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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 작성자 락현
  • 작성일 2006-12-30
  • 조회수 106

 

 

한강

 

 

 

 

강물은 짙었다

흙먼지와 이름 모를 화학물질에 제 색을 잃었어도

강물은 여전히 유유(柔流)했다

 

강물이 일렁였다

반갑다는 듯 아래위로 들썩이고는

바다같이 철썩ㅡ 둔치를 치고

파도를 닮은 무언가가 부서졌다

강물은 여전히 양양(漾漾)했다

 

그리고 나는 얼굴을 보았다

깊은 심연 속에 잠든 그 얼굴을 보았다

 

삶에 찌들어 지쳐버린 그 얼굴은

어느 하늘 아래에 비산했을 그 누구의 자취만큼이나

지독했고 비겁했으며

평안했다

 

그래서 나는 묻고 싶었다

당신은 무엇에 짓눌려 있었는지

당신은 무엇으로부터 해방되었는지

결국에 당신이 도착한 곳은 어디인지

 

그러나 이미 죽음이 짙게 물들어버린 그 속에서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

 

 

그냥 써보고 싶었어요.

뒤에 무언가를 더 덧붙이고 싶었는데 그 무언가가 뭔지를 몰라서 차마 잇지 못했습니다.

 

쿨럭쿨럭.

락현
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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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락현
  • 2006-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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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막연하군요.

    • 2007-01-01 00:26:41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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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