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6월 2주장원

  • 작성자 은하철도공무원
  • 작성일 2007-06-20
  • 조회수 319

 

시란 뭐냐고 묻는다면 친구들은 어떻게 대답하겠어요?

‘시란 뭘까?’ 가끔 시를 쓰다보면 스스로에게 묻기도 할 거예요^^

시가 무엇인지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시에 대해서,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지도 몰라요. ^^

하지만 자신만의 시의 분명한 정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 바로 시를 쓰는 사람이겠지요.


시에 대해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시의 일부분의 설명에 불과 할 거예요

그러므로 자신의 시에 대한 생각을 잘 정리하고 그것에 따라서

창작품으로 보여 주는 것이, 시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가장 훌륭한 대답이 될 수 있을 거예요. ^^


친구들이 어떤 멋진 시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완성해 가고 있는지 게시판을 열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주는 아리수의 <술>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버지라는 이름의 가장의 모습을 술과 눈물로 표현하려한 아름다운 시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술, 눈물, 아버지가 제대로 섞이지 못하고 있어요.

눈물이 술이 되고 그것이 아버지의 슬픔이 되려 한다면

술을 마시는 양과 비례한 아버지의 눈물을 이야기 한다거나

혹은 눈물을 가득 담은 아버지라는 술잔을 이야기 할 수도 있겠죠.

너무 설명에만 그쳐서 각각의 대상들이 잘 섞이지 못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슬픔을 갈무리하려한 마지막 연 역시

주제를 부각시키지 못하고 분산시키고 있어 매우 아쉬웠어요.

<아버지>라는 구체적 대상에서 <고단한 것들>이라는 추상적 대상으로 바뀌면서

오히려 시의 맛을 떨어뜨려 버리는 결과를 만들어 버렸어요.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갈 때는 작은 것 하나를 근거로 두고

전체를 이야기 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더욱 설득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술>에서는 <아버지>가 <고단한 것들>의 근거나 이유로

제시되는 것이 아니고 아버지 그 자체로 표현되고 있거든요 ^^

대상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모습을 바라보고 숨은 의미들을

느끼는 힘이 있는 친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구요 ^^ 보다 완성된 시들을 기대할께요 ^^


다음은 mcartny의 <머그잔>을 보도록 하죠. ^^

<데미안과 싱클레어, 혹은 그 반대>에서 시적 느낌을 잘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친구였죠. ^^ 이번 <머그잔>에서는 자신이 잘 이끌 수 있는

분위기 연출(ㅋ?)의 힘을 과감히 버리고 ^^ 관찰과 응시, 자신의 인식을

새롭게 만들어 보려한 대단한 도전을 보여주었습니다.

항상 변화하려는 시도는 칭찬받아야 하는 일임에 분명합니다. ^^

더욱 진진하게 시를 받아드리겠다는 자세로 보여 매우 흐뭇했습니다. ^^

이번 시에서 문제점은 일단 피상적인 비유와 논리의 비약과 급한 단정 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첫 번째 문제는 계속해서 관찰하고 표현해 보는 방법이

가장 빠른 효과를 줄 수 있을 거예요. 비유하고자 하는 대상이 있을 때는

반복적으로 둘 사이의 관계를 가깝게 할 수 있는 속성들을 찾아보고 적어보길 바래요 ^^

논리의 비약과 급한 단정의 문제는 일단 시를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닐까 싶어요. 너무 조급하게 시를 완성하려고만 하지 말고,

내가 듣고 보고 느끼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차분히 알아가려고 해보는 게 좋겠어요.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고 고쳐가려는 자세는 매우 훌륭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발전시켜 나가면서 단점을 고치려 할 때

더욱 훌륭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럼 힘내구요... ^^ 아자자 화이링~~~!!!!


비슷한 문제점을 가진 시로는 검은 달빛의 <천국의 계단>을 들 수 있겠어요.

자신의 생각을 과감하게 말하는 자세는 매우 좋았어요.

하지만 천국의 계단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너무 비약적으로 제시하고 있군요.

일단 시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겠죠

인간의 삶의 부질없음과, 나의 삶의 이유라 할 수 있는 천국의 계단

시 안에서 이 두 가지의 대상이 가지는 연관성은 얼마나 될까요.

굳이 인간의 삶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제시 되어야 하는 지 의문스러운 부분이기도하구요

천국의 계단을 강조 하거나 더욱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대비라고해도

전혀 장치의 의도가 들어 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천국에 계단에 대한 말을 전달하는데 있어서도

너무 추상적인 천국의 계단이라는 대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요.

