고 슬레이트 판자촌><반디잎새><시골간이역> 소회<착각> 살림시사<무릉도원> 김유섭<허수아비>스마일맨★<엄마와 나> vlvlvl <빗금> jules <열대야> 달광소나타<미친광대> ◐<떠드는 아픔> 애화<숲> 말미잘의노래<팥빙수 먹는 새벽> 당근매니아<목요일><금요일> 토요일><일요일> 


 

이번 주 장원은 또  미친광대의 <종이비행기>입니다.

 


종이 비행기 

                        미친광대 




작업장, 쇳소리가 줄기차게 나던 그

곳에서 쇳냄샌줄 알고 봤더니

작업장은 붉게 물들어 있었단다

아버지의 폐를 꾸역꾸역 먹어대던

작업장은 끝끝내 아버지의 두 다리,

그마저도 마침내 삼켜버렸다


오랜만에 시끄러운 작업장을 나와

고요히 병실에 앉아계신 모양새를

보자니 병원비를 헤아리고 계시더라


목이 메어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잠긴 목소리로 쥐어짜낸 한마디는

고작, 병원비는 신경 쓰지 말라는

말 한마디였다


손꼽아 기다리던 일요일, 조기축구

아버지의 삶의 낙 하나 마저 작업장

그 지독한 것이 먹어버렸다


없는 다리를 메만지시며 간지럽다

칭얼대시는 아버지는 수척하였으나

전보다 훨씬 앳되어 보였다


나는 종이비행기를 접었다

달리진 못해도 하늘을 나는 종이비행기

바람을 타고 하늘을 활공하는 종이비행기


- 아버지 제가 당신의 바람이 될게요

- 응?


**** 이번주에도 미친광대의 작품을 주장원으로 뽑습니다. 미친광대는 짧은 시 몇 편도 함께 올렸는데, 짧게 쓰인 시도 상투성없이 강한 임펙트!를 줍니다. 가끔 주장이 너무 도드라져서 비판교훈시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겠습니다.(거리조정 하라구 그랬지!)

이 작품은 작업중에 다친 아버지에 관한 시입니다. 감정이 아슬아슬하게 넘칠 듯 말 듯하고, 설명적인 부분이 거슬릴 듯 말 듯 합니다. 미친광대의 단점이 줄타기를 하고 있는 시입니다. 하지만 진실함의 힘때문에 부정적인 측면으로 생각되지 않는다는 게, 미친광대만의 고유한 힘이지요. 그 아슬아슬함을 지나다보면 어느 순간 꽝 하고 마음을 치는 대목을 만나고 그러면 지금까지 아슬아슬했던 표현같은 것들은 모두 덮어지는 그런 원초적인 것을 미친광대는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의 경우, 이런 식의 소재를 이런 식으로 풀어내는 것은 사실 글틴에 자주 등장하는 것입니다. 미친광대에게는 이번 시의 결말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런 착한어린이표는 누구나 초등학생이라도 쓸 수 있는 결말입니다. 반성, 결심, 각오, 다짐. 이런 것 말고 다른 결말을 썼더라면 좋았을 걸. 빨간펜은 참 좋았던 구절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주목한 작품들도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미친광대의 가열찬 진군에 박차와 채찍을 가합니다. 멈추지 말고 앞으로 앞으로! 



팥빙수 먹는 새벽 


                        말미잘의노래


내가 사랑하던 모든 여인들은 냉장고에서 걸어 나왔다.

왜 그녀들은 모두들 냉장고에서 사는 것일까.

뭐 아무렴 어때. 그녀들은 싱싱한 상태였는걸.

「그렇다면 그녀들, 채 썰어 냉장보관 해야지」

이런 헛소리를 하던 B군을 나는 채 썰어 냉동실에 모셨다.

팥빙수를 먹고 싶은 새벽이라는 게 있다.

그런 때가 있다는 말이다.

나 같은 경우는 지금이 바로 그런 때다.

나는 못질한 곳 한 군데 없이 깔끔한 나무의자에 앉아

망치와 대못으로 빙수 얼음을 갈고 있는 내 모습을 본다.

