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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착

  • 작성자 데카당
  • 작성일 2024-04-15
  • 조회수 193

안녕 안녕, 나는 네가 찾던 사람일 수도 있는 것

삶을, 사는, 태도? 뭐가 됐든 멋진 사람일 수도 있는 것

바이 바이, 확신을 바라는 네게 어울리는 건 신약뿐

절대적으로 벌 받으리라는 기분은 어떠신지?

회초리부터 만들어내는 네게 알려줄 건 구약!

구약을 읽는 네 동공은 풀려서 문장을 타고 출렁대고

금이 간 절대에 애써 테이프를 찍찍 붙여보지만

테이프가 금보다 더럽다는 걸 모르는 네게,

테이프로 붙인 금도 보여준다

이제 나는 절대에 머리나 박으련다!

절대 속의 나를 부수기 위해서,

네 상판을 테이프로 도배하기 위해서,

빈혈기의 네 혈관을 조이기 위해서,

꿍ㅡ

철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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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

띵 울리는 머리, 꿈떡이는 혈류가 팽팽 돌아 황조롱이의 발톱 사이로 내린다 가지에 비벼지는 부리 사이로 미처 닦이지 않은 혈전이 툭 떨어지면 입을 벌린 채 지저귀는 나는 손가락 마디마디 핥아가며 깨끗이 해치운다 바닥에 빌빌대는 나는 이제 바구미와 쌀자루에서 노니며 혈전을 먹은 쌀 위에서 바구미를 끌어안고, 바구미와 뒹굴고, 바구미의 림프를 맛보고 바구미가 나를 보면 나는 바구미의 겹눈 사이에 겹쳐 쌀겨로 목을 동여매고 바구미는 피부를 질근질근 돌려가며 쏠아낸다 껍질 벗은 매파는 뜨끈한 혈전과 바구미를 주선하고 이들은 곧 백년해로ㅡ 황조롱이가 다시 날아오를 때, 혈로를 들이킨 쌀이 바닥을 보일 때, 바구미와 함께 나아갈 논과 밭이 갈아져 있어야 한다 바구미가 혈전을 뿌리고, 가짜 피를 솎아내고, 배고픈 계절이 돌아올 때, 혈전이 자란 햇벼엔 내 머리가 주렁주렁 고개를 숙이고 있을테지만 노랗게 익어가기 전에는 피가 오르지 않을 것이기에, 황조롱이의 총배설강으로 나가는 것은 스스로 뜯어먹은 요산 뿐, 쌀겨 하나 보이지 않는구나 하얀 들판을 기다려야 하리라, 황조롱이의 발톱마다 혈전이 주렁주렁 걸려 각질이 마를 틈이 없고, 쏠아낸 가죽을 덮어 예민해진 바구미를 보기 위해서 하얀 들판을 들추면 돌돌 말려 단단히 묶인 햇벼들이 부둥켜 안은 꼴이며, 머리만 떼이고 나뒹구는 살덩이며, 아직도 얼지 않은 혈로며.. 누렇게 뜬 혈로에 후ㅡ불어라, 불어서 덥히고 그 위를 뒹굴어라, 바구미에게 들판 사이사이 검게 늘어붙은 혈전 많기도 많으니, 황조롱이야 이리로 와보렴, 할 일이 있으니, 거기 전봇대를 박차고 떨어져보렴, 어서 바구미 숨소리 쉭쉭거리는 들판으로 내려와 너가 흘린 것들 좀 닦아보렴 이 모든 점들이 내 머리에서 나왔다니, 이 모든 것을 흘렸다니, 뛰어내리렴 뛰어내리렴, 나는 것보다 빨리 올 수 있잖니, 뛰어내리렴, 뛰어내려야지 아니, 아니 내가 가는게 맞겠지 같이 돌아오는 거다,

