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1
- 작성자 필온
- 작성일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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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308
나는 철골과 유리로
둘러 싸여 있다
부자연스럽게 곧게 뻗은
차가운 콘크리트 길
끝이 보이지 않는 파사드
난공불락의 미로다
철골과 유리벽 사이로
새어나오는 빛
따뜻하지 못하다
희미하다
그럼에 나는
눈동자를 하늘에 가져다 댄다
새하얗게 표백된 오선과 음표
푸른 종이에 흐르고
주홍빛 파도는 천공의 환상곡을 불사른다
나의 눈동자부터 붉어지고
이내 검어지며
나의 심장에는 이카로스의 날개가 돋친다
정신이 아득하니
순간 절정이 바람에 흩날리고
날개뼈는 부러지며
내 눈과 귀
찬찬히
멀어간다
타버린 종이
가버린 소리
잔인한 촉각만이 남았다
타버린 종이
가버린 소리
철골이 지나고
유리가 찌르는
나의 불완전함이 아프다
너무도 희미하다
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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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산의 푸르름을 가지고 있는 것들은 얼마나 거만한가끊임없이 살아나고끊임없이 살아나는 것을 살게한다그리곤 그 푸르름을 세상 온 천지에시끄럽게 자랑한다귀 옆까지 날아와 소음을 뱉어내는매미는 그 중 제일이다우리는 멀리 떠나왔지만아직은 푸르스름함 위에 서있다는 점에서자꾸 거만하고 싶어진다푸르름이 턱없이 모자라나동경과 질투로 가득 찬 뇌는산에서 더욱 멀리 떨어져 있는 것만을만들어낸다새까만 아스팔트 위낡은 회색 스포티지 옆으로새로운 녹색으로 칠한 아벤타도르가 지나간다살아나는 척하지만모두 죽어갈 뿐이다매미는 맴맴시끄럽다자동차는 빵빵시끄럽...아니애처롭다
- 필온
- 2024-07-24
고요가 차분히 깔리고밤을 지키던 가로등마저새근새근 졸고 있을 때나는 말할 수 없었소찬 기운에.그날따라 유난히 차던작은 손 나는손을 잡고 손을 잡고손을 잡고나는 말할 수 없었소찬 기운에입은 산 뒤에 가린달빛처럼 뛰쳐나오려애쓰건만...잡은 손의 맥박만이무성의 고백을 외쳤지들을 수 있었는지는모르겠지만.적막의 위로너와 나의 숨소리만이흐르던 때 나의 입술을 훑고 사라진얇은 얼음장같은 바람녹기도 전에 깨져버렸소.
- 필온
- 2024-07-03
어린 나에게 밤이란새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깜빡 잠이 들어 해 뜨면나의 손끝에는 새로운 잎이 돋아났다어린 나는 밤과 이별을 나누지 않았다나는 매일 밤과 이별을 나눈다어릴적 불로초와 같은 존재로 여겼던오전 12시 00초와 01초를 지나는 초침은다른 초침들과 다르지 않다더이상 잎은 자라지 않는다하루하루 이별의 순간에 다가가며나는 매일 밤 이별은 연습한다그리고 이별 연습에 질린내가 되었을 때쯤나는 일찍 잠에 들어버릴 것이다이미 시들어 버린 잎을 새로 틔우리라는희망을 가지고 나는 밤과 이별을 연습하지 않을 것이다수없이 반복한 이별 연습에도마지막 12시는 여전히 더 무거울 것이다
- 필온
- 2024-04-19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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