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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주 장원

  • 작성자 불가사의한 Y양
  • 작성일 2006-11-22
  • 조회수 5,161

 

<11월 6일 - 11월 12일>



때는 아직 가을잎이 남아있는 겨울 입구, 솜잠바를 푹 뒤집어 쓰고 장보러 슈퍼에 갔는데 나도모르게 입속으로 중얼거리는 말이 있었으니, 그것은

절박한 참치.....아마도 생선....그러나 고구마

누군가에게 자기도 모르게 불리워지는 걸 보면 이 세 명의 아이디는 대박이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그러나고구마’의 댓글 중에 아주 훌륭한 글이 있어 덧붙여봅니다.


그러나고구마 : 저는 모든 언어는 관념이라고 생각해요. 가령 고구마라는 말을 했다고 치면 고구마라는 말은 단지 고구마라는 말일 뿐이지 진짜 고구마는 아니잖아요. 사람들은 고구마라는 말을 듣고 고구마를 먹은 경험,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군고구마가 무척이나 뜨거웠던 경험, 고구마를 밭에서 캔 경험을 이어붙어 자기가 알고있는 고구마를 떠올리겠죠. 중요한 건 단어 보다는 상황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만들고 그 단어가 적절하게 쓰였는가 하는 점이겠지요. 추상을 구체화하는 게 詩가 아닐런지


그런데 그러나고구마는 왜 시를 안올리는 거야?


지난번 주장원 투표 리플에 깨끗한 한 표를 던져 민주사회 구현에 참여한 글틴들 <희나리, 앤, 후경, 서정, 폭풍도사님, 애화, 달빛 소년, 유동근형도이젠오십살>은 이번 주에 작품을 올린 분에 한해서는 코멘트라는 향응을 제공하였습니다.

 

이번 주 주목한 작품입니다.


서정<화살> 애화<새> 아그네시카<그 해 8월><한 세계의 생애> 유동근형도이젠오십살<복어5><복어6><복어7><복어8> 후경<찢긴 종이> 손녀와나뭇꾼<마징가제트> 여탐<뱀>도휘<방관><공갈빵><생강차><왜 추억은> 달광狂소나타<달광소나타><퇴보의 역사1><겨울 나비><창백한 풍경> 미친광대<낙방><생일><새일빵> 레몬섬<포도> 꽃은<코스모스> 절박한참치<독후감><이후로 아무도 들여보낼 수가 없었어요.> 아마도생선<버림> 복어<파리> 달콤소음<땅 따먹기> 백야★<연습장> 소회<야자시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타미유<길을 걷다가> 



이중에 이번 주 장원은 후경<찢긴 종이> 달광狂소나타<달광소나타> 서정<화살>입니다.


찢긴 종이


                                후경



며칠 전 아버지 따라 갔던 무당 집 앞에는 기차가 지나간다.


아버지에게서 그 무당집에서 점을 보던 김씨의 소식이 들려온다.

점을 보며 창 밖을 바라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어젯밤부터 무당 김씨의 울음소리가 책상 위 볼펜에서도 들리기 시작했다는 말은

들을 수 없지만, 한 방울 눈물에는 그런 말을 울부짖는 늑대가 들어가서

밤이면 밤마다 뒷 산에 올라 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햇빛이 눈물을 하늘로 데려 가면 그 늑대는 사지가 찢겨 나가지만

울음소리는 남아 세상 어디엔가 보금자리 찾을 날이 다가 올 것이다.

매일 들리는 기차소리에 놀라 창문을 열고는 기차시간표를 보며

기차를 보며 미쳐버릴 지도 모를 일이었는데

손에 쥐고 있는 볼펜을 볼 때면 늑대 눈물 흘리고 책상 앞 볼펜에서도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속삭인다. 누군가.


기차처럼 쓰는 기차는 정해진 레일을 걷지만 지금, 정신병자같이 예측불허를 연출하고 싶다는 늑대가 들어간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고 옆집 무당 김씨는 눈이 돌아가서 지옥을 지킨다는 무시무시하게 생긴 형상이 쥐고 있는 창을 꺼내 팔 털을 자르기 시작하지만 잘리지 않자 팔을 베어버리는데 볼펜이라고 가만히 있을 소냐 악필 중 악필에서 눈물이 나니


무당의 팔에서 흘러내린 피가 뚝뚝 비상하는데,


볼펜이 종이를 찢어 놓았다. 



**** 후경의 이 시를 읽고 음 주장원, 단박에 찍었습니다. 후경의 이 시는 아름다우면서도 주술적인 비밀의 세계를 엿보는 듯한 느낌을 불러 일으킵니다. 무당 기차 늑대 볼펜 등을, 체크무늬처럼 엇갈려 교직하며, 중심 키워드 몇 개를 서로 연결하고 있는데 이질적이면서도 서로를 끌어당기는 낯선 이미지를 창출했습니다. 발상과 상상력, 분위기가 아주 매력적인 시입니다. 다만 종종 비문이 눈에 뜨여 바로잡아야 겠습니다. 시적허용을 뛰어넘어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 비문은 시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일부러 단조로운 문장을 조금씩 어긋나게 하고 생략시키고 이질적인 것으로 구성하려 의도한 문장이라도, 비문이어서는 안됩니다. 이 점 명심하기 바랍니다.