  • 데카당
  • 2024-04-29
먼지 쌓인 낮잠

농군을 상상하는, 책상에 틀어박힌 조난자의 봄 한 철을 보내며 저기 쌓아둔 둔덕은 언제쯤 뿌린답니까? 바로 뿌릴수야 없겠지요? 비가 이정도로 오지 않는것도 좋지 않을 텐데요, 걱정입니다 모내기할 벼는 잘 자라고 있습니까? 날이 이러니 모내기는 언제 할런지요 끝도없이 이어지는 봄날의 만담, 먼지 낀 상상에 남아있던 겨울바람 날린다 연출:햇살의 난반사 광원 효과는 어디서 배워왔답니까? 저도 가보렵니다 한 철 장사로 한 해를 살아가는 연출의 비수기 고정 수익을 보장하는 위원회를 기획중에 있사오니, 먼지 낀 하루를 사랑한다면 연락주시길ㅡ 봄철 미세먼지를 마시면 어떻게 되느냐? 우리 사회가 위험에 처한단다! 거기 학생! 학생이 이 나라의 미래야! 그러면 봄철 미세먼지를 어째야돼? 나는 개인적으로 봄철 미세먼지의 이유를 잘 모르겠어, 이과는 이런거 이해를 하질 못해, 그렇지 않냐? 이과는 말야, 확실한걸 원한다고, 나는 문과지만 야! 내가 어떻게 집까지 왔는지 아냐? 나도 잘 모르겠어! 봄 미세먼지가 땡겨서 시험도 끝났겠다 들이켰거든! 객사할 뻔 했어! 어이! 왜 인사 안 받아! 파리가 웽ㅡ 난다, 이중창 사이를 왕복하는 파리가 창을 움직이는 횟수를 구하시오, 아니 이중창을 끌어당기는 파리의 질량을, 아니 파리가 받는 저항을 곯아떨어진 사이 들리는 창을 때리는 소리들, 언젠가부터 농군은 마냥 없다 창 밖엔 먼지가 잔뜩 낀 선산, 저 먼지가 운해인지 뭔지를 말하는 것인지 열린 창 앞 모아놓은 책 위엔 세월의 흔적인지 뭔지, 불어도 닦아도 그대로 책은 덮고 다시 엎드려서, 모내기를 기대하는 어린 시절의 기분을 헛짚으며 마음은 추수만을 기다리면서, 농군을 상상하기는 무슨 먼지에 난반사된 일몰은 비몽사몽간에 사라진다

  • 데카당
  • 2024-04-26
돌 골라내기

돌 하나를 찾고자 온 마당을 헤집어놓았지만 돌은 전혀 보이질 않기에, 갈퀴를 쓸 수밖에는 도리가 없다. 갈퀴로 긁어낸 마당의 흙은 모든 짐을 빼앗기고 하늘 높이 솟아오르기도, 갈퀴를 피하고 다시 있을 갈퀴질에 미리 떨어놓기도. 그 누가 기끼이 몸을 던져 내게 돌을 보여줄 것인가, 이 마당의 흙 중에서? 어느 누구라도 자신 밑에 깔린 돌을 지니고 있을 것인가? 마당의 흙이여, 껑충 뛰어 여기 소쿠리에 올라타보길. 삭풍에 놀란 돌이 개미들의 부끄러움을 알 수 있을텐데, 흉한 모서리를 두드리고 깎아 만들 수 있을텐데, 생명이 솟구치는 깨진 알을. 매끈한 겉면과 존재여부도 알 수 없는 안쪽의 대면은 돌이 견디기 힘든 모순이라서 안쪽또한 매끈해지길 바라고, 삭풍이 돌에 스며들어간다. 그러나 스며든 삭풍은 표면을 뚫고 들어가니, 매끈해진 안쪽과 흉진 겉면. 흉진 겉면만은 피하고 싶어 모래를 붓고 굳히면 또다시 꺼끌대는 안쪽. 도대체 알은 어떻게 만든 것일까, 부드러운 안쪽과 흉이 없는 겉면은 무슨 조화일까;알에 들어갔던 삭풍은 돌이 앉아있질 못하게 만들었다! 생명을 뿜는 것은 생을 살아가는 것들 뿐. 삭풍은 돌의 관절이 있던 자리에 밀려들어가 죽어가는 관절을 만들었으니, 생명을 뿜는 것은 죽어가는 것과 동치. 알 하나를 만들고자 이리 쑤시고 저리 쑤셔진 돌은 고통스러워 하다 불편을 받아들이고 자기 삶을 세상에 내준다.

  • 데카당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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