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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주 장원

  • 작성자 불가사의한 Y양
  • 작성일 2006-11-13
  • 조회수 5,888

 

<10월 30일 - 11월 5일>


  점점 매주 고통스럽습니다. 왜냐하면 글틴들의 시를 읽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전에는 주장원을 뽑는 게 1차적인 의무였고, 그래서 초보적이고 잘 쓰지 못한 시들은 휙휙 읽고 넘어갔는데, 이제 6개월 쯤 글틴들의 면면을 알고 사귀다보니, 그냥 지나칠 시들이 없는 겁니다.

  처음 시를 올린 친구들은 수줍고 부끄러운 마음을 알기에 제 한 마디가 힘이 될 터이고, 자주 올리지만 심사평에서 제외되는 친구들의 경우는 반복되는 문제점과 가능성이 훤히 보이니 그것을 짚어주면 분명 성장할테고, 잘 쓰는 친구는 잘 쓰는 대로 더 업그레이드 되도록 부족한 점을 채찍질하고 싶은 - 저의 과다한 욕심과 의욕이 불러온 부담이었습니다. 게다가 조금만 언급해도 다들 시가 놀랄만큼 좋아지니 정말 한 명 한 명을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고 취사선택을 하기가 버거웁고....궁냥궁냥에서의 시심사평에 관한 애정어린 걱정에 마음이 아프고 그래도 잘 고쳐질 것 같지가 않으니......제 자신이 아직 누구를 가르치거나 심사할 자격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다만, 여러분들이 6개월 전에 처음 만났을 때 이후로 깜짝 놀랄만큼 성장하고 돌파해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정들면 지옥이라더니....사랑에 빠지면 늘 허우적거리게 되고 거리조정이 잘 안되는 게 문제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저를 제발 다시 뻔뻔하고 사악한 Y양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근데 언덕의고양이는 어디로 간 거야? 얘는 툭하면 사라지는 구나. 고양이를 사람으로 만들어야할 텐데...)


  이번주에도 미친 듯이 다들 좋은 작품들이어서 어떤 시를 주장원으로 선택해야 하나... 이번주 주목한 시들입니다. 많습니다.


달콤소음 <엄만 수영장도 아닌 세숫대야였다> 달빛소년<달狂 소나타><낮잠><밥> 레몬섬<그릇> 미친광대<산책><폭소><순수성> 손녀와나무꾼<꽃잎이 진다> AL26호 <죽은 새 +막대자석> 유동근형도이젠오십살 <갈대와 소><복어4> 빨강머리앤<초록머리 너구리가 되는 미용실><가을 산><딱 딱 딱지> 달광소나타<밤作><매점><인상파의 수업><전갈과 게> 도휘 <길 끝에선 아마><모기 피> 스텔라 <김장> 붉은여우<서랍> 애화<풍경> 김유섭<귀향(歸鄕)> <고독으로 가는 친구 ><할머니> 서정<[즉흥시]연작 모두 좋았음, 특히<사상가는 지하철> 검은거울<몽타주> 꽃은 <바퀴><종이비행기> 서리<대화> 


주장원은 도휘<모기피> 달광소나타<전갈과 게> 입니다.


모기 피


                도휘



신문지로

왱왱거리던 모기를 탁 잡으면

피가 툭 하고 터져나온다


그 피 누구 피일까

노동자 착취기업 기사가 실린 면을 펼쳐

체액의 표정을 본다


피는 다른 빛도 아니고

결연히 붉다

절대 무고한 눈초리로 충혈되어

살해자를 노려본다


나의 변명은

당연히 절도죄로 인한 사형집행이지만 -->모기가 피를 훔쳤다는 

그래도 모기의 죽음은 깨끗했다            식으로 구체적이었으면-->정황 모호

라고 중얼거린다                                  사형집행, 사형도구-->전체 이미지에서

                                                         너무 과격하게 튀는 시어. 착취와 어울리는

어떤 사장님의 통장을                          시어였으면.

툭 하고 눌러 터트리면

불그죽죽 때묻은 천원 색깔의 피가 나올까

아니면 변질된 푸레한 지폐 색깔의 피가 나올까

생각해 보아도

내가 가진 사형도구

노동자 착취 기업 기사가 실린

신문지 밖에 없다



**** 이 시를 읽고 나서, 딱 한 마디를 메모했는데 그건 강렬하다! 였습니다. 도휘, 그간 너의 매너리즘이 괘씸해서 공식적으로 쳐박아뒀었는데, 보란 듯이 내 입에서 탄성이 나오게 하는 구나. 서정적인 감성 위주의 시를 안개같은 이미지로 표현하던 그동안의 시가 나빴던 것은 결코 아니었고, 엇비슷한 태도로 엇비슷한 시를 쓰는 게 못마땅하고 좀더 성장해야 하는데....하고 안타까워했던 거였는데 이렇게 힘있는 강렬한 에너지의 시를 써서 크게 칭찬하지 않을 수 없군요. 감성에다 진정한 내적 에너지까지 갖추었습니다. 신문지로 모기를 죽이는 화자와, 노동자를 착취하는 기업의 신문기사를 서로 직조하여 섬뜩하게 반성적인 시가 탄생했습니다. 특히 “어떤 사장님의 통장을/툭 하고 눌러 터트리면/불그죽죽 때묻은 천원 색깔의 피가 나올까/아니면 변질된 푸레한 지폐 색깔의 피가 나올까” 이 부분은 정말 잘 썼습니다. 또다른 시 <길 끝에선 아마>도 서정적인 시인데도 사유의 힘과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도휘가 여린 서정의 세계에 뼈를 심고 있습니다. 분발해서 더 좋은 시를 쓰길 진정 바랍니다. 