나에게는 천국의 계단이라는 것이 있으니 너희들과 달라 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라서 더욱 이질감을 주고 있어요.^^

일단 과감히 사족들은 버렸으면 좋겠구요.

자신만의 천국의 계단을 확실하게 보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해보고자 했던 이번 시처럼 주눅 들지 말고

계속해서 보다 훌륭한 시로 도약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Morpheus의 <소쩍새>와 오드리 햅번의 <딱다구리>를 보도록 하지요 ^^

두 편의 단편시는 모두 짧은 분량에 자신의 생각과 그에 걸맞은 분위기를

잘 자아내고 있는 좋은 시들입니다.

<소쩍새>의 경우는 자신의 상황을 몰래 숨겨두고 소쩍새에 비유해

나타내는 식으로 결론을 도출하고 있구요.

<딱다구리>의 경우에는 상황의 이미지가 주는 위급함을 시적 장치로

잘 풀어내고 있다고 생각 합니다.

하지만 두 편 모두 시적 이미지만을 보여주는 점이 매우 아쉬웠어요.

우리가 시에서 많은 표현의 방식과 장치를 사용하는 것은

일상어로 전달될 수 없는 것들을 말하기 위한 것이겠죠.

단지 표현 수단의 완성을 보여준다고 해서 시가 완성미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거예요.

즉... 뭔가 부족한 2%를 빨리 채우길 바래요 ^^

좋은 표현과 발상을 가진 친구들 이니까. ^^ 또 다음 주 작품을 기대하고 있을께요 ^^



롤러코스트의 <장마>는 재밌는 발상과 상징이 보이는 좋은 작품 이었어요

아쉬운 점이라면 일차적 비유가 주는 한계와 문장의 껄끄러움이 좀 걸렸다고 할까요.

일단 하늘에 상처가 나서 장마가 나온다는 발상은 좋지만 상처자리에서 흐르는 것이

비라는 것에 대한 논리를 재밌게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어요.

혈소판을 빌려와 표현 한 것처럼, 좀 더 구체적이고 재밌게 표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문장이 껄끄러운면 아무래도 전달력이 떨어지겠지요.

어쩌면 그만큼 퇴고를 열심히 안한 흔적으로 오해 받을 수도 있구요

비가 마르지 않았던 날개와 젖내음이 남아있는 간의 시제의 문제가 있지요.^^

(물론 얼마든지 과거와 현재를 동일시 할 수는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표현하느냐의 문제겠지요)

문장의 오류를 만드는 것보단 자연스럽게 현재의 이야기에서

과거의 흔적들이 같이 살아나는 묘사를 해보기를 바래요 ^^


자 그럼 이번 주는 이쯤해서 6월 2주장원을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짜잔!!! 6월 2주장원은

상록의 <한밤의 감금>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축하합니다. ^^


상록의 <한밤의 감금>은 시적 상징에 대한 이해와 표현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

어딘지 확실하게 표현되지는 않은 장소에서 혼자 가만히 앉아,  밤에 물이라도 한 잔(커피라고 설명했더군요. ㅋㅋ)들이키는 순간에 막을 수 없이 밀려드는 많은 회상,

사고와 사유들을 시적인 상징들로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단지 조금은 현학적인 시어들에 의지하려는 경향이 보이는데

시를 좀 더 풀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바로 현학적 시어에 기대려는 현상은 시의 논리가 잘 마무리 되지 않을 때

생기는 문제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문제점에 유의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표현을 일상어에서 찾아보았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단어를 발명하는 작업은 그 후에 이뤄져야겠지요. ^^

그럼 다음 작품도 기대하면서 아자.. 화이링!!!







6월 2주장원





한밤의 감금


                         상록



亞字型 문풍지 사이로

바람이 새어나와서

한밤에 나는 뼈가 시리다

한동안 방치해두었던

프리마

그 강력한 후각의 추억에

몸을 기댄다


한모금,

농축된 슬픔이 넘어오는 순간이면

그렇게 눈을 감고는 했다

파노라마로 넘겨지는 일생

가슴팍의 밧줄은 가끔,

그토록 풀리질 않았다


한밤,

시간이 그렇게 흘러갈 때에, 나는

새벽녁까지 태고에 묶여져 있고는 했다






--------------------------------------------------------------------



학교나 집에서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많은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하게 되죠.