  후경 또한 한 음계의 성장을 한 후에도 더욱 좋은 시를 쓰고 있습니다. 후경에게 기대가 큽니다. 방학 동안 집중해서 시를 쓰면 몇 단계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노력하리라고 Y양은 굳게 믿습니다.

  후경은 시작메모에서 “똑같은 주제를 다뤄서 그런지 몰라도 의도는 안했는데, 보면 볼수록 '불가리아 여인'의 영향을 무의식적으로 받은 듯 해요...  그래서 기차부분은 다른 걸로 고치려구요. 다른 운명적인 걸로.”라고 썼는데, ‘불가리아 여인’의 영향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만약 영향을 받았다면 제가 영광이지요 ^^. 그리고 기차부분은 고치지 마세요. 기차가 훨씬 좋습니다.


달광소나타 

                


                        달광狂소나타


1. <달광狂소나타>


늑대인간이 게걸스럽게 달빛을 먹었다.

달빛은 늑대의 광기에 기생하여

온 세상에 창백한 불을 질렀다.

하얀 숯이 된 사랑과 뼈마디를 으깨는

그의 울음소리, 미친 소나타가 되어


내 손에는 불씨가 들려있었다.


2. <달나라>


달나라에는 인화성 물질이 없다.

불에 타죽을 것들도 없고 심지어 불도 없다.

에펠탑이 혐오스러워 에펠탑 속에서 산 위인처럼

달나라에 처박혀서 지구는 푸르다, 했다.

여기는 달나라,

암스트롱의 발자국이 없는 사기꾼 같은 공간


3. <달빛 소년>


달에 생명체가 아주 없던 것은 아니었다.

어린왕자 사촌 뻘 정도로 되는 소년이

토끼들을 제압하고 그 자리에 않았다.

나는 혁명이라 할 것도 없는 가벼움으로

그 위대한 지배자를 몰아냈다.

지금 그는 우주공간을 떠나니고있다.


4. <마지막 황제>


달나라서 황제가 되었다.

방앗간을 허물고 토끼들을 착취했다.

(황제는 그것을 개혁이라 불렀다.)

나는 이혼을 원해요.

매순간 수 많은 사람들과 이혼했다.

(빗속으로 사라져간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다음 망명장소를 찾던 중에

범죄자로 전락,

그렇습니다. 나는 시인이 될 수 없습니다.

하고 죄를 시인했다.

자금성의 늙은 귀뚜라미처럼

달나라에 흔적 없는 흔적을 남겼다.


5. <고해성사>


황제라는 이름을 집어던졌음에도 불구하고

토끼들은 불만스러워했다.

걸래에서 물기 짜내 듯 나를 추궁하려들었다.

그러나

죄가 너무 분명하여 죄명을 나열할 필요도 없었다.


6. <달광光소나타>


다시 달나라,

전직 황제는 죽을 때까지 채소밭을 가꾸는 벌을 받았다.

토끼들에게 무료급식을 하고

토끼 똥을 주워담아 하늘에 박아두었다.

여기는 달나라 위에 세워진 풀나라.

지구인들 말 좀 해봐요.

지금 달은 푸른가요, 달빛의 소나타가 들리는가요.


**** 달광군의 세 편 모두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아주 놀랬습니다. 특히 <달광소나타>는 여섯 개의 시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독립된 시편들이 그 자체로 상상력과 완결성, 의미를 가지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서사의 흐름이 이어지고, 마지막연에서 둥글게 그 이야기가 하나로 모아져 아름다운 달처럼 의미있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달광군은 그동안 다양한 시적방법을 모색해 왔는데 이번 주에 비로소 그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열매맺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정적이면서도 감각적이고, 서사가 있으면서도 산문적이지 않고, 비판적인 시선을 우의적으로 표현할 줄 압니다.

  글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 때론 참 놀랍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소년기에는 노력만 게을리 하지 않으면 말랑말랑한 반죽처럼 어떤 모양이든 마음껏 만들 수 있는 때묻지 않은 질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고삐를 늦추지 말고 달광이 번떡번떡 빛나길 바랍니다. 나머지 시에서 빨간펜은 좋은 표현, 파란펜은 감정이 설명적이거나 뜬금없는 직유,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인 부분은 삭제 요합니다.


창백한 풍경


                        달광狂소나타


마지막 잎새마저 매정하게 떨군 나무는

머금고 있던 수액을 모두 게워냈다.

핏기없는 바람에 탈색된 줄기는

잘 접힌 종이 공예품처럼 빳빳했다.


항상 골방에 틀어 박혀있던 형은

분칠을 한 인형처럼 얼굴이 하얀색이었다.

그는 태양에 화장이 녹아내릴까 봐

온 세상을 무채색 명도 10으로 만들었다.

마침내 그가 그의 세상을 완성했을 때

창백한 나무가 죽고 싶다고 손짓했다.

형은 나무의 목을 졸랐고,

창백한 풍경이 되었다



겨울 나비 


                         달광狂소나타


생명의 모조품인 양 시들어가는 잔해 속에

날개가 있다.