얼마나 지났을까.

열심히 얼음을 갈고 있는 내 옆에 냉동인간 B군이 앉아있다.

「어이, 너 많이 외롭구나. 외로우면 팥빙수가 그리워지지」

이런 헛소리를 하는 냉동인간 B군을 나는 대못으로 쪼개버렸다.


서걱서걱, 차가운 숟가락으로 차가운 팥빙수를 퍼먹는 새벽.

이 팥빙수에는 냉동인간 B군이 함유되어 있다.

그나저나 내가 사랑하던 모든 여인들은 냉장고로 걸어 들어갔다.

왜 그녀들은 모두들 냉장고에서 살고 싶어하는 것일까.

뭐 아무렴 어때. 그녀들은 싱싱하게 보관 될 텐데.

때로는 너무 싱싱한 게 흠이 될 때도 있다.

일례로 우리 막내 삼촌은 싱싱한 우유를 먹으면 배탈이 난다.

그런데, 팥빙수에 맨 처음 팥을 넣은 인간은 도대체 누구일까.

나는 팥빙수에 팥이 들어 있는 게 싫다.

딸기랑 키위랑 바나나를 넣고 싶은데, 지금 집엔 키위 밖에 없다.

게다가 난 키위 껍질을 깎을 줄 모른다.

그러고 보니 난 혼자선 키위 껍질 하나 못 깎는 병신이었군.

아, 반으로 나눠서 숟가락으로 퍼 먹는 건 어떨까?

하지만 문제는 껍질을 깎고 예쁘게 자른 키위가

빙수에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 해보면

빙수에 키위를 넣는다는 것은 무의미한 짓이다.

모든 사람들이 빙수에 키위를 넣어 먹는 시대가 온다고 해도

먼 훗날, 빙수에 키위가 들어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는

어떤 녀석이 나타난다면,

그래서 그 녀석이 빙수에 키위 대신 도로 팥을 넣어 먹는다면,

내가 빙수에 키위를 넣은 행위는 전혀 무의미한 짓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그 '어떤 녀석'은 키위 앨러지가 있을런지도 모른다.

키위 껍질의 표면에 있는 미세한 털들에

앨러지 증상을 보이는 녀석들을 나는 본적이 있다.

그렇다면 키위 털이나 개털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일까.

그렇다면 빙수에 키위 대신 개를 넣어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개빙수.

어감도 좋군.

먼 훗날 개빙수를 퍼먹고 있을 '어떤 녀석'들을 상상해 본다.

바로 며칠 전까지 내가 사랑하던 여인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냉동인간 B군을 갈아만든 이 팥빙수 한 스푼을 그녀에게.

팥빙수 그릇도 이제 바닥이 보이고 있다.

뭐든지 '끝'이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팥빙수 같은 것을 먹을 때 나는 절실히 그것을 느낀다.

저기 저 시계가 둥근 것은 아마도

그런 슬픔을 조금이나마 줄여 보자는 그 누군가의 배려였을 것이다.

시계가 둥글면 시계바늘이 계속 끝없이 빙글빙글 도니까,

적어도 '끝'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내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이제 팥빙수는 바닥이 났다.

모든 것이 끝났다.

내가 사랑하던 모든 여인들은 냉장고에서 살고 있다.

그녀들은 모두들 냉동인간이 된 채 그 속에 있다.

그렇게, 항상 싱싱한 상태로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이다......