전갈과 게



                        달광소나타


전갈자리랑 게자리는 잘 어울려요.

갑각류라는 꼬리표로 벽을 쌓지만

손잡을 때엔 투명한 연골 만져져요.


게는 전갈같은 당신을 좋아했어요.

전갈은 게같은 나를 좋아했어요.

우린 어디든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날고 뛰는 것보다 걷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러다 사막을 만났던가요.

게는 옆걸음으로 사막을 횡단하려다

마른 등딱지가 파삭 금이갔어요.


-돌아가세요.

전갈의 독침이 말했어요.

-차라리 여기서 모래가 될래요.

그러나 부스러지지 못한 게는

사막 너머로 전갈을 보냈어요.


게는 전갈을 생각해요.

전갈자리의 10월에


***** 달광소나타는 좋은 벗을 만났군요. 달빛소년과 달광소나타의, 서로 시를 성심껏 읽어주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아름답고 부러웠습니다. 달님들은 예쁘기도 하셔라. ^^ 한 권의 좋은 시집을 읽으면서 영향을 받는 게 10이라면, 경쟁자이자 동료인 문우의 작품 한 편에서 영향을 받는 게 100입니다. 그래서 문학을 하는데 좋은 친구들이 달무리처럼 둥글게 내 주위를 감싸고 있으면 내 문학이 좀더 환해지겠지요. 

달광소나타와 달빛소년이 주거니 받거니 좋은 시를 써서 올리고 조언해주면서 Y양의 시선을 엄청난 인력으로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달광군은 폭넓고 다양한 시적 방법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같은 사람의 시들은 대개 비슷비슷하기 마련인데, 한 사람의 시같지 않게 관념적이고 이지적인 시를 쓰다가도 구체적이고 말랑말랑한 시를 쓰기도 하고, 호흡을 짧게 치기도 하고 길게 늘이기도 합니다. 어떤 시가 달광에게 딱 적합한지 지금은 저로서도 알 수 없고 써지는 대로 계속 써보길 권합니다. <전갈과 게>는 읽으면서 한 줄 한 줄이 참 예쁘고 묘사도 좋고 의미도 살아있고 아, 좋다 좋아 하면서 읽었는데 후반부에서 힘이 떨어지면서 설명적인 대사와 갑작스레 서사가 종결된 듯합니다. 전갈과 게의 상징, 속성 등을 좀더 고려해서 의미화시켰으면 좋겠어요. 결말부분도 참 좋았어요. 상상력이 어여쁘게 착지했네요. 달님들은 서로를 위해 화이팅!



폭소 


                        미친광대

한 참을 웃었다


뚫어져라 거울 속 자신을

응시하며 큰 눈과 높은 콧대를

꿈꾸는 아이의 앞니엔


조소처럼 고춧가루가 머물러

있었다


순수성 


                미친광대

 

침좀 뱉고 담배 좀 핀다는 것들의

미소를 볼 때노라면 기쁘다

그 입꼬리는 초등학교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그래서 알 수 있다

흉악한 철가면 뒤에는 보드라운

아직은 새싹같은 순수함이

병아리 눈물만큼이나 남은 듯

하여 기쁘다, 그래도

아직 세상은 순수하단걸

알 수 있다



**** 미친광대는 슬럼프라고 했는데, 제가 볼땐 전혀 아닙니다. 물이 한참 올라있는데 무슨 소릴. 미친광대의 시를 읽다가 저도 <폭소>했습니다. 묘사적인 진술이 돋보이고 구성의 묘미를 체득하고 있습니다. 거리조정 좋습니다. 버릴 게 없습니다. 미친광대 돌겨억~~



그릇



                레몬섬



  처녀 적에 내 어머니는

  빈 그릇이었다

  두께가 얇으며 무늬가 고운

  어머니는 유리그릇

  톡톡 두드릴 때마다 쨍쨍 소리가 났다

 

  그 어머니

  결혼을 했다

  초야를 치르자

  속이 점점 차올랐다

  가끔은 속에 찬 게 넘쳐

  먹은 것도 게워버리곤 했다-->이 부분이 보완되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십 삭 뒤에는                 모성을 구체적으로 드러낼만한

  십자가형과 진배없다는 산고를 치르느라

  뚝배기 깨지는 소리를 내며

  나를 낳았다


  헌 그릇에서

  새 그릇이 나왔다


**** “헌 그릇에서/새 그릇이 나왔다”는 결말이 특히 좋았고 전체적으로 구성과 언어가 깔끔하고 주제를 의미화시키는 것도 잘 했다. 십자가형, 유리그릇, 뚝배기, 가 좀더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보완되었으면 더 큰 그릇이 되었을텐데.  