때론 이런 질문들은 고민으로 바뀌기도 하구요 ^^

시가 무엇인지 혹은 내가 왜 시를 쓰고 있는지

무엇이 되고 싶은 건지, 많은 질문들로 하루를 보내고 있을 거예요

항상 마음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끝없는 질문들에

오늘은 어떻게 답을 내리고 하루를 보냈나요?

혹시 대답을 피하고 못들은 척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







입맞춤 

-사춘기2 


                         김행숙

   


 선일여자고등학교 2층 복도 같은 복도입니다. 그런 복도라면 나는 복도 위의 복도와

 복도 아래의 복도를 미끄러질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대걸레를 밀며 달려갔다 달려왔지요. 그런 복도라면 어느 쪽도 이쪽이어서 우리들은 계단을 함부로 오르내렸지요.

 여자애가 화장실에서 치맛단을 접고 나올 때는 말입니다. 무릎이 보일 듯 말 듯 했지만요, 이쪽과 이쪽 사이에서 못 할 말이 뭐 있겠습니까? 우리는 생각보다 참 욕도 잘 했고

 참 쉽게 웃기도 잘 했습니다. 창문에 붙어서 우리는 창문만 닦았고, 그런 복도라면 우리는 복도 위의 복도와 복도 아래의 복도에서 창문만 닦겠지만,

 정말 뭐가 더 잘 보였겠습니까? 어쩌면 선일여자고등학교 2층 복도 같은 복도입니다.







김행숙,『사춘기』,문학과지성사, 2003년, p80.




 








은하철도공무원
은하철도공무원

추천 콘텐츠

3월 4-5주 주장원

3월 4주 주장원 어느 마을의 나무 밑 동 서사 -울음소리 시퍼런 하늘에 까막 몇 마리 서럽게 부르짖고 벌겋게 타던 해가 눈물을 글썽일 어둑해질 무렵에 소년이 발걸음을 떼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은 길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앞으로 걸어간다. 먼 치에 보이는 별빛 하나만 가지고 묵묵히 별빛을 밟는다. 질퍽한 진흙창에 발이 빠진다. 철 벅, 철 벅, 철 퍽, 그의 발자욱은 계속 아로새겨지고 그 어린 곳에 흙탕물이 고인다. 붉은 기운이 아른거리고 황망한 벌판이 발밑에 있을 때 소년은 할배가 되었고 발자욱은 멈추었다. 입을, 코를 한껏 벌리고 힘껏 숨을 들이쉰다. 그렇게 할배 나무가 되었다. 살이 패여도 다리를 땅속에 묻었으며 숨이 가빠도 쉼없이 하늘을 기어올랐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흙을 보듬었다. 어느 세월인가 흐르면 노인은 자신의 세월을 눈물로 내린다. 소년의 세월은 또 다른 세월이 되고 오랜 시간은 대지를 어머니로 만들었다. 그 이듬해, 할배의 밑동 위에는 마을이 생겼다. 마을의 밑동에는 누군가의 주름과, 세월과, 눈물이 담겨있을게다. <어느 마을의 나무 밑 동 서사>는 시 속에 서사가 자리할 때 어떻게 시적질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입니다^^ 나무 밑 동의 서사라는 어감이 주는 느낌과 분위기도 묘하네요. 팀버튼 감독의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을보는 듯 하죠^^ 어디론가 이동하는 사람의 측은과 어디론가 부유히 떠가는 구름의 한 곳처럼 이 시는 느리게 움직이는 어떤 정지를 보여줍니다. 조금더 밀도를 높이면 좋은 시로 거듭날 것 같아요 ^^ 3월 5주 주장원 마지막 축제 -서다민 꿈을 꾸듯 느릿느릿 돌아가는 기억 찬란한 샹들리에의 광채 사그락거리는 드레스 자락 즐거운 깔깔대는 소리 돌면서 원을 이루는 원무곡 내가 아직 장밋빛 뺨을 가지고 있었을 때 이곳에서 마지막의 축제의 장을 엽니다. 관객도 친구도 그 누구도 없지요. 단지 지켜보는 건 저 하늘의 별님과 달님뿐. 휘청휘청 거리며 마지막의 축제를 즐기죠. 아슬아슬하게 끝을 향해 갑니다. 아름답네요. 한순간은 생각했죠. 이대로 하늘로 날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곧 몸을 엄습해온 건 엄청난 고통. 마치 몸이 활활 타는 듯. 제대로 움직이지조차 않는 고개를 돌리자. 붉음의 강이 눈앞에 펼쳐졌죠.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리라 믿어요. 언젠가 또 다시 시작할 날이 있으리라. <마지막 축제>는 제가 뽑는 마지막 글틴의 주장원에 어울리는 시입니다^^ 문득 이 시를 마주하고 보니 가슴 한 켠이 울큰해졌는데요 . 화자가 고백하듯이 <언젠가 또 다시 시작할 날이 있으리라>라는 구절은 시의 초발심을 묻는 듯한 구절이네요. 이처럼 시는 늘 새로운 언어의 질서에서 다시 시작하고 늘 새로운 세계와의 불화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 같아요 글틴 식구여러분들 모두 무언가 불현듯 엄습! 할 때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에서 시를 쓰고 있는 자신의