소연히 앉았다간 빛줄기가 온기를 남기고

고엽이 바스러진 겨울로 봉분을 만든다.


겨울 그러나 희미한 동력원動力原

결빙 당한 날개, 얼음 결정 부수고

천천히 죽어서 하늘을 난다.

언젠가 다시 살아날 것처럼.



화살 


                        서정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의 기록에는

길을 틔우기 위해

활을 쏘아 백성을 죽였다고 한다.


화살이 죄인 아닌 죄인의 뇌리에 박히기까지

강 너머로 나아가는 짧은 순간 동안

촉에 비친 안광은 아마

끼니 굶은 것 만큼이나 반짝거렸을 것이다.


생은 생각 만큼 짧지 않은데

떠오르는 것은 쌀 몇 가마 꾼 것과

밤새 품삭만 했던 등골 휜 아내

죽 먹기 싫다고 투정하던 자식새끼 뿐


강물에 비친 해질녘의 뉘엿뉘엿한 마지막처럼

떠 오른 생의 자취를 누릴 겨를도 없이

공포로 일그러진 안면근육 위로

연한 피가 흘러 버렸을 것이다.


허물어 지는 강가의 집을 지키다 사망한

어느 가장의 짧막한 족적

불어간 하늬바람이나 알고 있을까 싶은

국사 이야기


세월이 지난 지금도 화살은 날아 다녀서

어느 하찮은 짐승의 운명이 될지

두렵기만 하다.


**** 인하대 백일장 낙방작이라는데, 왜 떨어졌는지 아쉽습니다. 지금까지 서정이 쓴 시 중에 제일 좋은 시인데요. 그동안 서정은 표현의 과잉 때문에 늘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렇게 심플하게 잘 뽑아내면서 그동안은 왜 그렇게 너줄너줄 감정과 설명의 레이스를 늘어뜨리고 다녔는지. 이 시는 역사에서 모티브를 따와 민초들의 고단한 운명을 연결시키면서 그것이 현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정자의 화살이 죄없고 가난하며 선량한 가장의 이마에 박히는 그 순간을 정지시켜, 지나간 그의 삶을 파노라마처럼 환영처럼 펼쳐고 있습니다. 주제나 집중력이 좋습니다. 표현도 구체적이고 선명하며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다만 마지막 파란펜부분이 감정을 직설적으로 내뱉어서 지금껏 확장해온 의미를 단순화시키고 상투적 교훈으로 읽히게 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서정, 저 라면 절대 이 작품을 떨어뜨리지 않았을 겁니다. 언젠가 후경의 백일장 낙방작 <바람소리>를 주장원과 월장원으로 뽑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후에 후경은 시가 일취월장했지요. 서정도 그러하기를 바랍니다. 서정이 잘 쓸 수 있는데 헤매고 있어서 늘 안타까웠는데, 참으로 기쁩니다. 다른 시 <붕어빵>에서는 상상력의 가능성이 보입니다. 특히


붕어빵을 물에다 놓아 준다.

바닥으로 가라앉는 두근거림은 가벼워지고

씁쓸한 미소를 흘리며

꼬리를 바라보며 - . 


라는 구절은 아름답고 재미있습니다. 다만 <붕어빵>에서도 서정의 고질적인 표현의 과잉, 남발, 산만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정은 꼭 필요한 것만 간추려 퇴고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명심!




@@@@도마뱀 코멘트와 떴다! 새로온 샛별



0 Ars_Techne - <아버지의 등 굽은 고추> - 필력이 있는 친구인데 이번 시는 이빨빠진 쑥떡을 닮아서 별루. 이 소재를 이런 구성으로 쓴다면......자기 만의 시가 아니지요. 하지만 다른 소재로 다르게 쓰면 충분히 필력이 드러날 친구입니다. 

 

0 젊은날의모든 것 - <기분 좋은 날> 서사의 진행은 흥미로워요. 다만 그것을 표현하는 언어들이 산문적입니다. 즉 설명적이라는 겁니다. 설명을 삭제하고 압축해보세요.


0 엔델 - <그녀><오늘을 살다><길><매미><추억><웃음지으며> 시적 대상이 없이 감정이 숟갈로 떠서 독자에게 먹여주고 무슨 맛인지 알아맞혀보라구요? 엔델은 한가지 대상, 한가지 사건을 정해서 묘사한 뒤 거기서 우러나오는 감정은 최대한 자제하고 써보세요.

<웃음지으며><매미>가 그중 나았습니다. 언어의 투명함이 개선의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이 시도 시적대상, 형상이 오리무중이긴 하지만 


0 도휘 - <공갈빵>은 조금 새로운 시도가 엿보입니다. 도휘는 자유연상이 약간 보이는 군요. 좋아요. 이런 식으로 도휘가 쓴 적이 없었는데 그런 시도도 좋습니다. 다만 직설적으로 주장하는 진술은 시적긴장을 떨어뜨립니다. 도휘는 언제나 부단히 자기갱신을 하는군요. 이리저리 자기 시의 몸을 바꾸다보면 어느새 내 스타일이 만들어지는 거랍니다.