“효원백일장과는 하등 관계없는 시 (라고 생각) 저는 산문부였거든요” 라고 시작메모를 썼는데, 아쉽구나 이 시를 냈으면 상을 받았을텐데. 레몬섬이 그동안 별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내 눈에 띄였으니 이제 딱 걸린 거지. 산문을 쓰는 줄 몰랐는 걸. 초록불선생님께 김재현이 줄테니 레몬섬을 달라고 할까보다. ^^



서랍 


                붉은여우


적막만이 숨 쉬고 있는 할머니의 방

그 구석에서 너를 만났다

눈 감는 날까지도 할머니의 가슴에 무겁게 달려있던,

두 개의 무덤

여닫을 때마다 삐그덕 거리는 소리마저

틀니 사이로 삐져나오던 할머니 웃음소리와 닮았다


빛바랜 앨범들과

숱하게 뒤적거렸던 할머니의 손때 가득한 기록들,

한 번도 입지 못한 채 먼지만 쌓아 둔 속옷 상자들,-->좀더 밀도있게

엄숙하게 누워있는 성경책들과 그 위로

보란 듯 알을 까놓은 바퀴벌레의 흔적까지도

당신의 가슴은 이토록 품어온 것들이 많았구나


서랍 어디 선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곰팡이 냄새에 코끝이 아릿해, 조심스럽게 서랍을 밀어 넣는다

지칠 줄 모르고 떠안으며 달려온 한 생애가

깊은 어둠 속에 갇혔다

 

**** 예전에 <사골국물>을 썼던 붉은 여우가 돌아왔군요. 그때 시가 인상적이었는데, 여우가 꼬리를 감추고 나타나지 않아 내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를 기본적으로 잘 만들 줄 알고 시의 어느 지점에서 시적 상상력의 ‘서랍’을 내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서랍을 내었으면, 그것을 의미화시켜야 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언어의 밀도를 조금 더 높였으면 좋겠습니다. 2연이 약간 느슨하게 풀어져 읽힙니다. 더 잘 쓸 수 있는 실력이니 기대하겠습니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도마뱀 코멘트



0 달콤소음 - <빈털털이> 재밌어요. 빈털털이라는 제목도 외모, 돈으로 관계되는 남녀 문제 알레고리로도 읽히고요, 한 단계 더 나아갔으면 좋았을 걸 두단계의 반전에서 끝나서 아쉬워요. <엄만 수영장도 아닌 세숫대야였다>확실히 좋아졌어요. 드디어 주목한 시에 입봉.


0 FlyingFool - <지구 개념은 반입금지 품목입니다.> 발상이 좋았고, 제목도 매력적인데, 주제의 답이 일차적이며 그 답이 시 안에 직설적으로 드러나 아쉬워요- "안드로메다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전하기 위해 지구 개념은 여기서 택배로 돌려보내 주세요" 이건 설명이어서 독자가 더 넓게 생각할 여지를 차단하네요.


0 이중성 - <어두운 밤 하나의 빛> 드디어, 처음으로 이중성의 시에서 혼자만의 일기같은 관념이 사라지고 구체적인 대상의 모습으로 형상화한 시가 나타나다! 그리고 다음의 시도 발전의 가능성이 농후한 구체적 묘사! 거봐 나한테 찍히면 잘 쓰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껄.


<십자수 핸드폰 고리>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핸드폰 고리.

이니셜까지 들어가 있지만

니 신세가 참 쓸쓸하구나.


곰순이 곰돌이가 빨강, 파랑

하트를 끌어 안고

서로의 등 사이에 솜을 넌 채로

붙어있지만

갈 곳 없는 니 신세가 안쓰럽구나.


-> 빨간펜 구체적으로 관찰하고 묘사한 점은 좋았는데, 파란펜 - 감상토로에서 김 빠지는...그리고 사유가 단순. 그래도 뿌듯합니다. 이중성.

 

0 스텔라 - <다 큰 강아지> 언어가 예쁘고 아기자기합니다. 사유가 단순하지만 문장력이 좋아요. <김장>은 정말 아까워요 김장의 이미지를 이렇게 직관적으로 스케일 크게, 공감을 획득하면서, 창조적으로 그리다니. 엥? 근데 마지막 결말은 이게 뭐야, 감상투 식상한 답.  


<김장>


온 세계가 휘몰아친다


온 우주가 버무려진다



내 마음도 빨려든것같다



아, 그리운 할머니 김치!


0 김유섭 - <귀향(歸鄕)> <고독으로 가는 친구 ><할머니> -> 시가 훨씬 좋아졌어요 호흡도 길어지고 곧 좋은 소식이 들릴 것 같은 느낌. 내 느낌은 틀림없어! 