  • 은하철도공무원
  • 2010-04-13
3월 1-3주 주장원과 공지

3월 1주 주장원 없음     3월 2주 주장원     단 한번이라도 다시 보고 싶은... 3월의 설원 - BlueMooN 그 언젠가 네가 말해줬던 3월의 설원, 깊은 곳서 뿜어져 나오는 그 그리움이 어느센가 저 설원을 번지게 한다 하염없이 흘러오는 눈물과 하염없이 떨어지는 눈들은 어느센가 내 발앞에 하얗게 하얗게 얼어버린 둥지를 틀어놨다 시립도록 새하얀 것들이 마치 이 세상께 아닌 것 같아 혹시 네가 주는 걸까 생각만 해본다 그러자, 또다시, 왈칵...... 떨어지는 산사람의 뜨거운 눈물은 산산조각이 되어 새하얀 둥지에 뿌려지고 떨어지는 죽은자의 차가운 눈물은 한송이 꽃이 되어 새하얀 둥지에 스며든다 스며든다 스며들다 사라진다... 그 언젠가 네가 말해줬던 3월의 설원, 그리움 밖에 남지 않은 나의 눈물이 어느센가 저 설원을 번지게 한다...       <단 한번이라도 다시 보고 싶은... 3월의 설원>은 설원에 대한 생각을 오롯하게 만듭니다 설원에 가 본 기억이 언제인가? 설원이란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궁금하게 만드는 시이군요.^^ 이 시는 보기드물게 스케일이 있고 그 가운데에서도 시적 자장을 놓치지 않은 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스며들고 사라지고 ...> 어쩌면 그런게 정말로 설원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곰곰 해보네요.       떨어지는 죽은자의 차가운 눈물은 한송이 꽃이 되어 새하얀 둥지에 스며든다 이런 표현은 탐나는 표현이죠^^ 좋은시 잘 보았어요^^ 3월 3주 주장원 은행나무골목의 평화로운 나날 -실마리 탭댄스를 추는 골목 탁탁 터지는 노란, 색이 구릿하게 흔들린다 손톱 아래 배긴 것이 더 이상 때가 아닌 것은 은행열매에 배긴 것이 때가 아닌 까닭이다 발목까지 노랗게 덮여, 나는 억지 미소를 짓고 있다 모르는 새 반월의 빛깔로 휜 골목 골목과 미소의 공통점이라면 역시 구린내가 심하다는 것, 모르는 새 뛰어들어 온 아이들이 멋모르고 은행을 한 웅큼, 서로에게 던진다 폐부로 섭취한 은행은 소통의 변비를 유발한단다 골목의 경계선에서 실은 노란 것과의 경계선에서 사실은 악취에서의 안전거리에서 빼꼼 고개 내민 어머니들이 일제히 외친다 중간중간 껴 있는 아버지들은 영, 창피한지 머리숱처럼 듬성듬성하다만 알 게 뭐야, 아이들과 함께 탭댄스를 춘다 어머 어른이 창피하지도 않나봐 알 게 뭐야, 노란 스텝을 터뜨리듯 밟는다 구린내가 심하다는 것은 굳이 은행나무와 억지의 공통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은행나무골목의 평화로운 나날>은 다소 어조가 거칠고 불친절하지만 특유의 리듬감으로 시를 밀고 가는 에너지가 건강해 보입니다. 다소 과장된 정서가 군데군데 걸리는 곳이 있지만 시가 모두 이쁘라는 법은 절대 없으니까요^^ 시를 쓰기 위해 필요한 상상력을 향해서라면 어떤 것도 눈치보지 않아도 됩니다. 더 눈치보지 말고 밀고 가도 충분한 시적공간은 항상 열려있으니까