0 유동근형도이젠오십살 - <복어 연작> 자기만의 생각, 눈이 있습니다. 어떤 시를 써도 흉내내지 않는, 시를 지어낸다기 보다, 대상을 바라보는 자기만의 눈, 마음을 먼저 닦아 거기에 비추어 쓰니 읽는 족족 재미있을 수 밖에요. 이런 시는 머리로 쓴 시가 아닙니다. 마음으로 쓴 시입니다. 나중에 이 친구가 머리로 쓰기 시작할 때가 오면 저는 몹시 슬퍼질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젠가는 머리로 쓰는 날이 오겠지요. 나중에 제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게되는 날이 오지 않았으면, 오래도록 마음으로 비추어 시를 쓰길 바랍니다. 


0 unknown - unknown에 대해서는 기대가 컸습니다. 시적 테크닉이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언젠가 심사평에서서도 썼듯이 시에서 느껴지는 작자의 심성이 천진하고 맑고 예뻐서 꼭 좋은 시를 쓰겠구나, 싶었는데 아직 훈련이 덜 되었고, 시에 대해서 썩 집중하지 않은 듯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친구가 반드시 좋은 시를 쓰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돌로된 꽃으로 피어나길....


0 dailybest - <구급차><나무는><추운날><꽃>운율이 마치 시조의 운율처럼 경직되어 있어요. 운율이 물결의 흐름처럼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경직된 외형적 운율을 맞추려다 보면 내용도 그에 맞춰 토막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관념어를 자제하고 가령<꽃>에서는 꽃이 어떤 꽃인지 그 모습은 어떤지를 먼저 보여주세요. 그중 <詩作>이 제일 좋았습니다. 물론 이 시에도 관념의 비중이 더 많아서 좀 답답한 느낌이지만, 관념과 구체가 뒤섞여서 시적가능성을 활짝 열어젖혀 보여주었군요.


0 死海文書 - <페이지 289> 제목과 내용이 너무 동떨어져서 선뜻 연결이 잘 안됩니다. 세상 어딘가에 살아있는 안개, 가 있다고 시작했는데 ‘살아있는 안개’가 어떤 안개인지에 대한 구체성이 없어서 정말 안개처럼 오리무중이 되어버렸습니다. 혼자만 아는 상상은 공감을 얻기 어렵습니다. 안개의 속성을 생각하는 걸로 시작해보세요.


0 스텔라 - <길> 예전에 제가 쓴 <폭죽>이라는 시하고 비슷해서 놀랬어요. 그 시도 문득 들렸다 소리, 로 시작하는 것이었는데. 아마 발상이 저와 동일하다고 느껴집니다. 아무리 소음이 와글와글해도 어느 순간 문득, 들리죠. 갑자기. 스텔라는 시적인 포착, 감수성, 본능적인 감흥이 좋은 친구입니다. 지난번 <김장>처럼요. 설명적인 것만 고치면 좋은 시를 쓸 수 있겠어요. 스텔라의 시가 기다려집니다.


0 꿈먹는글쟁이 - <그림 그리기><당신들의 천국><시든꽃> 이 친구의 장점은 구체적이라는 것입니다. 단순하지만 선명한 시의 형상을 볼 줄 압니다. 차라리 말도 안되는 관념이나 감정을 줄줄 나열하는 것보다 이렇게 언뜻 유치해 보이지만 단순하고 구체적인 시가 발전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꿈먹는 글쟁이 반갑습니다. 


0 타미유- <길을 걷다가> 지난주 시<1965>에서 저는 타미유의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썼었습니다. “타미유의 가능성의 씨앗들이 해바라기처럼 촘촘히 들어차있습니다. 이미지가 통일되지 않고 ‘감자’나왔다가 ‘눈깔사탕’나왔다가 ‘국수’나왔다가 ‘바다’나왔다가 그러기는 합니다만, 한 편의 시로서가 아니라 한 연씩덩어리로 따로 떼어놓으면 다 뭔가 꿈틀거리는 에너지와 상상력, 진정성, 수사등이 올챙이처럼 완성되지 않은채로 들어차 있습니다.” 라고. 그리고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역시 저의 탁월한 안목은 빗나가지 않았군요 ㅎㅎ 타미유의 <길을 걷다가>는 깨진 마음같은 보도블럭을 보며 느끼는 사랑에 관한 시간의 중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진 한 장을 보면 지나간 추억과 현재의 쓸쓸함,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 찰나처럼 지나가지요. 마치 그런 순간을 잡아서 담은 듯 느껴졌습니다. 다만, 지난 번에 지적한 것처럼, 툭툭 던져놓고 책임지지 않은 시어들이 눈에 뜨입니다. 이미지의 연결성을 고려해야 하겠습니다. 더 기다리겠습니다. 기대 만땅입니다.  


길을 걷다가


                        타미유


깨진 마음같은 보도블럭 위에 멈춰서

익숙한 발자국 찍힌 블럭하나 주웠다


그 사람 걸어온 길이 꽃 길이어서

목동의 피리소리에 춘풍이 음표를 그리는 날이

설국의 여인처럼 하이얀 손이 국화처럼 흔들리는 날이

찢어진 연처럼 내려왔다

깨진 마음위로.