0 달빛소년 - <낮잠> 이 소년만의 정신세계를 저는 사랑하고 좋아합니다. 독특하고, 온전히 달빛소년만의 고유한.... 그런데 왠지 계속 시를 쓸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듭니다. 이건 시에 대한 평도 아니고, 달빛소년을 만나본 적도 없기 때문에 선입견도 아닙니다.  그건 아마도 달빛소년의 시에서 느껴지는 저만의 인간적인 느낌같은 것인데, 지금 자체로 온전히 자기충족적인 세계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너무 익었다는 생각이...기교적이라거나 생각이 애늙은이같다는 것도 아닌데....뺄 것도 더 할 것도 없는 자기세계의 충족감이 저로하여금 좀 외롭게 한다는....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달빛소년이 계속 시를 쓰기를 바라는, 계속 발전해나가는 시를 쓰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입니다. 그냥 느낌이 그렇습니다. 점쟁이도 아니면서 나 왜이래 ^^;; 


낮잠


                달빛소년


입 없는 땅의


노래를 듣기 위해


바닥에 눕다

 

0 서정 - [즉흥시] 1탄. <사상가는 지하철> 서정의 시를 보면 펜을 들어 쭉쭉 지워주고 이리저리 행을 압축하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골치아픔이 동시에 듭니다. 다듬으면 좋을 이런 시를 보면 안타깝지요. 서정은 늘 그래. 그래도 즉흥시 연작이 좋았습니다. 즉흥적으로 와닿은 어떤 느낌을 폭발적으로 썼기 때문에 오히려 에너지가 넘치고 감정이 생생히 살아있습니다. 다만 반복이 심합니다. 소리, 라는 단어가 계속되고 똑같은 내용이 말만 바꾸어서 중언부언. 감정을 직접적으로 토로하는 것도 너무 자주 등장합니다. 빨간펜은 좋았고, 파란펜은 설명이어서 삭제했으면 좋겠고, 보라펜은 반복된 시어들입니다. 서정은 다듬으면 좋을 즉흥시를 계속 쓰길 바랍니다. 즉흥!


사상가는 지하철


                        서정


발끝에 진동이 들린다.

쇠와 쇠가 갈리는

엔진의 강제된 출력에 의해

몸부림 치는 그 쇠의 냄새가

발끝을 파고 든다.

뼈를 찌르는 원소의

영혼들의 울부짖는 소리

귓가에 울린다.

열차의 소리는 애처롭다.

빠르게 나아가는 어둠 속에서

구속 받는 피해자

바람 가르는 소린지 엔진 소린

덜커덩 위이잉 소리는 두렵다.

한가롭게 흙 틈에 끼어 있던 철들을 강제로 조형한 인간은

발바닥이 아려온다.

새 지역으로 향하는 열차의 출발소리

손잡이에 기댄 내게 짐처럼 무거운 존재

내리고 싶어진다.

어떻게 사람들은

어둠속에서 닳아가는

육체를 모르는 것일까

사상에 당도하자 마자 열차를 뛰쳐 나온다.

공포에 떨고 있는 나를 미친놈처럼 보는 사람들은

양복을 입고 구두를 신고 분주하게 끝을 향해 달리는 차안을 즐길 것이다.


그들에게는 두려움이 없다.


고막이 터질듯한 비명을 내지르며 열차의 촉수들이 사방으로 뻗친다.


온 지역에 지하철이 깔릴 때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발 끝에 올랐던 저린 고통이 너무나 무섭다.


0 유동근형도이젠오십살 - 아, 이 소년은 또 누군가 했더니 세상에나 오르페우스, 에우리디케라는 우아한 아이디를 썼던 그 그 그. 엄마나 깜딱이야. 정말 웃겨요. 아이디가. 다음에는 전인화누나도이젠오십살, 뭐 그런 아이디를 쓰는 건 아닐까. <갈대와 소>는 무조건 좋습니다. 심사하지 말아달라는 말만 아니었으면 주장원감입니다. <복어4>는 정말 왔다! 입니다. 혼자 막 웃었습니다. 이것도 심사하지 말아야하나? 깊이에다 유머까지. 탐나는 시.


복어 4


                        유동근형도이젠오십살

                

복어처럼 바람을 넣고

우주를 떠 가던

복어 호는


끝없는 여행이 힘들어도

꿋꿋이 참아 왔으나


뜨거운 태양 옆에서

나지막한 신음소리를 내곤

바람이 빠진 채로

떨어져 갔다.


이번 기회에

저 멀리 물가에서

조금 쉬다 가겠다,

오우버.



0 애화 - <풍경> 잘 썼어요. 애화가 비로소 화장을 지우고 맑은 얼굴같은 시를 쓰는 군요. 투명화장, 바로 그겁니다. 쓴 사람의 마음이 보이고 숨결이 느껴집니다. 주장원으로 뽑지 않은 것은 앞서 뽑힌 시들이 있기에, 양보의 의미로. 지난번 주장원 것 보다 이 시가 더 좋긴 하지만. 아까워라.