***** 아주 재미있어요. 모던하고 감각적인 시를 쓰는 말미잘의 노래는, 이 시 후기에 시같지도 않은 시를 써서 죄송하다고 했는데 천만에 만만에, 아주 훌륭한 시에요. 이 발칙하고 감각적인 상상력과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언어들. 요즘 기성의 젊은 시인들이 많이 쓰는 방식인데, 섣불리 유행을 흉내내서 쓴 거라면 제가 담박 알고 혼구멍을 내었겠지만, 말미잘의 노래의 시를 지속적으로 읽으면서 본인의 태생적인 감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은 이렇게 자유롭게 쓰세요. 그리고 퇴고를 성의있게 하세요. 가령 이번 시의 빨간펜은 좋은 구절들이지만, 파란펜의 경우 전체에 기여하지 못하면서 상상이 달려가는 대로 내버려 두어서 사족이 된 부분입니다. 고삐를 움켜쥐어야 할 때도 있는데, 일단 맘껏 쓰고 방만한 전개는 걷어내고, 지나친 설명과 반복된 문장은 생략해야 시가 탄력있어 집니다. 자칫 무신경하게 쓴 시같다는 느낌이 들 수가 있으니 퇴고를 잘 하세요. 팥빙수가 중심 소재이고 외로움이 그 정조인 것 같은데 외로움이라는 비중이 왜소합니다. 이 재미난 이야기를 그냥 재미로 끝나면 아니되겠지요? 말미잘의 노래가 상을 받았다는 것을 궁냥궁냥에서 읽었습니다. 너무 축하합니다. 정말 기쁘고 즐겁습니다. 그 시에 대한 소감은 다음 심사평에 올리겠습니다. 아이 좋아라~~



 

열대야 


                 jules


 

그해 여름 동네 대포집의 가장 잘나가는 술안주는

곱창도 월드컵도 아닌 재건축이었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잊은 어른들은 불판 위의 고기도 잊어

매캐한 연기가 살 타는 냄새가 수상하게 거리를 메웠다


허영을 잔뜩 머금은 애드벌룬이

집값처럼 높이 올라 달보다 크게 떴다

빈 벽마다 눈 둘 곳이 없을 만치 나붙은 플래카드는

밤을 잊은 매미와 경쟁하듯 악다구니를 써댔다


모두들 떠나기 위해 살고 있었다

머리 위의 천장이 곧 무너져 내린다는 사실에 박수를 쳤고

오랜 이웃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된 순간 가장 정다워져

함께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했다


그해 여름

화석조차 못 남길 거대한 공룡들은

뱃속 가득 부글거리는 살기에 밤마다 위궤양을 앓았다

열대야를 탓하기엔 너무 뜨거운 바람을

화단의 꽃나무들이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그들도 말이 없었다 가끔

30년을 함께 자란 동무와 가지를 맞대고 수수수, 몸을 떨 뿐


참다못한 몇 그루 소나무가

시커먼 눈물방울을 가지가 휘어지도록 매달았지만

이미 눈멀고 귀먹은 인간들에겐

눈물도 하소연도 먹히지 않았다


**** 처음으로 등장한 샛별 jules는 제법입니다. 주장원이 될 뻔도 했는데 마지막 두 연에서 흔들려서 아쉬워요. 1,2,3연 까지는 아싸! 좋네! 했다가 4연부터 거대한 공룡, 살기, 위궤양, 화단의 꽃나무, 30년을 함께 자란 동무, 소나무가, 전반부와 생뚱맞게 전개되고 추상적이고, 결말의 두행은 판사처럼 판결까지 내리는 설명! (거리조정 실패.)

그래도 재건축으로 들뜬 천박한 마을의 분위기를 이런 입심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은, 맘 잡으면 수준작을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 말을 믿으시고, 다시 시를 써서 올려주세요. 제가 유심히 주목해서 보겠습니다. 반가워요. 열심히 해서 선배 글틴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세요. 걀걀걀



@@@@도마뱀 코멘트


0 오카시오 - <시가 아니다> ‘흰색 점, 검은 낙서’라는 추상적 표현으로 시작했으면 그것을 구체적으로 확인시켜주는 것이 필요한데, 계속 검은 낙서로만 진행되니까 무슨 내용을 쓴 것인지 알 수가 없어져요.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았고 시작도 좋았는데 진행되면서 동어반복이 계속되어 아쉬워요.


0 똥공주 - <값진마음> 착한 마음이지만, 추상적이고 도덕교과적인 윤리의식입니다. 구체적인 사물과 형상에 빗대어 자기만의 눈으로 시에 접근하길 바랍니다. 똥공주님~~ 아이디 정말 짱!이야.