쌓인 눈을 채 털지도 못한채

밤바다를 올려다보며 눈물 흘리던 날이 있었던가

지금은 봄인데.


길던 사랑이 끝나고 오는 것이 이별이라면

봄이 가고 맞는 것이 여름이라면

타는 마음 같은 커피향속에

하룻밤의 한숨으로 기다리고 싶다


사랑


0 날개 단 소녀 - <바람 된 이의 사연> 구체적인 대상은 없고 내 생각만, 내 판단과 감정만 드러나 있습니다. 정작 시에서 보여주려 한 것은 ‘바람된 이의 사연’인데 곡소리를 들으며 내가 느끼는 감정을 설명만 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독자가 공감하기가 어렵습니다. 곡소리가, 왜 나로하여금 그런 생각을 하게 했는지 먼저 곡소리에 집중해서 써보세요. 내 생각과 감정은 그 다음에 써도 충분합니다.

 

0  파란시인 - <나방> 대상이 나비인데, 대상 자체보다 자신의 관념이나 추상이 앞서 있습니다. 대상에 먼저 집중하세요. 대상에 집중하지 않다보니 자연히 관념어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독자는 파란시인이 본 구체적인 나방을 알 수가 없습니다. 화자의 생각이 공감을 얻으려면 우리에게 나방을 보여주세요. 


0 애솔목 - <장래희망><어른과 아이> 이 제목 그대로 썼군요. 어른과 아이를 대비해서 몽땅 설명하고 상식적인 답을 내리고 그것도 산문적인 문장으로. 애솔목이 쓴 이 내용은 시의 기본적인 토대입니다. 이 생각을 상징화해 줄, 형상화해 줄 사건이나 대상을 찾아서 에둘러 빗대어 표현해보는 연습을 하길 바랍니다. 


0 눈의 이상 - <도깨비 방망이> 처음 온 샛별인데, 참으로 민망한 시를 올렸군요. 


도깨비 방망이


                        눈의 이상


도깨비 방망이를 자신의 몸속에 삽입하던 것을 좋아하던 A양.

그녀는 자신의 질에 도깨비 방망이를 삽입한 상태에서,


‘칼 나와라. 뚝딱’을 외쳤다.

칼에 묻은 A양의 살점은 방망이 모양이었다.


도깨비 방망이가, 너를 ~한다.

저는 시에서 가능하지 않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성 시인의 시들에도 의도적으로 욕설, 성적 표현, 잔인성, 은어, 비어 등이 등장합니다. <도깨비 방망이>는 민망하기도 하고 끔찍하기도 하나, 그 잔인하고 변태같은 상상력이 웃기고 재미있었습니다. 도깨비방망이하면 통상적으로, 소원을 비는 긍정적인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질에 삽입하는데다 쓰고, 주문으로 ‘칼 나와라 뚝딱’하고 외치다니...게다가 칼에 묻은 살점이 방망이 모양이라니 정말 웃기는 짬뽕입니다. 좀 이맛살이 찡그려지긴 해도 그런 발직한 상상이 재미있습니다. 다만 마지막연은 무슨 소리인지요? 그리고 이래서 어쩌자는 것인지요. 뭘 말하려고 하는 건가요? 이런 주제에 대한 성찰이 없다면, 이건 그냥 공중화장실낙서로 전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명심하시고, 장난이 아닌 진지한 성찰에서 나온 발칙한 상상의 시를 쓰기 바랍니다. 


0 비초이 -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다 설명하고 있군요. 감상적이어서 감정도 절제되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이라도, 모습이라도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0 낚시꾼 - <가벼운 그림> 사막의 선인장, 창문가 선인장, 그림, 이 논리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위치해 있는데 그 시적정황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뭔가 나름대로 철학적인 의미가 있는 것도 같은데 상황이 명확하지 않고 지나치게 생략이 심해, 기본적인 납득이 어렵습니다. 그래도 뭔가가, 있다는 느낌입니다. 정황을 분명히 해주세요. 


0 빨강머리앤 - <왈츠무도회> 마지막 반전이 모든 걸 설명해 버려서 김이 빠졌습니다. 동화적인 상황과 표현들이 아기자기하고 구체적이어서 좋았는데, 결국 마지막 연에서 정답을 말해버려서 시가 확장되지 않고 해프닝으로 끝나버려 아쉽습니다. 마지막 연을 녹여서 나머지 시에 포함시켜주세요. 그래야 일차적인 시로 마무리 되지 않습니다.


0 희나리 - <소리> 희나리의 시가 좋아졌습니다. 일단 시가 구체적입니다. 게다가 감각을 상상으로 치환하고 있습니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쓴 시인데, 그 소리가 고막에 못을 박고 창은 흔들리고 얼어붙은 창이 부숴지는 그 생각의 도약도 좋았고 청각을 촉각으로 치환하는 심상의 전이도 좋았습니다. 다만 단순히 그 뿐이어서 아쉽습니다. 그것이 뭘 의미하는 지까지 드러났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한참 걸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좋아져서 저로서는 희나리를 거저 주운 기분입니다. 더 열심히 써서 빨리 껍질을 벗는 희나리가 되길 바랍니다. 