                     풍경

        

                                애화


대낮 하늘에 둥글고 희미한 달이 돋습니다.

낮에 나온 달은 얼굴과 얼굴이 달라붙은 책장 같습니다

눈과 눈이 닿아 떨어지지 않는 연인 같습니다

나는 시샘하는 기분으로 슬그머니 눈을 돌립니다

한 번 고개를 젖히며 눈을 흘길 때마다

달은 손때 묻은 벽지처럼 허공에 우글거리고

파락파락 못 위에 뜬풀처럼 떠오릅니다

각질처럼 떨어져나간 빛들이 못에 괴여 물그림자가 한층 깊어집니다.

남의 집 베란다에는 바지가 걸려있어 바지의 오른 구멍으로 들어간 바람이

샅을 슬슬 간질이고는 왼 구멍으로 달음질칩니다

은행나무 가지에는 속 빈 이삭같은 은행잎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밤사이 찬물 한 컵 들이키고 몸을 쭉 펴며 기지개를 켤 지도 모르겠습니다


0 빨강머리앤 - 한 번 도약하더니, 역시 그 수준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잘 유지하고 있구나. 이번에 올린 모든 시가 좋았고, 기존의 <나무2>같은 서정적 시편인 <가을산>은 언어의 단조로움을 약간(^^) 극복하면서도 깊이와 여운은 여전히 좋고, <초록머리 너구리가 되는 미용실><가을 산><딱 딱 딱지>는 앤의 또 하나의 시적방법인 일필휘지 자유연상 상상속도!

언어가 정리가 안되어 중복되는 게 많긴 하지만, 여전히 이 방법도 매력적이고 어울립니다. <초록너구리..>는 읽으면서 재미있고 발상이 신선해서 참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서정적인 시들을 쓰다가 지치면 <초록너구리..>같은 시들로 전환해서 마음껏 상상의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것도 좋을 듯.


0 김재현 - 시가 온통 숨쉴 수 없도록 말과 설명, 수사의 밀림이구나. (초록불선생님께 가기 전에, 정우영선생님께 먼저 진단서를 끊어 가세요.) 하지만 저는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김재현의 변화의 몸부림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하려면 용틀임을 해야합니다. 한 번 죽어야 다시 태어납니다. 죽을 때 제대로 죽어야 다시 태어납니다.


@@@@ 떴다! 새로온 샛별


0  慧力信 - <연어> 표현되어진 것보다 표현되지 않은 원래의 발상과 사유가 더 좋은 시입니다. 언어는 투명하나 설명적이고, <연어>의 모천회귀라는 포인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면, 불리한 소재 선택이 될텐데 역시나....익숙한 내용전개입니다. 하지만 표현되지 않은 원래의 발상과 사유가 좋은 지 어떻게 아느냐고요? 곰곰이 읽어보면 연어에 자신을 이입하고 느낀 심정이 와닿으니까요.



0 엑시던트- ‘향기의 분화’에서 ‘엑시던트’ ‘바람의 울림’으로 한 주에 아이디를 세 번씩 둔갑을 한 샛별, 네 편의 시를 올렸는데 처음엔 휴~ 한숨이 나오다가 점점 좋아지는 느낌. 설국은 짧지만 이미지가 선명합니다. 눈 내릴 때의 고요함, 차분함까지 고스란히 내 마음에 전해집니다. 잘 쓴 시입니다. 앞으로 이렇게 써보세요. 다른 시에서는 관념어, 설명, 감정직설 등이 많이 걸립니다. 시가 좋아서 올립니다.


설국 


                엑시던트


하얀 날개를 접고 적막한 세상에 내려 앉는 때


기차를 타고 다소곳이 앉아 그림을 그려본다.



0 곰세마리 - <오늘은> 산문을 쓰던 친구가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문장이 풀어져있고 압축이나 생략이 요구되지만, 시를 쓴 사람의 정서가 잘 전달됩니다. 언어들도 작위적이거나 일부러 시적이려 배배 꼬지 않은 평이함 속에 들어있는 결이 곱고 물기가 많은 정서. 설명과 압축이 필요합니다. 시에서는.


0 유티 - <함께> 동시같아요. 예쁘고 착하게 세상을 본다는 것과 단순하게 본다는 것은 차이가 있지요. 하지만 유티는 언어가 맑고 관찰력이 좋아요. 일단 시가 예뻐야된다는 것에서 벗어나면 좋은 시를 쓸 것 같은데...


0  Psyche - <그것은 친구입니다.> 제목에서 답을 다 말해주고, 시 본문에서 다 설명하면 독자의 몫이 없어집니다. 책이 있다면, 책이 어떤지 묘사를 하고, 인형이 있다면, 어떻게 생긴 무슨 인형인지 형상을 보여주세요.


0 숲정이 - <우리는.......> 역시 동일한 문제점. 비평글같이 설명하면서 성토하고 있습니다. 시적 대상이 없이 설명과 주장. 이 생각을 잘 빻아서 다른 모양을 빚어야 시인 겁니다.