0 루트리우스 - <눈물> 시나브로, 인고의 풍파, 생명의 거름 등등 언젯적 구태의연한 표현입니까? 초보적인 단계입니다, 루트리우스는 그간의 제 심사평을 꼼꼼히 읽어보시고 다시 시를 올려주세요. 꼭!

 

0 김유섭 - <허수아비> 시가 점점 발전하고 있어요. 허수아비는 서정적이고 아련하고 조금은 슬프면서도 깔끔하게 완결성을 갖추었네요. 헌데 시의 소재가 <허수아비>인데 너무 흔한 것이어서 좀 아쉬워요. 허수아비에서 나올 수 있는 시상이란 게 아주 독특한 시각을 갖추지 않으면, 잘해야 본전이거든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좋았고 마지막 결말 또한 참 좋았습니다. 김유섭 기대 만빵입니다.

 

0 스마일맨★ - <친구란 등불이 하나> 시를 줄줄이 산문처럼 설명에 설명을 거듭하고 있군요. <인어공주> 상상력이 좋아요. 상상력을 밀고 나가는 힘이 보여요. <엄마와 나> 진정성의 에너지가 넘칩니다. 솔직하고 힘이 느껴져요. 미친광대같은 에너지에 상상력까지 갖추고 있어요. 이 친구는 당장은 시의 수준이랄까 그런 것은 서투르고 낮은 단계이지만, 시공부를 하면 잘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찌되었든 입심과 상상력, 진솔함의 재능이 보입니다. <노을> 서정인 감성도 엿보입니다.

 

0 서정 - <폐가> 수식어가 지나치게 남발남발! 오히려 형상이 그려지지 않고 산만해집니다. 표현의 과잉을 자제하셔요.  중요한 부분을 부각시키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자제해야 입체적 형상이 보이지요. 이건 무슨 비빔밥인지 원.

살아있는/ 기둥은/ 낡고/ 가늘다. --> 기둥에 붙은 수식들 (살아있는, 낡고, 가늘다)

지붕을 떠 받치기엔 작은 나이테가 -->나이테에 붙은 수식들 ( 지붕을, 떠, 받치기엔, 작은)

곰팡이 핀 판자처럼 힘없이 눅눅한 벽에 쓰러져 -> 벽에 붙은 수식들 ( 곰팡이, 핀, 판자처                                                럼, 힘없이, 눅눅한, 쓰러져)


0 애화 - <독서실에서> 가벼운 터치는 좋은데, 그래도 알레고리가 너무 일차적인 걸. 일대일 대입 식이어서. 애화는 중심이미지 한 두개를 교직하고 그 중심이미지에서 그리 멀리 가지 않고 붙들려서 억압된 시를 쓰는 경우가 많아요. 안정성에 대한 강박같은 거라고나 할까. 수식어의 제거와 상상력의 전이, 자유로움이 필요해요. 주목한 시에 있는 시는 담백하고 정감이 살아있어 좋았어요.


0자유의 - <기회를 놓치고> 기회를 놓친 다음의 아쉬운 감정만 토로되어 있어요. 기회를 놓친 감정을 사물이나 사건에 빗대어 보세요. 혼자만 아는 관념을 피하고 구체적으로 형상화시켜야 합니다.


0 무소년 - <자극 없는 두려운 오후> 독특한 상상력은 좋은데, 아직도 땅에 발딛고 있지 않은 공중에 붕뜬 혼자만 아는 공상같은 상상력. 구체적 상황 속에서 상상력이 펼쳐져야 공감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자극이 없는 두려운 오후> 라는 제목을 가지고 이 시를 읽어도 왜 제목과 내용이 결부되는지 연결고리가 전혀 없습니다. 무소년은 내가 글틴 떠나기 전까지 시의 기본기를 갖추게 해주고 싶은데 아이고!


0날개 단 소녀 - <날개를 핀다><날개의 존재> 무소년과 같은 지적. 상상력은 좋은데, 구체적인 정황이 없어서 공감이 어려워요.  


0 도휘 - 말 하기 싫어! 쌩이야!