 

0 애화 - <새> 애화가 좋아한다는 이 시를, Y양은 좋아하지 않으니 문제입니다. 언제 썼는지 모르겠으나, 애화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또 드러났군요. 할머니 기침 소리를--> 산새울음처럼, 여울처럼, 화살처럼 이렇게 세 가지의 직유를 붙여놓은 데다가, 꽃잎이 나오고 풀잎이 나오고 개흙과 샘이 등장합니다. 직유의 산만함이 정작 중요한 할머니의 상을 압도하고, 직유로 표현된 것도 혼란스러워 눈에 띄이지 않습니다. 전체에서 중요한 부분에 힘을 주고 보조해주는 부분은 톤을 낮추어야 볼륨이 생깁니다. 떠오르는 대로 직유를 갖다 붙이면, 아니 한 만 못하게 됩니다. 지난 번에는 맑고 투명하여 껍질을 벗었나 했더니 도루묵인가요? 다만 애화는 빨간펜 부분처럼 깊이있는 성찰이 좋은 친구입니다.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고치세요. 고집 좀 부리지 말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무식하기 때문입니다. 공부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를 잘 쓰는 친구가 기초적인 것을 계속 고치지 못한다면, 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밖에요. 휴-우. 


                        애화


할머니 기침 소리가 산새 울음처럼 높고 가볍다

퍅 퍅 맑고 가늘은 소리가 여울처럼 허공에 풀려나간다

소리는 멀어진 화살처럼 지난 자리가 깨끗하다

화살이 지나며 구겨놓았을 입가의 조팝꽃이 조글조글하다

철이 지나도 지지 않고 날로 꽃잎이 는다

새벽녘이면 멀리 갔던 새가 물어오며 한 점씩 달아놓았던 것인데

대낮에도 현관의 자물쇠를 모두 걸어 잠그는

할머니의 쓸쓸한 몸은 이때껏 새를 길러 오셨던 것이다

새는 뼈를 둥글게 쪼아 몸 뉘일 둥우리를 튼다

쩡쩡 뼈가 울려 할머니께서는 하루에도 몇 번 길을 늦추신다

뼈의 빈틈으로 물이 차올라 날로 눈물이 많아지신다

빈 독에 물을 채우듯 물에 밥 말아 한 그릇 훌훌 비우신다

끝이 타들어가는 풀잎처럼 푸석푸석한 저 몸에도

한때는 목마른 짐승들이 객고를 풀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부드러운 혀로 닦아 눈시울이 젖어들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할머니의 날갯죽지가 개흙만 남은 샘처럼 오목하다

날이 저물어 형광등을 내리자 새가 총총 어둠에 잠긴다


뱀 


                                여탐


어느날 친구가 말했다

뱀을 잡았더니 나뭇가지가 되더라고

그래서 두 손으로 뚝 꺾었더니 부러져 버리더라고

그 뱀은 어딨어

부러졌길래 버리고 왔지

부러진 뱀을 , 아니 부러진 나뭇가지를 찾아

거리를 온통 헤매이었다

부러진 나뭇가지가 뱀이 되어

다시 붙으려는 듯 꿈틀꿈틀 힘겹게 꿈틀댄다

부러진 뱀은 서로가 서로를 향해 다가가 다시 척 하고 붙어 버렸다



안도하고 뒤돌아 걸으려고 할 때 등뒤에서 소리가 났다

나는 뒤돌아 보지 않았다


**** 여탐이 평가해달라고 시 말에 썼는데, 그렇게 쓰지 않았어도 언급을 아니할 수가 없습니다. 여탐의 쓴 시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시입니다. 뱀을 잡았더니 나뭇가지가 되었다,라는 시작부터 얼마나 신선합니까. 식물성을 동물성으로 치환해 상상력을 펼쳤는데 그게 또 얼마나 적확합니까. 나뭇가지가 종종 뱀처럼 보이기도 하니까요. 죽은 것과 생명이 있는 것, 식물과 동물의 대비가 아주 재미있습니다. 표현도 상황도 구체적입니다. 내용의 전개도 상투적이지 않고 생생합니다. 결말도 정답을 내리지 않고 뭔가를 암시하며 열린 결말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여탐이 이런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이 앞으로도 가능성을 보증하는 것입니다. 글틴들의 시를 읽으며 늘 새롭게 성장하는 그 무한한 가능성이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더욱 정진해서 좋은 시를 쓰기 바랍니다. Y양은 여탐을 탐내고 있답니다.


그 해 8월. 


                아그네시카

작은 광주리,

깐 마늘을 쥔 누런 손톱,

바쁘게 움직이다 돌아서던

헐렁한 자주색 꽃무늬 바지.


길과 시장 인파 속에서

걸음 느린 나를 인도하던

마늘 냄새 밴 딱딱한 손.

그 그늘에서 태양도 쉬어가던

이야기로 가득 찬 유람선.


그 날,

그 시장가던 길.

이그러지는 돌길과

부글거리는 붉은 철도 위에서

뒤 돌아 보았을 때


묵직한 고요를 짊어진

태풍 속 나룻배처럼

이글이글 끓는 색깔들 속에서

삼켜지고

다시 나타나며

느리게 비틀거리던

작고 낡은 자주색.