0 아그네시카 - 올린 시들이 모두 표현의 과잉으로 산만하고 관념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를 쓰는 친구들은 잘 다듬으면 오히려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겁니다.


0 모사무나 - <회색> 관념적인 제목이고 관념적인 내용인데, 구체적인 형상에 빗대어서 오히려 관념의 의미가 살아났군요. 재밌고 제법입니다. <동거>는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결말이 상식적이어서 아쉽습니다.



회색 


                        모사무나

 

한쪽은 하얀 광채의

눈부신 깃털

커다란 꽃잎들


한쪽은 검은 피의

잔인한 가시

뾰족한 발톱들


나는 선도 악도 아니다


세상을 하얗게 칠하면

보이지 않을것 같아


회색으로 칠하러 온

빛나는 천사 더러운 악마이다

0 박상큼 - <어머니> 어머니 사진을 보고 생각한 그 발상과, 전개가 좋습니다. 그런데 낡은 사진 속의 모습이 구체적이지 않아서 공감을 획득하기가 어렵습니다. 시적대상인 낡은 사진을 묘사하고 보여준 뒤 시를 전개하면 좋겠어요. 


0 키위새 - <혼자라는걸 알면서> “지금 친구들과 다투고 혼자남은 제 마음을 쓴다고 해봤는데;;” 라고 시작메모를 남겼는데, 그 시작메모가 차라리 시입니다. 구체적이고 솔직하다는 측면에서. 그런데 이 시는 독자는 모르는 자기 감정만을 쓰고 있으니 추상적이게 되는 거에요. 이럴 때는 자기마음을 상징할 수 있는 시적대상을 구체적으로 찍고 시작하세요. 가령 ‘실’로 상정한다면, 실의 모습 실의 속성 등으로 혼자 남은 나의 마음을 빗대는 것이지요.


0 작은새 토시 - <자판기 깡통> 휴우~이런 이런 관념남발이군, 그랬다가 뒤로 가면서

 

“내 전 생애가 요약된 납작한 무게

그으래 구두 뒷굽에 기꺼이 눌려지겠다

뜨거운 가슴이 아니더라도

깡통이 모이면 더 이상 깡통이 아니다”


를 읽으면서 오호~ 괜찮네, 그랬습니다. 가능성 충전 100% 이런 친구는 에너지가 넘쳐서 자기주장이 거리조정되지 않고 너무 도드라지고 관념어를 세게 내뱉어서 문제이지만, Y양은 이런 친구 전문입니다. 기꺼이 눌려지겠다면, 깡통처럼 밟아주겠다~~

 

<인형 크레인>의 뒷부분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앞부분은 휴우~

“수도 없이 많은 게임에

아무 말 없이 지불해왔던

세월과 겨루고 있는 중이다

아아 인형다리 들어올리나 싶더니

하나씩 잃어가도 멈출 수 없는 生

다시 동전을 넣는다“ 


0 유비아 - <신도시> 문제와 답이 시 내용에 다 들어있습니다. 1차적인 비판, 주장은 시가 아닙니다. 신도시의 문제점을 다루고 싶다면, 시적대상을 좁게 설정해서 그것을 신도시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삼아야합니다. 앞서 키위새에게 말한대로, 시적대상을 구체적으로 찍고 시작하세요. 가령 ‘실’로 상정한다면, 실의 모습 실의 속성 등으로 신도시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0 타미유 - <소녀와 바다>는 영 아니었습니다만, <1965>는 타미유의 가능성의 씨앗들이 해바라기처럼 촘촘히 들어차있습니다. 이미지가 통일되지 않고 ‘감자’나왔다가 ‘눈깔사탕’나왔다가 ‘국수’나왔다가 ‘바다’나왔다가 그러기는 합니다만, 한 편의 시로서가 아니라 한 연씩덩어리로 따로 떼어놓으면 다 뭔가 꿈틀거리는 에너지와 상상력, 진정성, 수사등이 올챙이처럼 완성되지 않은채로 들어차 있습니다. 그 중 어떤 부위에서 앞다리가 쑤욱~ 뒷다리가 쏘옥~ 나오겠지요. 기다리겠습니다.  


0 복어- 복어파티인가요? 이번주는 복어라는 단어를 자주 보네요. 복어는 새로온 샛별이 아닙니다만, 제가 심사한 뒤로 처음 온 친구여서 특별히~~ 게다가 간절히 냉정한 평을 원했기에. 그렇다면 준비하시고 자 칼을 뺍니다.


   사슴


                                복어


너의 두눈은 너무나 맑고 영롱하구나

어찌 세상이 너의 두눈에 비출까

혹, 세상의 잔인함이 너의 두 눈에 비춰

너의 눈에 눈물이 흐르지 않을까

혹, 세상의 냉정함이 너의 두눈에 비춰

너의 두 눈이 절망에 감기지 않을까...

너의 두 눈에 슬픔이 맺히면 나는...나는...

