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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주 장원

  • 작성자 불가사의한 Y양
  • 작성일 2006-11-29
  • 조회수 7,559

 

<11월 13일 - 11월 19일>


이번주 주장원은 unknown<공기놀이>입니다.



공기놀이 



                 unknown



조그만 손으로

옹알옹알 거리는 폭죽을 집어

폭죽놀이를 하던 시절


나뭇결이 날카로운 교실바닥에서

우리는 왁자지껄 불꽃을 수놓고

소란스럽게 펑펑거리며 터뜨렸다


폭죽 한 톨이 공중에 올라갈 때마다

같이 올라가는 눈동자들

그렇게 같이 눈높이를 맞췄다


고비에 다다르면

미간에 인상을 잔뜩 구겨넣곤

세세하게 뜯어보는 쬐끄만 애들


잠깐 하늘로 한 눈을 팔면

어느 새 내차례가 되어

무지개색 폭죽을 쥐고 있었다


**** unknown의 시에는 꾸밈없는 천진함, 동심의 원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항상 이 친구의 시를 기다렸고 시 자체의 완성도 보다 시 안에 담겨있는 unknown의 심성이 저를 기쁘게 했던 미지의 친구이지요. 시를 세련되게 만들거나 쓰지 않아도, 시인의 마음을 이미 지니고 있는, 그래서 소중한 글틴들 중의 하나입니다. 열심히 쓰지 않아서 그동안 제 애를 태웠는데, 마지막 심사에 unknown의 시를 망설임없이 주장원으로 선택하게 되어 기쁩니다. unknown은 앞으로도 절대 꾸며서 멋지게 쓰려하지 말고,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그 잘 닦인 거울같은 마음으로 사물을 비추어 시를 쓰길 바랍니다.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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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작별인사, 라고 쓰니

말문이 막힙니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쓰니

일방적으로 결별을 선언하고 돌아서는 여자의 멘트같습니다.


아직 조금 더, 여러분이 예쁘게 자라나는 모습을, 그 성장을

곁에서 지켜보고 싶고

손잡아 주고 싶고 머리 쓰다듬어 주고 싶지만....


제 사정이야 말해 뭣하겠습니까.

시게시판 선생님들이 자주 바뀌어서 속상해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시는 다른 장르에 비해 주관적인 관점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선생님들이 여러분들의 시를 보아주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모실 선생님은, 좋은 시집으로 현재 뜨거운 주목을 받고 계시고

현장에서 학생들의 창작을 직접 지도하고 계신 분이어서

실력으로나 경험으로나 저보다 훨씬 훌륭하신 선생님이십니다.

혹 Y양의 편향된 경향으로 인해 구박을 받았던 글틴들의 시도

새로운 각도에서 보아주실 겁니다.

제가 받았던 사랑의 곱절을 다음 선생님께로 옮겨가도 삐지지 않을테니

기대와 설레임으로 지금처럼

글틴과 시를 모두 사랑하는 마음을 멈추지 말기를 바랍니다.


늘 한 발짝씩 늦은 심사평에도 눈 감아주고 배려해주신

정우영 대장님, 관리자 불가사리Y군께도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고마웁고 행복했고 날마다 기뻤습니다.

글틴들을 만난 것이 제게는 신춘문예 당선된 것보다 더 기쁜 선물이었다는 것을

신만은 아시겠지요.


2006. 11월. 사악한 불가사의한 Y양 올림.

불가사의한 Y양
불가사의한 Y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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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주 장원