흔들리는 회색 12시의

묵직한 8월 오후.

나는 거리에 몸을 담근 채

풍경 속으로 가라앉던

그 해 8월의 햇볕을 건져낸다.



**** 지난 주 아그네시카에 대한 평으로 이렇게 썼었습니다. “올린 시들이 모두 표현의 과잉으로 산만하고 관념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를 쓰는 친구들은 잘 다듬으면 오히려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겁니다” 역시나 나의 예감이 적중했군요. 지난 주에는 아그네시카가 참 미웠습니다. 몇 편의 시를 올렸는데, 글틴들의 시를 읽다가 꼭 아그네시카의 시가 나오면 피로가 몰려와 멈추기를 몇 번. 정말 폭탄이라고 할 수 있었지요. 그런데 한 주만에 아그네시카가 본연의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적정황을 조금쯤은 생략한 편이지만, 그래도 읽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그간 표현의 과잉도 걷어지고, 거리조정이 약간 먼 편이지만 그것이 확장력을 유발하고 있군요. 다만 낡은 자주색의 마늘파는 사람(으로 추정되는)이 시적대상인데, 그 묘사가 좀 부족합니다. 그것을 보완해주어야 <그해 8월>이 의미있는 그해 8월이 될 수 있습니다. 아그네시카는 지난 주 폭탄에서 이번 주는 석탄입니다. 뭔가 이글거리는 불이 아그네시카로부터 발화될 것 같으니까요.


 

수능이 끝났습니다.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글 쓰랴 수능 준비하랴 글틴 수험생들은 이중으로 애를 썼겠지요. 나중에 지나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그땐 정말 죽고 싶은 마음까지 들기도 하죠. 저는 학력고사세대인데 시험보다 수학시간에 졸았던 기억이.....감독관이 깨웠다는....

 

얼마 전,

수시에 합격한 한 학생이 저에게 묻기를,

"선생님 쌍꺼풀 수술 아파요?"

"글쎄 난 안 해봐서 모르겠는데."

"에이 하셨잖아요."

"안했어!"

"에이 창피해하지 마세요."

 

아 여러분 제 쌍꺼풀은 자연산이니 저한테 성형상담하지 마세욧. ^^::

불가사의한 Y양
불가사의한 Y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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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주 장원

  이번주 주장원은 unknown<공기놀이>입니다. 공기놀이                   unknown 조그만 손으로 옹알옹알 거리는 폭죽을 집어폭죽놀이를 하던 시절 고비에 다다르면미간에 인상을 잔뜩 구겨넣곤세세하게 뜯어보는 쬐끄만 애들 그동안 고마웠다..고 쓰니 아직 조금 더, 여러분이 예쁘게 자라나는 모습을, 그 성장을 시는 다른 장르에 비해 주관적인 관점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학생들의 창작을 직접 지도하고 계신 분이어서 새로운 각도에서 보아주실 겁니다. 글틴과 시를 모두 사랑하는 마음을 멈추지 말기를 바랍니다. 정우영 대장님, 관리자 불가사리Y군께도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글틴들을 만난 것이 제게는 신춘문예 당선된 것보다 더 기쁜 선물이었다는 것을 2006. 11월. 사악한 불가사의한 Y양 올림.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29
10월 5주 장원

    처음 시를 올린 친구들은 수줍고 부끄러운 마음을 알기에 제 한 마디가 힘이 될 터이고, 자주 올리지만 심사평에서 제외되는 친구들의 경우는 반복되는 문제점과 가능성이 훤히 보이니 그것을 짚어주면 분명 성장할테고, 잘 쓰는 친구는 잘 쓰는 대로 더 업그레이드 되도록 부족한 점을 채찍질하고 싶은 - 저의 과다한 욕심과 의욕이 불러온 부담이었습니다. 게다가 조금만 언급해도 다들 시가 놀랄만큼 좋아지니 정말 한 명 한 명을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고 취사선택을 하기가 버거웁고....궁냥궁냥에서의 시심사평에 관한 애정어린 걱정에 마음이 아프고 그래도 잘 고쳐질 것 같지가 않으니......제 자신이 아직 누구를 가르치거나 심사할 자격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이번주에도 미친 듯이 다들 좋은 작품들이어서 어떤 시를 주장원으로 선택해야 하나... 이번주 주목한 시들입니다. 많습니다. 모기 피 그 피 누구 피일까노동자 착취기업 기사가 실린 면을 펼쳐체액의 표정을 본다 를 노려본다 이지만 -->모기가 피를 훔쳤다는                                                           너무 과격하게 튀는 시어. 착취와 어울리는          시어였으면. 사형도구노동자 착취 기업 기사가 실린신문지 밖에 없다 그러다 사막을 만났던가요.게는 옆걸음으로 사막을 횡단하려다마른 등딱지가 파삭 금이갔어요. ***** 달광소나타는 좋은 벗을 만났군요. 달빛소년과 달광소나타의, 서로 시를 성심껏 읽어주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아름답고 부러웠습니다. 달님들은 예쁘기도 하셔라. ^^ 한 권의 좋은 시집을 읽으면서 영향을 받는 게 10이라면, 경쟁자이자 동료인 문우의 작품 한 편에서 영향을 받는 게 100입니다. 그래서 문학을 하는데 좋은 친구들이 달무리처럼 둥글게 내 주위를 감싸고 있으면 내 문학이 좀더 환해지겠지요.                          미친광대 조소처럼 고춧가루가 머물러있었다  처녀 적에 내 어머니는 유리그릇 먹은 것도 게워버리곤 했다--&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13
10월 4주 장원(결정판)