세상을 등지고 너의 눈을 가릴 것이야


<사슴>은 이 사슴이 어떤 사슴인지는 전혀 나타나있지 않은데, 화자는 두 눈이 맑고 영롱하댑니다. 동의하십니까? 여러분? 또 세상이 잔인하고 냉정하답니다. 왜일까요? 시에는 전혀 나타나있지 않습니다. 절망, 슬픔, 눈물, 화자의 감정이 철철 넘치는데 독자인 저는 멀뚱멀뚱. 사슴의 눈에 슬픔이 맺히면 세상을 등지고 눈을 가린답니다. 눈 감기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왜 감기는데요? 단지 안 보이게 하려고요? --> 키위새와 유비아 등등에게 쓴 고칠점들을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복어의 회를 떴네요 그만 제가.

 

0 하프의연주 - 두 편의 시, 모두 설명하고 있습니다. <눈으로만 바라보는....>이 그중 나았는데 그것은 상상력을 발휘하려는 시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적대상이 뭔지 혼자만 아는 추상과 설명은 고쳐야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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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에서는, 깨달으려하는 수행자의 덕목으로 명민함 보다 우직함을 더 높이 친다고 합니다. Y양의 말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마시고 우직하게! 홀로! 깃발처럼! 깨달으십시오.

먼저 깨달으신다면, 마땅히 스승이라 부르오리다. (절간에 먼저 들어왔다고 먼저 깨닫겠습니까.)

그럼. 오늘도 저는 자라나는 어여쁜 새싹들을 향해, 세치 혀를 마구 놀려대었으니 부처나 예수 앞에서 무릎꿇고 자비와 용서를 구해야겠습니다.


꿇음꿇음꿇음.


불가사의한 Y양
불가사의한 Y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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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 주장원은 unknown<공기놀이>입니다. 공기놀이                   unknown 조그만 손으로 옹알옹알 거리는 폭죽을 집어폭죽놀이를 하던 시절 고비에 다다르면미간에 인상을 잔뜩 구겨넣곤세세하게 뜯어보는 쬐끄만 애들 그동안 고마웠다..고 쓰니 아직 조금 더, 여러분이 예쁘게 자라나는 모습을, 그 성장을 시는 다른 장르에 비해 주관적인 관점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학생들의 창작을 직접 지도하고 계신 분이어서 새로운 각도에서 보아주실 겁니다. 글틴과 시를 모두 사랑하는 마음을 멈추지 말기를 바랍니다. 정우영 대장님, 관리자 불가사리Y군께도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글틴들을 만난 것이 제게는 신춘문예 당선된 것보다 더 기쁜 선물이었다는 것을 2006. 11월. 사악한 불가사의한 Y양 올림.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29
11월 1주 장원

  누군가에게 자기도 모르게 불리워지는 걸 보면 이 세 명의 아이디는 대박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고구마 : 저는 모든 언어는 관념이라고 생각해요. 가령 고구마라는 말을 했다고 치면 고구마라는 말은 단지 고구마라는 말일 뿐이지 진짜 고구마는 아니잖아요. 사람들은 고구마라는 말을 듣고 고구마를 먹은 경험,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군고구마가 무척이나 뜨거웠던 경험, 고구마를 밭에서 캔 경험을 이어붙어 자기가 알고있는 고구마를 떠올리겠죠. 중요한 건 단어 보다는 상황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만들고 그 단어가 적절하게 쓰였는가 하는 점이겠지요. 추상을 구체화하는 게 詩가 아닐런지 찢긴 종이 아버지에게서 그 무당집에서 점을 보던 김씨의 소식이 들려온다. 들을 수 없지만, 한 방울 눈물에는 그런 말을 울부짖는 늑대가 들어가서 울음소리는 남아 세상 어디엔가 보금자리 찾을 날이 다가 올 것이다. 손에 쥐고 있는 볼펜을 볼 때면 늑대 눈물 흘리고 책상 앞 볼펜에서도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속삭인다. 누군가. 볼펜이 종이를 찢어 놓았다.  **** 후경의 이 시를 읽고 음 주장원, 단박에 찍었습니다. 후경의 이 시는 아름다우면서도 주술적인 비밀의 세계를 엿보는 듯한 느낌을 불러 일으킵니다. 무당 기차 늑대 볼펜 등을, 체크무늬처럼 엇갈려 교직하며, 중심 키워드 몇 개를 서로 연결하고 있는데 이질적이면서도 서로를 끌어당기는 낯선 이미지를 창출했습니다. 발상과 상상력, 분위기가 아주 매력적인 시입니다. 다만 종종 비문이 눈에 뜨여 바로잡아야 겠습니다. 시적허용을 뛰어넘어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 비문은 시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일부러 단조로운 문장을 조금씩 어긋나게 하고 생략시키고 이질적인 것으로 구성하려 의도한 문장이라도, 비문이어서는 안됩니다. 이 점 명심하기 바랍니다.                  내 손에는 불씨가 들려있었다. 3. <달빛 소년> 달나라서 황제가 되었다.방앗간을 허물고 토끼들을 착취했다.(황제는 그것을 개혁이라 불렀다.)나는 이혼을 원해요.매순간 수 많은 사람들과 이혼했다.(빗속으로 사라져간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결국, 다음 망명장소를 찾던 중에범죄자로 전락,그렇습니다. 나는 시인이 될 수 없습니다.하고 죄를 시인했다.자금성의 늙은 귀뚜라미처럼달나라에 흔적 없는 흔적을 남겼다. 6. <달광光소나타> **** 달광군의 세 편 모두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아주 놀랬습니다. 특히 <달광소나타>는 여섯 개의 시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독립된 시편들이 그 자체로 상상력과 완결성, 의미를 가지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서사의 흐름이 이어지고, 마지막연에서 둥글게 그 이야기가 하나로 모아져 아름다운 달처럼 의미있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달광군은 그동안 다양한 시적방법을 모색해 왔는데 이번 주에 비로소 그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열매맺기 시작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22
10월 4주 장원(결정판)