0 스텔라 - <연어> 불리한 소재를 선택했습니다. 연어에서 익히 들어온 내용 이외에는 새로운 것이 없네요. 식상하다는 말입니다. 시를 만들 줄 아는 친구같은데 시에서 필요한 것이 자기만의 눈이라는 것을 알고, 방향을 잘 잡으셔야 겠어요. “고귀함 속 생명의 분신” “오래전부터 돌아가는 태고의 기억”같은 관념투는 정말 상투적입니다. <수학시간>쪽이 훨씬 좋습니다. 상상력이 좋아요. 좀 주제가 가볍지만 상큼합니다. 이쪽으로 쓰셔요. 무게잡지 말고 어깨에 힘들어가지 않고 쓰는 쪽이 좋습니다.


0 빨강머리앤 - <그릇> 잘 썼네, 하고서 드래그를 해서는 주장원 후보작 쪽으로 복사를 하다가, 헉스! 부산대에서 상받았다고고고! 축하한다 앤. 앤의 전성시대구나. ‘그릇’이란 시제를 가지고 정신병동, 서커스, 아버지, 흔들림, 균형, 그릇(밥그릇 혹은 생계일수도)로 엮어나갔는데, 발상이 일단 참신하고 (아마 누구도 이런 시상으로 쓰진 않았을 거야) 참신한데도 전개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고, 자연스러운데도 세상을 보는 깊이가 있구나. 당근 장원감이다. 언어의 동어반복을 줄이고, 시상의 전개가 패턴화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항상 상투적이지 않으려고 노력해라. 기대이상으로 너무 잘 성장하고 있는 앤.  


0 고무신 - <태양의 아래> 동시같지만, 맑은 심성과 눈이 느껴져요. <새벽녘>은 비판의 목소리가 상투적입니다.  


0 AL26호- <作> 시 내용이 참 좋았는데, 그 제목이 <作>이어서, 실망 실망. 시 내용 자체는 죽음의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형상화되었는데, 왜 갑자기 연필이 등장하나 했더니만, 제목때문이었다는. 제목을 바꾸세요. 제목 때문에 시 내용이 뻔한 作의 일차적인 알레고리로만 한정되서 읽혀요. 


0 반디잎새 - 레종의 시가 드디어 껍질을 벗고 있습니다. 원래의 맑고 투명함을 지니면서도 호흡이 길어지고 깊이가 있어 졌어요. 자세히 언급을 피하는 것은, 애벌레의 탈피 중에는 만지면 안된다고 하길래 ㅎㅎ 아무튼 각오 단단히 한 모양이구나, 작심 3일 될 줄 알았는데, 좋아 아주 좋아, 계속해 더 힘을 내서 껍질을 벗고 날아오르렴


0 당근매니아 - 긴 호흡의 상상력을 펼칠 때,  감정을 표현하는 문장은 줄이고, 구체적 형상에 빗댄, 혹은 뿌리박은, 혹은 의지한 것으로 연결하세요. 자칫 감정과잉, 혼자만 아는 추상적 얘기로 읽힐 수 있습니다. 제가 주목한 시들은 그 중에서 구체적 형상으로 연결된 것들입니다.


0 김재현 - 이번에도...제목만으로도 능히 짐작할 만한 시상의 전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구태의연! OTL



@@@ 앞으로는 새로온 샛별의 경우, 처음 시를 올렸다고 표시해주면 꼭 도마뱀 코멘트를 해주겠습니다. 처음이라 가뜩이나 어색할텐데, 다른 글틴들이 친절하게 평을 달아주는 것도 아니고 저까지 언급하지 않으면 글틴과 친해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 인사를 남겨주는 친구에 한해서입니다요.

 

@@@ 또 사상 초유로 일주일이나 밀려서 올렸습니다. 이를 어쩌나, 문화예술위원회가 발을 동동 구르고 저를 시시각각 추격하여 저는 선그라스를 쓰고 그늘로만 숨어다니고 있습니다.

글틴들에게 미안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대신, 이번주 것은 낼 화요일, 원래 그 시간에 올리겠습니다. 약속~~~~(또 숨어다녀야 될 지도....)