  이번 주에는 도마뱀코멘트와 새로온 친구들에 대한 코멘트에 비중을 많이 두어 심사평을 썼습니다. 그간 심사평의 사각지대에 놓인 친구들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잘 쓰는 친구들이야 대개 심사평에 오르기 마련인데, 아주 잘 쓰지도 혹은 Y양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만큼 괴상하게 쓰지도 않는 친구들은 비평의 조명을 덜 받기 마련입니다. 앞으로 혹시 제가 한번도 언급을 하지 않은 친구가 있다면, 시 말미에 써주세요. 그럼 지난 시까지 몽조리 읽고 성의껏 평을 해드리겠습니다.  살림시사는 이번주 페널티! 왜인지는 그대가 알겠지.消雨 <비행소망> <0과1> 애화 <잠 못 이루는 밤><동상(銅像)(쬐금수정)><순간(瞬間)> ◐<후> 폭풍도사<구름의 빛> 미친광대<영화> 얼빵<일초 이초 삼초><새끼줄> 에우리디케 <소풍><자터에서> 극단여행<꽃의 중심><얼굴안을 걷다> 자유의<목련> 서명원(달빛소년)<미끄럼틀><대지모><나무><토끼구멍에 볕 뜰날 없다><눈> 마틸다<우주 속에 나와 별 하나> 후경<할아버지 고희연> 미사리<시작2><천식새가 남긴 유산> 빨강머리앤<나무와 바람2> 달광소나타<실종> 도휘<산책><곶감>  0 戒盈- <분해자(수정)> 이외의 다른 시들에서도 공히 비유와 표현의 과잉을 문제점으로 짚어야겠습니다. 그 과잉은 설명적인 진술로 다시 한번 과잉잉잉 됩니다. 戒盈은 대상을 먼저 객관적으로 본 뒤에 자기의 생각을 입히세요. 대상보다 자신의 생각에 더 치중해 있어서 관념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다음은 <분해자(수정)>과 제가 단지 불필요한 부분을 빼기만 한 <지도본> 입니다. 관념적 설명을 제거하고 추상적인 것 제거하고 암시력과 환기력을 가질 수 있게 생략을 해야합니다. 구구절절 설명으로 채우려하지 마세요. 지도본은 이번 뿐입니다. 다시는 없어! (TV수상기는 그 중 나았음. 표현이 절제되어서.) 오랜 세월 땅속에서만 묻혀 살다가세상을 찌꺼기로 태어난 그들의 무덤.뒤늦은 자책과 그 옛날 과오들을 새긴 비석처럼전과 같이 변함없는 태양 아래를 반짝여 본다. 주제는 생명에서 난 죽음, 혹은 죽음에서 난 생명시신은 날카롭고 비리거나 혹은 짠 향을 풍기며수백 마리 생명을 붉거나 흰 자궁으로 잉태하고 있다. 수백 마리 생명을 붉거나 흰 자궁으로 잉태하고 있다.스멀스멀한 것들0 연화도령 - <무제> 일단 관념적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두렵다는 직설적 표현도, 설명으로 느껴지기 보다 여운을 주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단순하다는 겁니다. 구름과 석양의 피칠갑이 좀더 상상력을 발동시키고 확장시켜야 했는데 딱, 그 모습만 그리고 있어서 일차적으로 읽힙니다. 상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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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괜찮다면... 보내 주시는 책 애화랑 같은 걸로 보내주세요~ ^ ㅇ^/// 제가 보내실 것이 이미 있었다면 두 개 다.. ㅡ_-ㅋ 음.. 무린가요?

    • 2006-11-26 22:08:41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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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알 수 있어도 들어야만 알 수 있는게 참 많은것 같아요. 많이 느끼고 배웠어요.^^

    • 2006-11-24 09:44:26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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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장작이 타려면...아직 더 말라야 하는 건가....덜마른 마른장작...덜마른 희나리였군요...ㅠㅠ 더 노력해야지요~ㅎㅎㅎ 어머, Y선생니임~...껍질을 빨리 벗기고....선생님은 희나리 알맹이만 관심있다는?....어머, 야해~^^*

    • 2006-11-23 22:33:5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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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광군/죄송해요. 죄송해요. 시가 안잡히니까 내리고 싶어도 내릴 수 있어야죠. 시가 안 잡혀서 못내렸다는 것은 핑계일까나? 그래도 까먹지 말아줘요. 죄송해요. 그나저나 제 흉내 내시는 것도 아니고, 주장원 못받겠다니... 줄때 받는 것이 좋아요.

    • 2006-11-23 17:27:0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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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서정형 축하! 첫빵이에요 want축하빵??

    • 2006-11-23 14:50:3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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