  이번 주에는 도마뱀코멘트와 새로온 친구들에 대한 코멘트에 비중을 많이 두어 심사평을 썼습니다. 그간 심사평의 사각지대에 놓인 친구들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잘 쓰는 친구들이야 대개 심사평에 오르기 마련인데, 아주 잘 쓰지도 혹은 Y양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만큼 괴상하게 쓰지도 않는 친구들은 비평의 조명을 덜 받기 마련입니다. 앞으로 혹시 제가 한번도 언급을 하지 않은 친구가 있다면, 시 말미에 써주세요. 그럼 지난 시까지 몽조리 읽고 성의껏 평을 해드리겠습니다.  살림시사는 이번주 페널티! 왜인지는 그대가 알겠지.消雨 <비행소망> <0과1> 애화 <잠 못 이루는 밤><동상(銅像)(쬐금수정)><순간(瞬間)> ◐<후> 폭풍도사<구름의 빛> 미친광대<영화> 얼빵<일초 이초 삼초><새끼줄> 에우리디케 <소풍><자터에서> 극단여행<꽃의 중심><얼굴안을 걷다> 자유의<목련> 서명원(달빛소년)<미끄럼틀><대지모><나무><토끼구멍에 볕 뜰날 없다><눈> 마틸다<우주 속에 나와 별 하나> 후경<할아버지 고희연> 미사리<시작2><천식새가 남긴 유산> 빨강머리앤<나무와 바람2> 달광소나타<실종> 도휘<산책><곶감>  0 戒盈- <분해자(수정)> 이외의 다른 시들에서도 공히 비유와 표현의 과잉을 문제점으로 짚어야겠습니다. 그 과잉은 설명적인 진술로 다시 한번 과잉잉잉 됩니다. 戒盈은 대상을 먼저 객관적으로 본 뒤에 자기의 생각을 입히세요. 대상보다 자신의 생각에 더 치중해 있어서 관념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다음은 <분해자(수정)>과 제가 단지 불필요한 부분을 빼기만 한 <지도본> 입니다. 관념적 설명을 제거하고 추상적인 것 제거하고 암시력과 환기력을 가질 수 있게 생략을 해야합니다. 구구절절 설명으로 채우려하지 마세요. 지도본은 이번 뿐입니다. 다시는 없어! (TV수상기는 그 중 나았음. 표현이 절제되어서.) 오랜 세월 땅속에서만 묻혀 살다가세상을 찌꺼기로 태어난 그들의 무덤.뒤늦은 자책과 그 옛날 과오들을 새긴 비석처럼전과 같이 변함없는 태양 아래를 반짝여 본다. 주제는 생명에서 난 죽음, 혹은 죽음에서 난 생명시신은 날카롭고 비리거나 혹은 짠 향을 풍기며수백 마리 생명을 붉거나 흰 자궁으로 잉태하고 있다. 수백 마리 생명을 붉거나 흰 자궁으로 잉태하고 있다.스멀스멀한 것들0 연화도령 - <무제> 일단 관념적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두렵다는 직설적 표현도, 설명으로 느껴지기 보다 여운을 주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단순하다는 겁니다. 구름과 석양의 피칠갑이 좀더 상상력을 발동시키고 확장시켜야 했는데 딱, 그 모습만 그리고 있어서 일차적으로 읽힙니다. 상

  • 불가사의한 Y양
  • 200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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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선생님 피곤하셨나봐요. 회색은 회색이란 분이 쓰셨더라구요, 모사무나가 아니라. (어익쿠)

    • 2006-11-22 16: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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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이 엄청난 양의 심사평은 볼 때 마다 ㄷㄷㄷ

    • 2006-11-16 17:08:57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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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Y 선생님 심사평을 보면, 시를 많이 공부하게 되는군요; 다음 심사평이 또 기다려집니다.

    • 2006-11-16 09:58:26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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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열심히 하셨어요~^^ 시... 왜 난 쓰고 싶어도 잘 써지지 않는걸까...감성이 메마른 아이인가봐...ㅠㅠ

    • 2006-11-15 22: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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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축하드립니다!

    • 2006-11-15 22:02:22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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