불가사의한 Y양
불가사의한 Y양

추천 콘텐츠

11월 2주 장원

  이번주 주장원은 unknown<공기놀이>입니다. 공기놀이                   unknown 조그만 손으로 옹알옹알 거리는 폭죽을 집어폭죽놀이를 하던 시절 고비에 다다르면미간에 인상을 잔뜩 구겨넣곤세세하게 뜯어보는 쬐끄만 애들 그동안 고마웠다..고 쓰니 아직 조금 더, 여러분이 예쁘게 자라나는 모습을, 그 성장을 시는 다른 장르에 비해 주관적인 관점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학생들의 창작을 직접 지도하고 계신 분이어서 새로운 각도에서 보아주실 겁니다. 글틴과 시를 모두 사랑하는 마음을 멈추지 말기를 바랍니다. 정우영 대장님, 관리자 불가사리Y군께도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글틴들을 만난 것이 제게는 신춘문예 당선된 것보다 더 기쁜 선물이었다는 것을 2006. 11월. 사악한 불가사의한 Y양 올림.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29
11월 1주 장원

  누군가에게 자기도 모르게 불리워지는 걸 보면 이 세 명의 아이디는 대박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고구마 : 저는 모든 언어는 관념이라고 생각해요. 가령 고구마라는 말을 했다고 치면 고구마라는 말은 단지 고구마라는 말일 뿐이지 진짜 고구마는 아니잖아요. 사람들은 고구마라는 말을 듣고 고구마를 먹은 경험,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군고구마가 무척이나 뜨거웠던 경험, 고구마를 밭에서 캔 경험을 이어붙어 자기가 알고있는 고구마를 떠올리겠죠. 중요한 건 단어 보다는 상황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만들고 그 단어가 적절하게 쓰였는가 하는 점이겠지요. 추상을 구체화하는 게 詩가 아닐런지 찢긴 종이 아버지에게서 그 무당집에서 점을 보던 김씨의 소식이 들려온다. 들을 수 없지만, 한 방울 눈물에는 그런 말을 울부짖는 늑대가 들어가서 울음소리는 남아 세상 어디엔가 보금자리 찾을 날이 다가 올 것이다. 손에 쥐고 있는 볼펜을 볼 때면 늑대 눈물 흘리고 책상 앞 볼펜에서도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속삭인다. 누군가. 볼펜이 종이를 찢어 놓았다.  **** 후경의 이 시를 읽고 음 주장원, 단박에 찍었습니다. 후경의 이 시는 아름다우면서도 주술적인 비밀의 세계를 엿보는 듯한 느낌을 불러 일으킵니다. 무당 기차 늑대 볼펜 등을, 체크무늬처럼 엇갈려 교직하며, 중심 키워드 몇 개를 서로 연결하고 있는데 이질적이면서도 서로를 끌어당기는 낯선 이미지를 창출했습니다. 발상과 상상력, 분위기가 아주 매력적인 시입니다. 다만 종종 비문이 눈에 뜨여 바로잡아야 겠습니다. 시적허용을 뛰어넘어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 비문은 시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일부러 단조로운 문장을 조금씩 어긋나게 하고 생략시키고 이질적인 것으로 구성하려 의도한 문장이라도, 비문이어서는 안됩니다. 이 점 명심하기 바랍니다.                  내 손에는 불씨가 들려있었다. 3. <달빛 소년> 달나라서 황제가 되었다.방앗간을 허물고 토끼들을 착취했다.(황제는 그것을 개혁이라 불렀다.)나는 이혼을 원해요.매순간 수 많은 사람들과 이혼했다.(빗속으로 사라져간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결국, 다음 망명장소를 찾던 중에범죄자로 전락,그렇습니다. 나는 시인이 될 수 없습니다.하고 죄를 시인했다.자금성의 늙은 귀뚜라미처럼달나라에 흔적 없는 흔적을 남겼다. 6. <달광光소나타> **** 달광군의 세 편 모두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아주 놀랬습니다. 특히 <달광소나타>는 여섯 개의 시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독립된 시편들이 그 자체로 상상력과 완결성, 의미를 가지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서사의 흐름이 이어지고, 마지막연에서 둥글게 그 이야기가 하나로 모아져 아름다운 달처럼 의미있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달광군은 그동안 다양한 시적방법을 모색해 왔는데 이번 주에 비로소 그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열매맺기 시작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22
10월 5주 장원