  • 은하철도공무원
  • 2010-03-17
2월 1-4주 주장원

글틴캠프때 여러분을 보고 바로 떠나 티벳을 여행하고 돌아왔습니다ㅠㅠ 오지인 관계로 부득이하게 주장원 발표가 지연되었어요 심사평을 기다리는 님들에게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려요 아울러 신학기와 봄날의 새로운 기운으로 시심을 가득 길어올리기를 기대할게요 ^^ 2월 1주 주장원 월광과잉증후군                    -실마리 뭉그러진 손톱 끝을 다듬고 있어 비껴내린 달빛이 부식하는 중야, 이런 밤엔 비척이는 고양이의 트레몰로(*)가 어떠니? 손등에 서식하는 반점을 몰래, 핥았어 저릿한 염분의 리듬, 은빛 미뢰가 누렇게 갉혔지 어머나 달빛이 손톱부터 삼켜오고 있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체, 고양이의 트레몰로 견고한 각막에 달이 새겨진 것은 언제였을까, 넌 아니 어깨까지 증식한 반점들이 달빛인 척 뺨 핥으며 속닥이는 중야 비죽이 뻗어 진동하는 고양이의 트레몰로. -월광과잉증후군은 조금 난해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상상력이 꿈틀거리는 시입니다. 무엇을 말하는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무엇인가 말하려고 애쓰는 자의 고민이 엿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부분에 점수를 줄 수 있겠네요 손등에 서식하는 반점을 몰래, 핥았어     저릿한 염분의 리듬, 은빛 미뢰가 누렇게 갉혔지 어머나 달빛이 손톱부터 삼켜오고 있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체, 고양이의 트레몰로 위 부분들은 언어자체가 만들어 내는 기묘한 질감이 매력적이지요^^ 이런 종류의 시편들은 내밀한 자아에 대해 현미경처럼 섬세하고 집요한 관찰이 이루어진다면 아주 근사한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겠죠^^ 조금더 형상화를 할 수 있다면 좋은 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보아요 형상화는 구체화가 아니라 하나의 이미자가 선연하게 드러나는 이미지적인 작업이라는 것을 고민해 보세요^^ 실마리의 다른작품들도 기대해 볼게요 2월 2주 주장원 s__crack 금붕어가 사는 어항 형광등처럼 빛나는 너의 어깨를 밤새 어루만지다 마주친 눈동자 속엔 작고 풍요로운 우주가 동그랗게 고여 있었어 돌멩이와 돌멩이를 겉도는 기포들은 어항에 가라앉은 지구와 달의 분신이야 그 속에 헤엄치는 금붕어가 두 마리 그건 봄이 되도 녹지 않는 꽃잎 같은 것 나는 밤새도록 네 입술의 능선을 오르내리며 언어가 닿지 않는 그 어항에 나의 물고기들을 함께 풀어놓고 싶었네 몸을 담그면 옆구리를 간질이는 주황이 지느러미를 은하수처럼 넘실거릴 때 나는 그 온기를 모공마다 심어두고 먼지가 가라앉듯 잠이 들었어 가끔 내 꿈을 예증하는 화폭 속에는 여전히 금붕어 두 마리가 당당히 고개를 내밀었고 눈을 깜빡이면 우울, 두 번 깜빡이면 환상 내가 놓친 풍경들마다 어딘가 금붕어 모양의 그림자가 꼭 두 개씩 져있었다지 그날 밤, 어둠이 온 몸을 뒤틀며 토해놓은 건 결국 금붕어보다도 작은 석고로 된 입술 자꾸만 내 위 속으로 가라앉았어 너는 여전히 검은 치즈케

  • 은하철도공무원
  • 2010-03-08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1500
  • 익명

    축하드려요~ 근데요;; 주장원발표글에 왜 이렇게 댓글이 적을까요;;

    • 2007-06-21 21:27:00
    익명
    0 /1500
    • 0 /1500
  • 익명

    수고하셨어요!

    • 2007-06-21 02:00:51
    익명
    0 /1500
    • 0 /1500
  • 익명

    앗_ 퇴고를 안한-....죄송합니다, 걸려버렸습니다 흑, 어쨌든! 열심히 해야죠 뭐 ...음..뭐..

    • 2007-06-20 18:56:39
    익명
    0 /1500
    • 0 /1500