  누군가에게 자기도 모르게 불리워지는 걸 보면 이 세 명의 아이디는 대박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고구마 : 저는 모든 언어는 관념이라고 생각해요. 가령 고구마라는 말을 했다고 치면 고구마라는 말은 단지 고구마라는 말일 뿐이지 진짜 고구마는 아니잖아요. 사람들은 고구마라는 말을 듣고 고구마를 먹은 경험,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군고구마가 무척이나 뜨거웠던 경험, 고구마를 밭에서 캔 경험을 이어붙어 자기가 알고있는 고구마를 떠올리겠죠. 중요한 건 단어 보다는 상황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만들고 그 단어가 적절하게 쓰였는가 하는 점이겠지요. 추상을 구체화하는 게 詩가 아닐런지 찢긴 종이 아버지에게서 그 무당집에서 점을 보던 김씨의 소식이 들려온다. 들을 수 없지만, 한 방울 눈물에는 그런 말을 울부짖는 늑대가 들어가서 울음소리는 남아 세상 어디엔가 보금자리 찾을 날이 다가 올 것이다. 손에 쥐고 있는 볼펜을 볼 때면 늑대 눈물 흘리고 책상 앞 볼펜에서도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속삭인다. 누군가. 볼펜이 종이를 찢어 놓았다.  **** 후경의 이 시를 읽고 음 주장원, 단박에 찍었습니다. 후경의 이 시는 아름다우면서도 주술적인 비밀의 세계를 엿보는 듯한 느낌을 불러 일으킵니다. 무당 기차 늑대 볼펜 등을, 체크무늬처럼 엇갈려 교직하며, 중심 키워드 몇 개를 서로 연결하고 있는데 이질적이면서도 서로를 끌어당기는 낯선 이미지를 창출했습니다. 발상과 상상력, 분위기가 아주 매력적인 시입니다. 다만 종종 비문이 눈에 뜨여 바로잡아야 겠습니다. 시적허용을 뛰어넘어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 비문은 시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일부러 단조로운 문장을 조금씩 어긋나게 하고 생략시키고 이질적인 것으로 구성하려 의도한 문장이라도, 비문이어서는 안됩니다. 이 점 명심하기 바랍니다.                  내 손에는 불씨가 들려있었다. 3. <달빛 소년> 달나라서 황제가 되었다.방앗간을 허물고 토끼들을 착취했다.(황제는 그것을 개혁이라 불렀다.)나는 이혼을 원해요.매순간 수 많은 사람들과 이혼했다.(빗속으로 사라져간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결국, 다음 망명장소를 찾던 중에범죄자로 전락,그렇습니다. 나는 시인이 될 수 없습니다.하고 죄를 시인했다.자금성의 늙은 귀뚜라미처럼달나라에 흔적 없는 흔적을 남겼다. 6. <달광光소나타> **** 달광군의 세 편 모두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아주 놀랬습니다. 특히 <달광소나타>는 여섯 개의 시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독립된 시편들이 그 자체로 상상력과 완결성, 의미를 가지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서사의 흐름이 이어지고, 마지막연에서 둥글게 그 이야기가 하나로 모아져 아름다운 달처럼 의미있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달광군은 그동안 다양한 시적방법을 모색해 왔는데 이번 주에 비로소 그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열매맺기 시작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22
10월 5주 장원

    처음 시를 올린 친구들은 수줍고 부끄러운 마음을 알기에 제 한 마디가 힘이 될 터이고, 자주 올리지만 심사평에서 제외되는 친구들의 경우는 반복되는 문제점과 가능성이 훤히 보이니 그것을 짚어주면 분명 성장할테고, 잘 쓰는 친구는 잘 쓰는 대로 더 업그레이드 되도록 부족한 점을 채찍질하고 싶은 - 저의 과다한 욕심과 의욕이 불러온 부담이었습니다. 게다가 조금만 언급해도 다들 시가 놀랄만큼 좋아지니 정말 한 명 한 명을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고 취사선택을 하기가 버거웁고....궁냥궁냥에서의 시심사평에 관한 애정어린 걱정에 마음이 아프고 그래도 잘 고쳐질 것 같지가 않으니......제 자신이 아직 누구를 가르치거나 심사할 자격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이번주에도 미친 듯이 다들 좋은 작품들이어서 어떤 시를 주장원으로 선택해야 하나... 이번주 주목한 시들입니다. 많습니다. 모기 피 그 피 누구 피일까노동자 착취기업 기사가 실린 면을 펼쳐체액의 표정을 본다 를 노려본다 이지만 -->모기가 피를 훔쳤다는                                                           너무 과격하게 튀는 시어. 착취와 어울리는          시어였으면. 사형도구노동자 착취 기업 기사가 실린신문지 밖에 없다 그러다 사막을 만났던가요.게는 옆걸음으로 사막을 횡단하려다마른 등딱지가 파삭 금이갔어요. ***** 달광소나타는 좋은 벗을 만났군요. 달빛소년과 달광소나타의, 서로 시를 성심껏 읽어주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아름답고 부러웠습니다. 달님들은 예쁘기도 하셔라. ^^ 한 권의 좋은 시집을 읽으면서 영향을 받는 게 10이라면, 경쟁자이자 동료인 문우의 작품 한 편에서 영향을 받는 게 100입니다. 그래서 문학을 하는데 좋은 친구들이 달무리처럼 둥글게 내 주위를 감싸고 있으면 내 문학이 좀더 환해지겠지요.                          미친광대 조소처럼 고춧가루가 머물러있었다  처녀 적에 내 어머니는 유리그릇 먹은 것도 게워버리곤 했다--&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13
10월 4주 장원(결정판)