    처음 시를 올린 친구들은 수줍고 부끄러운 마음을 알기에 제 한 마디가 힘이 될 터이고, 자주 올리지만 심사평에서 제외되는 친구들의 경우는 반복되는 문제점과 가능성이 훤히 보이니 그것을 짚어주면 분명 성장할테고, 잘 쓰는 친구는 잘 쓰는 대로 더 업그레이드 되도록 부족한 점을 채찍질하고 싶은 - 저의 과다한 욕심과 의욕이 불러온 부담이었습니다. 게다가 조금만 언급해도 다들 시가 놀랄만큼 좋아지니 정말 한 명 한 명을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고 취사선택을 하기가 버거웁고....궁냥궁냥에서의 시심사평에 관한 애정어린 걱정에 마음이 아프고 그래도 잘 고쳐질 것 같지가 않으니......제 자신이 아직 누구를 가르치거나 심사할 자격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이번주에도 미친 듯이 다들 좋은 작품들이어서 어떤 시를 주장원으로 선택해야 하나... 이번주 주목한 시들입니다. 많습니다. 모기 피 그 피 누구 피일까노동자 착취기업 기사가 실린 면을 펼쳐체액의 표정을 본다 를 노려본다 이지만 -->모기가 피를 훔쳤다는                                                           너무 과격하게 튀는 시어. 착취와 어울리는          시어였으면. 사형도구노동자 착취 기업 기사가 실린신문지 밖에 없다 그러다 사막을 만났던가요.게는 옆걸음으로 사막을 횡단하려다마른 등딱지가 파삭 금이갔어요. ***** 달광소나타는 좋은 벗을 만났군요. 달빛소년과 달광소나타의, 서로 시를 성심껏 읽어주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아름답고 부러웠습니다. 달님들은 예쁘기도 하셔라. ^^ 한 권의 좋은 시집을 읽으면서 영향을 받는 게 10이라면, 경쟁자이자 동료인 문우의 작품 한 편에서 영향을 받는 게 100입니다. 그래서 문학을 하는데 좋은 친구들이 달무리처럼 둥글게 내 주위를 감싸고 있으면 내 문학이 좀더 환해지겠지요.                          미친광대 조소처럼 고춧가루가 머물러있었다  처녀 적에 내 어머니는 유리그릇 먹은 것도 게워버리곤 했다--&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13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1500
  • 익명

    Y선생님 '할말'이란게 무섭네요. ('할말'에 대해 혼자 상상중) 솔직히 언급되지 않아서 안도하는 중이었습니다.

    • 2006-11-02 00:03:09
    익명
    0 /1500
    • 0 /1500
  • 익명

    그런 이야기가 있죠. 사고나 수술로 없어진 자리가 갑자기 아프거나 가렵다는... 긁을수도 없는 다리. 어쩌면 그래서 더 가려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2006-11-01 20:11:31
    익명
    0 /1500
    • 0 /1500
  • 익명

    와 광대님 축하드려요!! 맞아요맞아요 예전에 우중낭인님께들었어요 다리 없는사람들 가끔씩 그 없는다리가 간지럽다고 그런다고;;;;......

    • 2006-11-01 20:00:17
    익명
    0 /1500
    • 0 /1500
  • 익명

    나도 타미를 따라해볼까 (덜덜) 새 닉네임을 솜사탕 기계로 바꾸고.... 풉

    • 2006-11-01 19:23:47
    익명
    0 /1500
    • 0 /1500
  • 익명

    와아- 닉네임 바꾸고 처음 온 척 해볼까아.... (먼 산

    • 2006-11-01 17:15:41
    익명
    0 /1500
    • 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