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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 작성자 Or네모네
  • 작성일 2005-10-15
  • 조회수 78

 

 

현실, 그 힘든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나에게

그곳은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곳.

 

이 세상 모든것은

이 세계의 정점에 선 나에게서 창조된다.

검지손가락 한번 까닥하여 세상을 다스리며

수 많은 부하를 다스리고 만들고 죽으면 다시 만들고

다시 죽고...

 

적군의 공격에 나를 따르던 부하들이

5초면 사라지는 혈액으로 변했다.

그 비명소리 방안을 메웠지만

개성없는 한가지 비명소리에 시선을 다른곳으로 돌렸다.

 

몇십명 부하들을 잃고 난 나는 기지로 돌아와서

다시 손가락만을 까닥하여 부하를 만든다.

그 부하들은 다시 내 손가락에 의해 전쟁터로 내보내져

다시 죽고...

 

보인다.

적군의 공격에 무참히 파괴되는 나의 본거지가...

적의 총소리, 비명 소리, 파괴되는 소리.

나의 세계가 사라진다.

수 많은 생명이 죽고 파괴된 직후

그 핏덩이들을 아랑곳하지 않는

무정한 지도자의 공허한 눈동자는 가운데를 향한다.

이윽고 눈동자를 따라서 손가락이 움직인다.

"게임 종류." 

 

 

- - - - 아파서 결석한날 엄마가 회사에 가시고 저 혼자 남았을때 뒹굴고 뒹굴다가 심심해서 아픈몸을 이끌고 스타크래프트를 켰습니다. 9시경에 켰는데 아픈것도 잊은 상태로 하다가 시계를 보니까 4시더라구요...

 

Or네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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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r네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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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r네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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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r네모네
  • 2007-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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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결석하고 게임을 했다.. 부모님 선생님들이 가장 걱정하는 일을 했군요. 심호택 시인의 '결석하는 날'이라는 시가 있는데, 결석하고 혼자 집에서 온갖 상상과 외로움과 평화로움에 빠져들었던 경험을 다룬 작품이지요, 그 시를 읽으면 아이들 한 번씩 결석하는 것도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많이 느끼는 시간이지 싶은데, 결석한 날이 이렇게 게임하는 날이 되어버린 청소년들이 제법 있겠죠? 시를 쓰는 아네모네님마저 그러하니.. 게임으로 빠져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성찰이 좀 더 있으면 좋겠습니다.

    • 2005-10-17 15:18:2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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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글을 좀 압축하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네요. 아무튼 정말 좋습니다.^-^

    • 2005-10-16 15:10:44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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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돛새치

    재미있게 잘 쓰셨네요.^ ^ 그런데 마지막에 "게임 종류"가 아니고 "게임 종료"아닌가요?

    • 2005-10-16 14:53:38
    돛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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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언덕의고양이님 뭔가를 잘못 이해하신것 같으신;; 저 중학생인데요;;

    • 2005-10-16 10:30:52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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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회사 =ㅅ=? 그럼 20살 넘으셨다는...

    • 2005-10-15 23:08:54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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