  이번 주에는 도마뱀코멘트와 새로온 친구들에 대한 코멘트에 비중을 많이 두어 심사평을 썼습니다. 그간 심사평의 사각지대에 놓인 친구들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잘 쓰는 친구들이야 대개 심사평에 오르기 마련인데, 아주 잘 쓰지도 혹은 Y양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만큼 괴상하게 쓰지도 않는 친구들은 비평의 조명을 덜 받기 마련입니다. 앞으로 혹시 제가 한번도 언급을 하지 않은 친구가 있다면, 시 말미에 써주세요. 그럼 지난 시까지 몽조리 읽고 성의껏 평을 해드리겠습니다.  살림시사는 이번주 페널티! 왜인지는 그대가 알겠지.消雨 <비행소망> <0과1> 애화 <잠 못 이루는 밤><동상(銅像)(쬐금수정)><순간(瞬間)> ◐<후> 폭풍도사<구름의 빛> 미친광대<영화> 얼빵<일초 이초 삼초><새끼줄> 에우리디케 <소풍><자터에서> 극단여행<꽃의 중심><얼굴안을 걷다> 자유의<목련> 서명원(달빛소년)<미끄럼틀><대지모><나무><토끼구멍에 볕 뜰날 없다><눈> 마틸다<우주 속에 나와 별 하나> 후경<할아버지 고희연> 미사리<시작2><천식새가 남긴 유산> 빨강머리앤<나무와 바람2> 달광소나타<실종> 도휘<산책><곶감>  0 戒盈- <분해자(수정)> 이외의 다른 시들에서도 공히 비유와 표현의 과잉을 문제점으로 짚어야겠습니다. 그 과잉은 설명적인 진술로 다시 한번 과잉잉잉 됩니다. 戒盈은 대상을 먼저 객관적으로 본 뒤에 자기의 생각을 입히세요. 대상보다 자신의 생각에 더 치중해 있어서 관념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다음은 <분해자(수정)>과 제가 단지 불필요한 부분을 빼기만 한 <지도본> 입니다. 관념적 설명을 제거하고 추상적인 것 제거하고 암시력과 환기력을 가질 수 있게 생략을 해야합니다. 구구절절 설명으로 채우려하지 마세요. 지도본은 이번 뿐입니다. 다시는 없어! (TV수상기는 그 중 나았음. 표현이 절제되어서.) 오랜 세월 땅속에서만 묻혀 살다가세상을 찌꺼기로 태어난 그들의 무덤.뒤늦은 자책과 그 옛날 과오들을 새긴 비석처럼전과 같이 변함없는 태양 아래를 반짝여 본다. 주제는 생명에서 난 죽음, 혹은 죽음에서 난 생명시신은 날카롭고 비리거나 혹은 짠 향을 풍기며수백 마리 생명을 붉거나 흰 자궁으로 잉태하고 있다. 수백 마리 생명을 붉거나 흰 자궁으로 잉태하고 있다.스멀스멀한 것들0 연화도령 - <무제> 일단 관념적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두렵다는 직설적 표현도, 설명으로 느껴지기 보다 여운을 주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단순하다는 겁니다. 구름과 석양의 피칠갑이 좀더 상상력을 발동시키고 확장시켜야 했는데 딱, 그 모습만 그리고 있어서 일차적으로 읽힙니다. 상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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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는 심사평 잘읽었습니다. 선생님의 시들을 알게된것도 참 큰수확이더 군요 감사합니다

    • 2006-12-12 21: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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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known 씨 시가 확 와닿아요 ~ 어렷을때 공기놀이 하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올르는것 같습니다.

    • 2006-12-02 13: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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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수고 하셨습니다... 나름 혼자서 선생님을 흠모[?]하고 있었는데 떠나시다니 정말 아쉬워요.... 건강잘챙기시구요 언젠가 다시뵈요

    • 2006-11-30 21:58:49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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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샤마지끄

    수고하셨습니다..!!

    • 2006-11-30 18:52:34
    르샤마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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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흐억~ 싫어요싫어요싫어요싫어요~ 울부짖어도 소용없는 건가요...ㅠㅠ 성심껏 제 보잘것 없던 시까지 다아 읽어주시고 도마뱀코멘트 달아주시고... 그 감사에 보답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써서 저의 시를 계속 써나가겠습니다. 행여 진짜 저의 시가 좋아지면, 그때는 Y선생님 가르침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겠지요? 할 수 있으면 Y선생님 뽑으시는 장원에 오르고픈 욕심도 있었는데 아쉽습니다..흑흑 (아직도 더 굴려야 할 희나리?ㅡㅅㅡ)

    • 2006-11-30 18: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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